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처럼
수익 = 가치 - 가격
『가치투자의 비밀』 - 쇠고기 등심을 사는 것처럼 주식을 사라
2016/08/12 08:00AM
요약
- 크리스토퍼 브라운의 투자 철학을 익히자.
- 내재가치를 평가하고 그것보다 싸게 사라!
- 내재가치란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주가가 왜 싼지 살펴보라. 악재가 해소될 수 있는가?
- 16가지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기업을 검증해보자.
이 책의 저자 크리스토퍼 브라운(1946~2009)은 ‘트위디, 브라운’에서 40년 가까이 일하면서 가치투자 철학을 토대로 펀드를 운영했다. 크리스토퍼 브라운은 1993년부터 밸류 펀드와 글로벌 밸류 펀드를 운용했는데 둘 다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크리스토퍼 브라운이 일했던 ‘트위디, 브라운’은 1920년에 설립됐다. 창업자인 포레스트 버윈드 트위디가 거래량이 적은 기업의 주식 거래를 중개해주기 위해서 만들었다. 벤자민 그레이엄이 이 회사의 주요 고객이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비인기주식을 좋아했던 그레이엄의 특성상 ‘트위디, 브라운’같은 회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출처: 트위디, 브라운 홈페이지)
‘트위디, 브라운’은 벤자민 그레이엄을 통해 굵직굵직한 투자의 대가들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그레이엄의 제자이자 그와 함께 일하기도 했던 월터 슐로스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레이엄이 은퇴하자 월터는 자신의 투자회사를 차렸는데 ‘트위디, 브라운’의 사무실 한쪽에 책상 하나를 놓고 거기에서 일했다.
월터는 ‘트위디, 브라운’에 톰 냅을 소개시켜 주었다. 톰 냅은 ‘트위디, 브라운’의 파트너로 합류했다. 이후 ‘트위디, 브라운’을 주식 중개회사에서 자산운용사로 바꾸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워렌 버핏도 ‘트위디, 브라운’의 주요 고객이 되었다. ‘트위디, 브라운’은 가장 탁월한 세 명의 투자자, 벤자민 그레이엄, 월터 슐로스, 워렌 버핏을 상대로 주식매매를 중개하는 영광을 누렸다.
크리스토퍼 브라운이 ‘트위디, 브라운’에 합류한 때는 1969년이다. 본래 동유럽언어를 전공했지만 아버지의 뒤를 이어 ‘트위디, 브라운’에 입사했다. 1974년에 이사가 되었고, 1993년부터 펀드를 운용하기 시작했으며, 2007년에 은퇴했다. 이 책은 은퇴 직전인 2006년에 출간됐는데 시점이 아슬아슬했다. 불과 3년 후인 2009년에 심장마비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그의 나의 62세였다.
크리스토퍼 브라운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책 내용은 간단하다. 1장에서는 가치투자의 기본 원칙을 소개하고, 2장에서는 가치주를 찾는 노하우, 3장은 해외투자에 대해서 설명하고, 4장에서는 소소한 팁(투자자의 마음가짐, 펀드매니저 고르는 법 등 소소하다라고 하기엔 너무나 값지다)을 공유했다.
가치투자를 처음 접하는 입문자라면 1장이 가장 의미 있는 챕터이다. 1장은 다음의 소제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 주식투자도 쇼핑하듯 하라
- 할인 판매 중인 주식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 절대로 손해 보지 마라
- 주가가 이익에 비해 싼 주식을 사라
- 기업이 가진 자산보다 더 싼 주식을 사라
위의 소제목은 아래의 중심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 주식 투자에 성공하려면 싸게 사라!
- 내재가치를 평가하고 그것보다 싸게 사라!
- 안전마진을 확보하라!
- 저PER 주식을 사라!
- 저PBR 주식을 사라!
브라운은 내재가치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기업의 내재가치란 은행 입장에서 보면 담보물(자산)의 가치와 채무자가 벌어들이는 소득(이익)의 가치를 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치투자의 개념을 깨우쳤다면 실제로 기업을 골라야 하는데, 이 때는 2장이 유용하다. 주식시장 전체나 특정 산업이 어떠한 악재로 하락할 때 기회가 생긴다. 기업 내부자들이 사는 기업도 주시해야 한다. 이러한 기업은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찾고, 찾고, 또 찾아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싼 게 비지떡일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이럴 때는 주가가 왜 싼지 살펴보고 악재가 있다면 해소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주가가 왜 싼지 살펴보라]
- 주가가 싼 가장 기본적이고 치명적인 이유는 부채가 많기 때문이다.
- 실적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에 미달해 주가가 하락한 경우도 있다.
- 경기변동 때문에 주가가 떨어질 수도 있다.
- 노동문제 때문에 주가가 떨어질 수도 있다.
- 주가가 하락하는 또 다른 이유는 경쟁심화 때문이다.
- 산업 자체의 쇠퇴도 치명적인 주가 하락의 원인이다.
- 주가가 하락하는 가장 위험한 이유는 아마도 분식회계 같은 기업의 부정행위일 것이다.
가치주라고 생각되는 기업을 골랐다면 브라운이 제시한 16가지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검증해보자.
[16가지 체크리스트]
- 이 기업이 판매하고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 전망은 어떤가? 이 기업은 가격을 올릴 수 있는가? 비용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가격을 1달러 올릴 때마다 세전이익도 1달러씩 늘어날까?
- 이 기업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더 많이 팔 수 있는가? 판매 전망은 어떤가? 마진이 변함없이 유지된다면 판매량이 10% 늘어날 경우 매출총이익(매출액-매출원가) 역시 10% 늘어나게 된다. 다른 비용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세전이익도 이만큼 늘어날 것이다. 이 기업은 이것이 가능한가?
- 기존 매출 수준에서 이익을 더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매출총이익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 즉 매출액총이익률 전망은 어떤가? 상품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나 사업구성 등이 바뀔 경우 매출액총이익률이 얼마나 높아질 것인가? 또는 얼마나 낮아질 것인가?
- 생산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비용을 관리할 수 있는가? 판매비, 관리비, 일반경비 등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앞으로 높아질 것 같은가, 낮아질 것 같은가? 최근 비용구조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변화가 있었다면 무엇이 바뀌었는가?
- 매출액이 늘어났다면 늘어난 매출액 중 어느 정도가 이익이 되는가?
- 앞으로도 현재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 최소한 경쟁업체만큼의 수익성은 유지할 수 있는가?
- 미래에는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일시적인 비용이 있는가?
- 적자를 내고 있어 정리해야 할 사업이 있는가?
- 기업 경영진이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에 편안하게 반응하는가?
- 이 기업은 향후 5년간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 미래 성장은 어떤 방법으로 성취할 수 있는가?
- 이 기업은 사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남은 이익은 이익잉여금으로 회사 내에 유보된다. 이 기업은 이익잉여금으로 무엇을 할 계획인가?
- 이 기업은 경쟁업체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알고 미리 대비하고 있는가?
- 같은 산업에 속한 다른 기업과 비교할 때 재정적인 상태는 어떤가?
- 이 기업은 매각하면 어느 정도의 가격을 받을 수 있을까?
- 자사주 매입 계획이 있는가?
- 주요 주주나 임원이 주식을 사고 있는가?
굳이 가치주를 국내에서만 찾을 필요는 없다. 해외로 눈을 돌린다면 더욱 많은 가치주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3장에서 브라운의 조언을 구할 수 있다. 해외 주식에서 성공하려면 해당 국가의 회계기준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환율로 차익을 얻으려는 생각은 위험하다. 환율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운 변수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 사회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선진국에 투자해야 한다. 정부 정책의 변화, 정치 리스크에 대해서는 안전마진이란 것이 없기 때문이다.
4장에서는 투자자의 마음가짐에 대해서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상 깊었던 글귀를 아래에 적어 두었다.
“주식에 투자해 얻는 수익률의 80~90%는 전체 투자기간의 2~7%라는 짧은 기간에 발생한다.”
“가치투자를 하려면 또한 투자자들 대부분이 원치 않는 주식을 살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대다수가 원치 않는 주식은 뭔가 흠이 있다. 대중들의 눈 밖에 난 주식이다. 그렇지 않으면 왜 주가가 싸겠는가?”
“지나친 자신감도 가치투자를 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투자자들이 기다리지 못하고 주식을 자주 샀다 팔았다 하는 이유는 다른 주식으로 갈아타면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 그러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투자자들은 남보다 자주 매매하면서 수익률은 더 낮은 경향이 있다.”
“보유하는 주식을 교체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는 투자자들은 묵묵히 기다리게 된다. 따라서 매매빈도는 투자자 개인의 자신감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자주 매매하는 투자자들은 더 위험한 주식을 사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배가 암초에 부딪혀 좌초하기 직전에 배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는 사람들처럼, 위험한 주식을 샀다 팔았다 하며 수익을 높이려 한다. 파스칼이 말했듯 “사람들의 문제는 대개 혼자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는 것에서 발생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토퍼 브라운과 그가 몸담았던 회사 ‘트위디, 브라운’, 그리고 책 내용을 간단히 정리했다. 브라운은 그레이엄의 가치평가 방식을 이어 받아 자산가치를 중시하는 투자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 방식을 통해 시장을 상회하는 수익을 꾸준히 달성해 왔다. 하지만 책 말미에도 밝혔듯이 수익과 성장에 초점을 둔 가치평가 방식을 받아들였다. 워렌 버핏이 그랬듯 그 역시 진화하는 투자자의 자세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재가치보다 싸게 산다는 원칙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단지 내재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 바뀌었을 뿐. ‘내재가치를 무엇으로 정의하고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이것이 가치투자자들에게 주어진 과제가 아닐까.
ⓒ 두나무 주식회사 & insight.stockplus.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선비처럼 의 다른 글 보기 >>
제가 고민하던 문제들을 절묘하게 표현한 문장입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너무 자신감이 없어서 문제네요. ^^;
“지나친 자신감도 가치투자를 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투자자들이 기다리지 못하고 주식을 자주 샀다 팔았다 하는 이유는 다른 주식으로 갈아타면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 그러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투자자들은 남보다 자주 매매하면서 수익률은 더 낮은 경향이 있다.”
“보유하는 주식을 교체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는 투자자들은 묵묵히 기다리게 된다. 따라서 매매빈도는 투자자 개인의 자신감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자주 매매하는 투자자들은 더 위험한 주식을 사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배가 암초에 부딪혀 좌초하기 직전에 배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는 사람들처럼, 위험한 주식을 샀다 팔았다 하며 수익을 높이려 한다. 파스칼이 말했듯 “사람들의 문제는 대개 혼자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는 것에서 발생한다.””
인류의 모든 문제사가 가만히 있지 못하는데서 발생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