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처럼

수익 = 가치 - 가격

에스티오, 판매채널 전략 변화에 따른 전환형 기업

2015/10/13 08:5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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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오
요약

필자가 에스티오를 알게 된 계기는 모 투자카페에서 어떤 사람의 분석글을 보고서이다. 그런데 그 글에 댓글을 단 누군가가 해당 종목을 비롯한 몇몇 보유종목(F&F, 서호전기, 엑사이엔씨 등)을 가지고 작전을 펼쳤다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곧 이어 해명글이 올라왔고, 이를 믿지 않는 사람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사태는 일파만파 퍼졌고, 작전을 펼쳤다는 용의자는 카페를 탈퇴하여 주말 내내 적지 않은 파장을 남겼다. 7월 13일 월요일, 주식시장이 재개되자 에스티오(-21.8%)를 비롯하여 F&F(-5.1%), 서호전기(-10.0%), 엑사이엔씨(-14.0%)의 주가가 급격히 빠지기 시작했다(괄호 안 수치는 장중 최저가 수익률이다). F&F, 서호전기, 엑사이엔씨는 장중에 주가하락폭 대부분을 회복했으나 유일하게 에스티오만 회복하지 못했고, 이후 몇 일간 계속해서 주가가 빠지는 상황이었다. 필자는 분석에 착수했다.

출처 : 증권플러스

 

에스티오는 중저가 20~40대 남성복 시장에 타겟팅 된 의류 기업으로서, STCO(셔츠 및 타이), VINO(남성 캐릭터 정장), DIEMS(모던 트래디셔널 캐쥬얼)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브랜드 파워가 낮은 의류기업의 경우 굉장히 힘든 싸움을 해야 한다. 완전경쟁시장에서 브랜드를 통해 고객들을 붙잡아 둘 수 없다면 의류업의 비즈니스 모델 상 이에 따르는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가격 결정권이 없고, 유행에 따라 제품의 성패가 결정되며, 재고자산 처리에도 애를 먹게 마련이다. 브랜드 파워가 있다면 이 같은 어려움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출처: STCO 홈페이지)

 

그렇다면 에스티오가 보유한 브랜드들은 어떠한가? 유명한 브랜드가 있는가? 사실 필자는 에스티오를 분석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들 브랜드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스티오를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투자포인트] 1. 판매채널 전략 변화에 따른 이익 증가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2112602571

셔츠 업계의 유니클로가 되겠다는 김흥수 대표의 2012년말 인터뷰 기사이다. 백화점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가두점 전략을 사용하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디자이너를 채용하지 않는다는 전략이다. (직접 디자인을 하지 않고 OEM공장의 디자인을 선택)

(단위: 개, 출처: 사업보고서)                                   (단위: 십억원, 출처: 사업보고서)

 

김흥수 대표의 말처럼 ‘13년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왼쪽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13년에 직영점과 할인점 매장이 대폭 축소되었다. 그 결과 매출액은 ‘12년 955억에서 ‘13년 861억으로 10%가량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52억 흑자에서 35억 적자로 돌아섰다.

그렇지만 ‘14년부터 반전이 일어난다. 직영점과 할인점은 여전히 줄여나가는 기조를 유지한 반면, 대리점을 확충하며 대리점 위주의 채널전략을 세우게 된다. (이로 인해 백화점이나 할인점의 수수료를 줄이게 된다. 즉, 비용절감이다.)

http://www.apparelnews.co.kr/2011/inews.php?table=internet_news&query=view&uid=50749

한 가지 더, 위 기사에서 볼 수 있듯이 소규모 매장을 정리하고 중대형 복합형 매장을 개점하면서 브랜드간 비용 절감과 시너지 효과를 유도하게 된다. 그 결과 ‘14년 매출은 937억을 기록하며 9% 증가했고, 영업이익 역시 17억 흑자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단위: 십억원, 출처: 사업보고서)                           (단위: 십억원, 출처: 사업보고서)

                         

오른쪽 그래프로 중대형 복합형 매장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본래 STCO라는 중저가 셔츠 브랜드가 (그나마) 가장 잘 팔렸던 동사는 한 매장 안에 STCO, VINO, DIEMS를 같이 진열하며 셔츠(STCO)를 사러 왔던 사람들이 정장(VINO)이나 캐쥬얼(DIEMS)을 사게끔 유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동사의 비전이 ‘원스탑 쇼핑을 가능케하는 남성 토탈 브랜드’라는 것을 볼 때 경영진의 의도대로 매장 구성이 되고 있는 것이다. 셔츠의 경우 ‘13년과 ‘14년 매출액이 비슷한 수준이나, 자켓과 바지의 매출액이 ‘13년에 비해 ‘14년에 한 단계 성장한 것을 볼 수 있다. 복합 매장 전략 2년차인 ‘15년에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3년 성수기의 매출액을 뛰어넘은 상황이다. (2Q15의 경우 회사 내 분류 재조정으로 인해 자켓/바지의 매출액이 증가하고 기타의 매출액이 감소했다.)

최종적으로 왼쪽 그래프를 통해 분기별 실적을 체크해보자. 영업이익 추이를 보면 4/4분기마다 이익이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올해도 아직까지는 순항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 상태로라면 작년 영업이익 소폭 턴어라운드에 이어서 올해 역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스크] 1. 이익 대비 낮은 현금창출 능력

(단위: 십억원, 출처: 사업보고서, 2Q15수치는 최근 4분기 합산 수치)

 

동사는 작년까지만 해도 순이익보다 영업현금흐름이 높은 수치를 보여왔다. 그러다가 올해 처음으로 순이익이 영업현금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 원인은 매입채무의 감소 때문이다. 매입채무가 감소했다는 말은 줘야 할 돈을 최대한 가지고 있지 못하고 얼른 줘버렸다는 말이 된다. 전방업체와의 협상력에서 열위에 있을 때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이 이익 턴어라운드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전방업체 대비 협상력에서 열위에 있을지는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리스크] 2. 불안한 재무구조

(단위: 십억원, 출처: 사업보고서)                                         (출처: 사업보고서)

                        

‘15년 반기 기준 부채비율이 낮아진 이유는 의류업 특성 상 계절성이 심하기 때문에 발생한 착시 현상이다. 실제로 동사는 장기차입금이 꾸준히 증가하며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14년말 기준 동사의 총 차입금은 259억으로, 단기차입금 179억, 장기차입금 30억, 사채 50억을 가지고 있다. 연간 이자율은 약 4~5%로 연간 16억의 금융비용이 예상된다. 아직까지는 차입금을 갚아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판매채널 전략 변화에 따른 이익 상승으로 부채를 줄여나가는지 트랙킹해 볼 필요가 있다.

 

[가치평가]

시가총액: 475억원 / 적정시총: 679억원

 

- 순이익 도출 과정 –

매출액 성장률: 10.0% (근거는 ‘14년 YoY 8.8%, 1Q15 YoY 9.3%, 2Q15 YoY 11.4%)

▶ 매출액: 1,031억

▶ OPM 10.0% (근거는 1Q15 OPM 8.3%, 2Q15 OPM 7.8%, 4분기가 성수기)

▶ 영업이익 103억

▶ 영업외손익 -16억 (금융비용 -16억 외 특이사항 없음, 2Q15 5억의 금융자산손상차손환입이 있었으나 일회성 이익이므로 배제)

▶ 세전이익 87억

▶ 법인세율 22.0%

▶ 순이익 68억 (예상 ROE 21.1%)

▶ PER 6.99배

 

- 적정 PER –

동사의 적정 PER을 10배로 생각한다. 이는 대형 의류주 PER 20배 (영원무역 16.13배, 한세실업 25.19배, 한섬 15.54배, 베이직하우스 27.64배, 신세계인터내셔날 23.86배, LF 12.52배) 대비 50% 할인된 수치로서 ‘15년 예상 자본성장률 21%임을 감안하면 큰 무리가 없는 멀티플로 생각된다. 단, 기업 변화의 초입 구간이기 때문에 예상한 대로 기업이 잘 성장해 나가는지 체크해 볼 필요성이 있다.

 

[플러스 알파]

http://www.apparelnews.co.kr/2011/inews.php?table=internet_news&query=view&uid=55023

지난 5월에 나온 기사 내용에 따르면 중국 사업도 국내와 같은 방식으로 재정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50개 매장을 6개로 축소함과 동시에 소형 점포를 모두 없애고 중대형 복합점 개설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법인은 밸류에이션에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국내와 똑같은 그림이 그려진다면 중국에서의 이익 증가도 기대해 볼만 하겠다.

 

(필자는 해당 기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음을 밝히며, 위 글에는 정확하지 않은 사실 및 의견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특히 가치평가 부분은 필자의 잘못된 판단으로 실제 기업가치와 괴리가 클 수 있으며, 기업 내부 및 외부 환경에 따라 기재된 것과 심하게 달라질 수 있다. 필자의 해당 기업 매수평단가는 4,340원으로서 30.6%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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