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me
가치주 전반 및 변해가는 트렌드에 파생되어 성장하는 기업 분석
사상누각(沙上樓閣), 모래 위에 세운 집 (국내 부동산 시장 진단) - 1부
2015/11/10 08:53AM
요약
- 사상누각 1부 - 왜 투자자가 주택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 주택과 거시경제의 연관성
- 주택가격의 변동성
- 건설업 전반
안녕하세요 Prome(프로메, 프로메테우스에서 착안)입니다. 지난 번 글에서 메가스터디라는 기업을 다뤘습니다. 이번에는 산업으로 접근해 건설업, 구체적으로 주택 시장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합니다. 저는 집을 사본 적도 없고, 월세로도 살아본 적이 없는 비전문가입니다. 하지만 주택시장에 대해 투자자의 관점으로 접근해보고자 합니다.
이번 글은 3부로 나누려 합니다.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주택시장에 대한 제반 지식이 없는 독자를 위해 쓰다 보니, 글이 굉장히 길어졌습니다. 제반 지식이 어느 정도 있으신 독자께서는 필요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얻어가시길 추천 드립니다.
먼저 1부에서는 왜 투자자가 주택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2부에선 어떤 지표를 통해 주택시장을 봐야 하고, 현재 대한민국의 주택시장의 모습을 진단하고자 합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개별 기업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다뤄보겠습니다. 3부까지 완성 지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지만 최대한 노력해보겠습니다.
- 생각의 흐름
다들 잘 아시다시피, 현재 대한민국의 부동산 열기는 뜨겁습니다. 계속 되는 신규 건설과 그에 따른 시장의 우려로, 연일 신문과 뉴스에 지속적으로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현재 주택시장에 대해 시장의 컨센서스는 일치하지 않고, ‘더 갈 수 있다’ 라는 주장과 ‘지금이 거품이다’ 라는 주장으로 양분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애널리스트 의견은 ‘건설업에 대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라는 주장이 대부분이고, 반면 언론에서는 주택 가격 거품에 대한 우려가 담긴 주장이 가득합니다. 이러한 양분된 시장은 변동성을 지속적으로 크게 만들고 있고,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어느 한 쪽은 웃고 반대 쪽은 울게 만들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시장의 여러 의견을 종합해서 어느 쪽의 말이 더 설득력 있는지 확인하고자 합니다.
자료 : FnGuide, Prome
저는 시간이 여유롭고, 생각이 많아질 때 버스를 타는 걸 좋아합니다. 특히 버스를 타고 갈 때 볼 수 있는 창 밖의 풍경에 집중합니다. 마젤란 펀드로 유명한 투자의 대가 피터 린치는 투자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가족들과 백화점에 갔다고 합니다. 저도 피터 린치를 흉내라도 내보고자 사람들의 트렌드를 읽어보기 위해 버스를 타고 생각에 빠집니다. 물론,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와중에 항상 트렌드에 대해 고민해봅니다. 또한 트렌드를 전망해보는 것에서 끝이 아니라, 트렌드에서 파생되어 나올 부분에 더욱 집중해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보며 ‘자동차는 결국 전기차나 수소차로 변환될 것이다. 그럼 여기서 바뀔 부분은 어떤 것이 있고, 바뀌는 트렌드에서도 유지될 것은 뭘까? 결국 연비문제니깐 차량 경량화로 이어질 것이고 경량화에는 플라스틱 아니면 알루미늄이 들어가겠지? 바뀌지 않는 것은 뭘까? 전기차든 수소차든 브레이크는 그대로 쓰겠다.’ 이런 식으로 꼬리를 무는 생각을 이어갑니다.
이번에 건설업에 변화를 느끼고 관심을 가졌던 것도 버스 안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7월 무렵, 버스를 타고 가다가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건설 크레인이 왜 이렇게 많지? 강남, 강북 양쪽으로 크레인이 진짜 많네’ 이렇게 시작된 생각이 건설업에 변화가 왔다는 확신을 가지게 했습니다. 가는 골목골목마다 아파트가 올라가고, 오피스텔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뭔가 변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기서 건설업과 건축자재업계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현재 주택시장은 향후 인구가 감소하는 메가트렌드와 신규 주택 물량이 쏟아지고 있고, 거기에 대외 경기까지 불안한 상황입니다. 주택시장에 악재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시장에는 주택 시장이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주장과 그래도 부동산은 간다라는 주장들이 존재합니다. 저는 이에 대해 회의를 가지게 되었고 이를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분석을 시작했습니다. 만약 확인했을 때 시장이 과도한 우려를 한 것이라면, 큰 이익을 얻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큰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이상 제가 건설업을 살펴보게 된 생각의 흐름입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1부는 1) 주택과 거시경제의 연관성 2) 주택 가격의 변동성 3) 건설업 전반으로 구성돼있습니다.
1. 주택과 거시경제의 연관성
주택은 토지를 제외한다면 규모가 가장 큰 자산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십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사용하는 자산입니다. 그래서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은 통상 10~30년에 이르는 장기대출입니다. 이와 같은 장기대출은 이자율 위험(조기상환 위험을 포함한)과 채무불이행 위험이 뒤따르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을 대출기관, 차입자, 투자자, 정부가 어떻게 공유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적절한 위험이 분배되지 못하고, 한쪽으로 쏠린다면 그 즉시 위기가 찾아옵니다.
예를 들어, 만약 이자율이 오르거나 주택담보대출 연체가 늘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채무불이행 위험을 은행(대출기관)이 느끼게 된 상황을 가정하겠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은행은 자신들의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대출조건을 강화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당장 피해를 보는 집단은 가계(차입자)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피해는 가계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염성을 가지고 투자자, 정부로 이어질 것입니다. (주택담보대출에 관련된 채권 부실로 인한 투자자 손해, 전반적인 소비 위축, 신용불량 다량 발생 등) 또한 이러한 피해는 결국 은행(대출기관)까지 이어져 모두가 더 큰 위험을 끌어안게 됩니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에서 터지는 버블은 거시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우리가 속해있는 주식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래서 투자자 입장에서 이러한 거시적 변화와 변화 과정을 인지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택과 거시경제의 연관성
자료 : KDI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 Prome
현재 우리나라 예금은행의 가계부채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입니다. 금융감독원의 8월말 기준 발표에 따르면, 가계대출 총액은 535조원, 그 중 주택담보대출이 377조 6000억원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에 전세를 위한 대출까지 반영한다면 가계 대출 중 70%를 훨씬 상회하는 돈이 주택을 위해 쓰이고 있습니다. 최근 저금리 기조로 빚을 내어 집을 사는 경우가 늘었고, 또한 곧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이 ‘쌀 때 돈 빌려서 집 사자’ 라는 생각이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단위 : 십억원 자료 : 한국은행, Prome
주택과 거시경제의 연관성을 가장 잘 보여준 사건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글로벌 금융위기)입니다. 결과적으로 주택시장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서브프라임 사태는 주택이 과거와 달리 국가의 거시적 경제를 움직이는 큰 축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서브프라임 사태는 정부에게 ‘한계차입자(서브프라임)에 대한 금융서비스 확대’와 ‘대출건전성 관리를 통한 시장안정화’라는 두 가지 큰 과제를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 두 과제는 모순(창과 방패) 된 관계입니다. 정부는 분명히 한계차입자에게도 주거 욕구 해결을 위해 지원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지원은 전체 대출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두 정책은 대립되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이에 따라 두 과제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그러나 일관되지 않은 정부의 주택 정책 문제로 정부의 의도를 시장에 분명하게 주지 못해, 정부는 많은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물론 여기서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을 다룰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정책에 따라 주택시장이 좌우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2. 주택 가격의 변동성
글로벌 금융위기 전과 후를 비교해보면, 주택시장은 거시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Systematic Risk를 지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주택시장과 금융시장의 연계성이 강화되면서 Systematic Risk의 크기는 과거에 비해 더욱 커졌습니다. 이러한 Systematic Risk를 동반하는 주택가격의 변동성은 세 가지 주요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세가지 주요 요인은 1) 수요측면에서 소비자의 기대심리 2) 대출기관의 대출행태 3) 건설사의 오판 입니다.
먼저 수요 측면에서 주택 가격이 장기간 상승하면, 소비자는 미래 가격상승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시세차익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은 주택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며 이는 주택가격의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자산경제 수급 곡선
자료 : 부동산 시장흐름 읽는 법, Prome
위 그래프는 김광수 경제연구소에서 발간한 ‘부동산 시장흐름 읽는 법’이라는 책에 소개된 ‘자산경제 수급 곡선’입니다. 책에서 저자는 부동산과 같은 시세차익 목적의 자산은 일반적인 경제학에서 다루는 수요-공급 곡선의 교차점에 의한 가격 결정과는 다르게 가격이 형성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시세차익 목적의 자산은 투기적 수요가 가격결정에 개입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수요-공급 곡선으로만 가격을 설명하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자산경제 수급 곡선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경우 (A-B구간)에는 일반적인 수요-공급 법칙과 같이, 시장에서 공급이 늘어나고 수요는 줄어듭니다. 하지만 가격이 추가적으로 더 오른 경우 (B-C구간)에는 공급자는 향후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공급물량을 줄이고, 반면 수요자는 수요를 늘리려고 합니다. 여기서부터 왜곡된 가격은 추가적으로 상승하게 되고, 가 되면 추가적인 상승에 대한 기대가 약해집니다. 이때부터 이익실현을 위한 공급물량이 증가하고, ‘버블’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또한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수요가 감소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가격은 높게 형성되지만, 거래량은 둔화되는 ‘부동산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시기에 경제상황이 악화되거나 금리가 인상되면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거품 붕괴가 일어납니다.
(김광수경제연구소 부동산경제 팀, 부동산 시장흐름 읽는 법, 더팩트, 2010년, 108쪽)
다음으로 주택가격의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대출기관의 대출행태입니다. 경기에 따라 대출기관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나 원리금상황조건 변경 등에 따라 대출조건을 조정합니다. 호황기에는 대출조건을 완화함으로써 소비자의 레버리지를 증가시키지만, 시장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하면 대출조건을 강화시키고 이는 주택가격의 하락을 증폭시키는 시발점이 됩니다. 뒤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현재 대출시장은 대출연체에 대한 우려로 이자율을 올리거나 대출조건을 강화시키는 등 주택시장에 변동성을 줄 요소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건설사가 미래 주택시장을 오판함으로써 생겨나는 주택가격의 변동성입니다. 특히 주택가격의 고점에서 시행되는 대량의 주택물량은 미분양을 증가시키며 변동성을 증폭시킵니다.
이러한 Systematic Risk를 동반하는 주택가격의 변동성을 가져오는 주체는 민간소비, 금융시장, 건설투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주체가 건설경기에 영향을 주고 이는 또 거시경제로 영향을 주는 연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주체들의 움직임에 따라 향후 주택가격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3. 건설업 전반
이번에는 주식 투자자의 입장에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주택시장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은 건설업, 특히 자체분양을 하는 건설사들과 그러한 기업들 및 가계에 대출해주는 은행입니다. 주택건설에서 건설 방식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도급계약과 자체분양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도급계약은 시행사(Developer)로부터 시공사(건설사)가 건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보수를 받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건설사는 시공원가에 대해서만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면 자체분양은 건설사 스스로의 자본력을 통해 토지를 구매하고, 직접 분양을 해서 분양수익을 얻는 방식입니다.
도급 건설과 비교해 자체분양은 건설사 자체의 자본력으로 분양을 하기 때문에, 만약 분양시장이 좋지 않았을 때는 건설사 스스로가 손실을 감당해야 합니다. 반면 도급 건설은 수급인에게 보수를 받기에 자체분양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PF 대출 상황은 제외)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투자 격언에 맞게, 수익성 측면에서는 도급 건설에 비해 자체분양의 수익률이 확연히 높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건설은 규모가 큰 사업이기 때문에, 만약 Cyclical로 산업환경이 악화된다면 건설사가 큰 손실을 떠안게 됩니다. 따라서 건설업에 투자한 투자자는 현재 건설업이 Cycle에서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 부동산 시장에는 현재 시장의 열기를 알 수 있는 선행지표, 동행지표, 후행지표와 주택시장이 산업 Cycle의 어디쯤에 와있는지 추측해볼 수 있는 보급률, 거래량 등 다양한 통계자료가 존재합니다. 현재 시장의 열기를 알 수 있는 선행, 동행, 후행지표에 대해서는 시장 참여자들의 여론이 거의 비슷하게 형성됩니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산업 Cycle의 어디쯤에 위치한지 추측할 수 있는 보급률, 거래량 등 몇 가지 지표는 같은 지표를 두고 시장은 다르게 해석하게 되는 경향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다른 해석의 원인은 통계의 신뢰성과 통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두 가지 문제 때문입니다. 저는 다음 글에서 부동산과 관련된 주요 지표들을 어떻게 봐야 할지를 다루려고 합니다. 추가적으로 주요 지표를 통해 현재 국내의 부동산 시장을 진단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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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me 님.. 2부 좀..ㅠㅠ 기다리고 있습니다~
불동님, 늦어서 죄송합니다. 일주일 안에 쓰려했던게 지금까지 미뤄졌네요.. 쓰다보니 글이 길어지고, 중간에 생긴 일들이 많아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달 안으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