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마의
계량분석 및 투자철학, 스몰캡 기술적분석
시중의 퀀트 전략, 허와 실을 파헤쳐 보자
2017/03/16 07:48AM
요약
- CAGR이나 수익률만 제시하였다면 의심하라
- 소형주 지수와 비교해 보고, KOSPI200만을 유니버스로 삼아보라
- 2013~2016년에는 성과가 대부분 좋지않다 : 이 때도 살아남을 수 있는가?
-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한계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라!
- 완벽한 모델은 존재하지 않는다 : 한계를 인정하라. 그러나, 더 엄격해져라!
스톤 헨지 플러스는 나사의 한 과학자가 화성 탐사 로봇인 로버를 개발했던 것과
동일한 방법을 외환 트레이딩에 적용하여 만들어낸 트레이딩 시스템이다.
정확도 90% 이상을 자랑하는 이 시스템은 지난 1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손실을 낸 적이 없다.
이번에 이 시스템 100개를 한정 판매하기로 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마시라!
단돈 1,999 달러에 스톤헨지 플러스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시스템 판매상이 낸 광고문 중-
- Way of the TURTLE, 커티스 페이스 저, 이은주 역, 이레미디어, 236p
근래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퀀트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다.
여러 사이트 등에서 퀀트 모델을 뽐내며,
절대 수익률이니 슈퍼 전략이니 하는 말로 포장하여 높은 수익률과 편리성으로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어떤 전략은 초등학생도 CAGR 30%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어떤 전략은 CAGR이 40, 50%씩 나오기도 한다.
이렇게 보면 참으로 훌륭하고 간편하여,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려 투자를 하여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정말 그럴까?
경험 많은 퀀트라면 이런 이야기의 허와 실을 단칼에 파악할 수 있다.
명심하라.
이러한 사람들 대부분은 경험이 부족하거나 무책임한 마케팅을 펼치거나,
비현실적인 사후 검증 결과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퀀트들이 다 비도덕적인 사람은 아니다.
자신의 검증 방법론에 오류가 있거나, 백 테스팅에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면서
자신의 전략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들도 있다.
필자는 이러한 시중 퀀트 전략들의 허와 실을 파헤쳐보고자 한다.
1) CAGR 혹은 수익률만 제시하였다면 의심하라
많은 퀀트들이 CAGR과 수익률을 자랑스레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익률 뒤에 어떠한 리스크가 있는지를 같이 말해주는 퀀트가 드물다.
예를 들어 과거 10년간 CAGR 40%를 냈던 전략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러나 이 전략의 승률이 50% 미만이고, 08~09년과 같은 특정 시기에만 수익률이 300%를 넘어갔으며
나머지 시기에서는 대부분 횡보하였다면? 과연 이 전략이 유용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게다가, 2008년같은 시기에 자본 감소가 -70%이상 벌어진다면?
당신은 그러한 상황에서도 이 전략을 고수할 수 있을까?
일부 퀀트는 무책임하게도, '뇌를 비우고 전략에 모든 것을 맡겨라'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이러한 자본 감소가 생계가 달린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운 좋게 수익을 낼 수는 있으나, 운이 나빠 큰 손실을 내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이야기다.
굉장히 무책임한 이야기이며, 손실이 크게 발생한다는 것은 안타깝지만 실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Sharpe Ratio (수익률/표준편차), Hit Ratio (승률), MDD (최대자본감소폭)와 같은
위험 조정 지표등을 같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수익률 뒤에 어떠한 위험이 숨겨져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일부 사람들은, 워렌 버핏의 이야기를 인용하여 반박을 하곤 한다.
워렌버핏은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왜 그런 변동성에 신경을 써야 하는가?"
당신은 버핏이 아니다.
만약 그러한 주장에 동의한다면, 퀀트 모델까지 갈 것도 없이 간편하게 코스피200 선물을 매수하면 된다.
어차피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 할 것이고,
코스피의 CAGR 10%에 선물의 레버리지인 6.7배를 감안하면 압도적인 수익률이 나올 것이 자명한 것 아닐까?
2) 소형주 지수와 비교해보라. KOSPI 200에도 적용해 보라.
대부분의 퀀트 모델은 전 종목을 유니버스로 한 모델이다.
유감스럽지만 이는 소형주 효과와 동일가중 효과에 불과하다.
이러한 전략들 중 KOSPI 200만을 대상으로 적용하였을 때도 살아남는 모델이 얼마나 될 지는 의문이며,
KOSPI200 동일가중 지수와 비교하였을 때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실제로는 감자, 거래정지 등이 일어났다거나, 거래량이 하루에 1000주가 안된다거나 하여
소액투자자가 아닌 이상 매수/매도가 곤란한 종목도 간간히 섞여 있다.
또한 대부분의 퀀트들이 시뮬레이션을 시행하는 기간이 00년, 혹은 01년 부터이다.
이 기간은 IT버블이 꺼진 후 다시 소형주가 반등을 하는 구간이었다.
당연히 소형주의 수익률이 좋을 수 밖에 없다.
KOSPI 200에 적용한다면 어떨까?
이러한 조건들을 감안하고 시뮬레이션을 하는 퀀트가 얼마나 되는지 의문스럽다.
3) 13~16년의 성과는 어떠했나?
최근 들어 퀀트 애널리스트들이 멀티 팩터 모델에 대한 보고서를 잘 내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2000년부터 2011년까지는 PER, PBR과 같은 밸류 팩터 한 두 개를 끼고 간다면
거의 무조건 초과 수익률을 낼 수 있었던 시장이었다.
그러나, 2013년 이후 시장의 색깔이 바뀌었다.
소형주가 초과수익을 내고, 저PER 저PBR은 바닥을 기고, 고PBR이 랠리를 펼치던 시장이었다.
이에 따라 퀀트 모델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을 기게 되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멀티 팩터 모델을 주력으로 삼던 애널리스트들의 수가 줄어들게 되었다.
앞글자가 P로 시작하는 팩터들, 이를테면 PER, PCR 등을 주력으로 삼는 모델들이 있다면, 반드시 체크할 사항은?
2013~2016년의 성과만을 떼서 보길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과 수익을 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믿을 수 없는 모델이다.
4) 몬테카를로, 복잡한 테스팅 뒤에 숨겨진 이면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을 대안으로 삼는 퀀트들도 등장했다.
그러나 몬테 카를로 시뮬레이션도 일부 약점이 있다.
분기 초과수익 확률이 약 60%를 넘어가면,
장기적으로는 거의 무조건 시장을 이긴다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복잡해 보이는 시뮬레이션 끝에 얻은 확률이라 겉으로 보기에는 신뢰도가 있어 보이나...
겉치레에 불과하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는 사람이 드물어 보인다.
13~16년과 같은 '특이점'이 다시 또 오지 않으리란 장담도 못하며,
이러한 시장이 10년 이상 지속되지 않으리라고도 장담할 수 없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떠올려 보자.
87년 이전, 일본이 향후 장기침체에 접어들리라 생각한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러한 New Normal 앞에서는 과거의 모델이 생존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5) 완벽한 모델은 존재하지 않는다 : 한계를 인정하라, 그러나 더 엄격해져라
물론 완벽한 모델은 존재하지 않으며 모델 별로 수익이 나지 않는 구간이 분명히 지속될 수 있음은 옳은 말이다.
그러나, 퀀트는 더 엄격해져야만 한다.
우리가 운전을 할 때에는 안전벨트, 브레이크, 사이드미러, 에어백과 같은 온갖 안전장치를 구비해 놓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장치들이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늘 인식하고 있다.
퀀트도 마찬가지다.
엄격한 절차에 따른 테스팅을 거쳐 모델의 신뢰성을 확보하려 애쓰되,
이러한 것들이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인지하고 조심해야 한다.
연 평균 수익률 40%, 50%를 자랑하지만 저러한 테스트를 조심스레 거치지 않은 전략들은,
최고 속도 300Km 이상을 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벨트나 에어백 등이 존재하지 않는 자동차와 같다.
즉,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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