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100] 35편: 버텍스 (Vertex Pharma) - 낭포성 섬유증 치료제 강자

2021/03/19 09:48AM

요약

1989년에 설립된 버텍스(Vertex,VRTX)는 1세대 바이오텍 회사중 하나로서 생물학적 타겟(Biological Target)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약품을 디자인 하려는 움직임 하에 설립된 회사 중 하나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제약 개발 과정이 실행 및 실패를 반복하면서 무언가를 발견하기를 기대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분자가 몸 안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약을 디자인하고 개발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었고, 바이오텍 시대를 열면서 버텍스도 탄생했다.

 

회사 로고 (출처 : 회사 자료)

 

최근 주가 흐름 (출처: 야후 파이낸스)

 

1. 현재 매출이 나오는 약

회사의 최초의 성공은 HCV (C형 간염)이었다. 인시벡(Incivek)이라 불리는 C형 간염 치료제가 2011년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곧 길리어드(Gilead)가 훨신 효과가 좋은 C형 간염치료제를 출시하면서 인시벡은 2014년에 중단되었다.

다행히도 버텍스는 낭포성섬유증(cystic fibrosis)의 리더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1990년대 후반에 낭포성섬유증 재단에서 약 개발을 위해 버텍스에 투자했다. 2001년 버텍스는 오로라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하면서 오로라의 감정법 개발(assay development), 스크리닝, 세포생물학 능력을 강화했다. 이후 2012년에 버텍스의 최소 낭포성섬유증 약인 칼리데코(Kalydeco)가 승인을 받으면서 재기했다.

초기에는 총 환자중 약 4%정도에만 적용할 수 있었으나 계속 연구 개발을 한 결과 오캄비(Orkambi), 심데코(Symdeko)등의 약을 개발하여 환자의 유전자형에 따른 약 적용 범위를 넓혔다. 가장 최근에 승인을 받은 것이 트리카프타(Trikafta)로 2019년에 승인을 받았고, 이제 전체 환자중 90%정도에 적용할 수 있는 약품을 가지게 됐다.

이처럼 회사의 현재 캐시카우는 낭포성 섬유증 관련 약이다. 회사의 추정에 따르면 북미, 유럽, 호주 등지에 약 83,000명의 환자가 있다고 한다. 이는 염소 수송을 담당하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신체의 여러 기관에 문제를 일으키는 선천성 질병으로 이 질병이 있는 환자들은 폐와 이자 등에 있는 점막 생성 세포의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체내에서 점액이 너무 많이 생산되어 폐와 이자에 이상이 발생하여 소화효소가 소장에 도달할 수 없거나, 점막이 두껍고 끈적거리게 되어 해당 장기의 기증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쉽게 세균에 감염되고, 이로 인한 당뇨병이나 간 질병등이 생기며 주로 백인에게 많이 나타난다.

이 부분에서 2019년 매출이 42억달러였고, 시장은 이 부분의 매출이 2030년에는 100억달러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 물론 이런 매출을 달성하는가에 대한 것은 보험 수가등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약에 비해 보험 수가가 아주 다르게 책정될 가능성은 낮으므로 진정한 캐시카우의 역할을 계속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 본다면 미국에서는 최근 트리카프타의 승인으로 계속 매출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본다면 최근까지는 보험 수가 책정들의 이슈가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2020년 8월에 EMA(유럽 제약 협회, European Medicines Agency)에서 카프트리오(Kaftrio, 트리카프타의 다른 이름)가 승인을 받음으로서 앞으로 성장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낭포성 섬유증 시장 (출처: 회사 자료)

 

이처럼, 회사는 낭포성 섬유증을 확실한 캐시카우로 만들었다. 이를 위해 유전자 변이가 있는경우에 대한 적용, 나이에 따른 적용, 해외로의 확장등을 위해 노력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칼리데코의 승인으로 총 환자 중 4%정도를 치료할 수 있었으나 오캄비의 출시로 적용할 수 있는 환자 범위가 40%정도까지 급증했고, 이후 적용증을 계속 확대해 옴으로써 2018년에는 총 환자 치료 범위가 50%에 이르렀다.

이것이 트리카프타를 출시하면서 88%까지 증가하였다. 특히 트리카프타의 경우 F508del 변이 (유전자 변이의 일종)가 있는 환자에도 적용이 가능하게 해 주었다. 기존의 오캄비와 심데코로 치료할 수 없던 이 환자들도 치료가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훨씬 더 효능이 있었다. 시장에서는 이 트리카프타가 앞으로는 대부분의 낭포성섬유증 환자 치료에 쓰일 것으로 예상한다.

 

낭포성 섬유증 전략 (출처: 회사 자료)

 

미국 이외 지역에서 보험수가 책정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 중 하나는 2015년에 출시한 오캄비의 효능 차이가 기존의 칼리데코에 비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텍스는 끊임없는 노력을 하였고 결국 카프트리오까지 포함한 회사의 낭포성섬유증 치료약 전반에 관한 보험 수가 책정을 얻어냈다. 카프트리오가 특히 효과가 좋고, 이제 의료보험에도 등재 되었으므로, 앞으로 매출 성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과 성공은 버텍스가 낭포성섬유증 관련 약에 대한 프랜차이즈를 정말 잘 관리 해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상대적으로 다른 회사들에 비해 버텍스는 경쟁우위가 있었고, 환자들에 대한 접근이 쉬워 연구를 더 잘 할 수 있고, 보험회사들과도 더 잘 협상을 할 수 있는 우위에 있었다.

2. 향후 R&D 파이프라인

파이프라인의 가능성을 보는 방법 중 하나는 그 약이 최대 매출을 얼마나 올릴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를 중심으로 주요 파이프라인을 보면, VX-864의 경우 최대 매출이 19억 달러까지, VX-147의 경우 24억 달러까지, CTX001의 경우 8억달러까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R&D 파이프라인 (출처: 회사 자료)

 

주요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AATD (Alpha-1 Antitrypsion Deficiency)를 먼저 살펴보면, 이 병은 간에서 생성되는 알파-1 항트립신의 결핍으로 단백질 분해 효소가 폐나 각종장기를 침범하면서 조직 손상을 일으키게 되는 병이다. 회사에 따르면 미국에 약 100,000 명정도의 AATD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한다.

AATD 전문가에 따르면, 많은 COPD (Chronic obstructive lung disease, 만성 폐쇄성 폐질환)환자들이 AATD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의사들로 하여금 COPD로 검진결과가 나왔을 경우 AATD 테스트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AATD는 유전자 검사를 해야하는 등의 이유로 AATD 테스트를 하는 경우는 아직도 낮다고 한다.

COPD가 있는 환자들은 흡연을 오랫동안 한 환자들이 많아 의사들이 대부분 흡연에 의한 것으로 진단한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 AATD 테스트율은 3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테스트율이 얼마나 빨리 증가할 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행해오던 알파-1 항트립신 확대 치료(건강한 사람에게 있는 알파-1 항트립신 단백질을 주사하는 방식으로 상한 폐를 복원하는 것)보다 먹는 약이 나온다면 환자한테 훨씬 편할 것이다.

이 AATD시장은 2015~2019년사이 매년 평균 15%씩 성장했으며 최근 유전자 검사가 확대되면서 성장을 가속화했다. 앞으로 이러한 성장이 계속 유지되지 않을 수 있지만, 여전히 빠르게 성장하여 2030년까지 최대 2배정도 시장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음으로 CTX001을 살펴보면, 이는 2015년 버텍스와 크리스퍼 테라퓨틱스 (CRISPR Therapeutics, CRSP)라는 회사가 유전병에 대하여 유전자 편집방법을 함께 연구하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이러한 협력에 의해 최초로 개발한 약이 세포치료제인 CTX001이다.

CTX001은 CRISPR의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하여 베타 글로블린 체인에 있는 결함으로 인한 유전자 질환인 베타지중해빈혈 (Beta Thalassemia)와 낫형세포병 (Sickle Cell Disease)를 치료하는 치료제이다. 낫형세포병은 적혈구내 헤모글로빈S라고 하는 돌연변이가 형성되면서 적혈구의 모양이 낫 같은 모양으로 되어 쉽게 부서지고 산소 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빈혈이 생기는 병이다. 베타지중해빈혈은 베타 글로블린 체인의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하여 혈색소 합성이 감소되거나 혈색소 안정성이 감소되는 경우에 발생하는 빈혈로 중증과 경증이 있다.

두 회사는 공동 개발 비용 및 앞으로의 이익도 공동 부담 및 공유하기로 했다. 경쟁사는 블루버드로서 렌티글로빈(LentiGlobin)이라는 약을 가지고 있다. 버텍스의 초기 데이터도 좋지만, 렌티글로빈의 경우 1~2년 정도 앞서있어 상업적 성공은 아주 크지 않을 수 있다.

다음으로 APOL-1에 쓰이는 VX-147을 보자. APOL-1은 High-Density Lipoprotein(HDL, 간단히 말해 좋은 콜레스테롤)에 있는 유전자이다. 이 APOL-1 유전자에 특정 변이가 생기면 다른 사람들보다 신장 질환이 발병할 확률이 커지고, 보통 FSGS(focal and segmental glomerulosclerosis, 국소조각토리굳음증)이 생긴다.

FSGS는 난치성 신장질환의 대표적인 것으로 신장기능 감소, 급격한 부종, 체중증가가 나타난다. VX-147은 임상 2상을 진행중인 치료제이다. APOL-1은 기존의 낭포성섬유증이나 AATD에 비해서는 덜 검증된 타겟이다. 이 유전자는 약 10년 전에 발견되어 아직도 병리학적인 규명이 확실히 되어있지 않은 타겟이다. 하지만, 버텍스와 경쟁자인 이오니스(Ionis)의 생쥐 실험에 의하면 APOL-1을 억제 시킴으로써 FSGS에 의해 생길 수 있는 단백뇨를 줄여줄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것이 성공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성공한다면 아주 큰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FSGS는 대부분의 아프리카 계열의 미국인이라면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현재까지 환자들은 별 치료방법없이 투석을 하거나 신장이식을 해야 했다. 따라서 성공한다면 최대 매출이 19억 달러까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현재까지 데이터는 아주 제한적이지만 긍정적이라고 한다.

3. 재무상태

회사의 재무상태는 튼튼하다. 2020년 기준, 총 매출은 62억달러를 달성했고, 영업이익도 46%로 아주 높다. 최근 4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시장의 예상치를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 2021년 매출 예상치는 67억달러에서 69억달러 사이로 성장률 측면에서는 점점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회사의 주요 제품인 트리카프타의 미국 침투가 어느정도 진행되었고, 2021년에는 유럽 시장에 진출한 계획이다. 하지만, 주요 시장인 미국 침투가 어느정도 진행되었으므로, 성장률은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현금 보유량은 막대하다. 약 67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2020년의 경우 약 30억달러에 이르는 자유현금흐름을 창출했다.

 

회사 재무 상태 (출처: 회사 자료)

 

4. 향후 전망

2020년 10월 중순경 270달러에 이르던 주가가 210달러까지 폭락했다. 이는 회사가 개발 중이던 VX-814라는 약이 간에 안좋은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임상 2상이 중단된다는 뉴스 때문이었다. VX-814는 AATD(Alpha-1 antitrypsion deficiency,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이라고 불리는 유전질환. 폐, 간 등에 영향을 줌). 회사는 간에 안좋은 영향은 전임상이나,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분자 자체나, 혹은 환경적 영향에 의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한편 VX-862는 다른 구조를 가진 약으로서, VX-814와 같은 영향이 일어날 개연성은 없다고 했다.

이 사건 이후 회사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걱정이 늘었다. 여전히 기존 낭포성 섬유증 약이 매년 10% 정도 성장할 것으로 생각되어 기본 성장성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 낭포성 섬유증의 성공이 너무 커서, 이것을 대체할 만한 성공작이 나오지 않으면, 밸류에이션이 더 높아지는 것은 힘들다는 생각이다.

또한 위에서 다루었듯이 대부분의 파이프라인이 임상 2상 이하인 초기이고, 최근에 인수한 회사들도 대부분 초기 바이오텍인 경우가 많아 장기적 호흡이 필요한 것 같다. 현재 밸류에이션은 2021년 기준으로 P/E 18.7 배로, 비슷한 상황을 겪은 길리어드(Gilead)가 9배에 거래되고, 4.3%의 배당을 주는 것에 비해 여전히 기존 비즈니스로 인한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 따라서, 아주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라고 하기도 힘들다.

앞으로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VX-147, CTX001 및 VX-864의 진행 상황 등이다. VX-864의 경우 임상 2상 데이터가 2021년 상반기 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장에서는 30~50% 정도의 확률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VX-147의 경우 임상 데이터 발표가 2021년 상반기에 있을 예정인데, 여전히 비슷한 확률의 성공을 예상한다.



글쓴이: 인사이트 스트리트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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