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용어] 두 얼굴의 상장폐지..자진 상폐와 상폐의 차이는?

요약

• 기업 스스로의 결정과 거래소 진행으로 결정되는 상폐로 분류
• 자진 상폐는 현재보다 높은 가격에 공개매수..주주에게는 호재로 인식
• 거래소 진행 상폐는 감사인 의견 미달, 지속적 영업손실 등 상폐요건 충족 시 진행

최근 맘스터치가 코스닥 상장 6년 만에 '자진 상장폐지'를 선언했습니다. 또한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는 1년 8개월 간 거래가 정지됐던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습니다. 두 종목 모두 '상장폐지'를 결정했지만 주주들의 희비는 엇갈렸습니다.

먼저, 맘스터치가 선택한 '자진 상장폐지'란 기업 스스로 상장폐지를 하는 것입니다. 보통 대주주가 회사에 상장되어 있음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을 때 주로 결정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이나 기업이미지 제고 등 누릴 수 있는 편익이 공시 의무 등 비용보다 작다고 생각하거나, 경영활동의 유연성을 제고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도모하기 위해서가 주요 이유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지수증권이 자진 상폐를 하기 위해서는 증권의 발행인(대주주) 또는 유동성 공급자가 해당 증권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거나, 혹은 상장 기간이 1년 경과한 이후에는 발행인 또는 유동성 공급자가 해당 증권 총수의 95%를 확보해야합니다. 이 때문에 대주주 지분이 높은 우량주일 경우 자진 상장폐지 확률이 높습니다.

자진 상장폐지를 진행할 때는 사전에 기업이 공개매수를 실시해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흡수하는데요.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 매수가는 보통 현재 주가보다 높습니다. 현재 주가보다 낮은 가격에 공개매수를 진행하면 응할 주주가 없기 때문이죠. 따라서 매우 고점에 물려있는 투자자가 아니라면 자진 상장 폐지는 주주에게는 호재로 인식됩니다.

반면, 한국거래소의 강제 진행을 통한 상장폐지는 코스피 또는 코스닥 시장에서 종목이 퇴출 당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장폐지의 절차는 '기업의 결함발생→관리종목지정→상장적격성 실질 검사→기업 이의제기→상장위원회 심의→상장폐지 결정, 정리매매' 순으로 진행됩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상장폐지 요건은 다른 부분들도 있는데요.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편입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통된 상장 폐지 요건으로는 사업보고서 미제출, 감사인의 의견미달, 주식분산율·거래량 기준 미달, 완전자본잠식, 부도·도산·파산 등 다양합니다. 이중 상장폐지의 사유로 자주 거론되는 감사인 의견 미달은 최근사업연도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이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 감사범위 제한 한정을 받은 경우를 뜻합니다. 또한 최근 사업보고서상 자본금이 전액 잠식되거나 자본금 50% 이상 잠식이 2년연속 지속되는 경우도 흔한 상폐 요건에 해당됩니다.

특히 코스닥에서는 지속적인 영업손실을 주의해야 합니다. 코스닥 기업은 4년 연속 영업손실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5년 연속이면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됩니다. 세부 상장폐지 요건은 위의 표처럼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에 자세하게 나와있습니다.

상장폐지된 주식은 이후 어떻게 될까요? 상장폐지가 된다고 해서 기업이 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의 영업이 정상화 된다거나 우량 기업과 M&A를 할 경우 재상장도 할 수도 있습니다만, 전례를 보면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상장폐지 됐다가 주식시장에 재상장된 회사로는 동양강철(현 알루코), 만도, 하이트진로 등이 있는데요. 그러나 이들이 재상장되기까지는 동양강철은 5년, 하이트진로는 7년, 만도는 10년이 걸렸습니다. 또 장외시장에서도 거래가 가능하긴 합니다. 하지만 제 값에 거래가 어려운 편입니다. 

상장 폐지될 주식을 피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해당 종목의 재무제표와 기업공시를 수시로 확인 하는 게 좋습니다.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자본금 50% 이상 잠식이 2년 연속 지속되고 있지는 않은지,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영업손실이 4년 연속 지속되고 있지는 않는지 등을 살펴보는게 좋습니다. 또 상장폐지 기준에는 공시의무 위반 등이 있는 만큼 회사가 공시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공시의 내용은 어떤 지 확인해봐야합니다. 상장폐지에 앞서 관리종목에 먼저 지정되기 때문에 관리종목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관리종목은 기업공시채널 KIND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편에서는 주식의 상장폐지 결정 후 마지막으로 처분할 수 있는 '정리매매'에 대해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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