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용어] 올해 대세인 '인적분할' ..호재·악재 판단 기준은?
요약
- 인적분할 '수평적' ..기존 주주 신설회사 주식도 받을 수 있어
- 인적분할 기업 급증..지주사 전환기업 과세 이연 혜택 올해 끝나
- 지배구조 개선, 경영효율성 제고 등 분할 목적 파악 중요
올해 '인적분할'을 결정하는 상장사들이 급증하면서 인적분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주가 급등세를 보인 이수화학(이수스페셜티케미칼) 뿐만 아니라 OCI, 한화솔루션, 현대그린푸드, 이수화학, 동국제강 등이 올해 인적분할을 진행했고 하반기에는 STX, 조선내화 등의 인적분할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인적분할이란?
'기업분할'이란 기업의 특정 사업부문을 독립적으로 분리하는 것을 뜻합니다. 분할의 방법은 인적분할과 물적분할로 나뉘는데요. 흔히 인적분할은 '수평적', 물적분할은 '수직적'으로 쪼갠다고 표현합니다.
인적분할을 하면 기존 주주는 분할 비율만큼 기존 기업 주식 외 분할된 신규 기업의 주식도 새롭게 받을 수 있습니다. 신설 회사의 주식을 일정 비율대로 주주가 나눠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주가치가 훼손되지 않는다고 여겨져 주가에 호재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반면, 물적분할은 훗날 신설회사가 상장하더라도 기존 주주들은 새로운 주식을 받지 못합니다. 신설회사의 지분을 기존 기업(모회사)이 100% 소유해 주주권과 경영권을 갖기 때문입니다. 또 신설회사가 상장할 경우 기존 모(母)기업의 가치가 할인돼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기업이 인적분할을 하는 이유
인적분할은 순환, 상호출자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대기업들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추진할 때 주로 활용됩니다. 대주주는 신설된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사에 넘기고, 지주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현물출자)하는 방법으로 '대주주 → 지주회사 → 사업회사'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올해 인적분할이 갑자기 증가한 배경으로 이 '지주회사 체제'가 꼽힙니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기업에 대해 정부가 과세 이연 특례를 주기로 했었는데요. 일몰 시한이 바로 올해 말까지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경영의 효율화를 위해서 단행되기도 합니다. 기존에 혼재돼있던 사업부문을 정리해야 할 때, 혹은 이익을 내는 사업을 분리해 집중적으로 육성하려고 할 때 단행해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습니다.
인적분할 호재, 악재인지 판단 기준은?
일반적으로 인적분할은 주주들이 기존회사와 새회사의 주식을 지분율대로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물적분할보단 주주친화적인 방식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러나 최근 비슷한 시기에 인적분할을 단행한 OCI와 이수화학의 경우 주가의 방향이 달라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두 회사는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한 성장 사업 육성’이라는 표면적인 목적은 같았지만 분할의 의도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의도가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결정인 경우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습니다. OCI는 인적분할 이후 공개매수를 통한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활용해 OCI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지주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에선 지주사 체제를 통해 대주주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됐고 주가는 하락했죠. OCI 뿐만 아니라 올해 인적분할을 진행한 현대지에프홀딩스, 동국제강 등도 분할 이후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물출자 유상증자’는 대주주가 사업회사(신설회사)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로 처분하고 그 대가로 지주회사의 신주를 취득하는 원리입니다. 대주주에게는 돈 한 푼 안 들이고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법이지만,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은 희석돼 기존 주주들과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합니다.
또한 인적분할 시 주력 사업은 신설 사업법인으로 넘기는 게 일반적이지만 OCI는 베이직케미칼 사업 부문 중에서도 그룹 내 현금창출력이 가장 우수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을 지주사인 OCI홀딩스로 넘겼는데요. 이는 사업의 성장성을 위한 분할이라기보다는 자금 확보를 위한 분할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반면, 이수화학은 대주주인 이수그룹의 지주회사 지배구조가 완성된 상태에서 인적 분할을 결정한 것으로, 대주주 지배력 강화보다 성장 사업의 육성을 위한 것으로 해석돼 주가가 올랐습니다.
특히 이수화학의 인적분할 신설회사인 이수스페셜티케미칼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전고체 전지소재 사업을 영위한다는 점이 부각돼 상장 후 9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죠.
한편, 인적분할 종목은 기존회사의 거래정지 전 종가로 기준가가 설정되는데요. 시초가는 기준가의 50~200% 범위에서 가격이 결정됩니다. 자회사 지분 보유를 주목적으로 하는 지주회사의 경우에는 기준가격 대비 시초가가 낮게 형성되고,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회사의 시초가는 미래 사업가치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면서 시초가가 기준가격보다 높게 형성되면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도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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