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처럼

수익 = 가치 - 가격

『현명한 투자자』 - 투자와 투기의 차이

2016/08/22 07:27AM

요약

 

 

어느 분야에나 고전은 있기 마련이다. 투자 분야의 고전이라고 하면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가 1순위로 꼽힌다. 오죽하면 워렌 버핏이 이렇게 한 줄 서평을 썼겠는가!

“지금까지 출간된 투자에 관한 책 가운데 가장 뛰어나며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이 필독해야 한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워렌 버핏의 스승이다)

버핏은 책 내용 중에서도 8장과 20장을 강조했다. 8장에서는 미스터 마켓의 개념을 소개하고 20장에서는 안전마진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이에 대한 내용은 아래 글에 자세히 설명돼 있다.

『현명한 투자자 ; 벤저민 그레이엄 著』 가이드

『현명한 투자자』는 주식’투기’를 주식’투자’로 격상시키는 토대를 마련한 거의 최초의 책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투자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p.45)

‘투자는 철저한 분석 하에서 원금의 안전과 적절한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고,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행위는 투기이다.’

그레이엄은 투자를 정의할 때 ‘철저한 분석’이 토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가치투자 안에서도 스타일이 다양하지만 투자로 돈을 번 사람들의 공통점은 철저한 분석이다. 철저한 분석이 밑바탕이 되어야 시장이 요동칠 때 자신만의 관점을 유지(혹은 합리적으로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탐욕과 공포의 시계추 사이에서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레이엄은 철저한 분석 다음으로 ‘원금의 안전’을 언급한다. 철저한 분석을 통해 적정 가치를 구했다면 이제 원금의 안정성을 도모해야 하는 단계이다. 여기서 등장한 개념이 안전마진이다. 적정 가치보다 상당한 수준(예를 들어 30%)으로 싸게 산다는 개념이다. 그레이엄은 이것으로 모자라 다수 종목에 분산투자하여 개별 종목 위험을 헤지했다. 안전마진이라는 개념은 워렌 버핏이 극찬한 개념으로 초창기에는 그것을 신봉했고, 최근까지 투자에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단, 워렌 버핏의 또 한 명의 스승인 필립 피셔에 의해 안전마진 없이 기업을 사는 일도 발생하곤 했다. (책을 보면, 그레이엄이라고 해서 성장주를 배척한 흔적은 없다. 다만 성장주에 투자해야 할 때는 기업을 경영하는 것과 같이 사업을 잘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했을 뿐이다. 본인이 그렇게 하지 않았을 뿐이고, 워렌 버핏이나 필립 피셔는 사업을 철저히 공부했기 때문에 그에 맞는 대가를 얻었다.)

한편, 그레이엄은 투자의 정의에서 커다란(엄청난) 수익을 말하지 않았다. 다만, ‘적절한 수익’을 이야기했다. 적절한 수익은 앞서 밝혔던 철저한 분석과 원금의 안전을 확보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 철저한 분석으로 내재가치를 합리적으로 분석(예를 들어 10,000원)하고 여기에 안전마진까지 확보(예를 들어 30%, 7,000원에 매수)한다면 적절한 수익은 자연히 도출(수익금 3,000원, 수익률 43%)되어 나오는 것이다. 주가가 내재가치에 도달하기까지 1년이 걸릴지 5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43%의 적절한 수익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1년만에 도달하면 연 수익률은 43%이고, 5년에서야 도달하면 연 수익률은 7%이다. 전자는 커다란 수익률이고 후자는 적절한 수익률이다.)

주식투자는 예금이나 채권보다 더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한 행위이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단기간에 고수익을 원하고 이는 비합리적인 행동을 낳는다. 『현명한 투자자』는 이러한 감성적 투기자들에게 이성적 교훈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생명체가 진화하고 문명이 진보하듯이 가치투자도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그레이엄이 즐겨 사용했던 꽁초투자에서 워렌 버핏의 스노우볼 투자가 그것이다. 그레이엄이 분산투자로 위험을 헤지했다면 버핏, 피셔 등은 (그레이엄의 수준을 넘어서는) 철저한 분석으로 위험을 헤지했다. 그레이엄이 과거와 현재를 중시했다면 버핏과 피셔는 미래까지 자신들의 울타리에 넣었다. 즉, 앞으로의 성장을 바라보고 측정한 것이다. 기업의 성장은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속성이 있다. 주가가 내재가치에 단기간에 회귀하지 않더라도 기업가치 자체가 복리로 성장하며 주가를 끌어들이는 힘을 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주가 상승 폭은 커질 수 밖에 없다.

필자는 책을 덮고 생각해보았다. 과연 나는 철저한 분석을 하고 있는가, 안전마진을 확보하고 있는가. (혹은 안전마진을 무시할 만한 성장기업을 찾고 있는가) 여러분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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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
2016/08/22 02:16 PM

15년전에 용산의 허름한 중고도서점을 둘러 보다 닳고 낡은 초록색 바탕표지에 제목이 인상적이었던

" 현명한 투자자 "

인생에 수 없는 우연과 행운이 있었겠지만, 어떠한 배경지식과 정보도 없던 저에게는 15년전 그때가 가장 큰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건강하세요.

2016/08/22 02:51 PM

책을 접했던 때를 정확히 기억하고 계시군요. 15년 전의 우연을 가장 큰 행운으로 기억하신다니 부럽습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을 처음 접했던 때가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군대에 있을 때 읽었던 것 같기는 하나 기억을 잘 못하는거 보면 큰 감흥없이 지나친 것 같네요.
지금이라도 이렇게 의미 있는 책이 돼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