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현
매크로분석
거시경제분석 기초 ⑥ - 중국경제 알기 위해 꼭 챙겨야 할 대표적인 지표들
2017/05/15 08:37AM
요약
- 중국경제를 바라볼 때 주의해야할 점 2가지
- 대표적인 지표 - 산업생산 / 고정자산투자 / 소매판매
- 2가지 버전의 중국 PMI 지표
지난글들을 통해 미국 / 한국 / 세계무역 / 유럽 의 거시경제 근황을 파악하는 법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몇년 들어 한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국가를 뻬놓을 수 없겠죠. 바로 '중국' 입니다.
2002년 WTO 체제에 가입한 중국은 연간 10%가 넘는 고성장을 기록하며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로 올라섰습니다. 세계무역을 이야기한 글에서 다루었듯이, 중국의 고성장에 힘입어 세계무역액도 크게 증가했죠.
이에 맞추어 한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도 높아졌습니다. 2002년 대중국 수출액 비중은 12%였으나, 2016년에는 26%로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꼭 이런 통계를 살펴보지 않더라도, 중국으로부터 받는 영향이 커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최근 사드배치 논란 / 중국 철강 생산량 조절 / 한중 경합도 증가 등에 따라 기업간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중국경제'를 점검하기 위해서 어떤 통계를 봐야할까요?
통계를 살펴보기에 앞서, 중국경제를 바라볼 때 주의해야할 점이 크게 2가지 있습니다.
첫째, 중국은 크고 넓은 국가이다
둘째, 중국은 국가(공산당)가 경제를 통제하는 국가이다
이러한 점으로 인해 한국 / 미국 / 유럽 의 경제를 살펴볼때와는 다른 관점을 가질 필요성이 생깁니다.
중국은 크고 넓은 국가입니다. 중국의 1인당 GDP는 약 7,000달러 수준이지만, 상하이 / 베이징 / 광둥 등 큰 성들은 약 12,000 달러 입니다. 또한, 각 성 안에 대도시, 특히 광둥성의 선전 같은 경우에는 23,000 달러 입니다.
"한 국가 내에 지역별로 경제규모 격차가 있는 것은 당연한거 아니냐? 우리도 서울과 지방 차이가 있다"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경제규모가 큰 1선도시(베이징, 텐진, 광저우, 선전, 충칭, 상하이 등) 인구만 해도 약 1억명에 달합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중국경제는 aggregate(총합) 지표를 보기보다, 성별 / 도시별 등으로 쪼깬 micro 지표를 봐야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aggregate 지표로는 경제가 나쁠 수 있지만, 1억명이 사는 1선 도시 경제가 좋다면 어떤 기업에게는 이것이 좋을 수 있기 때문이죠.
여기서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는데, 바로 중국경제의 특징 입니다. 중국이 아무리 자본주의화 되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국가(공산당)가 많은 것을 통제(control)하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유기업(state-owned) 비중이 클 뿐더러, 정부의 결정에 따라 기업들의 움직임도 변합니다. 최근 한국 여행 금지 논란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정부 / 지방정부 / 국유기업의 통계조작 논란 입니다. 중국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으나, 중앙정치에 좋은 모습을 보이려는 지방정부가 통계를 조작한다는 이야기가 매번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유기업에 부실자산을 몰아주는 식으로 문제점을 은폐한다는 지적도 나오곤 하죠. 따라서, "중국 거시경제 지표를 보는 게 의미가 있나?" 라는 물음이 제기되곤 합니다.
미국 / 유럽의 민간 컨설팅 기업들은 자기네들이 새로운 통계를 만들어서 진실(?)을 파헤치려고 하지만, 그럼에도 IMF 등 공식기관들은 중국정부가 발표한 공식통계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민간 컨설팅 기업들의 측정방식에도 문제가 많을 뿐더러, 공식통계를 믿지 못하면 어떤 걸 봐야하나" 라는 입장이죠.
결국 우리는 중국정부의 공식통계를 믿고 봐야합니다. 다만, ① 통계가 불완전할 가능성도 있으며 ② aggregate 지표와 micro 지표를 다 챙겨야 한다 라는 점을 계속해서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아, 그리고 중국통계의 특징이 또 한가지 있습니다. 중국은 2~3월 부근 춘절로 인해 지표의 변동이 심합니다. 춘절 연휴가 10일 가량 될 경우, 해당월의 생산 / 수출 등 주요 경제활동 지표가 뚝 떨어지기 때문이죠. 따라서 중국은 해당월의 통계 뿐 안이라 해당월까지의 누적 통계(YTD, Year-To-Date)를 따로 발표합니다. 예를 들어, 3월 산업생산 뿐 아니라 1~3월 산업생산 통계도 함께 발표하죠.
서론이 길었는데, 이제부터 중국경제 근황을 파악할 때 꼭 챙겨봐야할 대표적인 지표를 알아봅시다.
중국은 국가통계국(NBS, National Bureau of Statistics)을 통해 주요 경제지표를 발표합니다. (영문사이트에 비해 중문사이트에 더 많은 자료가 있지만, 좀 더 친숙한 언어인 영어를 기준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이 중 대표적인 지표는 바로 '산업생산' / '고정자산투자' / '소매판매' 입니다. 이들 지표는 매월 20일 부근에 함께 발표됩니다.
● 산업생산 (Industrial Production Operation)

산업생산 통계는 중국 내 일정크기 이상 기업체들의 '부가가치 창출'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국 산업활동동향과 유사하게, 광업 / 제조업 / 전기 가스 수도업 등 크게 3가지의 업종별 분류에 따른 생산활동을 보여줍니다. 또한, 중국경제의 고유한 특징에 맞추어, 국유기업 / 합자기업 / 홍콩, 마카오, 대만 위치 기업 등등 기업별 분류에 따른 생산활동도 나타나 있습니다.
● 고정자산투자 (Investment in Fixed Assets)

고정자산투자 통계는 좀 더 다양한 분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업종별 / 기업별 분류 뿐만 아니라, 1차 2차 3차 산업별 분류도 제공합니다. 또한, 중앙 및 지방 정부 프로젝트 여부 / 건설투자 여부 / 도시와 농촌 / 지역별 등도 제공해줍니다.
그리고 정부와 국영기업 투자를 제외한 민간 고정자산투자(Private Investment in Fixed Assets) 통계도 별도로 제공합니다.
향후 중국경제를 다룰 때 더 자세히 이야기 하겠지만, 중국은 투자주도(investment-led) 성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과거 1990년대 한국처럼 소비가 아닌 투자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어오고 있죠. 이에 따라,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도시지역의 경우 15~20%를 기록하다가 최근 경제성장률 하향에 맞추어 9% 부근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 소매판매 (Total Retail Sales of Consumer Goods)

소매판매 통계는 음식료 / 가구 / 자동차 / 가전제품 등등 소비재 상품 판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도시와 농촌 / 온라인판매 등의 세부통계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도시와 농촌의 경제구조 및 삶의 양상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도시에 초점을 맞춘 소매판매 통계를 더욱 관심있게 볼 수 밖에 없죠.
이것들 이외에 중국경제 상황을 한번에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지표는 없을까요? 미국 / 유럽 경제를 이야기할 때, 구매관리자지수(PMI)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제조업이나 비제조업에 종사하는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통계이죠. 생산 / 출하 / 고용 / 신규주문 등등 세부영역별로 실제 현장 종사자들의 반응에 따라 만든 지표입니다.
중국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PMI 지표가 따로 있습니다. 바로 2가지나 있는데요. 하나는 중국 국가통계국에서 만든 지표이고, 다른 하나는 해외 민간기업 IHS Markit에서 만든 지표입니다.
● 중국 국가통계국 제조업 / 비제조업 PMI

중국 국가통계국이 산출한 제조업 / 비제조업 PMI 지표는 매월 5일 부근에 전월치 통계가 발표됩니다. 중국 내 대기업 중소기업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신규수주 / 구매 / 물가 / 원자재 물가 / 재고 등에 관한 설문을 한 뒤, "상황이 좋아졌다고 응답한 비율 * 1 +"상황이 변함없다고 응답한 비율 * 0.5"의 방식으로 산출합니다. 따라서, 모든 응답자가 상황이 변함없다고 응답했다면 값은 50이 되겠죠. 즉, 기준값이 50이고 상황이 좋아졌다고 응답한 비율이 많아질수록 값은 상승합니다.
● IHS Markit 제조업 / 비제조업 PMI

IHS Markit이 산출한 PMI는 일명 '차이신(Caixin) PMI'로 불립니다. 통계산출 스폰서가 Caixin 이죠. 이 지표는 매월 20일 예비치가 발표되며, 다음달 5일 확정치가 나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과 Markit이 산출한 PMI 지표는 크게 보면 비슷하지만, 완전히 똑같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조사대상의 차이때문으로, Markit 조사는 중소기업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IHS Markit은 이를 부인합니다;;)
이번글에서 다룬 통계는 대부분 '중국내 생산'과 관련한 통계였습니다. 지루하고 지금 당장은 활용법이 눈앞에 보이지 않을 수 있는데, 앞으로 다양한 글을 통해 이를 활용하여 중국경제의 맥락과 함의를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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