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me
가치주 전반 및 변해가는 트렌드에 파생되어 성장하는 기업 분석
와이솔, IoT를 넘어 IoE로
요약
- IoT(사물인터넷)을 넘어 IoE(만물인터넷)으로
- 삼성전기로부터 진동모터 사업부 인수
- 국내 최초, 미국 퀄컴 사와 IoE 파트너 계약
- Risk 분석
IoT(사물인터넷)을 넘어 IoE(만물인터넷)으로
전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CES 2016(국제전자제품박람회)가 1월 9일에 끝났습니다. CES 2016은 전자제품박람회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 카를 앞세운 자동차 기업들이 특히 돋보였던 행사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안에서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너진 경계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그 변화를 수용하지 못한 기업은 도태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Pad(일시적 유행)보다는 Trend(추세), 그 중에서도 Mega Trend(대세)에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각 기업들의 경쟁사가 바뀌고 있단 점입니다. 한 예로, CES 2016에 참가했던 코웨이의 대표 김동현씨의 인터뷰가 있습니다.
“코웨이의 경쟁사는 네이버다. (사람들이) 아침에 눈을 뜨고 틈이 날 때마다 네이버에 접속하는 것처럼 코웨이도 사물인터넷(IoT)를 기반으로 고객 생활 속 깊이 들어가겠다.”
가전 제품 회사의 경쟁사가 인터넷 회사가 된 순간입니다. 아직은 저 말이 과장으로 들릴 수 있지만, 변화는 지금 진행 중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 카를 중심으로 성장하려는 자동차 회사들이 그 경쟁사로 IT기업을 지목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주제는 바로 IoT(Internet of Thing, 사물인터넷)입니다. 투자자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IoT란 모든 사물에 외부 인터넷이 연결돼서 외부에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스마트 카든, 스마트 홈이든 결국 IoT 기술이 확보되어야 이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IoE(Internet of Everything, 만물인터넷)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IoT가 확장된 개념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IoT와 IoE의 가장 큰 차이점은 통신 방향과 사람의 조작 유무입니다. IoT에서는 일방향 통신을 하지만 IoE에서는 모든 만물끼리 쌍방향 통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IoE는 만물끼리 통신을 하기 때문에 사람의 조작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종합해보면, IoT와 그를 넘은 IoE 모두 ‘통신’이 필요하단 점입니다. 제가 이번에 소개할 기업은 IoT와 IoE에 필요한 통신과 관련된 핵심 부품을 납품하는 와이솔(122990)입니다. 와이솔은 시가총액 2700억 대의 코스닥 상장사입니다.
(동사 사업보고서, Prome)
와이솔의 주요 제품은 SAW 필터와 그를 기반으로 만든 RF 모듈입니다. SAW 필터(Surface Acoustic Wave Filter : 표면탄성여과기)는 통신시 특정 주파수만 통과시키도록 해주는 부품입니다. RF (Radio Frequency : 무선주파수) 모듈은 SAW 필터와 다른 부품을 모듈화해 판매하는 제품입니다. 그 예로 Wi-Fi, 블루투스, NFC 등이 있습니다.
(동사 홈페이지, Prome)
와이솔이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통신에 꼭 필요한 제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IoT든 IoE든, 기기들의 통신 연결이 증가할수록, 기기들에 필요한 통신 주파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통신주파수가 증가하게 되면, 각 기기들 만에 필요한 통신 주파수를 분리해주는 SAW 필터의 수요가 늘게 될 것입니다.
SAW 필터는 통신 기능이 발전할수록 수요는 증가합니다. 스마트폰을 예로 들면, 3G에서 4G로 전환되더라도 4G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는 지역에서는 여전히 3G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3G에 필요한 SAW 필터와 4G에 필요한 SAW 필터 모두 부품화 하기 때문에 통신 기능 발전에 따라 수요가 증가합니다. 또한 Wi-Fi, 블루투스, NFC, 해외 로밍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될수록 기기에 필요한 SAW 필터가 증가합니다. 이는 휴대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태블릿, 노트북 등 다양한 전자기기에 필수품입니다. 그리고 IoT, IoE로 트렌드가 옮겨갈수록 필요한 SAW 필터는 계속 증가할 것입니다.
와이솔은 2008년 삼성전기에서 당시 WS(Wireless Solution) 컴포넌트 팀장으로 있던 김지호 상무가 분사해 차린 종업원 지주회사에서 시작했습니다. 종업원 지주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핵심 기술을 가지고 기존 매출처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와이솔은 삼성전기의 기존 매출처인 삼성전자 향 매출 비중이 75%로 가장 높습니다. 분사했을 때 당시에는 매출처가 삼성전자로 한정되었지만, 현재는 LG전자 10%, 중국 업체(화웨이, ZTE) 15%로 매출처를 다양화 시켰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SAW 필터를 생산하는 업체는 동사가 유일합니다. 세계 점유율로는 14년 기준 약 18%로 추정되며(와이솔 산정), 2009년 6.6% 대비 큰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세계의 SAW 필터 시장은 Murata, TDK 등 글로벌 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동사는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왔습니다.
(2012년 동사 IR 자료, Prome)
산업의 특성상 생산하는 데에 높은 기술력과 큰 생산설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새로운 기업이 진출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한번 시장을 선점하면 거래처가 계속 유지된다는 진입장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동사가 부품업체라는 한계가 있음에도 전방산업(스마트폰, 스마트 홈, 웨어러블 등)의 성장이 확실하기 때문에, 동사도 순풍을 단 돛단배처럼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됩니다.
삼성전기에서 진동모터 사업부 인수
와이솔은 15년 10월에 자회사인 엠플러스를 통해 삼성전기의 진동모터 사업부를 인수했습니다. 진동모터는 디스플레이 패널 터치 시 빠른 진동 반응을 제공하는 스마트폰 Haptic 기능의 핵심 부품입니다. 현재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태블릿, 일부 웨어러블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터치가 필요한 웨어러블, 자동차용 터치기기, 프린터 터치패널 등 사용영역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진동모터는 기존에 판매하던 제품과 다른 분야의 제품으로 느껴질 수 있으나, 기존 거래선과 진동모터 제품의 거래선이 많이 일치하기 때문에 대량 생산 및 공급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삼성전기 홈페이지, Prome)
(정리된 사진을 쓰고 싶었지만, 글을 쓰던 중 삼성전기 홈페이지가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진동모터 사업부는 동사의 관계자에 따르면 16년 기준 약 800~900억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증권사 Consensus를 확인해본 결과, 약 1,000억의 매출과 한자리 대 후반의 이익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익률에 관한 부분은 직접 탐방가보지 못해 확인하기 힘들었지만, 매출은 약 800억 이상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진동모터 사업부 인수는 삼성전기가 영위하던 사업부 자체를 인수했습니다. 따라서 삼성전기의 고객사를 그대로 물려받았고, 공장 초기 가동에 따른 수율 문제도 없습니다. 또한 양수도 대금 지급 조건은 계약금 지불 후 잔금을 3년 분할 상환하기로 해 대금 지급에 따른 유동성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퀄컴사의 IoE 파트너로 등록
와이솔은 2015년 1월 국내기업 최초로 퀄컴의 IoE 파트너로 등록되었습니다. 이는 퀄컴이 IoT나 IoE 제품에 적용하는 통신칩을 만드는 과정에서 와이솔과 협력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줍니다.
(퀄컴 홈페이지, Prome)
1년이 지난 지금, 아직 퀄컴 향 매출은 가시화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퀄컴의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협력사를 확인해본 결과, SAW 필터와 같은 통신과 관련된 퀄컴의 협력사는 동사가 유일합니다. 또한 세계적으로 IoT와 IoE를 주도하고 있는 퀄컴의 협력사로 선정된 것은 동사의 기술력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단 점을 증명합니다.
지금까지 동사의 주력 제품인 SAW 필터는 주로 스마트폰 업체에 납품되며, 동사는 큰 성장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성장이 둔화된 현재, IoT와 IoE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았단 점이 동사의 강점입니다.
Risk 분석
동사의 리스크는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리스크는 단가인하 압력(CR : Cost Reduction)입니다. 동사가 아무리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동사의 한계는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동사의 실적은 전방산업에 있는 완성업체의 실적에 민감합니다. 그리고 전방산업의 업황이 좋지 않을 때는 납품하는 제품단가가 인하될 수 있는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이는 국내의 대부분 부품회사들이 피해갈 수 없는 리스크이기 때문에 부품업체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입니다.
동사의 두 번째 리스크는 기술발전이 가져오는 패러다임 변화 입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기술의 진보는 가속도가 붙어왔습니다. 특히 IT(정보통신 기술) 분야는 기술변화가 다른 산업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해왔습니다. 또한 기술발전은 패러다임을 늘 바꿔왔습니다. 간단한 예로,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과 후를 비교해보면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휴대폰 키패드를 만드는 회사들은 터치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개발된 후 대부분 도태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동사도 IT 산업에 속해있기 때문에 기술변화에 민감합니다. 따라서 빠른 기술발전에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동사에게 위협이 되는 기술은 BAW Filter (Bulk Acoustic Wave : 체적탄성파여과기) 입니다. 상세한 기술의 차이를 설명하기에는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어렵지만 국내외의 여러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http://www.edn.com/design/wireless-networking/4413442/SAW--BAW-and-the-future-of-wireless, Prome)
SAW Filter와 BAW Filter는 각각의 장단점을 가진 기술입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SAW Filter는 양산성이 좋고 가격경쟁력이 뛰어납니다. 하지만 온도변화에 민감하고, 고주파(2.5 GHz 이상)대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T-C SAW Filter는 온도변화에 민감한 문제는 해결했지만, 고주파 대역의 한계는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BAW Filter는 고주파 대역에서 사용이 가능하지만, 공정이 까다롭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http://www.edn.com/design/wireless-networking/4413442/SAW--BAW-and-the-future-of-wireless, Prome)
먼저, 현재 상용주파수 대역은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포화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웨어러블, IoT 등이 발전할수록, 시간 당 주고받기 위해 필요한 정보의 양은 늘어날 것입니다. 따라서 포화상태의 상용주파수를 피할 수 있고, 시간 당 더 많은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고주파 대역의 필요성은 증가할 것입니다. 실례로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5G는 24.25 ~ 86.00 GHz 대역에서 사용하기로 2015년 세계전파통신회의에서 161개국이 합의했습니다. (현재 4G에서 사용되는 가장 높은 주파수는 2.6GHz입니다.) 따라서 4G보다 훨씬 높은 주파수 대에서 사용될 예정이기 때문에 BAW Filter의 위협은 상당합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BAW Filter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3G에서 4G로 발전할 때에도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5G가 고주파 대역에서 사용되더라도, SAW 필터 숫자를 늘려 모듈화 하면 기술적 대응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SAW 필터 시장을 주도하던 Murata나 Avago 같은 업체는 BAW 필터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이를 보았을 때 앞으로 시장을 주도해나갈 기술은 아마 BAW 필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회사 관계자께서는 BAW 필터의 기술 보유 여부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업체도 개발하고 있는 것을 보아서는, 글로벌 업체보다 기술력이 뒤져있는 동사는 기술 확보를 하지 못했다고 예상됩니다.
(2014년 Murata IR 자료, Prome)
SAW 필터의 선도업체인 Murata의 IR 자료에서 발췌한 그래프입니다. 기술진보에 따라 1~2년 사이에 High-End로 불리는 기술이 Middle-End로, Middle-End 기술이 Low-End로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동사의 산업에서는 기술변화가 굉장히 빠릅니다.
만약 5G에서 상용화될 시점은 2020년정도로 시장에서 예상하는데, 5G가 상용화되어 BAW 필터가 사용되더라도 1~2년은 Middle-End ~ Low-End 시장에서 여전히 SAW 필터가 사용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럼 대략적으로 2022년까지는 SAW 필터 시장에 있는 동사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2년까지 성장이 예상되는 와이솔, 기술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회사 모습을 결정할 것입니다. 증권사 레포트에 의하면, Middle-End와 Low-End 시장에 집중하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판단은 투자자인 여러분에게 달려있습니다.
16년이 시작되자마자 시장이 혼란스럽습니다.
1월 22일 오늘 아침 한국경제신문에 최원식 씨가 기재하신 에세이 한 편을 인용하며 글을 마치려 합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첨단병기였던 '브이로켓'은 영국 런던 시민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신문에선 브이로켓이 투하된 지점을 지도에 표시한 뒤 "브이로켓이 템스 강과 리젠트파크 주변을 집중 포격한다"라고 알려 근처 거주민을 피신시켰다. 그러나 전쟁 종료 직후 영국 통계학자 RD 클라크는 "브이로켓이 사실 무작위적 폭격이었다"고 증명했다. 그릇된 추론으로 전 도시가 더 큰 공포에 빠지는 오류를 범한 것이다.
이 사례에서 보듯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때론 너무 많이 아는 게 그릇된 판단을 일으킬 수 있다.
외부 환경의 압박 속에서 자신이 인지하지 못한 채 편견에 사로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한경에세이, 최원식)
혼란스러운 상황일수록 시장 상황보다는 기업가치 본질에 집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P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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