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용어] '2년래 최고치' 정제마진..무슨 의미일까?

2021/09/24 10:32AM

요약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5.2달러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2년여 전인 2019년 10월 둘째 주(5.8달러) 이후 최고치인데요. 지난 6월 셋째 주에 배럴당 1.2달러까지 하락했지만 7월부터 반등하며 5달러대를 넘었습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정유제품에서 42%를 차지하는 등유/경유 마진 회복이 정제마진 상승의 이유인데요. 이러한 정제마진 반등으로 인해 하반기 정유사들의 호실적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럼 정제마진은 무엇일까요?

 

출처: Datastream, 유안타증권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후 아스팔트, 중유, 경유, 등유, 항공유, 나프타, 휘발유 등의 석유제품을 생산합니다. 정유업체의 이익은 석유제품 판매 수익에서 원유 수입 비용과 정제를 위한 설비 운영비, 운반비 등의 비용을 차감하고 남은 값입니다. 이를 바로 정제마진이라고 말하죠. 쉽게 말해, 정제마진은 ‘석유제품가격 – (유가 + 비용)’이라는 것입니다. 

 

출처: 여천NCC

 

정유업체의 수익은 원유 가격과 석유제품 가격 차이에서 발생하므로 정제마진이 정유사의 수익성을 가늠할 있는 지표로 활용됩니다. 국내 정유업체 정제마진 손익분기점(BEP, 일정 기간 수익과 비용이 같아 이익도 손실도 생기지 않은 경우의 매출액)은 배럴당 4~5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죠.

 

여기까지 단순 정제마진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현대 정유사들은 단순 정제마진의 구조 사업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정제 마진이 낮은 벙커C(황을 많이 함유한 고유황유로 선박유로 주로 활용) 휘발유나 경유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재처리 시설을 도입하는 고도화 설비 갖추고 있기 때문인데요. 정유사가 고도화 설비를 갖추어 가격이 낮은 벙커C 판매량을 줄이고 고부가 가치 제품 판매량을 늘리면 정제 마진이 증가합니다. 이러한 정유사들의 고도화 비율을 감안한 최종 제품의 가중 판매 가격과 원유 가격과의 차이를 복합 정제마진이라고 말하죠.

 

 

이러한 정제마진은 통상 원재료인 유가와 동행합니다. 유가 상승 시에는 정제마진이 확대되죠. 이미 구축된 설비에서 석유 제품을 생산하는데, 유가 상승으로 인해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 남는 이익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원유를 수입하기까지 2~3개월 정도가 소요되는데, 그 사이 유가가 오르면 시세차익(재고평가이익)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미 보유 중인 원유에서 상승한 가격만큼의 이익이 발생한 것입니다.

 

다만 유가와 정제마진이 항상 같은 방향은 아닌데요. 유가가 상승해도 정유 업체들의 설비가 늘어나고 가동률이 높아져 석유 제품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해 마진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석유제품의 시황이 변화가 없는 가운데 산유국들의 원유 공급량 증가로 유가가 하락하면 정유사 입장에서 원유 매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정제마진이 증가할 수 있죠.

 

지금까지 정유사들의 수익성을 예상할 수 있는 정제마진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추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는 블룸버그 등에서 유료로 제공되는 정보이기 때문에 증권사 리포트 등에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개된 정보는 핀란드 석유, 가스 국영회사인 Neste에서 제공하는 정제마진이 있으나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과는 동일하지 않으니 참고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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