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100] 5편: 끊임없는 사업 최적화로 주주 가치 극대화 - Texas Instruments

2020/11/20 12:29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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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인스트루먼트, US.TXN
요약

디지털이 아날로그보다 세련되고 더 좋은 것으로 여겨졌던 때도 있었고, 아날로그로의 회귀가 더 멋지게 들리는 때도 있다.

이러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공존은 반도체에서도 존재한다. 컴퓨터 및 모바일 기기가 발전하면서 디지털의 중요성이 전면으로 떠오르고 아날로그는 별 것 아닌 것처럼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그렇다고 아날로그가 필요 없어진 것은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트렌드로 인해 아날로그 설계인력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IoT (사물 인터넷) 등의 시장이 확대되면서 아날로그에 대한 관심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아날로그 계의 거인, 최초로 트랜지스터를 상용화하여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1954년에 출시한 회사가 바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Texas Instrument, TXN-US)다. 과거엔 실리콘보다 저마늄(게르마늄, Germanium)이 더 쌌다고 하니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후 1960년에 회사가 내놓은 제품은 전자 계산기이다. 지금도 Texas Instruments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으니, 독자분 중에서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역사가 오래된 회사이니만큼, 현재 여러 회사들의 모태가 되기도 하였다. 센사타 테크놀로지 (Sensata Technologies)라고 하는 센서 분야에서 잘 알려진 회사가 있는데, 이는 베인 캐피털이 2006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센서 및 컨트롤 사업부를 인수하여 설립한 것이다. 또한 군사 관련한 반도체 칩 사업은 레이티온(Raytheon)에 매각됐다.

회사의 주가 흐름을 보면 꾸준히 올라온 것을 알 수 있다. 산업 자체가 크게 변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는 산업이다 보니, 배당주를 선호하거나 꾸준히 오르는 주식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좋아하는 주식이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최근 2년간 주가 차트 (출처: 야후 파이낸스)

 

1. 회사 개요: 아날로그 반도체 계의 리더

1930년에 설립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현재 8만 개 이상의 제품을 10만 개 이상의 고객에게 공급하고 있는 아날로그 반도체의 대표 주자이다. 이렇게 많은 제품과 고객이 있는 이유는 아날로그 칩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아날로그 칩은 자동차, 의료기기, TV, 모바일 기기, 데이터 센터 등 우리 생활 주변에서 사용되지 않는 곳이 없다. 따라서 다양한 용도에 따라 많은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고 다양한 고객에게 최적화된 칩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 만만치 않다.

또한 반도체 산업은 경기를 많이 타는데, 칩을 공급함에 있어 재고를 잘 관리하는 것도 회사 성공의 열쇠이다.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이 모든 것들에 있어 강점이 있는 회사다.



아날로그 칩 (출처: 회사 자료)

 

회사의 매출 및 관련 제품을 살펴보자. 2019년 기준으로 회사 매출의 약 70% 정도가 아날로그 반도체에서 나온다. 여기서 발생하는 매출이 약 100억 달러 (약 12조 원) 정도 되는데, 이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약 20%를 차지한다. 아날로그 반도체 사업부는 세 개의 분야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 파워 반도체이다. 배터리 관리 솔루션, 이동 기기, 파워 서플라이 컨트롤, 스위치, 고전압 제품, 모바일 및 디스플레이 기기들에 사용된다.

둘째, 시그널 체인이라 불리는 비즈니스다. 여기는 간단히 센서 및 신호처리라고 생각하면 좋다. 예를 들어 앰플리파이어, 데이터 컨버터, 센싱 기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이다.

셋째, 하이 볼륨 (High Volume)이라고 불리는 비즈니스다. 이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전자 기기, 자동차, 산업 기기 등에 쓰이는 정형화되어 있으나 다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칩을 생산하는 부문이다.



매출 구성 (출처: 회사 자료)

 

그다음으로 매출 규모가 큰 사업부는 임베디드(Embedded) 사업부다. 2019년 기준으로 약 매출의 20%을 차지한다. 여기서 생산하는 칩은 여러 전자기기의 두뇌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전자기기가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컨트롤하는 부분이다. 회사가 생산하는 칩은 간단하고 가격이 저렴한 마이크로컨트롤러부터, 특화되고 복잡한 칩까지 포함한다. 간단한 마이크로컨트롤러는 전동칫솔에도 쓰일 수 있고, 복잡한 컨트롤러는 자동차의 자율 주행, 인포테인먼트 기능 등에 쓰일 수 있다.

임베디드 사업부가 생산하는 제품은 대표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마이크로컨트롤러가 있고, DSP라 자주 불리는 디지털 시그널 프로세서가 있다. 이는 특정 컴퓨팅 임무에 주로 쓰인다.

이 임베디드 사업을 특징은 고객이 필요에 따라 함께 R&D를 수행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ADAS에 쓰이는 칩의 경우 자동차 회사와 TXN이 긴밀히 협력하여 R&D를 수행하고, 이를 통해 두 회사 간의 관계를 더욱 밀접해지는 것이다. 회사는 이 임베디드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6%를 자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타(Others)로 분류된 비즈니스에는 앞에서 언급한 계산기, ASIC (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s) 등의 작은 비즈니스가 포함되어 있다.

 

2. 사업 모델 및 경쟁 전략: 시대 변화를 리드하는 생산 및 판매 전략

1) 사업 모델: 직접 생산 모델은 통한 경쟁력 강화

회사의 사업모델은 직접 생산 모델이다. 많은 아날로그 반도체 회사들은 직접 디자인을 하고 생산까지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생산에서의 기술이 중요한 경쟁력의 하나이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어떤 마이크로컨트롤러의 경우 아주 오래된 제품이기 때문에 디자인 측면에서는 회사 간의 차이가 별로 없을 수 있다. 이 경우 누가 효과적으로 생산을 잘 하는가가 가격 경쟁력 및 제품 경쟁력으로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현재 회사는 시장 수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약 총 생산의 20% 정도를 외부 파운드리에 외주를 주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임베디드 사업부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단순한 어셈블리 및 테스트 서비스의 경우에는 40% 정도를 외주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내부에서 생산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내부 생산을 위해 회사는 300밀리미터 웨이퍼 시설에 많은 투자를 해 왔다, 300 밀리미터 웨이퍼 시설의 경우 200 밀리미터보다 약 40% 정도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매출 총이익 구조 (출처 : 회사 자료)

 

또한 이 300 밀리미터 공정 전환이 꾸준히 이루어져 현재는 아날로그 매출의 약 47%가 300 밀리미터 공정에서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300 밀리미터 공정 (출처: 회사 자료)
300 밀리미터 공장 (출처: 회사 자료)

 

아날로그 사업에서 효과적인 재무적 성과를 달성하고 회사를 키우기 위해서는 R&D뿐만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잘 읽고 재고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재고 관리에 대한 중요성으로 인해 회사의 약 65% 정도의 매출은 중간 판매상을 통해 이뤄진다.

이를 통해 회사는 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회사가 최종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실제 중간 판매상을 통해 매출을 일으키더라도, 최종 고객과 긴밀히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중간 판매상을 통한 매출이 많다고 해서, 단순히 회사의 제품이 저사양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판매전략에 있어 최근 회사는 온라인 등의 오더 시스템을 이용하여 고객과의 관계를 더욱 밀접히 하는 동시에 고객의 오더에서 생산에까지 이르는 유연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예를 들어 TXN에서 제공하는 제품들이 많다 보니, 고객이 아예 자신의 오더 시스템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온라인 시스템과 연결하여 주문을 내는 것이다.

 

회사의 온라인 판매 (출처: 회사 자료)

 

생각해보면 쉬운 것 같지만 이를 위해서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내부의 생산 관리 및 재고관리가 완벽히 전산화 및 자동화가 돼 있어야 하고 회사에서 제공하는 제품도 다양해야 한다. 고객의 요구가 각각 다를 수 있으므로 이것을 최적화해서 온라인으로 구현하는 것은 아주 복잡한 최적화 문제를 푸는 것 같아 어느 회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온라인 세일즈 모델을 강화하면서 한편으로 회사는 중간 판매상들의 숫자를 줄이고 제품 주문 처리 기능을 더욱 내재화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위탁(consignment) 판매를 증가시키고 있는데, 이는 중간 판매상이 실제 재고를 가지고 있어도, 회계상의 재고 부담은 회사 직접 떠안게 된다. 약 75% 정도의 중간 판매상 매출이 이 위탁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재고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는 회사가 건강한 재무 상태를 이용하여 중간 판매상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고객에 대한 정보를 더 얻기 위함이다.

즉 세일즈를 강화하여, 고객에게 직접 세일즈 하는 부분을 늘리고, 중간 판매상에게는 단순한 주문 처리 및 배송 등의 업무를 맡기는 반면, 재고 부담은 덜어주어 중간 판매상의 불평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고객과의 관계를 더 긴밀히 하여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추구하는 동시에 회사의 재고는 여전히 타깃 재고일수인 115일에서 145일 내에서 관리되고 있다.

앞서 설명한 판매 및 재고 전략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중간 판매상들이 자신의 지위가 떨어져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제품을 덜 팔 수 있게 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조금씩 증가해 왔다 (2010년 17.5% 아날로그 시장 점유율 → 2019년 19%). 이는 회사가 최종 고객과의 관계를 긴밀히 하고 R&D에 집중함으로써, 더 많은 고객들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제품을 원하기 때문이다.

 

2) 제품 포트폴리오 및 R&D 전략 : 끊임없는 최적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전략을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끊임없는 제품 포트폴리오 최적화이다. 계속 경쟁자들이 진입하다 보니, 부가가치가 낮은 제품군은 줄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곳은 계속 투자를 하여 우위를 지키는 것이다.

아래 보는 것처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무선(Wireless) 분야는 경쟁 심화로 인해 사업을 접고, 회사의 경쟁력이 있는 아날로그 및 임베디드 분야에 집중해 왔다. 그리고 아날로그에서는매출 총이익률이 더 높은 산업용 및 자동차용 칩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회사의 매출 총이익률은 계속 증가했다.

 

포트폴리오 최적화 (출처: 회사 자료)

 

아래 보는 바와 같이 매출 총이익률의 향상을 회사의 매출 변화 및 제품 포트폴리오와 비교해 보면, 300 밀리미터 공정 전환과 함께, 제품 포트폴리오 변화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회사의 이익률 향상에 기여했는지 알 수 있다.예를 들어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용 및 자동차 관련 매출은 2013년에는 42%였으나, 2019년에는 57%로 증가한 것이다. 또한 그 두 부분의 R&D 투자는 증가해왔다.

 

매출 총이익률 변화 (출처: 회사 자료, 인사이트 스트리트)

 

R&D 비용 분석 (출처: 회사 자료)

 

그럼 회사가 산업용 및 자동차 부분에서 어떤 투자를 하고 있는지를 보자.

아래 보면, 산업용은 13개 정도의 주요 타깃 시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 부분 프로젝트의 예를 들면, 스마트 온도조절 장치, 스마트 도어록, 동작 감지가 가능한 가전, 공장 자동화에 쓰이는 에너지 효율을 높인 스마트 모터, 산업용 로봇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있다. 자동차용 프로젝트를 예로 들면 인포테인먼트, 자율 주행, 안전장치, 하이브리드 및 EV 파워 트레인 시스템, 자동차 전등 등이 있다.

전반적으로 회사는 R&D를 통해 매년 300~400개의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산업용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 (출처: 회사 자료)

 

3. 시장 경쟁 분석: 2위 업체와는 다른 포지셔닝

1)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 디지털 반도체와는 다른 수요 구조

아날로그 반도체는 CPU와는 달리 구조가 간단한 편이고 7나노 같은 최신 공정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를 더욱 효과적으로 잘 디자인하고 디자인과 생산을 연결하여 최적화된 칩의 성능을 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칩의 구조가 간단함에도 불구하고 진입장벽이 높고, 실제 칩 가격은 낮지만 매출 총이익률은 높은 편이다. 아날로그 반도체는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오래된 기술이라고 해도, 아직도 저사양 제품에서는 쓰이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제품의 생명주기가 길다.경우에 따라 고객의 요구 스펙에 맞는 칩을 생산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칩의 신뢰성이 중요하여, 시장 전체의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바뀌지 않는다. 또한 회사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는 경우에 고객의 그 회사에 대한 충성도는 높아지게 된다.

2019년 반도체 시장 크기는 총 4120억 달러(약 49조 4400억 원)라고 한다. 이중 약 26%가 메모리 반도체, 약 26%가 로직 반도체, 약 13% 정도가 아날로그 반도체, 약 11% 정도가 마이크로프로세서, 약 10%가 광전자 부품, 약 6%가 디스크리트 회로 (discrete, 이산 신호로 작동하는 회로), 약 4% 정도가 마이크로컨트롤러 시장으로 나눠진다.

이 중 아날로그 시장을 나누어 보면 약 40% 정도가 스탠더드 리니어 (standard linear)라고 불리는 정형화된 반도체 시장이고, 약 60%가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쓰이는 반도체이다.

스탠더드 리니어 제품의 경우, 고객은 시장에 이미 나와 있는 제품 카탈로그에서 골라 쓰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보통 고객은 시장에서 소량 구매하는 경우가 많고, 반도체 자체가 전체 제품 비용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아 고객은 가격을 낮추려는 시도를 별로 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같은 생산 업체에게는 마진이 좋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제품의 예로는 앰플리파이어, 데이터 컨버터, 파워 매니지먼트 IC 등이 있다. 이중 가장 큰 제품군은 파워 매니지먼트로 약 스탠더드 리니어 제품군의 60%를 차지한다.

애플리케이션에 특화된 제품은 마진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고객이 다량 주문할 경우가 있어, 고객은 가격 인하를 요구하게 된다. 이 시장에서 가장 큰 카테고리는 커뮤니케이션 관련된 반도체로, 애플리케이션 아날로그 반도체의 약 반을 차지한다. 다음으로 큰 시장은 자동차 산업으로 약 30%, 그다음은 산업용이다.

 

2)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시장 지위 : 2위 업체 ADI와의 비교

전체적으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스탠더드 리니어 제품군에서 약 30%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다음으로 큰 회사는 ADI (Analog Devices)로 약 20%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각 세부 제품군으로 들어가면, 파워 매니지먼트 IC에서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이 약 25%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다음으로 ADI로 약 11%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ADI는 데이터 프로세싱에 대해 좀 더 우월한 지위를 가지고 있어, 데이터 컨버터의 경우 ADI가 약 46%의 시장점유율,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약 27%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높은 시장 점유율과 거기에서 오는 규모의 경제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어내고 있다. 큰 회사가 더 많은 비용을 R&D 및 생산에 집중할 수 있고 고객의 요구에 선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아날로그 사업부 매출은 ADI 전체 매출의 약 2배 정도 된다.매출을 총 종업원 수로 나눈 인당 매출을 보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ADI 보다 약 20% 정도 더 많다. 이처럼 인당 매출에서의 격차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다양한 고객 군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인당 영업이익의 측면에서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ADI보다 약 2배 정도 높다. 이는 규모의 경제로 인하여 특히 R&D 측면에서 효율성을 증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매출이 ADI의 2배이므로, ADI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똑같은 R&D 비용을 쓴다면, 매출 대비 R&D 비용은 2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ADI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매출 구성을 보면, ADI도 산업용 및 자동차용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Linear라는 회사를 인수한 이후 ADI는 매출의 약 3분의 2가 산업용 및 자동차용에서 나오고,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약 57%가 산업용 및 자동차용에서 나온다.

ADI은 Linear를 인수한 후에 스탠더드 리니어 부분의 매출이 약 80% 정도에 이른다. 따라서, 앞에서 언급한 이유로 전체 매출 총이익률이 약 70%로 높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약 50% 정도가 스탠더드 리니어 부분 매출이지만, 앞서 언급한 생산에서의 효율성 등으로 인하여 총매출 총이익률은 63% 정도에 이른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생산의 약 80%를 내부에서 하지만, ADI의 경우 생산의 약 50%만을 내부에서 한다.

판매 상황을 비교해 보면, 앞서 언급한 대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약 65%를 중간 판매상을 이용하고, ADI의 경우 약 56% 정도를 중간 판매상에 의존한다. 중간 판매상에는 Arrow, Avnet 같은 회사들이 있다.

 

3) 경쟁 상황: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

회사는 경쟁상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동안 제품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통해, 현재 회사가 공급하는 영역 및 제품은 대부분 고객들이 공급자를 쉽게 바꿀 수 있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회사가 공급하는 제품 가격은 평균 0.35 달러로, 새로운 업체가 진입하여 당장 매출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익을 내는 구조로 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는 장기적으로 매년 약 30~40bps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회사의 인수 합병에 대한 태도도 보수적이다. 아주 고사양의 특화된 제품 혹은 관련 엔지니어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주주 가치 증대 차원에서 까다로운 조건을 고수하고 있다.

아래 보는 것처럼 회사의 지난 10년간의 자금 집행을 보면, 자체적 성장을 이루기 위한 R&D, 설비투자, 그리고 주주환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시장 구조상 1~2위 사업자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ADI를 제외한 사업자들의 시장점유율이 작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자신의 노력으로도 충분히 시장 점유율을 늘려갈 것으로 자신하는 것이다.

 

회사의 투자 분석 (출처: 회사 자료)

 

4. 향후 전망: 꾸준한 배당주로서의 매력

1) 최근 3분기 실적

회사는 오랜만에 시장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였다. 3분기 매출은 38억 달러 (약 4조 1800억 원)으로, 시장의 기대치였던 34억 달러 (약 3조 7400억 원)보다 많았다. 매출 총이익률은 시장 기대치인 64.5%에 부합하는 64.3%를 기록했다. 매출을 나누어 보면, 전체 매출의 약 21%인 자동차 관련 매출이 75% (QoQ) 성장했다. 물론 작년 동기 대비해서는 거의 변함이 없는 수치이긴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자동차 업계의 타격이 심했으므로, 이러한 전 분기 대비 매출 향상을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성과였다. 매출의 36% 정도를 차지하는 산업용 반도체의 경우 전 분기보다는 약간 감소했지만, 작년 대비해서 비슷한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개인 전자기기 (Personal Electronics)는 전분기 대비 20% 상승, 전년대비 15% 상승했고, 커뮤니케이션 관련 매출은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아날로그 및 임베디드 두 분야에서 전분기 대비 고른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임베디드 매출은 지난해 대비해서는 약 10% 정도 감소했는데, 지난 2년 동안 임베디드 매출이 계속 감소해 걱정되는 부분이었다. 임베디드 매출의 대부분은 산업용 및 자동차에서 나오는데, 회사는 최근 계속 구조조정 중이므로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회사는 4분기에 대해서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자택 근무 관련 수요가 개인 전자기기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었지만, 이것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확실하지 않고 고객들이 팬데믹이 길어질 것을 대비하여 재고를 많이 쌓아놨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재고도 많이 감소한 상황이어서 이러한 불확실성을 잘 헤쳐나갈 것으로 여겨진다.

 

2) 주주 환원

회사는 어느 다른 회사보다 주주 환원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주당 배당금액은 지냔 10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 20%을 지켜왔다. 꾸준한 배당정책을 위해 회사가 집중하는 것이 자유 현금흐름 (FCF) 창출이다. 아래처럼 회사의 주당 자유 현금 흐름은 연평균 11% 성장해 왔다.

이러한 배당 이익 이외에 자사주 매입까지 더하면, 테크 관련 배당주로서 손색이 없다. 이렇게 회사가 주주 환원에 신경 쓰는 이유를 회사 경영 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회사 경영진들은 자신이 회사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수 합병에 대해서도 철저히 실현 가능 이익을 및 주주 가치 증대를 따진다. 주주로서 주주환원 측면에서는 믿을 수 있는 회사이다.

 

주당 배당액 (출처: 회사 자료)
자유 현금 흐름(Free Cash Flow) 트렌드 (출처: 회사 자료)
주주 환원 (출처: 회사 자료)



글쓴이: 인사이트 스트리트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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