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트렌드] 외국인, 코스닥 보유액 '최고치'..쓸어담은 종목은?

2025/12/17 09:2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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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코스닥 외국인 시가총액 '사상 최대'

과거 외국인 투자자들의 'Buy 코리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코스피 대형주 쇼핑만을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2025년 말의 풍경은 사뭇 다릅니다. 외국인의 거침없는 매수세가 코스닥으로 향하며 코스닥 내 외국인 시가총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 격차는 약 7.2배로 지난 10년래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습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코스닥 시장의 가격 매력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밸류에이션 부담은 낮으면서도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코스닥 알짜 기업들로 머니 무브를 시작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 12월 10일 종가 기준, 코스닥 시장의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51조 8,943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에 묻어둔 자산의 현재 가치가 역사상 가장 크다는 뜻입니다.


이 기록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흐름의 변화 때문입니다. 지난 11월, 코스피 시장은 AI 거품론과 환율(1450원) 쇼크로 인해 14조 원이 넘는 외국인 매물 폭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코스닥은 달랐습니다. 월초 동반 매도가 나오긴 했지만, 월말에는 매수 우위로 돌아서며 결국 2,091억 원 순매수로 마감했습니다. 코스피를 떠난 자금의 일부가 코스닥의 '성장'과 '저평가'를 찾아 이동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왜 지금 코스닥일까? 투심 바꿔놓은 정책 기대감

외국인의 머니 무브는 지난 11월 27일 한국경제의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진 '코스닥 활성화 정책' 발표 임박 소식에서 촉발되었습니다. 보도 직후인 28일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에 있으나, 기사에 언급된 코스닥시장 대책 내용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이를 큰 틀에서의 정책 방향성에 대한 긍정적 시그널로 해석하는 분위기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활성화 정책의 핵심은 유동성 공급입니다.

정부는 현재 3%대에 머물러 있는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5% 안팎으로 높이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연기금의 장기성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외국인 수급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준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조성 예정인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해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 산업 코스닥 기업에 마중물을 붓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최근 바이오와 반도체 소부장을 꾸준히 담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정책 방향성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외국인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담고 있을까? 

포트폴리오의 무게 중심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11월 초부터 12월 12일까지의 누적 순매수 현황과 12월, 단 2주간의 누적 순매수 데이터를 준비했습니다. 먼저, 11월 초부터 현재까지의 누적 순매수 데이터입니다.

표의 가장 상단에 위치한 에코프로는 12월의 폭발적인 매수세가 반영된 결과이므로 잠시 미루어 두고, 11월부터 외국인이 변심하지 않고 꾸준함으로 승부해 온 종목들에 먼저 주목해 보겠습니다.

11월 3일부터 12월 12일까지 흔들림 없이 포트폴리오의 허리를 지탱해 준 섹터는 로봇과 에너지, 그리고 바이오입니다.

비에이치아이(2위)와 클로봇(3위), 로보티즈(4위)는 12월의 폭발적인 장세 이전인 11월부터 꾸준히 순매수 상위권을 유지해 왔습니다. 정책 수혜(원전·로봇)가 기대되는 섹터에 대해 중장기적인 확신을 가지고 물량을 모아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에이비엘바이오(5위)와 에스티팜(7위), 삼천당제약(10위) 역시 상위권에 포진하며, 금리 인하기에 대비해 기술력 있는 바이오주를 기초 자산으로 편입하려는 의도가 관찰됩니다.

하지만 12월로 기간을 좁히면 수급의 흐름이 급변합니다. 11월까지의 흐름 위에 새로운 주도주가 강력하게 등장하는 지점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차전지의 부활입니다. 에코프로는 11월 이후 외국인 순매수 전체 1위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12월 들어서만 3,500억 원 넘게 집중 매수되며 압도적인 'Top Pick'으로 떠올랐습니다. 외국인이 코스닥 지수 반등의 열쇠를 낙폭 과대였던 2차전지 대장주에서 찾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와 함께 레인보우로보틱스 역시 12월 들어 매수 강도가 급격히 강해지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습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로봇 육성 정책 기대감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베팅'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12월에는 쓰리빌리언(8위)과 올릭스(10위)가 새롭게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삼천당제약(9위) 역시 매수세를 지속하며 자리를 지켰습니다. 특히 신규 진입한 쓰리빌리언은 '의료 AI'라는 새로운 테마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을 대변합니다.

또한 삼천당제약(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과 올릭스(비만치료제/RNA)의 동반 부각은 바이오 섹터 내에서도 막연한 기대감이 아닌 '확실한 기술 트렌드'와 '모멘텀'이 있는 종목으로 수급이 압축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결국 외국인은 막연한 매수보다는 정책 모멘텀(로봇·배터리)과 기술력(바이오), 그리고 실적(에너지)이라는 명확한 기준 을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모습입니다. 외국인이 보여주는 이러한 수급의 변화를 투자 전략에 참고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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