한중연

내일 1등할 종목은 어제도 1등이었다

[기업 탐구] 리노공업 1부(1/2) ; 사업보고서 탐구

2015/08/11 08:45AM

| About:

리노공업
요약

1. 사업의 내용 ; 뭐하는 회사니?

 

   * 들어가기 전

 

 

사업의 개요에 그저 이렇게만 나와있다. 검사용 프로브? 소켓? 처음엔 이게 무슨 물건인가.. 싶을 수 있다. 하이록코리아가 그냥 커피라면 리노공업은 티오피일 정도로 생소한 제품이자 주제가 아닐까 싶다. 난해하고 눈에 안들어오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는게 어찌보면 당연하다. 지금까지 필자가 소개한 기업들(그래봐야 몇개 되지도 않지만..)은 과장을 조금 보태면 초등학생도 알 법한 물건들을 판매하는 회사들이었다면 하이록코리아나 이번 리노공업의 경우 다소 기술적인 요소가 들어간 물건들을 판매하는 회사들이라 일반 대중들, 특히 필자와 같은 문돌이 출신의 초보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 그 부분을 감안해서 최~대한 쉽게 풀어서 이야기를 해보겠다.

리노공업은 반도체 산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런데 필자같은 전자 부품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보통의 문돌이들(여담인데 필자도 컴퓨터, IT 부품들에 빠삭해서 괴물 스펙의 조립용 PC를 한번 가져보는게 소원이지만 현실은 7년전 하이마트에서 아저씨가 좋다고 추천해주셔서 산 삼성 컴퓨터를 아직까지도 쓰고 있다 ㅠㅠ)은 보통 반도체 산업 = DRAM 이런거 만드는건가? 정도밖에 생각을 못할 것이다. 반도체 산업을 또 여러갈래로 나눌 수 있지만 필자의 임의대로 크게 나눠보면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 / 반도체에 들어가는 부품(보통 소모품)을 만드는 회사 이렇게 나눌 수 있겠다. 리노공업의 경우 후자에 속한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만들어진 반도체가 잘 굴러가는지 안굴러가는지 테스트를 해봐야 하는데 그 테스트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부품을 만드는 회사가 바로 리노공업인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생산량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라는 제품의 특징이 길게는 3년에서 짧게는 1년만 지나면 새로운 제품이 기존의 제품들을 대체하게 된다. 즉, 반도체 시장 내에서 영원한 1등은 존재하지 않으며 영원한 1등이 되기 위해선 끊임없는 비용이 들어가야 된다는 뜻이다. 필자가 전에도 여러번 언급을 했었지만 워렌 버핏의 투자관으로 볼 때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는 큰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필자는 여기서 워렌 버핏만큼이나 유명한 또 한명의 위대한 투자자가 얘기한 위대한 구절을 소개하려 한다. 바로 피터 린치란 전설적인 투자자가 쓴 책인 <전설로 떠나는 월街의 영웅(One Up On Wall Street)>에 나오는 구절인데 그 구절을 그대로 발췌했다.

무리한 희망을 안고 과도한 시가 총액에 매입하지 않고서도 인터넷 트렌드에 투자하는 방법이 세 가지 있다. 첫째는 유서 깊은 '곡괭이와 삽' 전략이다. 골드러시 기간에 금광을 캐려던 사람들은 대부분 돈을 잃었지만 이들에게 곡괭이, 삽, 텐트, 청바지(리바이스)를 팔았던 사람들은 멋지게 이익을 올렸다. 오늘날 우리는 인터넷 사용량 증가로부터 간접적으로 이득을 얻는 비非인터넷 기업을 찾을 수 있다.(택배업이 확실한 예다.) 아니면 인터넷 가동 관련된 스위치와 장치 제조업체에 투자할 수도 있다. (중략)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강방천 회장(시골의사 박경철씨도 피터 린치, 강방천 회장과 view가 비슷하다)도 피터 린치와 비슷한 얘기를 했었다. 껌이 잘팔리면 껌을 만드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 껌을 만드는 회사에 껌종이를 납품하는 회사에 투자를 하라. 리노공업이 딱 그 케이스에 부합하는 회사가 아닌가 한다.

시장이 계속 크고 있긴 한데 다음엔 어떤 반도체가 트렌드가 될지, 그 트렌드가 진짜 돈이 될지 이런건 도저히 모르겠어, 그런데 A반도체 회사든 B반도체 회사든 공통적으로 제대로 굴러가는지 테스트는 필요하겠네? 어라? 찾아보니 테스트 소모품 만드는 회사가 몇개 없네? 어쩌면 이 회사가 곡괭이와 삽을 만드는 회사일수도 있겠네? 한번 알아보자!

이 아이디어로 접근을 해봤다.

 

 

 

그리고 일전에 필진 <박동규>님, <호랑이형님>께서 같은 리노공업과 산업군의 기업을 분석하신 글을 기고해주셨다. 필자가 이번에 쓰는 글과 함께 보시면 더 좋을 것이라 생각이 돼서 링크를 첨부하는 바이다.

 

http://insight.stockplus.com/articles/36

 

http://insight.stockplus.com/articles/518

 

http://insight.stockplus.com/articles/635

 

 

 

   1) 반도체 테스트 소모품 시장 개황


하나의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선 1)칩을 디자인하고 2) 웨이퍼를 가공하고 3) 패키징 한 다음 4) 잘 굴러가나 테스트를 해보는 등 총 4가지 공정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공정들을 일괄 처리하는 업체를 IDM(종합반도체업체 : 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업체라고 하는데 이러한 IDM업체는 최근 반도체 기술이 고도화 되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개발과 투자에 대한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각 단계별로 특화된 기업에 외주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 중 최종 검사를 4단계인 잘 굴러가나 테스트를 하는 업체를 OSAT(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 Test)라고 부르며 이 업체는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칩이 제기능을 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검사를 한다.

리노공업의 메인 제품인 검사용 PROBE(LEENO PIN)와 검사용 소켓(IC TEST SOCKET)은 테스트장비가 다양한 반도체 칩과 호환되도록 연결해주는 소모성 부품으로써 주문에 의한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방식의 사업이다. 핀과 소켓을 제작하는 산업은 기술집약적인 산업임과 동시에 다른 산업에 비해 기술 축적 기간이 길어 진입장벽 역시 높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이동통신기기들(핸드폰, 태블릿 etc ; 현재까지도 반도체 시장 성장의 핵심 원동력)이 전체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고 고高스펙의 기기부터 보급형 기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함에 따라 시장의 반도체에 대한 요구 역시 다양해 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각 반도체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테스트를 위한 부품의 수요 역시 같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13년 - 14년까진 그저 테마에 그친 사물인터넷이 이제는 점점 그 실체를 갖추면서 포스트 갤럭시, 포스트 아이폰 시대를 이끌어갈 산업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반도체가 사용되지 않았던 기존의 아날로그 제품에 반도체칩이 하나씩 다 들어간다고 생각해보자. 이미 얘기는 끝난 셈이 된다. 반도체시장의 파이가 그냥 커지는 것이 아니라 무지막지하게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반도체칩 역시 다 테스트를 거쳐야 하겠지? 그야 말로 노다지인 것이다.

위에서도 얘기를 한 부분이지만 여러 종류의 전자기기들이 등장함에 따라 반도체에 대한 요구 역시 다양해졌고 이에 대해 리노공업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를 구축하여 다양한 반도체 및 전기전자 업체에 납품하고 있어 계절변동에 따른 매출액 변동이 작으며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산업이 전반적으로 경기 침체에 빠져 매출처가 투자, 수주 규모를 축소할 경우 이에 따라 매출 역시 감소할 수 있다.

 

   2) 리노공업(058470)의 매출 현황

 

 

위에서도 잠깐 언급을 한 부분이다. 리노공업은 두가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하나는 핀 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소켓 사업이다. 핀 = 직접 반도체에 접촉하는(반도체와 검사품을 서로 끼워야 하니까, 끼우려면 당연히 핀이 필요하겠지?) 것이고 소켓 = 핀들을 모아서 완제품화 시킨 것 이정도로 이해하시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매출처가 매우 다양하여 매월 수백개의 반도체 기업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이라 각 매출처에서 찍히는 매출액이 상대적으로 소액이며 매출처의 입장에서는 핵심부품이 아닌 소모품이기 때문에 단가인하에 대한 압력이 높지 않아 사업구조 자체가 고마진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이다.

앗, 그런데 표 아래 주석이 있다. 초록색 네모 표시를 한 부분인데 매출 구분이 재정립됐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매출 구분이 2013년 이전의 사업보고서와는 다르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한번 살펴봤다.

 

 

매출액의 사이즈 자체가 달라진건 아니고 매출 비중이 달라졌다. 이 부분에 대해서 IR 담당자님께 여쭤봤는데 자세한 내용은 2부를 참조하시면 될 것이다. 매출액 뿐만 아니라 생산실적에 대한 부분도 2013년 이전의 사업보고서와 2014년의 보고서가 서로 상이하다.

나는 리노공업의 영업이익률이 엄청난 것은 미리 알고 있었는데 엄청난 영업이익률의 원천이 핀인지 소켓인지는 몰랐다. 그래서 간단하게 계산을 해봤다.

 

 

생산된 것이 다 팔린다고 가정을 한다면(특히 리노공업처럼 다품종 소량 생산의 오더를 받아서 납품하는 도급계약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일 경우 이 가정을 사용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매출액 / 생산량 = 한 개당 가격 이라는 값이 도출될 것이다. 그렇게 해서 2014년 이전(기준 변경 전)의 핀과 소켓의 단가를 간단하게 계산해봤다.

노란색 네모 표시를 한 부분; 2011 - 2012 추이가 특히 눈에 띈다. 핀의 경우 11년도에 단가가 10년에 비해 크게 오른 반면 소켓은 11년도의 단가가 10년도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았다. 12년에는 상황이 역전됐다. 핀의 경우 12년도에는 단가가 오히려 11년에 비해 떨어진 반면 소켓의 경우 12년도에 단가가 11년도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13년은 또 반대로 가는 추이를 보였고 2014년은 데이터는 기준이 바뀐 데이터므로 넣진 않았다.

이를 염두에 두고 영업이익률을 한번 살펴보았다.

 

 

오호라? 11년의 영업이익률이 10년에 비해 감소한 반면 12년의 영업이익률은 11년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소켓류 단가의 추이와 흡사하다. 즉, 이것만 보면 "소켓류 단가의 움직임과 영업이익률의 움직임이 비슷하군? 소켓의 단가가 올라가거나 소켓이 많이 팔리면 영업이익률이 더 올라가겠어!" 라고 간단하게 추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르는 것이다. 위의 표를 보면 핀 하나의 가격은 대략 143원이고 소켓 하나의 가격은 대략 2545원인데 핀 하나 만드는데 10원밖에 안들어서 133원의 마진이 남을수도 있고 소켓 하나 만드는데 2540원이나 들어서 5원의 마진이 남을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부분에 대해서도 IR 담당자님께 여쭤봤다. 역시 2부를 참조하면 될 것이다.

 

 

제품의 원가의 경우(원재료 말고 원가) 그 회사의 영업 비밀이기 때문에 원가를 공시해주는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로 몇개 없다. 그래서 원재료가 제품에 들어가는 양을 토대로 역산하여 원가를 추정할 뿐인데 아래 그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PIPE외, 도금류 이 두가지 품목이 핀과 소켓 모두에 들어가는지라 핀에는 어떤 원재료가 얼마나 들어가고 소켓에는 어떤 원재료가 얼마나 들어가고 자체를 추정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내부자가 원가 정보를 흘리지 않는 이상 우리가 사업보고서를 보고도 모르는 부분은 다른 기관 투자자들도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원가까지 산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필자가 일전에 얘기한 밸류에이션과 비슷한 맥락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이다) 모르는 것에 대해선 너무 집착하지 말자, 비즈니스 모델을 더 곰곰이 생각해보고 리노공업의 마진율에 대한 부분은 딱 이정도까지만 생각해봐도 여러가지를 종합하여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내리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3) 리노공업의 경쟁력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 PC등 무선통신 관련 IT시장 제품의 어플리케이션이 강화되고 있어 표준화된 메모리 반도체 칩보다는 여러 종류의 비메모리 반도체 칩에 대응할 수 있는 소켓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리노공업의 가장 큰 경쟁력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가 아닌가 한다. 리노공업은 여러 반도체 공정의 업체, 전기전자 업체에 납품하고 있는데 특히 핀과 소켓은 응용 범위가 넓어 IDM 종합 반도체업, 팹리스, 파운드리, 패키징, 테스트, 전기전자업등 여러 사업분야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개황에서도 이야기 한 부분이지만 표준화된 제품만을 파는 회사에 비해 매출이 일정하게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에 따라 경기변동의 영향에서도 표준화된 제품만을 파는 회사에 비해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업력 역시 경쟁력 중 하나이다. 테스트 부품 제조업은 그 어느 제조업보다도 신뢰성이 중요하다. 제품이 잘 작동하나 검사를 해야 하는데 검사하는 제품이 이상한 제품이라면 아무리 잘 만들어진 검사 대상이라도 좋은 검사 결과를 얻기 힘들 것이다. 30년 이상의 업력이 신뢰성을 대변해주는 대목이 아닌가 한다. 리노공업은 긴 기간동안 축적된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최초로 리노핀 개발에 성공했고 이 핀을 이용한 테스트 소켓은 전기전자 부품과 반도체 칩을 안정적으로 테스트 할 수 있다.

 

 

2. 재무에 관한 사항 ; 어제는 어땠고 내일은 어떨까?

 

   1) 재무제표

 

 

딱히 흠잡을만한 곳은 없는 것 같다. 유동자산에서 매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이나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나 저번에 살펴봤던 하이록코리아와는 반대로 굉장히 적음을 알 수 있다. 눈에 띄는 항목은 유동자산에서 기타금융자산 항목이다. 하이록코리아도 이 부분이 특이했던 부분이었는데 리노공업의 경우는 이 부분이 무엇으로 이루어져있는지 재무제표의 주석을 통해 한번 알아보자.

 

 

주석을 살펴보니 하이록코리아의 양도성예금증서 사례와 유사하다. 기타금융자산 = 금융기관예치금임을 알 수 있다. 유동자산은 1년 내에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도 현금성자산의 경우 cd나 mmf 등 3개월 내에 즉시 현금화 할 수 있는 금융자산을 의미하고 단기금융상품의 경우 현금화에 3개월에서 1년 정도가 걸리는 단기적금 등을 의미한다. 추측컨대 리노공업의 경우 저 초록색 네모 표시의 금융기관예치금이 단기금융상품이 아닐까 한다. 즉, 459억이라는 금융기관예치금을 포함한 572억이라는 기타금융자산이 218억의 현금성자산 계정과목에는 들어가있진 않지만 얘 역시 실질적으로는 현금으로 봐야 하는 것이 타당할 수도 있다. 이것까지 고려를 해서 현금비율을 조정하면 현금비율이 어마어마하게 올라간다.

리노공업의 경우 부채가 굉장히 특이하다.

 

 

네모 표시한 곳 맨 아래를 보면 부채 총계가 나오는데 부채총계와 자산의 총계를 비교해보자, 비교가 안될 정도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이 굉장히 작다. 부채를 이루는 계정과목들 자체도 몇개 없을 뿐더러 유동부채만 보더라도 당기법인세부채(아직 덜내거나 안낸 세금)가 주를 이루고 있고 비유동부채 = 순확정급여부채(나중에 직원이 퇴직하면 줄 돈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부채이다)이다. 더 놀라운 것은 차입금이 없다는 것이다. 순간 눈을 의심했다. 그래서 현금흐름표를 한번 살펴보았다.

 

 

현금흐름표 중 재무활동현금흐름표의 내용이다. 빌린돈이 진짜 없다. 리노공업의 현금흐름표를 직접 보시면 아시겠지만 항목이 딱 저 세개밖에 없다. 14년에는 배당이랑 자사주 취득으로만 돈이 나갔다. 이렇게 환상적인 재무활동현금흐름을 보이는 회사가 대한민국에 몇개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놀랍다.

자기주식을 취득했다길래 궁금해서 공시도 한번 찾아봤다.

 

 

자기주식 취득의 목적이 소각은 아니었지만 취득금액에 취득주식수를 나눠보니 주당 35150원에 자기주식을 취득했음을 알 수 있다. 소각 목적으로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면 취득한 주식은 언젠간 시장에 다시 팔아야 한다. 그렇다면 언제 파는 것이 좋을까? 일반투자자와 똑같다. 당연히 취득한 가격보다 비싸졌을 때 파는 것이 좋다. 예컨대 지금 100만원으로 주식을 취득했으면 지금 당장은 재무제표의 현금 항목에 -100만원이 찍히지만 훗날 100만원으로 취득한 주식이 200만원으로 돼서 팔았다면 그땐 현금 항목에 다시 +200만원이 찍힌다. 즉, 차익만큼 현금이 늘어나는 것이다.

 

출처 : 네이버 증권

 

현재 리노공업의 주가? 8월 7일 종가 기준으로 49050원이다. 무려 40%의 주가 차익을 얻은 셈이다.

 

 

차입금이 없으니 이자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이다. 최근 3년간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영업외수익인 금융수익이 금융비용보다 최소 10배 이상 많았음을 알 수 있다. 14년에 그나마 발생한 금융비용은 초록색 네모 표시를 한 부분 중 매도가능금융자산처분손실 항목인데 갖고 있던 다른 회사의 주식 가격이 떨어져서 발생한 비용으로 이마저도 이자수익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다. 보통은 영업외수익과 비용은 영속적이지 못한 일회성 비용으로 간주를 하지만 리노공업의 경우 영업외수익과 비용 중 금융수익 및 비용의 추세가 최소 당장 꺾일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차입금이 없는게 너무 신기해서 따로 전화로도 여쭤봤다.)

이 밖에 따로 사진 첨부는 안했지만 이밖에 비유동자산의 유형자산 항목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현금흐름표와 같이 보면 투자활동현금흐름표 중 (24)기계장치의 취득 항목으로 최근 3년간 현금이 계속 사용이 됐다. 풍부한 가용현금이 있었기에 굳이 돈을 빌리지 않고도 설비 증설이 가능했던 것이다.

 

   2) 손익계산서

 

 

위에서도 얘기한 부분이지만 차입금이 없으니 영업외비용으로 유출되는 금액이 굉장히 제한적이다. 영업외비용이 크지 않는 것이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의 괴리가 그렇게 크지 않게 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하이록코리아와 마찬가지로 어마어마한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번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동종업계의 타 회사들과 이익률을 비교해보았다.

 

 

하이록코리아와 다른 점이 있다면 하이록코리아의 경우 시가총액 자체는 성광벤드나 태광에 비해 작았지만 리노공업의 경우 다른 3개의 회사에 비해 시가총액이 굉장히 크다. 몸집도 큰데 이익률도 월등한 것이다.

* 물론 리노공업, ISC, 오킨스전자, 마이크로컨텍솔이 똑같은 섹터를 관장하는 것은 아니다. 리노공업의 경우 비메모리 반도체 쪽을 주력으로 삼고 있고 ISC의 경우 실리콘 소켓을 주력으로 삼고 있으며 오킨스전자와 마이크로컨텍솔이 메모리 반도체 쪽을 주력으로 삼고 있어 네 회사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겠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3) 해석

 

 

위에서도 얘기를 한 부분이지만 표에서 보이는 현금비율은 필자가 임의로 기타유동금융자산에 계상돼있는 금융기관예치금까지 고려를 해서 산출한 수치이다. 정석대로 현금비율을 구하려면 현금성자산 / 자산총계 이렇게 구해야 하지만 금융기관예치을 포함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아 현금에 포함시켰다. 이밖에는 딱히 코멘트를 달지 않겠다. 굳이 달 필요도 없을 것 같다.

 

 

3. 정리

 

   1) 리노공업이 갖고 있는 강점은 다음과 같다

 

 - 어떤 반도체가 대세가 될 것이고 이런 것을 고려 안해도 된다, 대세가 될 반도체나 그러지 않을 반도체나 생산이 된다면 잘 굴러가나 안굴러가나 테스트는 해야 하기 때문이다. 껌 시장이 새로 열렸을 때 어떤 껌이 맛있고 잘팔리는 껌인가를 고민할 필요는 없다. 껌종이 만드는 회사가 어디인가를 고민하면 되기 때문이다.

 - 시장의 파이 자체가 커지고 있다. 가까이는 웨어러블 IT 기기 시장부터 멀리는 사물인터넷 시장까지 반도체가 들어가야 할 산업의 스펙트럼 자체가 넓어지고 있다.

 - 업종 자체의 진입장벽 역시 높다. 테스트에 들어가는 부품이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아야 한다. 30년 이상의 업력은 이를 대변해주며 이 과정동안 쌓인 기술 노하우 역시 상당하다.

 -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대기업들이 테스트 부품 시장에 신규진입하기도 힘들 것이다. 단가를 같이 추정해봐서 아시겠지만 고작 몇백원하는 제품이다. 이 제품을 외주 안주고 직접 만들어서 반도체에 들어가는 비용 좀 줄여보겠다고 신규투자를 하고 그럴 것 같진 않다..

 - 중국도 당장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리노공업 말고도 리노공업보다 업력이 더 긴 미국회사와 일본회사가 아직 건재하고 있다.

 - 여러 구매자들의 입맛에 일일이 대응할 수 있는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 구축은 시시각각 변하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리노공업이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이다.

 -  재무제표는 더할 나위 없다. 현금도 풍부할 뿐더러 차입금 역시 없다.

 - 하이록코리아와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에서 이런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을 보이고 있는 회사가 또 있나 싶을 정도의 높은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2) 리노공업이 갖고 있는 약점은 다음과 같다.

 

 -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글을 쓰는 과정에서 필자는 늘 회사에 매료돼서 약점을 찾는데 굉장히 애를 먹고 있다. 그래도 한두개씩은 태클 걸 내용이 나오긴 하지만 리노공업의 경우는 진짜 모르겠다. 약점이라기보단 아쉬운점(?)을 굳이 꼽자면 넘치는 유휴 현금인데 넘치는 현금으로 적극적인 M&A 내지 지분 투자를 하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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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연  의 다른 글 보기 >>

아그리파
2015/08/11 05:35 PM

항상 잘 보고 있읍니다 ~~ 리노 공업 항상 한번 공부해봐야지 했는데 한번에 해결해 주시네요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기전에 매수해야겠네요 ㅋ

2015/08/19 12:45 AM

#아그리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D

해운대
2015/08/27 03:42 PM

오늘 우연히 한중연님 글을 보게 되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리노 보유한지 오래 되었고, 최근 1년 전쯤부터 하이록코리아를 보유 중입니다.
접근하신 방법이랑 핵심이 너무나 비슷하여 놀랐습니다.
게다가 한중연님은 아직 주식을 하신지가 오래되지 않은듯 한데, 놀라울 만치 멋진 보고서를 쓰셨군요. 치밀한 분석과 좋은 기업을 보시는 안목이 대단하십니다.
또한, 좋은 기업은 어제도 좋았고 오늘도 좋고 내일도 좋아야 한다는 게 제 소신이다보니 전혀 문외한인 반도체와 피팅,밸브등을 생산하는 하이록까지 보유하게 되었답니다.

게다가 제가 부산에 사는데, 공교롭게도 이 두 기업 모두 부산 녹산공단에 있습니다.^^

오늘도 저는 하이록을 추가 매수 하였답니다. 시장 하락이 준 기회를 살리고 싶어서요.
제 포트 1 위가 하이록 이랍니다.
리노는 전에 보유를 많이 하엿다가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아져서 지금은 일부만 보유하고 있습니다.

좋은 글 매우 감사드리고, 아마 좋은 성과 있을 거라고 확신 합니다.
다음에도 종종 들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