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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보틱스, 적정주가 31만원? 52만원?

2017/05/24 08:1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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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보틱스
요약

최근 현대로보틱스 주가가 반등세입니다. 지난주 금요일 4% 상승한 데 이어 22일도 2% 올랐습니다.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중공업에서 분할 설립된 지주회사입니다. 재상장 당일 시초가를 41만1500원에 형성한 후 장중 45만2000원까지 올랐지만 이내 하락 전환했습니다. 이후 줄곧 내려 한때 35만원까지 조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19일부터 반등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선 현대로보틱스의 적정주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최대 52만원까지 부른 애널리스트가 있는 반면, 현재 주가 마저도 고평가돼 있다고 하는 애널리스트도 있습니다. 과연 현대중공업 그룹의 지주회사 현대로보틱스의 적정주가는 얼마가 합리적인 수준일까요?

 

지주회사의 가치, SOPT로 산정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입니다. 연결 재무제표 상 자회사의 순이익이 계상돼 P/E, ROE 등을 구할 수 있지만 지분 투자만 하는 회산데 이런 지표를 사용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지분가치를 가지고 밸류에이션을 합니다. 자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으로 P/E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회사의 가치가 얼마이고 해당 자회사 지분을 얼마만큼 보유하고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즉 큰 틀에선 자산가치를 보는 것입니다. 때문에 자회사 지분 가치, 현금성자산 등은 지주회사의 밸류에이션 매력을 높이는 요소이지만, 반대로 차입금 등 이자발생부채는 지주회사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입니다. 따라서 자산가치를 다 더한 후 차입금을 차감해야 비로소 진정한 지주회사 가차가 나옵니다. 

그런데 간혹 직접 사업을 영위하는 지주회사도 있습니다. 현대로보틱스가 그런 경우입니다. 직접 사업을 한다면 당연히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순이익에다가 적정 Multiple을 곱해 가치를 산정해야 합니다. 

위와 같은 변수를 다 더해 지주회사의 가치는 산정됩니다. 이렇게 구하는 가치평가 방법을 Sum Of Part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부분의 합”인 셈입니다. 단축어론 SOTP라고 합니다. 

 

현대로보틱스는 어떤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가?

현대로보틱스는 비상장사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91.3%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도 100% 보유 중입니다. 상장사로는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를 각각 13.4% 들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4개 회사로 분할하면서 지주회사인 현대로보틱스가 자사주 비율만큼 다른 기업 지분을 들고 있게 된 것입니다. 

현대로보틱스는 자체적으로 로봇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현대로보틱스의 순차입금은 1조7000억원 수준입니다. 순차입금은 총 차입금에서 현금및현금성자산을 차감한 것입니다. 자산가치와 사업가치를 더한 후 순차입금을 차감하면 현대로보틱스의 적정 시가총액이 나옵니다. 

 

52만원을 부른 한국투자증권, 현대오일뱅크 가치 과대평가

그럼 애널리스트들이 적정주가를 어떻게 산정했는지 봅니다. 먼저 52만원을 부른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가치를 Base 기준 6조4240억원으로 산정했습니다.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91.3% 보유하고 있으니 역산하면 지분 100% 기준 현대오일뱅크의 가치는 7조원이 조금 넘습니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지주회사가 들고 있는 지분가치는 본래 평가받는 가격이 30%를 할인해줍니다. 이유는 매각 시 법인세비용 및 블록딜 할인율 등을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오일뱅크의 가치를 할인 전 10조원으로 평가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는 매우 과대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연환산 현대오일뱅크의 지배지분 순이익은 7716억원입니다.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가치가 10조원이라면 P/E는 13배가 나옵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P/E은 8배이며, S-OIL은 10배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SK이노베이션과 S-OIL에 비해 특별히 가치를 할증할만한 요소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31만원을 부른 삼성증권, 현대오일뱅크 비롯 비상장사 가치 저평가

다음은 31만원을 부른 삼성증권입니다. 삼성증권은 현대오일뱅크의 지분가치를 4조6510억원을 측정하고 현대글로벌서비스의 가치를 장부가로 평가해 1250억원으로 산정했습니다. 여기에다가 30%의 할인율을 적용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과 달리 너무 과소평가한 듯합니다. 삼성증권의 가치평가법은 현대오일뱅크의 17년 지배지분 자본에 PBR 1.1배를 곱해 산출했습니다. 

과연 PBR 1.1배가 적정하냐? 라는 부분을 살펴 봐야합니다. PBR은 ROE와 함께 봅니다. ROE가 높은 기업은 PBR도 높게 받고, ROE가 낮은 기업은 PBR 역시 낮습니다. SK이노베이션의 PBR은 0.9배인데, ROE는 11.4%입니다. 반면 S-OIL의 PBR은 1.9배, ROE는 19%에 달합니다. 

현대오일뱅크의 1분기 연환산 순이익 기준 ROE는 15%입니다. SK이노베이션과 S-OIL의 중간 수준입니다. 즉 현대오일뱅크의 PBR도 SK이노베이션과 S-OIL의 중간 수준인 1.4배 부여가 가능하다고 결론 지을 수 있습니다. 

 

합리적인 적정주가는 얼마일까?

그럼 합리적으로 추정한 현대로보틱스의 적정주가는 얼마일까요? 로봇 사업가치는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논란의 중심인 현대오일뱅크 가치는 1분기 연환산 순이익에다 SK이노베이션과 S-OIL의 평균 P/E인 9배를 곱해 산출했습니다. PBR 1.4배를 적용해도 거의 같은 값이 나오기 때문에 P/E로 적용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상장 3사의 지분가치는 2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을 적용했습니다. 영업가치와 사업가치를 합산하고 총 차입금을 차감해 주면 적정 시가총액은 4조5000억원이 나옵니다. 이를 발행주식수로 나누면 37만400원이 계산됩니다. 현재 주가와 거의 동일한 수준입니다. 

 

향후 현대로보틱스의 가치가 오르기 위해선 상장 자회사들의 주가 상승과 더불어 비상장자 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이 개선되어야 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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