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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에 ‘메가트렌드’를 입히다 – 우선주 전략

2015/04/17 09:24AM

요약

퀀트(Quant) 투자란, 수급 데이터, 주가 데이터, 재무 데이터, 컨센서스 데이터, 외부 변수 매크로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로직을 짜고,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시스템 매매와도 비슷한 말이다.

주식투자자들이 퀀트 투자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다양한 변수들을 활용해 로직을 짜 놓으면, 기업을 분석할 필요 없이 그 로직에 맞춰 꾸준히 매매하면 되기 때문이다. 매번 종목을 발굴하기 위해 시간을 들일 필요 없이, 적당한 시기에 매매만 하면 되니 얼마나 좋은 투자 기법인가?

때문에 투자자들은 가장 좋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로직을 찾기 위해 무수히 많은 백테스트를 시도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수많은 변수를 추가하는 등 경우의 수만 수 십, 수 백가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데이터 접근 경로가 취약한 개인투자자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그런데, 로직에 투입되는 변수가 많다고 수익률이 좋을까. 역발상 투자가로 유명한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 데이비드 드레먼은 단 두개의 변수로 시장 수익률을 꾸준히 웃도는 투자법을 선보였다. 바로 ‘저PER와 저PBR’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방법이다.

이런 관점에서 스몰데이터를 활용해 투자하는 방법 하나를 소개한다. 그것도 금융데이터 기관에서 유료로 데이터를 받을 필요 없이 오직 HTS 데이터로만 가능한 전략이다. 수익률이 시시할 것 같은가? 필자도 여러 퀀트 전략에 관심을 갖고 백테스팅을 해봤지만, 오늘 소개할 전략 만큼 수익률이 높은 것은 드물었다.

‘우선주/보통주 괴리율 전략(=우선주 전략)’

우선주 전략은 보통주 대비 저평가 돼 있는 우선주를 찾아 투자하는 기법이다. 우선주는 보통주에서 의결권을 제외한 주식이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보통주 대비 저평가 받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그 정도가 심한 주식이 있다. 그런 주식들 중 저평가 순위 상위권 종목들로 구성해 투자하는 것이다.

개별 주식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상위 5종목 / 상위 10종목 / 상위 20종목으로 포트를 구성한 뒤 각각의 성과를 비교해봤다. 또한 거래량이 적은 점을 감안해 일평균 거래대금 1억원이상으로 제한을 뒀다. 매매는 한 달에 한 번, 매월 첫 거래일에 진행한다. 매매 시점 마다 우선주/보통주 괴리율이 높은 종목으로 새로 셋팅한다.  

백테스팅 기간은 2012년 1월 초부터 2015년 4월 15일까지다. 하락장과 상승장을 제외한 박스권 장세에서 얼마만큼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전략 로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우선주/보통주 괴리율 상위 종목 선별

2. 일평균 거래대금 1억원이상으로 한정

3. 괴리율에 따라 상위 5종목 / 10종목 / 20종목으로 각각 포트 구성

4. 매월 첫 거래일 마다 매매  

5. 테스트 기간: 2014년 1월 ~ 2015년 4월 15일

수익률: 3년 4개월 간 339% / 연환산 57%

이 같은 로직으로 백테스트 결과, 상위 5종목의 3년 4개월 간 수익률은 339%, 10종목은 287%, 20종목은 206%로 나타났다.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3년 4개월 만에 4390만원(5종목 기준)으로 불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6%, 코스닥은 39% 오르는 데 그쳤다.

우선주 전략을 연평균 수익률로 환산해보면, 5종목의 경우 57.5%, 10종목은 50.1%, 20종목은 39.5%다. 평균적으로 연간 원금의 50%이상 씩 꾸준히 불렸다는 얘기다.

높은 수익률, 왜? ① 저금리 + 정부 배장장려정책

구간별로 보면, 2014년에 드라마틱한 상승세를 보여준다. 특히 5종목 전략의 경우, 2014년 1월부터 8월까지 무려 124%나 상승했다. 당시 상황을 점검해 보면, 저금리 트랜드와 정부의 배당장려정책 기대감이 맞물려 우선주가 크게 부각됐다. 이후 조정을 받았지만, 2014년 연간으로 보면 수익률은 72%를 기록했다.

올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1%대로 낮췄다. 여기에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면서 유보금이 많은 기업들에 정부가 지속적으로 배당압력을 넣고 있다. 저금리 + 정부 정책 투트랙 모멘텀이 맞물려 배당주 투자는 메가트랜드로 잡리 잡을 듯하다. 배당주가 부각되면, 보통주에 비해 배당수익률이 높은 우선주 역시 부각 받을 것이다.

높은 수익률, 왜? ② 잡주 없이 우량 중대형주로 구성

거래량과 우선주/보통주 간 괴리율로 거른 결과, 소위 말하는 잡주가 포함되지 않은 것도 높은 수익률의 원동력이다. 우선주 포트에 포함돼 있는 종목들 대부분은 이름만 대면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중대형주다. 지난 3년간의 백테스팅 동안, 매매시점에 포함된 기업 중 부도 등으로 인해 상장폐지된 종목은 없었다.

올해 수익률도 양호하다. 작년 12월 말부터 올해 4월 15일까지 누적 수익률은 5종목의 경우, 25%, 10종목은 25%, 20종목은 28%다.

시장과의 상관성은 유의미, But 헷지 가능

우선주 전략은 시장과 유의미한 상관성을 갖는다. 하지만 그리 높지는 않은 만큼, 다른 전력과 함께 사용하면 헷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3년 4개월 간 월 단위로 시장과 우선주 전략(상위 5종목)의 상관계수를 계산하면 코스피는 0.43, 코스닥은 0.47로 나타난다.

전체 우선주/보통주 괴리율 30% 근접 시 비중 조절

다만 우선주 전략을 언제 시작했느냐에 따라 희비는 엇갈릴 수 있다. 최악의 경우인 작년 8월부터 시작했다면, 아직 원금을 다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때문에 우선주가 고평가 됐다는 시그널은 필요하다. 

전체 우선주/보통주 괴리율(각 종목의 우선주와 보통주의 괴리율을 구한 후 평균한 값)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다만, 여기선 보통주 주가보다 우선주 주가가 높은 종목은 제외한다. 일반적으로 잡주의 경우 보통주보다 우선주가 훨씬 높게 거래돼, 전체 괴리율을 왜곡시키기 때문이다.

우선주 전략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냈을 당시, 전체 괴리율은 34%까지 축소됐었다. 이후 빠르게 하락해 4월 현재 40%까지 내려왔다. 앞으로도 괴리율이 30%초반까지 근접할 시 비중을 줄이는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괴리율의 밴드 상단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증시의 메가트랜드로 자리 잡은 배당투자 메리트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계점: 거래량에 따른 자금 규모

우선주 전략의 한계점은 거래량이다. 상대적으로 우선주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적다보니, 거래량 역시 매우 적다. 실제 1억원 이상의 자금으로 우선주 전략을 실시한다면, 일평균 거래대금 상한선을 더 올려 종목을 골라야 한다. 

따라서 대규모 자금을 굴리기엔 부적합한 전략이다. 다만 소액으로는 얼마든지 재미를 볼 수 있는 전략임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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