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연

내일 1등할 종목은 어제도 1등이었다

[기업 탐구] 진로발효 1부(1/2) ; 사업보고서 탐구

2015/10/01 08:1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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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발효
요약
출처 : 증권플러스

 

1. 사업의 내용 ; 뭐하는 회사니?

 

   * 들어가기 전

 

 

2015년의 새해가 밝은지도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벌써 민족 대명절인 한가위도 지나갔다. 연말 송년회 시즌 역시 멀지 않았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송년회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이다. 주류 업계 중에서도 소주 업계가 최대 매출을 달성하는 분기는 매년 4분기이며 그것도 10월과 11월의 판매량보다 12월의 판매량이 더 많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소주가 연말 송년회때 소비되는지 충분히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소주가 많이 팔릴 것을 생각해서 소주 업계의 독보적 존재인 참이슬의 하이트진로를 살펴보려고 했다. 그런데 최근 또 칵테일 소주가 워낙 뜨거웠어서 칵테일 소주까지 생각을 해보니 하이트진로의 자몽에이슬,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순하리, 무학의 좋은데이 컬러 시리즈 등 칵테일 소주 중에선 어떤 상품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지는 도저히 감이 오지 않아(필자 개인적으로는 자몽에이슬이 제일 맛있는 것 같긴 하다..) 이번에도 상품을 파는 업체가 아닌 상품에 들어가는 원료를 파는 업체를 선택하게 됐고 그 중에서도 소주의 주 원료인 주정을 판매하는 업체를 선택하게 됐다.

주정이란 것이 조금 생소할 수도 있어서 주정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에탄올을 한글로 주정이라 부르며 이 순수(순도가 높다는 의미에서 순수란 단어를 선택했고 실제 주정이 100% 알콜은 아니고 90%의 알콜이다) 에탄올에 물을 타서 소주를 만드는 것이다. 비단 소주 뿐만 아니라 모든 술에는 주정이 들어간다. 술의 도수에 따라 주정의 함유량이 달라지는데 예를 들어 소주의 총량이 100이고 도수가 20이라면 주정이 20만큼 들어감을 의미한다. 도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주정의 함유량이 많아지고 도수가 낮으면 낮을수록 주정의 함유량이 낮아지지만 어쨌든 모든 술에는 주정이 들어가는 점을 생각해봤을 때 주정 역시 충분히 <곡괭이와 삽> 전략으로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주정업체를 고르게 됐고 그 중에서도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진로발효(018120)를 선택하게 됐다.

물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최대한 쉽게 풀어서 쓰도록 노력을 하겠지만 진로발효가 만드는 제품 자체도 전에 살펴본 리노공업이나 하이록코리아가 만드는 제품보다 훨~씬 쉽고 단순한 제품이기 때문에 글이 좀 더 편하게 읽히지 않을까 한다.

 

 

   1) 주정 시장 개황

 

60년대에 26개의 주정업체가 서로 과도한 경쟁을 벌이면서 그로 인한 불량 주정의 유통 등 많은 문제가 발생했고 이에 70년대 초 정부가 주정산업의 육성과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영세한 주정업체를 통폐합시키는 등 대형화를 유도하였으며 군소 주정업체의 난립에 따른 폐단을 막고자 신규 주정 제조 면허를 억제하여 산업 체제를 유지했다. 현재는 총 10개의 주정업체가 각 지역별로 전국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으며 각 업체별 시장점유율은 업계 1,2위인 진로발효(16.5%)와 창해에탄올(14.3%)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9% 내외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정은 보통 소주의 원료로 이용되며 일부는 기타 주류 내지 식품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주정이 소주의 원료로 대부분 사용되므로 주정시장의 변화는 소주시장의 변화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소주가 수명주기상 성숙기에 진입함에 따라 주정의 수명주기도 함께 성숙기에 진입을 했다. 다만 최근 소주의 저도화(低度化) 트렌드에 따라 여러번의 도수 인하가 이루어졌고 소주 1 단위당 투입되는 주정의 양 자체는 줄었음에도 음용률 자체가 7~8% 늘어나면서 결과적으로 소주의 매출액 자체가 올라간 것이 주정업체 매출의 향상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띄고 있다.

주정시장의 경기변동 역시 소주시장의 경기변동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어 소주의 신제품 출시, 계절적 수요, 소주값의 인상, 전반적 경기의 호황 내지 불황, 주류문화의 변화 등에 따라 제품판매량이 대부분 결정된다.

 

 

   2) 진로발효의 매출 현황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심플하다. 기타에 잡힌 것은 크린콜이라는 소독용 알코올인데 굳이 생각을 안해도 될 정도의 작은 비중(전체 매출의 5%)이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상장된 모든 주정업체들이 이처럼 경쟁사와의 시장 점유율을 공시해놓았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경쟁사들의 점유율을 공시해놓진 않았지만 주정업체의 사업보고서 4~5개만 봐도 각 주정회사 별 시장점유율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중요한 부분은 아니므로 이정도만 보고 넘어가겠다.(점유율이 중요하지 않다는것이 아니라 점유율을 공시했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 것이니 오해 없으시길)

매출의 95%가 주정이라면 주정의 원재료는 얼마였고 주정이 시장에 얼마에 팔리는지만 고민을 해보면 될 것이다.

 

 

발효주정과 정제주정의 매출 비중은 대충 6:4 비율로 어디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고르게 판매되고 있음을 할 수 있다. 발효주정의 주원료는 보리, 고구마, 현미, 타피오카 등 전분질 원료이며 이 중 보리, 고구마 등 국내산 원료는 농가보호라는 정책적 차원에서 배정에 의해 이용하고 있고 수입 원료의 경우는 동남아 등을 통해 수입하고 있다. 정제주정 원료는 조주정으로 조주정 역시 배정량에 기초해 위의 설명처럼 미국이나 중국, 브라질 등지에서 수입 사용하고 있다.

 

* 2013년 겉보리 가격이 0인 것은 그때 겉보리를 아예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 2부 참조!

 

발효주정 = 보리 + 현미 + 타피오카 , 정제주정 = 조주정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원재료 가격의 추이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발효주정과 정제주정에 들어가는 원재료의 9년치 가격 추이를 살펴보았는데 여기서 우리는 조주정의 가격 추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산원료인 보리나 현미는 농협을 통해 구입을 하는 원재료라 가격변동이 들쭉날쭉 할 수가 없다. 수입원료인 타피오카 역시 2011년을 정점으로 최근 3년간 이전과 같은 수준의 가격대를 유지했다. 조주정의 가격 추이가 뚜렷한데 조주정의 가격은 2011년을 정점으로 최근 3년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유의미한 해석을 해볼 수 있다.

 

 

* 단위가 다소 난잡하지만 그래프 작성의 편의상 어쩔 수 없었으므로 독자분들께서 넓으신 아량으로 양해해주시길..

* 드럼 ≒ 200L

 

바로 정제주정의 매출액인데 정제주정의 판매단가가 3년 연속 고정됐었음에도(정부가 주정의 판매단가를 통제하고 있는 구조라 이 부분에 대해서 이상하게 생각 안하셔도 된다, 08~11년의 주정 단가도 변동이 없었다) 매출액이 꾸준히 늘어났다는 것은 조주정의 단가 하락 요인이 정제주정의 매출액 증가에 충분히 개입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2011년 이전의 추이와 확실하게 대비가 되는데 2011년 이전에는 조주정의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던지라 정제주정의 매출액이 제자리 걸음을 했었다.

 

 

이에 따라 06년에는 7:3 정도였던 매출 비중이 그 격차를 점차 좁혀오면서 9년이 지난 2014년에는 6:4 정도의 매출 비중을 보이고 있다. 위의 표(차례대로 15년도 분기보고서, 반기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조주정의 단가가 작년 14년도에 비해 또 하락하였으며 따로 확인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정제주정의 판매단가도 증가하지 않았다. 즉, 이번 15년도 정제주정의 실적 역시 14년도보다 더 증가할 수 있는 환경이 이미 충분히 조성됐다고 볼 수 있다.

 

   

전반기가 지난 지금 정제주정의 매출액은 대략 170억원이 조금 안되는 수치로 진로발효의 분기별 매출을 살펴보면 1분기 매출액 + 2분기 매출액 ≒ 3분기 매출액 + 4분기 매출액 의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15년도의 정제주정 매출액은 대략 340억원이라는 수치임을 짐작해볼 수 있고 이 수치는 전년도의 325억원 매출액 대비 5% 가량 성장한 매출액이다. 이렇게 될 경우 정제주정의 매출액은 2010년 이후로 6년간 성장세를 보인 것이 되며 이는 진로발효의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3) 진로발효의 경쟁력

 

담배와 마찬가지로 술 한병에 붙은 세금 역시 어마어마한데 그만큼 산업 자체에 정부가 많이 개입돼있음을 알 수 있다. 주정 제조는 국세청 면허제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신규로 면허를 발급해주고 있긴 하지만 현재 존재하는 주정업체들은 모두 상당한 업력을 바탕으로 그들만의 카르텔을 이미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업체의 신규 시장 진입에 대한 리스크는 매우 낮은 편일 뿐더러 주정 사업 역시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의 과다로 인해 시장진입이 어려운 면도 분명 존재한다.

 

점유율 10.9%의 일산실업은 업계 점유율 3위이지만 감사보고서가 없어서 표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진로발효는 국내 주정업체 중 최대 규모의 생산 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 역시 1위를 차지하고 있다.(생산 설비 부분에 대해서는 각 회사별로 사업의 내용에서 설비에 대한 내용 부분만 단순 비교해보면 되는 부분이라 공시 자료를 따로 첨부하지는 않았다) 증류 설비를 알로스패스 타입에서 에너지 절약형인 감압증류설비로 교체하였고 폐수처리 설비도 메탄소화설비를 도입하여 폐수처리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생산공정에 재활용함으로써 에너지 절감에 힘쓰고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이 제조원가를 절감하는데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

배당 역시 상당히 매력적이다. 지금까지 필자가 회사 소개를 하면서 배당 얘기를 한 적은 진로발효 이전에는 한번도 없었을텐데 08년 이후로 단 한번도 1000원 이하로 배당금이 떨어진 적도 없었거니와 배당의 지급 역시 08년 이전부터 꾸준히 이어져온 그야말로 전통의 배당 강호이다. 저번주 금요일(9월 25일) 종가 기준(4만원)으로 천원의 배당금을 받는다고 가정한다면 10월, 11월, 12월 단 세달의 보유만으로 1년동안 들었던 적금과 같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것(4만원 기준으로 천원의 배당이면 2.5%의 배당수익이니 오히려 일반적금보다 나은 성과를 보일 수도 있다니(지금 적금은 1년 들어봐야 2.5%가 안된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배당이란 요소를 회사의 이익성장률과 탄탄한 경제적 해자를 함께 고려해보면 진로발효는 분명 매력적인 회사임이 틀림없다고 필자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2. 재무에 관한 사항 ; 어제는 어땠고 내일은 어떨까?

 

   1) 재무제표

 

 

하이록코리아와 리노공업의 경우 기타금융자산이 가장 눈데 띄는 계정과목이었다면 진로발효의 가장 눈에 띄는 계정과목은 단기금융상품이다. 단기금융상품이란 예금내지 적금의 만기가 1년 이내로 도래한 상품을 의미한다. 현금성자산은 만기가 3개월 이내에 도래한 예금내지 적금이니 범주를 따지자면 만기가 3개월 ~ 1년 정도 남은 예금 및 적금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즉, 진로발효는 총 205억원의 곧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이 있음을 의미하는데 이에 대한 주석을 살펴보면

 

 

약 1%정도가 국민은행에 질권이 잡혀있는 것 빼고 특이사항은 없다.

매출채권과 재고에 대해선 2부에서 다뤄보도록 하고 나머지 계정과목인 현금및현금자산 계정과목의 구성을 살펴보면

 

 

31억원 중 21억원이 외화예금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주목할 점은 13년에 비해 외화예금 항목이 4배 가량 늘어난 점이다. 14년도 이때가 한창 환율이 1000원 근처까지 갔었던 시기였어서 이때의 외화예금 확충이 지금 진로발효의 입장에선 신의 한수가 아닐 수 없다. 이 부분 역시 2부에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2) 손익계산서

 

 

매출원가 아래 있는 판관비에서 복리후생비가 전년대비 감소했다는 점과 대손상각비가 환입이 됐다는 점 말고는 특이사항은 없다. 13년 부터 20%가 넘는 높은 OPM을 보이고 있는데 이번 15년도 역시 20% 이상의 OPM을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이 된다.

 

   3) 해석

 

 

역시 특이사항 없다. 현금비율이 다소 낮다고 느껴질 수 있겠지만 3개월~1년의 예금 및 적금 만기가 돌아온다면 그 부분이 모두 현금으로 계상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시간이 해결해줄 부분이다. 현금비율 말고는 낮은 부채비율 및 재고비율, 높은 OPM, NPM 등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딱히 태클을 걸만한 부분은 없어보인다.

 

 

3. 정리

 

 - 최근 소주의 저도화 트렌드로 소주의 소비량 자체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주정의 판매량도 늘었다.

 - 업계 1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정부의 배정 방식에 의해 시장 점유율이 형성되므로 업계 1위 자리를 유지를 걱정해야되거나 그럴 필요가 없다.

 - 업계 1위 자리에 걸맞는 국내 최대 규모의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 업계 2위 마저도 진로발효의 OPM, NPM을 따라오지 못한다. 그만큼 업계에서 독보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다.

 - 국산원료의 추이는 비슷한 수준이며 그에 따라 발효주정의 매출액도 큰 변화가 없다. 주목할 점은 정제주정이다. 정제주정의 주 원료인 조주정은 수입원료로 최근 꾸준히 조주정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정제주정의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발효주정의 매출액이 정체돼있어도 정제주정의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구조이며 이 추세가 15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이 된다. 즉, 15년에도 전체 매출액이 증가할 수 있을 것이다.

 - 진로발효가 갖고 있는 리스크는 수입원료 리스크와 그로 인한 환 리스크인데 수입원료의 가격 추이는 최근 계속 떨어지고 있어 이제는 환 리스크만 고민을 하면 된다. 그런데 이마저도 최근 외화예금의 확충으로 환 리스크를 일부 헷지하는데 성공했다. 당장 갚아야 할 부채 역시 존재하지 않아 단기적으로는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 08년 이후로 최근 6년간 단 한번도 천원의 배당금이 누락된 적이 없다. 작년부터 시작된 금리인하 행진으로 고배당주들이 일종의 테마군을 형성하여 대부분이 한차례 폭등을 경험했었고 그 거품이 살짝 꺼진 지금 시점에도 주가 4만원에 천원의 배당금은 지금 시점의 적금보다 나은, 꽤 매력적인 배당액이 아닐 수 없다.

 

 

2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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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렛님
2015/10/01 02:58 PM

정성스러운 글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