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용어] 자사주 매입과 소각 진짜 호재인지 알아보려면?

2022/05/13 04:33PM

요약

최근 국내 증시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부진하자 자사주 매입, 소각 처분 공시를 한 기업이 크게 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주에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어떤 차이가 있으며,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자사주 매입(취득)이란?

 

자사주란 말그대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 회사 주식을 의미합니다. 자사주 취득은 이미 발행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당해 회사의 주식을 매입해 유통되는 주식의 수를 줄이는 것을 뜻합니다.

기업의 자사주 취득은 기업의 주식이 본질 가치에 비해 저평가 되었을 때 이뤄집니다. 주가가 기업의 본질가치보다 낮게 형성되어 있다는 정보를 외부투자자에게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죠.

또 기업이 자기주식을 취득할 만한 여력이 있을 정도로 자금력이 충분한 상태에서도 이뤄집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과거 자사주 취득이 급증한 시기였던 2020년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자사주 취득기업들이 미취득기업들에 비해 수익성(ROA)과 현금비율이 더 높고, 부채비율은 더 낮은 편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기업의 재무구조와 성장에 대한 자신감은 자사주 취득 여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그래서 기업의 자사주 매입 결정은 보통 호재로 여겨집니다. 시장에서의 유통 물량이 줄어들어 주가의 가치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고, 취득한 자사주는 배당청구권과 신주인수권이 없어 향후 주주들에게 지급되는 배당이나 유무상증자시 배정 비율이 증가하는 효과를 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업이 주가 관리를 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나중에 다시 시장에 되팔거나, 가지고 있다가 지배주주에게 우호적인 세력에게 매도함으로써 우호세력을 늘리는 데 이용될 수도 있습니다.

 

매입보다 더 강한 주주 정책인 '자사주 소각'이란?

 

 

자사주 소각은 이익잉여금으로 회사 주식을 장내 매수한 뒤 이를 소각시키는 것으로 자본금 변화 등은 없고 발행 주식 총수를 줄여 주당순이익을 증가시키는 것입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상장회사들이 자사주 소각을 배당보다 더 큰 주주 환원 정책이라고 보고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주주환원정책으로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고 있습니다만, 과거에는 경영권 세습이나 기업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해 자사주를 소각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면 1주가 가지는 지분율은 상승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었죠.

예를 들어, 상장사 A가 1000주의 주식을 발행했고, 투자자는 A의 주식 30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투자자의 A회사 지분율은 30%가 되겠죠. 이 같은 상황에서 A사가 400주의 자사주를 소각한다면, 발행주식 수량은 1000주에서 600주로 줄어듭니다.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은 자사주의 개념이 아닌 순전히 투자자가 가진 자산이기 때문에 300주의 수량은 변함이 없습니다. 결국 주식을 소각하기 전 투자자의 지분율은 30%였지만, 자사주 소각 후 지분율은 50%로 상승하게 되는 것이죠.

 

자사주 매입과 소각 진짜 호재인지 알아보려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줄어든다는 점은 같습니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의 경우 추후 매입한 자사주를 매도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 시장에 되팔 경우 단기간 시장에 물량이 많아지면서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게 되고, 기존 주주 가치 희석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자사주 매입이 효과를 보려면 매입 후 소각까지 이뤄져야 합니다.

기업이 자사주 취득을 결정할 경우 투자자들은 신탁을 통한 자사주 취득인지, 직접 취득인지를 확인해봐야 합니다.

상장사가 자사주를 취득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직접 취득과 금융회사와의 신탁계약을 통해 간접적으로 사들이는 방법입니다. 후자의 경우 '자사주취득신탁계약'이라고 합니다.

직접 취득의 경우 3개월 내 전량 취득한 뒤 결과보고서를 공시해야 하고, 어떠한 변수에도 자기주식 취득 후 6개월 간 매도를 할 수 없습니다.

반면 신탁을 통한 자사주 취득의 경우 증권사가 기업을 대신해 자사주 매입을 장기간(6개월~1년)에 걸쳐 하게 됩니다. 직접 취득과 달리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실제 이행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매수 후 1개월만 보유하면 매도가 가능합니다.

자사주 매입 신고 이후 실제 진행된 자사주 매입과 잔여수량 등은 한국거래소 (KIND)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신탁을 통해 자사주를 매입했다면 이후 '신탁계약 해지결정' 공시도 주의해야합니다. 자사주취득 신탁계약은 기한이 정해져 있어 계약 기간이 끝나면 주식을 대신 운용했던 금융회사는 다시 맡았던 돈을 돌려줘야 합니다. 이때 기업은 운용하던 주식을 팔아서 현금으로 돌려받을 것인지, 주식으로 그대로 돌려받을 것인지를 결정해야합니다. 만약 금융회사가 주식을 되팔아 현금으로 돌려주면 주식시장에 대량 매물이 쏟아져 나올 수 있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기업이 금융회사에게 주식으로 돌려받더라도 이후 선택이 중요합니다. 기업은 돌려받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거나, 소각하거나, 처분할 수 있습니다. 금융회사로부터 돌려받은 자사주는 즉시 처분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이 만약 돌려받은 자사주를 시장에 팔 경우에도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자사주 처분을 꼭 나쁘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일부 상장사의 경우 자사주 처분으로 자금을 조달해 신규사업 진출이나 투자에 나서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추후 회사가 자사주 매각 시 자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인사이트팀  의 다른 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