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ot Lim
글로벌 혁신기업
바이오 신약, 후강통에도 있다(1)
요약
- 세계적 바이오 투자붐은 중국도 예외가 아니며, 중국 주요 바이오 기업은 후강통 거래대상
- 중국은 이미 신약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으며 바이오 산업의 개화기가 임박
- 대표기업인 항서제약은 제네릭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약에 도전중이며 한미약품과 유사
- 아파티닙을 비롯한 항암제, 당뇨병 치료제 등에서 신약 모멘텀이 향후 3년간 대기중
들어가기에 앞서
미국 나스닥을 필두로 전세계적인 바이오주 투자의 열풍이 불고 있다. 나스닥 바이오주는 난치성 질환에 대한 신약 개발과 실적 개선이 계속되고 있어 버블 논란에도 불구하고 주가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바이오 붐에서 중국 후강퉁이나 코스닥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의 바이오 산업 전망 및 투자 기회에 대해 알아보자.
1. 개화기에 들어선 중국 바이오 산업
노인 인구 증가와 만성 질환의 증가, 의료보험 재정 악화, 국가 기초약품 제도 실시는 중국 바이오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3대 요인이다. 현재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2억명에 달했다. 2050년 노령화는 최고조에 달하며 60세 이상 인구는 무려 5억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또, 중국의 의료 보험 지출 증가율은 보험료 수입 증가율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노령화 요인을 고려하면 의료 보험 기금의 지출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 보험 지출로 인하 재정적 부담은 중국 의료산업 개혁의 중요 요인이며 약가는 의료 보험 지출의 상당 부분이다. 중국 정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의료 및 제약 분야의 대대적 개혁을 추진중이다.
의료 분야의 개혁 정책이 가져올 중국 바이오 산업의 발전은 크게 세가지 분야다. 1) 의약품 전자상거래, 2) 바이오 신약, 3) 고급 의료 서비스 등이다. 우선, 알리바바, 텐센트, 징둥상청 등 중국 인터넷 대표 기업들은 의약품 전자상거래의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중국 바이오 업계는 이들 인터넷 플랫폼 업체와 협력을 강화해 의약품 전자상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일례로 구주통(600998)은 의약품 온라인 쇼핑몰 사업 등 바이오와 온라인을 결합한 O2O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항서제약(600276)으로 대표되는 바이오 신약 업체는 신약 개발이 수확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해외 수출이 구체화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바이오 기업을 꿈꾸고 있다. 항서제약의 항암제는 2013년 5월 미국 FDA 인증을 획득했고, 3분기부터 유럽과 미국으로 수출되면서 1억 위안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 상하이국제의학센터(上海国际医学中心)와 화목가(和睦家) 등은 고급화된 병원이라 할 수 있는 고급 의료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고, 민영 의료 보험 또한 함께 발전할 전망이다.
이들 세가지 분야 중에서 특히 바이오 신약 분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신약개발은 상당히 낙후된 상태로 신약개발 업체도 얼마되지 않고 주요 기업들도 1~2개 정도의 신약을 개발하고 있어 아직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다. 한국 기업들도 글로벌 신약 개발에 있어 수십년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의 바이오 신약업체가 가시적 성과를 낼지 의문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신약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바이오 기업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 13억 인구로 대변되는 거대한 내수 시장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바이오 산업에 있어 한국보다 앞서가는 분야도 많다.
현재, 세계 최대의 유전자 분석 센터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에 있으며, 줄기세포 치료 등은 한국이나 선진국보다 활성화되어 있다. 또, 중국은 생물학과 화학 등 기초 과학 분야에서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노벨과학상 분야에서 다수의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다. 여러모로 볼때 중국 바이오 산업은 개화가 임박했다는 판단이다.
투자 기회의 측면으로 보면, 중국 바이오 주요 기업들은 심천 시장 뿐만 아니 상해 후강퉁에도 고르게 상장되어 있는 편이다. 중국내 기술혁신기업이 접근이 어려운 심천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중국내 혁신 투자를 위한 대안으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림 1. 중국내 의료비 지출 증가율 추이
2. 생물 굴기와 공산당의 의도
후강퉁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공산당의 해당 산업이나 기업에 대한 의중이라 할 수 있다. 실적이나 밸류에이션은 적어도 중국 시장에서는 첫번째 고려사항이 아니다.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얼마나 지원할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가 투자 판단의 핵심 전제이다. 그리고, 그러한 의지는 정부 정책 발표에서 알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여러 정책을 통해 '생물 굴기'(중국판 바이오 혁신)를 천명했다.
지난 5월 발개위는 <약품가격 개혁에 관한 의견 및 통지>, <약품가격 문건 폐지에 관한 통지>, <약품시장 가격행위 관리감독에 대한 통지>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2015년 6월 1일부터 대다수 약품들에 대한 정부의 가격결정권이 취소된다. 아울러 약품 구매제도 완비, 의료보험의 비용통제 역할 강화, 의료행위 및 가격행위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시장이 주도하는 약품가격 형성 매커니즘 구축을 강조했다.
우선적으로 제약 대표기업들과 의약품 유통사들이 수혜가 전망된다. 시장 위주의 약가 결정은 GPO(Group Purchasing Organization), 병원공급망 사업, PBM 사업 등과 같은 많은 관련 파생사업의 출현을 기대하게 한다. 의약품 유통부문의 대표기업인 국약홀딩스(01099), 상해제약그룹(601607), 가사당제약(002462)등은 공급체인 구축 및 GPO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미 상당히 앞서가고 있다.
바이오 신약 기업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과거의 가격제도 하에서는 신약 개발에 대한 인센티브가 거의 없었고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의지도 약했다. 새로운 정책이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면서 항서제약(600276)이나 중국생물제약(01177), 석약그룹(01093)과 같은 신약 분야의 대표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 맥쿼리 증권은 바이오 신약 개발에 있어 정부 지원 증가, 심의 기간 단축과 같은 다양한 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림 2. 중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 비교
3. 항서제약(恒瑞医药, 600276)
1) 기업소개
동사는 중국 내 신약개발에 있어 선두를 달리는 바이오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주요 사업은 원료의약품 및 제네릭 의약품, 의약품 포장재인 SP복합막과 PTP알루미늄박 제조 등이다.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한 의약품 루이거레딩(瑞格列汀)은 미국 FDA로부터 1기 임상실험 승인을 받았다. 이는 중국 최초로 미국 임상실험을 진행했던 화학약품이다.
회사의 연간 매출액 중 R&D 비중은 10% 가량이며 중국 제약기업(및 한국과 비교해봐도) 가운데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또, 탄탄한 R&D시스템을 구비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내 제네릭(복제약) 분야에서 선두권에 있으며 제네릭을 통해 축적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신약개발에 집중하는 사업모델은 국내 한미약품과도 유사하다.
그림 3. 매출구조
2) 업계내 글로벌화의 선두주자
동사는 혈액암 분야의 제네릭 항암제인 시클로포스파미드(cyclophosphamide)를 미국에서 처음으로 출시하고, 판매는 노바티스의 자회사인 미국 산도즈사에 판매를 위탁해 14년 11월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노바티스사와의 협력을 통한 미국시장 출시는 중국 제약업계 역사상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중국 바이오 업계가 제네릭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기 때문이다.
시클로포스파미드의 중국내 판매가는 5위안(900원)에 불과하지만 미국내 가격은 중국 대비 수십 배에 달해 동사에 상당한 수익을 가져다 줄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동일한 약품에 대해 선진국과 개도국의 약가는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미국 Gilead의 대표적인 C형 간염 치료제인 Sovaldi의 미국내 투약비는 의료 보험사의 강력한 공세를 거친 후에야 연간 8만 달러(8,800만원)에 책정되었다. 반면, 인도나 중국에서는 그 가격의 1/10이하로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약개발에 있어 절반 이상은 사람을 상대로 한 임상 비용인데, 선진국에 비해 개도국에서 임상을 진행할 경우 개발비용은 훨씬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동사는 중국내에서 성공한 임상을 기반으로 실패 확률을 낮춘 상태에서 선진국 임상 및 시장 출시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신약개발의 비용 경쟁력은 여타 선진국의 바이오 기업 대비 차별화된 장점으로 볼 수 있다.
3) 주요 파이프라인 및 경쟁력
항암제 매출은 7년 연속 중국내 1위이며 수술관련 ETC 약품 매출도 업계 상위권이다. 또, 모든 제형의 약품이 중국 GMP인증을 통과했고 4개 원료약품은 미국 FDA인증을 통과했다. 항서제약은 중국 전체를 아우르는 유통망을 구축한 상황이며, 적극적으로 미국, 유럽, 인도, 남미 등의 해외 시장을 개척중이다.
동사는 특히, 의료보험 비급여의 고가약품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신약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대표적인 항암제인 아파티닙 이외에도 여러 개의 고분자단백질과 소분자표적 신약을 연구 개발 중이다. 동사는 신약개발에 있어 항암제나 당뇨병치료제 등 중증 치료제 및 고정수요가 많은 분야를 개발중이다. 이는 의료보험 비급여의 고가 약품 매출 확대로 급여 대상인 일반 의약품 시장의 경쟁 심화를 회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재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은 2세대 표적항암제인 아파티닙이며, 백혈구 증식인자(GCSF), 대장암(Fahmitinib), 당뇨병치료제(Repaglinide) 등이 3상에 진입했거나 진입을 준비하고 있어 지속적인 신약 모멘텀이 기대된다.
그림 4. 신약 및 제네릭 파이프라인
4) 아파티닙(Apatinib, 阿帕替尼)
대표 신약인 아파티닙은 2014년 11월 중국내 판매 승인을 받은 중국 최초의 위장암 표적치료제다. 중국은 매년 40만 명 이상의 위암환자가 새로 생겨나며,30만명 이상이 위암으로 사망하고 있을 정도로 중증 질환이다. 위암은 악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며 일차 치료(1st line)로 방사선 치료를 하고 있지만 성공률은 높지 않다.
중국내 위장암 환자중에서 표적항암제 사용 비중은 현재 10~15%에 불과하며, 아파티닙은 방사선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의 대안으로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수입산 표적항암제의 경우 월 치료비용은 약 2~5만 위안(400~900만원)으로 국민소득 대비 상당히 부담스럽다. 비싼 가격대로 인해 의료보험 급여항목에 포함되지 않아 치료비 전부를 부담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어 사용 비중은 낮다. 중국내 위장암 항암제 시장규모는 약 70~80억(1조원) 위안으로 추산된다.
아파티닙은 수입산 경쟁 약품 대비 단가가 낮은 편으로 사용자 확대가 기대되며, 중국내 위암 항암제 시장을 30% 이상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치료분야에 경쟁이 많지 않고 시장의 잠재적 고정 수요는 많은 편이다. 아파티닙은 특허약으로서 향후 약가 인하를 감안해 가격은 1만 위안으로 높게 책정되었다.
아직까지 의료보험 급여 가능성은 적으며 지불 능력이 있는 소수 환자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적인 예측에 따르면 2015년 아파티닙의 매출을 2억 위안까지 올리는 데 전체 필요환자 중 2%인 1만 명 이하만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장기적인 시장 잠재가치는 20억 위안 이상이 될 전망이다.
위암을 시작으로 주요한 고형암(위암, 간암, 유방암, 대장암)으로 적용증 확대를 시도하고 있어 향후에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한 편이다. 현재 간암 치료제가 중국내 임상 3상 단계에 있으며 2015년쯤 승인받을 전망이다. 간암은 중국에서 두번째로 많은 암으로 중국산 간암 소분자 표적항암제가 없는 상황으로 향후 전망도 양호하다.
아울러, 동사가 항암제에 있어 중국내 최초 성공사례이며 대표 주자로 평가되고 있어, 임상이나 신약 승인에 있어 중국 정부의 측면 지원 또한 기대된다. (임상 조건이나 신약 승인에 있어 중국내 기준은 선진국 대비 여유가 있는 편으로 평가된다.)
그림 5. 대표 항암제, 아파티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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