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me
가치주 전반 및 변해가는 트렌드에 파생되어 성장하는 기업 분석
코리아오토글라스, 따분했던 자동차 부품주는 잊어라.
요약
- 늘어나는 고마진 접합유리 비중 (P 증가의 원동력)
- 아사이의 족쇄를 끊다. (Q 증가의 가능성)
- 로열티 계약의 종료 (순이익 개선)
- 지배구조 이슈 (타 부품사 대비 낮은 CR Risk)
시작에 앞서, 글을 꾸준히 기고하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기고에 꾸준히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그 와중에 리서치는 열심히 하고 있기에, 계속 좋은 글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기업은 자동차용 안전유리를 제조하는 코리아오토글라스(152330)입니다. 자동차 부품주로 다소 따분해 보일 수 있는 종목이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동사는 코스피에 상장된 시가총액 3,830억 정도의 회사입니다. 작년 12월에 상장을 했기 때문에 동사에 대한 정보가 다소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분석 글을 쓰기가 조심스럽지만, 그 점 감안해주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접합유리 & 안전유리
코리아오토글라스가 생산하는 제품은 크게 접합유리와 강화유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접합유리는 두 장의 판유리 사이에 인장강도가 뛰어난 PVB(Polyvinyl Butyral) 필름을 삽입 후 고온, 고압으로 접착한 제품입니다. PVB 필름의 인/장력으로 인해 충격 흡수력이 좋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이러한 충격 흡수력 덕분에 차량 충돌 시 탑승자가 튕겨나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PVB 필름의 접착력 때문에 유리가 파손이 돼도 유리파편이 비산 하지 않아, 파손 후에 운전 시야를 확보한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국내에서는 도로교통안전법(1987년)에 따라 모든 자동차의 앞 유리에 접합유리를 사용해야 합니다.
강화유리는 판유리에 적절한 열처리를 가해 일반 유리에 비해 약 4배 정도의 강도를 향상 시키고 내열성을 보유한 제품입니다. 또한 파손됐을 때 끝이 날카롭지 않은 작은 입자로 부서져 유리 파편으로 인한 피해를 줄여줍니다. 주로 강화유리는 앞 유리를 제외한 옆 유리, 뒷 유리, 썬루프 등에 사용됩니다.
출처 : 한국판유리산업협회
국내 자동차용 안전 유리 산업은 동사와 한국시큐리트가 과점하고 있습니다. 코리아오토글라스의 2015년 점유율은 70%로 한국시큐리트에 비해 상당히 앞서는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한국시큐리트의 점유율은 25% 정도로 국내에서 동사의 가장 큰 경쟁사입니다.
동사의 경쟁 우위 요소는 원재료 조달입니다. 안전유리의 주요 원재료는 판유리입니다. 판유리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업체는 KCC와 한국유리공업이 있습니다. 그 중 KCC는 동사의 모회사, 한국유리공업은 한국시큐리트의 모회사입니다. 모회사가 만든 판유리를 자회사에서 가공 및 판매하는, 규모의 경제를 구축한 것입니다.
판유리의 주 원료는 규사입니다. 규사는 정부의 규제로 국내에서 4곳에서만 채굴되고 있습니다. KCC의 자회사인 KCC 자원개발은 그 중 한 곳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규사를 조달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한국유리공업은 규사를 수입하기 때문에 환율에 민감합니다. 따라서 경쟁사 대비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한 동사는 원가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 : 한국유리공업 사업보고서) 또한 유리 제조 공정과정에서 로를 가열하기 위해 연료가 많이 사용됩니다. 그래서 최근 낮아진 유가는 동사의 생산비를 낮춰주는 등 동사에게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고마진 접합유리 비중 (P 증가의 원동력)
최근 안전유리 산업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중심은 접합유리 사용 비중의 증가입니다. 기존에 접합유리는 강화유리 대비 3배 이상에 달하는 높은 가격으로 앞 유리에만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PVB 기술이 향상되면서, 차음 기능을 가진 특수 PVB 필름을 삽입한 차음 유리, 차량의 정보를 앞 유리에 표시해주는 HUD(Head-Up Display Glass) 유리 등 프리미엄 제품이 등장했습니다.
현재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는 고급 세단 위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고급 세단은 차음을 위해 앞 유리에만 사용하던 접합유리를 옆 유리, 뒷 유리까지 확장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차음유리는 기존 접합유리 대비 약 20% 이상의 높은 가격에 판매됩니다. 에쿠스에 차음유리가 전면(全面)에 사용된 지는 3~4년 정도 되었고, 현재 제네시스에도 들어가고 있습니다. 수입 차종의 경우에도 프리미엄 제품에 한해서만 전면에 차음유리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HUD에 사용되는 앞 유리는 특수한 처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 접합유리 대비 훨씬 높은 가격에 판매됩니다. 현재 HUD는 높은 가격으로 제네시스 EQ 900, 아슬란에만 공급되고 있습니다. 미국 조사회사 IH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HUD 장착 차량은 2%에 불과하지만, 2020년까지 신차의 9%가 HUD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2015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CES)’ 에서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증강현실 HUD 기술입니다.
출처 : 현대자동차
따라서 차량의 고급화에 따라 높은 마진을 가진 접합유리의 사용 비중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비중 증가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제품의 사용 증가로 접합유리의 평균 단가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는 코리아오토글라스가 생산하는 제품의 평균 단가를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P의 증가는 동사의 마진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분리시키며, 고급화를 지향하는 모습은 동사에 수혜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동사는 현대 기아 자동차에 70% 이상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네시스 브랜드가 자리를 잡고 프리미엄 자동차를 많이 생산할수록, 동사의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따라서 제네시스의 판매량과 생산량을 체크하는 것이 동사에 투자할 때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아사이의 족쇄를 끊다. (Q 증가 가능성)
동사는 KCC와 일본 AGC(Asahi Glass Co.) 그룹이 JV 형식으로 만든 회사입니다. 코리아오토글라스는 모회사인 KCC에서 원재료인 판유리를, 아사이에서 기술과 설비를 제공받고 있습니다. 상장 전 동사의 지분 구조는 KCC 40%, AGC 40%, 정몽익 20% 였습니다.
하지만 상장 후 대표이사인 정몽익 지분은 20%로 유지되고, KCC와 AGC의 지분은 19.9%로 낮아졌습니다. KCC와 AGC의 잔여 지분인 40.2%가 공모를 통해 판매되었습니다.
동사는 신주를 모집하는 일반적인 IPO와 다르게 기존의 주주들이 가지고 있는 구주를 매출했습니다. 그래서 상장을 통해 동사에 유입되는 자금은 없습니다. 이는 동사의 상장 목적이 자금 조달이 아니라는 점을 나타냅니다.
동사의 상장 목적은 합작법인(JV)일 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입니다. KCC와 AGC가 합작을 할 때, 동사가 해외 진출을 하게 되면 KCC와 AGC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대, 기아차가 해외에 공장을 세울 때 동사는 함께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그로 인해 해외 공장에 대한 납품은 현대글로비스를 통한 간접 수출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상장을 하게 되면 동사의 해외 진출을 막는 조항을 없앨 수 있기 때문에 동사는 상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상장을 하게 된 계기는 AGC로부터 나왔습니다. AGC는 오너 일가가 결정하는 국내 대기업과 달리 주주 친화적인 기업입니다.
그래서 동사가 해외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AGC 주주들의 승인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AGC는 주주들의 승인을 받는 복잡한 절차보다는, 동사에 대한 지분을 낮춰 동사가 해외에 진출할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동사에 상장을 제안하게 되었고, 이를 검토한 동사는 상장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종합하자면, 동사의 상장은 해외 진출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그러나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동사가 해외진출을 통해 Q의 증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동사의 관계자에 따르면 해외 생산법인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약 60~80만 대 정도의 수주 물량이 필요합니다. 현 시점에서 60~80만 대의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은 중국, 인도 쪽이나 미국, 멕시코 쪽입니다.
먼저 중국과 인도 쪽에 생산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을 것 같습니다. 중국과 인도에 있는 현대 기아차 공장은 중저가 브랜드 라인을 중점적으로 생산합니다. 이러한 라인에서 사용되는 자동차용 안전유리는 상대적으로 마진이 낮은 제품들이 중심입니다. 또한 현지업체와의 치열한 단가 경쟁이 예상됩니다. 따라서 동사가 생산법인을 설립하더라도 얻을 것이 크게 없습니다.
다음은 미국과 멕시코를 중심으로 한 북미입니다. 현대 기아차는 미국에 74만 대, 멕시코에 30만 대 정도의 물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미는 상대적으로 고마진 제품의 비율이 높고, 물량이 충분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동사가 해외 진출을 한다면, 북미에 생산법인을 짓는 것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또한 동사는 국내에서 한국GM에 물량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미에 진출했을 때 GM 물량을 일부 수주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올해 3월 GM으로부터 동사는 2015 GM SOY(Supplier of Year)을 수상받았습니다. 이러한 점도 GM과의 관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물론, 생산법인을 짓는데 최소 1~2년은 걸리기 때문에 이익실현을 위해서 2018년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법인을 짓는 동안 일시적인 고정비 상승으로 동사의 이익이 상대적으로 낮게 기록될 때, 싸게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로열티 계약의 종료 (이익률 개선 및 순이익 증가)
마지막 투자 포인트는 로열티 계약의 종료입니다. 동사가 JV로 설립될 때, AGC로부터 설비와 기술을 들여왔습니다. 그래서 동사는 설비와 기술 사용에 대해 AGC에 로열티를 지불해왔습니다. 하지만 로열티 계약이 올해 대부분 끝나게 됩니다. 또한 로열티 계약이 끝나더라도 동사는 AGC에서 들여왔던 설비와 기술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위 : 억원 (동사 사업보고서, Prome)
2015년 기준으로 동사는 매출액의 약 1.4%를 로열티로 지불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대부분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동사가 지불해야할 로열티는 매출액의 0.5%입니다. 로열티 비용이 약 1% 감소하면서, 이는 동사의 마진을 1% 정도 상승시킬 것으로 예측됩니다.
로열티 비용 감소로 동사의 순이익 증가는 약 40억 이상으로 기대됩니다. (2015년 매출액 기준) 동사의 2015년 순이익은 334억으로, 순이익 증가율은 약 12%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배구조 이슈 (타 부품사 대비 낮은 CR Risk)
동사는 KCC로부터 뻗어 나온 회사입니다. KCC의 뿌리는 현대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동사와 현대는 사촌 관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를 생각했을 때, 동사의 매출 비중 70% 이상이 현대에 의존한다는 것이 이해가 갑니다.
(각 사 사업보고서, Prome)
그럼 이러한 지분 구조는 동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저는 현대와 KCC가 틀어지지 않는 이상, 1) 안정적인 매출처 확보 2) 타 부품사 대비 낮은 CR 이 기대됩니다. CR 관련 부분은 민감하지만,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다른 부품사 대비 CR을 덜 받는 경향이 있는 거 같다고 합니다.
따라서 동사는 1) 고마진 제품의 판매 증가로 P의 증가 2) 해외 진출을 통한 Q의 증가 가능성 3) 로열티 비용 감소로 마진율 증가가 기대되는 기업입니다. 다만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격하게 오른 경향이 있고,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자동차 부품사 치고는 높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분기 실적을 체크하면서, 싸게 나왔을 때 사는 투자전략을 취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음 글은 동사의 접합 유리가 실제로 고마진인지 확인해보는 과정을 보여드릴 것입니다. 마진은 회사 관계자가 절대 알려주지 않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꼭 체크해봐야 할 사항입니다. 그래서 다음 글에서는 마진율 체크에 대해서 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제 글이 여러분에게 도움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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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다음글도 기대되네요
깊이있는 글 감사합니다.
글쓴 분 개인적으로 꼭 한번 뵙고싶네요
연락드릴 방법이 없어 주소 남깁니다.
http://blog.naver.com/jihoon3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