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용어] 환율 상승하면 주가는 하락? 환율과 주가의 상관관계

2022/10/31 04:46PM

요약

지난달에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1400원을 돌파해서 놀랐는데요 이제는 1430원대 마저 익숙해지고 있죠. 한국 뿐 아니라 유럽, 중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 통화가치도 강달러로 인해 맥을 못추고 하락하고 있습니다. 

여전한 달러 강세 기조 속에서 이번 금주의 용어는 킹달러의 의미와 원인, 환율과 주가의 상관관계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킹달러'란?


킹달러는 말 그대로 달러의 가치가 '왕(King)'이라 불릴 정도로 올랐다는 뜻입니다. 과거에는 '슈퍼달러', '강달러'라는 단어들로 달러가 강세라는 의미가 표현됐는데요.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가 홀로 상승을 주도하면서 '킹달러' 라는 표현까지 나오게 됐습니다. 킹달러 현상이 일어나게 된 원인은 다양합니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한 돈이 풀렸고, 결국 이 결과로 물가가 오르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긴축(QT)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준은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매달 475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줄인데 이어 9월부터는 수위를 높여 미국채와 모기지담보증권(MBS)을 매달 950억달러 축소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르면 미국 은행의 예·적금 금리와 대출금리가 오릅니다. 사람들은 대출 이자부담을 덜기 위해 부채를 상환하게 됩니다. 시중에서 유통되던 달러가 은행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시중의 통화량이 줄어 달러 가치는 상승합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의 상승도 킹달러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원자재 대금 결제는 대부분 달러로 이루어지는데, 원자재 수입국들은 가격 상승으로 인해 더 많은 달러가 필요하게 되었죠. 

또한 경기가 불안정해지면 사람들은 안전자산을 선호하게 됩니다. 안전자산은 보통 금, 달러, 채권 등을 의미하는데요. 달러나 미국채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글로벌 자본이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달러의 가치는 더 상승하게 됩니다. 

최근 준(準)기축통화인 영국 파운드화, 유로, 엔화, 위안화 등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달러 선호 심리가 더 강해진 점도 킹달러 현상을 더 부추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나쁜걸까요?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환율이 오르면 같은 달러를 벌어도 더 많은 원화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환율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습니다.

환율이 너무 올라서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달러로 수입해오는 수입제품의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수입물가가 오르면 국내 물가도 오르고 인플레이션율도 높아집니다. 지금처럼 전세계 경기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환율이 높더라도 수요가 위축 돼 수출 기업들도 큰 이익을 보기 힘듭니다. 또한 외화 부채가 많은 국내기업이나 정부도 부담이 증가하게 됩니다. 

특히 원화자산에 투자한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율이 올라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손해(환차손)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한국에 투자한 돈을 서둘러 거둬들이려고 합니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면 국내 금융시장 불안 뿐만 아니라,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려는 외국인들 때문에 달러당 원화 가치는 더 하락하게 됩니다.  

 

환율과 주가의 상관관계 


원·달러 환율과 주가는 대체로 역의 상관관계를 보여왔습니다. 그 이유는 '외국인 자금 이동' 때문입니다. 

9월 말 기준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의 비율은 30.6%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8월 이후 13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인데요. 10월도 30%선을 지켜낸 수준이었습니다. 

외국인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 영향이 큽니다. 외국인들은 환율 상승으로 인해 생기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투자금을 회수하려고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주식을 팔아 받게된 원화를 달러로 바꿉니다. 

예를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1달러=1000원일때 5만원인 A주식 1주를 샀습니다. 이후 환율이 올라 1달러=1400원이 되었을때 투자금을 회수한다고 가정해보면, A주식 1주의 가치가 5만원 그대로여도 외국인 투자자가 이를 팔아 달러로 바꾸려면 이전보다 손해를 봐야합니다. 

환율이 오르는 동안 A사의 주식이 올랐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만약 주가도 하락했다면 환차익도 못보고, 주가 이익도 못보게 되겠죠. 외국인들은 이러한 손해를 피하고자 환율이 오르면 국내 주식을 팔려고 합니다.

또한 우리 기업들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수출도 환율의 영향을 받습니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알고있지만요. 이는 경기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물가 급등, 긴축 공포에 이어 달러 강세가 심화되면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에 하방 위험이 확대됩니다. 

수출은 가격보다도 경기에 더 좌우되는 경향이 있어서, 강달러가 가격 측면에서는 우호적일지라도 강달러로 인한 세계경기 부진으로 수요가 위축되면 국내 수출도 부진을 면치 못하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수출 기업이 많기 때문에 수출 부진 시 기업의 주가를 결정짓는 중요 요소인 실적이 감소하게 돼 결국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렇듯 주가에는 환율의 상승과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께서도 이를 기억하시고 늘 환율의 흐름을 함께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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