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현
매크로분석
거시경제분석 기초 ③ - 세계경제의 카나리아, 한국 수출입 통계
2017/05/10 09:54AM
요약
- 한국 수출입 통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발표
- 일평균 수출에 주목하자 !!!
- 수출금액 뿐 아니라 수출단가에도 주목해야
- 수출물량도 살펴보자
지난글 '거시경제분석 기초 ① - 미 연준이 챙겨보는 지표를 통해 미국경제 근황 파악하기' 및 '거시경제분석 기초 ② - 한국경제 근황 분석, 어떤 통계를 봐야하나'을 통해서, 미국과 한국 경제의 근황을 파악하는 방법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최근 미국은 생산이 호조를 띄는 확장기에 진입해있으며, 그 덕분에 한국의 생산 또한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좀 더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은 바로 '한국의 수출입 통계' 입니다. 윗그림에서 볼 수 있다시피, 2015년 이래로 음(-)의 증가율을 기록해온 한국 수출증가율은 3월 13.6%, 4월 24.2%를 기록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국의 수출입 통계가 세계경제 상황을 진단하는 데 유용한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한국경제가 세계경제 supply-chain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은 조선 / 자동차 / 반도체 / 석유화학 등인데 이들 업종은 세계경기에 민감할 뿐더러, 일본 → 한국 → 중국 → 미국 / 일본 → 한국 → 유럽 등의 세계경제 생산구조 속에 들어가 있습니다.
둘째, 세계 주요국 수출입 통계 중 가장 빨리 발표 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수출입통계는 매월 1일 전월치 통계가 발표됩니다. 예를 들어, 4월 1일에 발표되는 통계는 3월 수출입 실적을 담고 있으며, 5월 1일 발표 통계는 4월 실적을 보여줍니다. 이는 잠정치이긴 하지만,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빠르게 발표 됩니다. 비교대상으로 중국, 일본 등은 매월 중후반 발표되며, 유럽 등은 한달이 지난 뒤 발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경제 상황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매월 1일 발표되는 수출입동향을 챙겨야 합니다. 이번글에서는 한국의 수출입 통계를 어떻게 살펴봐야 하는지에 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① 수출입동향 - 수출 및 수입 증감률 / 일평균 수출입 증감률 / 13대 품목 수출입 증감률 / 대륙별 수출입 증감률
: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 형식으로 매월 1일 발표. (1일이 공휴일이더라도 제날짜에 발표)
: 관세청 통관실적 기준으로 잠정치 발표 (약 20일 후 관세청에서 확정치 발표)
: 이러한 수출입통계는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경상수지상 수출입통계와는 차이가 있음 (관세청은 통관기준, 한국은행은 소유권이전 기준)
산업통상자원부는 매월 1일 수출입동향 보도자료를 배포합니다. 그 날이 주말이나 공휴일 이더라도 보도자료가 올라옵니다. Bottom-Up 투자를 주로 하시고 거시경제는 잠깐 챙겨만 보시는 분들은 '수출 및 수입 증감률' 등의 헤드라인 통계만 살펴봐도 좋지만, 수출입동향 보도자료에는 더 많은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해당월 수출입 증감률 뿐 아니라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일평균 수출 증감률' 입니다. 수출입동향은 통관기준 실적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해당월에 공휴일이 많다거나 명절이 있으면 조업일이 줄어들어 전체 수출입 금액이 축소됩니다. 이를 보정하기 위하여, 산업통상자원부는 '해당조업일수로 평균'을 낸 일평균 수출 증감률을 따로 발표합니다.
또한, 선박 등은 수출입 변동이 큰데다 금액이 크기 때문에 전체 통계를 왜곡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박을 제외한 통계'도 따로 발표합니다.
작년 하반기 한국 수출 증가율이 2년 만에 양(+)의 값을 나타낸 달도 있었으나, 일평균 수출 증가율은 음(-)의 값을 기록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수출 증가율 반등은 일평균 수출도 68개월내 최대 증가율을 기록하며 견조함을 보여주고 있죠.

수출입동향 보도자료는 한국 주력 수출품목 13개를 선정해 추가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선박, 자동차,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등 일명 13대 품목 입니다. 13대 품목 수출증가율 역시 3월 14.2%, 4월 26.4%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죠. 특히나 반도체(+56.9%), 철강(+35.9%) 등이 크게 증가하며 최근 반도체, 철강 업종 주식 상승세의 근거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② 수출입 물가지수 - 상품별 수출입 물가
: 한국은행 보도자료 형식으로 매월 15일 부근, 전월치 통계 발표 (예를 들어, 4월 14일에 3월 통계치 발표)
: 농림수산품 / 음식료 / 석유제품 / 화학제품 / 금속제품 / 일반기계 / 전자기기 / 수송장비 등 상품별 분류
그렇다면 최근 한국 수출 증가율의 호재는 어디에서 기인하고 있을까요?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이 제공하는 수출입 증감률은 '수출입 금액'이 기준입니다. 여기서 수출입 금액 이라 함은, '수출입 물량 x 단가' 이죠. 물량이 증가하거나 단가가 올라가면 수출입 금액은 많아집니다. 다르게 말하면, 물량은 증가하더라도 단가가 하락하면 수출입 금액은 적게 잡히게 되죠.

2015년 이래로 한국 수출 증가율이 음(-)의 값을 기록한 데에는 '수출물가의 하락'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 중반 이후 석유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40달러로 급락하면서 수출물가 증감률도 하락했죠. 이러한 단가 하락으로 한국의 수출금액도 적게 잡히게 됐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수출 통계를 살펴볼때에는 단순한 수출 증감률 뿐 아니라 '수출물가'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한국의 수출입 물가지수는 매월 15일 부근 한국은행에서 전월치 통계를 발표합니다. 예를 들어, 4월 14일에 발표된 통계는 3월 수출입 물가를 나타내고 있죠.
③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지수 - 수출입 금액지수 / 수출입 물량지수 / 교역조건지수
: 한국은행 보도자료 형식으로 매월 25일 부근, 전월치 통계 발표. (예를 들어, 4월 25일에 3월 통계치 발표)
: 수출입 금액을 물가지수로 나눈 '수출입 물량지수' 제공
: 상품 품목별 분류 뿐만 아니라, 원재료 / 중간재 / 자본재 / 소비재로 분류하여 제공
수출입 금액 및 단가가 아닌 '물량'(volume)을 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한국은행은 매월 25일 수출입 물량지수를 보여주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지수'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수출입 물량지수는 수출입 금액지수를 물가지수로 나눈 것으로 측정하는데, 측정방식으로 인해 산업통상자원부의 금액 및 한국은행의 물가지수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물량지수'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윗그림은 수출입 물량(volume)의 등락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5년 이래로 한국의 수출입 금액은 음(-)의 값을 기록해왔으나, 물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그 원인은 석유가격 변동에 따란 단가의 하락에 있었기 때문이죠. 이후 2017년 들어 석유가격 변동의 영향이 사라지며 수출입 단가도 상승하고 있는데, 주목할 것은 '수출입 물량' 또한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앞으로 한국 수출입 통계를 상세히 챙겨보자
이번글을 통해, 매월 1일에 한국의 수출입동향 보도자료를 챙겨보는 방법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단순한 수출입 증감률의 헤드라인 지표 뿐만 아니라, 수출입 금액을 상세히 쪼개놓은 '수출입 물가'와 '수출입 물량'을 챙겨보는 방법을 알 수 있었죠.
최근 반도체, 철강 업종의 반등은 결국 세계 및 미국경제 회복에 힘입은 한국 수출 단가/물량 증가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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