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현
매크로분석
거시경제분석 기초 ⑤ - 서로 다른 국가가 모인 유럽경제 통계를 보는 법
2017/05/12 08:35AM
요약
- 최소한의 상황 진단에 도움이 되는 통계를 보는 법
- 유로존 통계는 어디서 봐야하나? Eurostat !!!
-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의 통계만 보는 법
지난글들을 통해 '미국 / 한국 산업생산, 소매판매 / 한국 수출 및 수입 / 세계무역 흐름' 통계를 살펴보는 법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글은 한국, 미국 경제 이외에 중요한 '유로존 혹은 유럽'의 거시경제 통계를 보는 법을 다뤄보겠습니다.
한 국가의 거시경제를 몇몇개의 통계만으로는 제대로 알 수 없는 게 사실입니다. 일국의 경제를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흐름, 현재 거시경제의 micro data, 산업구조, 통화정책, 정 치권 상황 등등 모든 것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경제학자나 전문 연구원이 아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모든 것을 분석할 수 없는 제약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세하게 분석한다고 해서 투자에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다고 쉽게 말할 수도 없죠.
따라서, '최소한의 상황 진단'에나마 도움이 되는 통계를 보는 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상당히 간략하고 naive 하다고 비판하실 수도 있으나, 특정 국가의 비교적 깊이 있는 분석은 추후 다른 글들을 통해 소개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 유로존 통계는 무엇을 봐야할까?

유로존 통계는 무엇을 봐야할까요? 유로존은 여러 국가들로 이루어진 경제지역이기 때문에, "독일, 프랑스 등 몇몇개 국가의 통계를 보면 될 일이지, 굳이 유로존 aggregate 통계를 봐야하나?" 라는 물음을 던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전체 지역의 통계를 보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한다는 점, 유로존 취약성이 부각될 때마다 세계경제가 출렁거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로존 통계를 챙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로존 통계가 발표되는 곳은 바로 '유로스탯'(Eurostat) 입니다. 이곳은 유럽위원회가 운영하는 공식사이트로서, 유로존 GDP / 산업생산 / 물가지수 / 소매판매 / 실업률 / 재정적자 등등 거시경제 통계가 매월 발표됩니다.
특이점은 유로존 소속 국가(Euro Area, EA19) / 유로존은 아니지만 유럽연합 소속 국가(EU, EA28)의 통계가 따로 나온다는 점이죠.(주: 유로존은 유로화를 쓰는 국가들의 모음입니다. 가령, 영국 등은 아직까지는 유럽연합 소속이지만 유로화를 쓰지 않습니다.)

다른 통계들도 중요하지만, '물가지수'를 먼저 이야기 하겠습니다. 앞서, 미국 통계 보는 법을 이야기할 때 강조했던 것 중 하나가 "미 연준이 참고하는 소비자 물가지수는 CPI가 아닌 PCE다" 였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유럽중앙은행이 참고하는 물가지수는 CPI가 아닌 HICP" 입니다. 각 국가별로 소비자물가지수 측정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유로스탯은 일정 수준 보정을 가하게 됩니다. 그래서 나온 게 '조화 소비자 물가지수'(HICP) 이죠.
유로스탯은 조화 소비자 물가지수를 2번 발표합니다. 매월 말일 해당월 통계의 예비치(flash estimate)가 나오고, 다음달 20일 부근에 전월치 통계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3월 말에 3월 물가지수 예비치가 나오고, 4월 20일 부근 3월 물가지수 확정치가 나오는 식입니다.
윗그림은 4월 28일 발표된 '4월 물가지수 예비치' 입니다. 2010 유럽재정위기 이후 물가상승률이 0%대에 머무르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되곤 했었으나, 최근 에너지가격 하락 영향이 사라지면서 2% 가까운 물가상승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별로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조금 양상이 다릅니다. 북유럽은 1% 미만, 프랑스, 독일 등 유로존 중심부 국가들은 1.5% 수준이지만, 그리스, 스페인, 동유럽 등등은 2%에 가깝거나 이를 넘는 높은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죠. 이처럼 각 국가별로 통계치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유럽중앙은행 정책 결정을 둘러싸고 국가간에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물가지수 이외에 살펴볼 필요가 있는 통계는 '산업생산' 입니다. 보통 GDP를 이용하여 일국의 경제를 평가하지만, GDP는 '모든 경제상황이 반영된 지표'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원하는 선행성이 약합니다. 그래서 매월 발표되는 산업생산을 가지고 경제상황을 판단하는 것이 비교적 유용합니다.(주: GDP는 새로 창출된 부가가치를 측정하는 것이고, 산업생산은 실제 생산된 양을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개념이긴 합니다.)
산업생산 통계는 매월 10일 부근, 2달전 통계치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4월 11일 산업생산 2월 통계치가 나오는 식이죠.
윗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유럽재정위기가 부각된 2010~2012년 사이 유로존 국가들의 산업생산은 크게 하락했습니다.(물론 2008 금융위기 이후에 더 큰 하락폭을 기록하였죠.) 그러다 2013년 들어 반등하기 시작했고, 2015년 들어서는 산업생산 반등세가 가속화 되었습니다. 아직 2008 금융위기 이전 수준은 아니지만, 유럽재정위기의 큰 파고는 넘어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독일, 프랑스, 영국 통계는 무엇을 봐야할까?
자, 그렇다면 유로존 혹은 유럽 안에서 비교적 경제규모가 큰 독일 / 프랑스 / 영국의 통계만 보려면 어떤 것을 봐야할까요?
우선, 유럽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영향력이 센 독일 경제 통계를 보는 법을 알아보겠습니다. 글의 서두에서 말했다시피, 개인투자자의 여력은 제약이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상황 진단'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지표 몇개를 소개하겠습니다.
○ 독일 거시경제 지표 - Ifo

독일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는 'IFO 기업환경 지수'(IFO Business Climate Index)가 있습니다. 이 지표는 제조업, 건설업, 도매업, 소매업에 종사하는 약 7,000명의 관리자들에게 설문을 하여 작성되고 있습니다. "현재 경기상황(current assessment)와 향후 6개월 경기상황(business expectation)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라는 물음으로 좋다 혹은 나쁘다 등의 대답을 요구합니다. 그 후, '좋다 라고 응답한 비율과 나쁘다 라고 대답한 비율의 차이'를 지수(2005년 100 기준)로 하여 통계를 제공합니다.
윗그림을 보면 2016년을 기점으로 독일 경기상황을 낙관적으로 평가하는 경영자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 프랑스, 영국도 유용한 지표가 없을까?
독일 IFO 기업환경 지수는 매우 간편하게 볼 수 있는 지표입니다. 실물지표가 아닌 심리지표 라고 낮게 평가할 수도 있으나,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장 효율적인 지표입니다. 그럼 프랑스, 영국도 이런 지표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네 물론 있습니다.
바로, 사기업 IHS Markit이 제공하는 구매관리자지수(PMI) 입니다. 일명 Markit PMI 라고 부르는 이 지표는 제조업 / 서비스업 / 소매업 / 전체경제 등등의 구매관리자(Purchasing Manager)를 대상으로 설문을 하여 작성되고 있습니다. (미국경제 통계를 설명할때 다룬 ISM PMI 지수와 유사하다고 보면 됩니다.)
지수 50을 기준으로 이를 상회하면 확장기, 하회하면 축소기라고 보면 됩니다.
프랑스, 영국 뿐 아니라 독일 / 미국 / 중국 / 일본 / 한국 등 대부분 국가를 범위로 지표가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 경제를 조망할 때 더욱 유용한 지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Markit PMI 지수는 매월 20일 부근 예비치, 다음달 5일 부근에 확정치가 발표됩니다. 예를 들어, 4월 20일에 4월 예비치가 나오고 5월 5일 부근에 4월 확정치가 나오는 식입니다.

4월 영국의 제조업 PMI 지표를 살펴보면 최근 4년내 최고치를 기록중임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 / 독일 / 영국 등 세계 주요 선진국 경제가 모두 확장기에 진입해있죠.
※ 간단한 지표를 이용해서 현재 경제상황을 진단하는 것이 충분할까?
이번글에서 봤다시피,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기울이기 힘든 국가나 지역은 설문을 바탕으로 한 survey 지표를 보는 것이 가장 효울적입니다. 이를 통해 '현재 세계경제 상황 흐름'을 조망할 수 있죠.
그럼에도 여전히 찜찜하신 분들이 계실 겁니다. "단순한 심리지표만을 가지고 실물경제를 평가할 수 있나?", "종사자들의 평가가 좋더라도 언제든지 악재가 발생할 수 있는것 아닌가?" 라는 물음을 던질 수 있죠.
그런 이유로, 간단히 지표 상황을 챙김과 동시에, 앞으로 여러 다른글들을 통해 유로존 / 독일 / 영국 / 프랑스 등 주요국에 어떠한 이슈가 발생할때마다 이를 소개하는 내용을 쓸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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