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용어] 해운주 투자자는 왜 BDI 지수를 볼까?
요약
- BDI는 원자재를 싣고 26개 주요 항로를 오가는 '벌크선'의 운임지수
- 2021년 6월 29일 3418 기록..11년래 최고치
- BDI 상승 사이클 진입한 듯..하지만 벌크선사의 실적 회복은 제한적일 수 있어
올해 해운주에 투자를 한번이라도 해보신 분들이라면 BDI 지수에 대해 들어 보셨을 겁니다. 이번 시간에는 지난 SCFI편에 이어 BDI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BDI(발틱운임지수)는 석탄·철광석·시멘트·곡물 등의 원자재를 싣고 26개 주요 항로를 오가는 벌크선의 운임 지수입니다. 런던에 있는 발틱해운거래소가 매 영업일에 발표해 발틱해운지수라고 이름을 붙였죠.
그럼 왜 BDI가 대표적인 벌크선의 운임 지수로 활용될까요? 이는 벌크선과 BDI 지수 산정하는 방법을 알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우선, 벌크선이란 철광석, 석탄과 같은 광물자원과 곡물, 목재 등과 같은 원자재를 운반하는 선박인데요. 국내 벌크선사는 대표적으로 팬오션, 대한해운이 있죠. 벌크선은 크기에 따라 케이프사이즈(8만톤급 이상), 파나맥스(6만~8만톤급), 수프라막스(5.2만톤급), 핸디맥스(3.5만~5.8만톤급) 4종류로 나뉩니다.
출처: 클락슨,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케이프사이즈는 파나마 운하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큰 배입니다. 이 선박은 대양 사이를 이동할 때 남아메리카 남단의 케이프혼과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돌아서 운항하죠. 주로 철광석을 운반합니다. 파나막스와 수프라막스는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이며, 핸디사이즈는 세계 어느 항구이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선박을 말하죠.
출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이러한 4가지 선박에는 각각 BCI(케이프 운임지수), BPI(파나맥스급 운임지수), BSI(수프라막스 운임지수), BHI(핸디맥선 운임지수) 운임 지수가 있는데요. BDI는 이와 같은 4가지의 화물 운임과 용선료를 가중평균해 산정한 종합지수입니다. 즉, BDI는 모든 벌크선 선형의 운임·용선료 등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대표적인 벌크선 운임 지수로 활용됩니다.
뿐만 아니라 BDI는 경기 선행지표로도 사용됩니다. 벌크선이 원자재를 운반하는 선박이라는 관점에서 산업생산이나 경동향에 대한 예측이 어느 정도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통상 BDI가 상승하면 국가간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원자재 물동량이 늘어났다고 인식해 경기가 좋아진다는 신호로 판단합니다. 반대로 BDI가 하락하면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고, 원자재 수요가 줄고 있다는 것이니 경기가 나빠질 것이란 시그널로 해석합니다.
1985년 1월 4일 1000을 기준으로 시작한 BDI는 2021년 6월 29일 3418을 기록하면서 11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올해 연초 대비 무려 2.5배나 오른 수준이죠.
출처: 발틱해운거래소
BDI 지수가 오른 이유는 우선 항만의 하역·선적 작업이 원활하지 않은 점이 꼽힙니다. 선박 운항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선복량(적재능력)이 줄어든 것이죠. 여기에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가속화되며 철강석·곡물 등의 벌크 화물 수요가 증가했고, 원자재 가격 역시 상승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철광석 현물가격은 2021년 5월 31일 기준 연초 대비 30% 이상 상승했죠. 3대 곡물인 옥수수·소맥·대두 역시 올 상반기 50% 급등했죠.
이러한 BDI는 중장기 상승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2021년 건화물 공급은 전년동기대비 2.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반해, 수요 증가율은 이를 크게 상회하는 3.7%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BDI의 시황 개선기에도 불구하고 벌크선사의 실적 회복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벌크선은 컨테이너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기술 진입장벽이 낮고, 화주와 대부분 5년에서 10년 안팎으로 장기계약을 맺고 전용선처럼 운용되기 때문입니다. 즉, 벌크선사들은 상승한 운임수준을 당장 계약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벌크선사에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면, BDI의 운임 추이와 스팟(Spot) 비중 추이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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