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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최대주주 변경 계약…내부자는 알고 있었다?

2017/04/20 07:4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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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요약

나노가 전일 급등 마감했습니다. 바로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회사의 주인이 바뀌는 이벤트는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첫 번째 누가 회사의 새로운 주인이 되느냐 입니다.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동네 구멍가게 사장님이 주인인 것과 삼성전자가 주인인 것은 천지차이겠지요. 

이런 관점에서 나노의 새 주인은 뭔가 약간 부실해 보입니다. 유피케이홀딩스라는 곳인데, 자산총계가 1100만원에 불과합니다. 인수가액이 105억원에 달하는데 이를 어떻게 충당할지 의문 점이 듭니다. 일단 이 부분은 뒤로 하고.. 

두 번째는 지분 양수도 가격입니다. 바뀌는 주인이 기존 경영진으로부터 나노 주식을 얼마에 주고 매입했냐는 것입니다. 이 가격이 주가와 비슷하거나 낮다면 호재로 작용하기 어렵습니다.

공시에 기재된 1주당 가액은 3천원입니다. 나노의 18일 종가 1810원보다 무려 66% 높습니다. 상당한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18일 나노 주가는 장중 19%까지 상승하기도 헸습니다. 

< 나노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공시 >

이런 정보를 미리 아는 방법은 없을까?

투자자라면 한 번쯤 고민했을 법한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런 내부 고급 정보는 절대 누설돼서는 안되는 미공개 정보입니다. 먼저 알고 투자했다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행위로 간주돼 법의 엄격한 심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구체적인 이슈를 미리 알 순 없지만, 무언가 호재가 나올 것이란 감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내부자 매매의 의미

지난 1월 ~ 2월 나노의 내부자들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박삼식 상무와 윤대현 상무가 각각 3만1320주와 4850주를 취득했는데요. 취득단가는 1610원 ~ 1630원입니다. 

우리 집안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두 말할 것 없이 우리 가족입니다. 특히 가족의 머리 격인 어머니와 아버지가 제일 잘 알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업의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가 아닌 기업의 임원, 즉 내부자입니다.  

내부자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사업계획, 성과 등을 먼저 파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의 속사정까지 깊게 관여하는 내부자가 자기 회사 주식을 매매했다면 정말이지 중요한 정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내부자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이 조금이라도 변동하면 공시를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물론 내부자의 모든 매매 공시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내부자 매매 공시가 투자 관점에서 중요한 시그널을 갖는 경우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내부자 매매 공시, 무엇이 중요한가?

먼저 변동사유가 ‘장내매수’여야 합니다. ‘장내매수’란 임원이 실제 투자자들처럼 사비를 털어 자사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임원의 퇴임, 주식매수선택권행사, 무상증자, 유상증자 등의 사유로도 지분 공시가 나오기 때문에 ‘장내매수’인지 변동사유를 잘 살펴야 합니다.  

다음은 정기적으로 사는 것보단, 뜸하다가 갑자기 사는 것에 더 주목해야 합니다. 그냥 습관적으로 아니면 윗선의 지시에 따라 매입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 명보단 두 세 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사는 것도 중요한 신호입니다. 나 혼자 좋다고 보는 것보단 여러 명이 좋다고 보는 것이 더 의미있겠죠? 

마지막으로 매수 규모를 고려해야 합니다. 일반 투자자와 적어도 상류층에 속하는 임원에게 1000만원이란 의미는 각각 다를 것입니다. 적어도 ‘억’소리 나는 매수 규모여야 임원 입장에서도 나름 ‘베팅’을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노 내부자, 과거 시세차익 목적으로 꾸준한 매매

이런 관점에서 나노의 지난 1~2월 내부자 매매는 매수규모를 제외하곤 의미 있는 시그널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나노 주가와 과거 내부자의 매매역을 살펴보면 유의미한 결과를 찾을 수 있습니다. 

< 나노 주가와 내부자 매매 내역(파락색: 매도 / 붉은색: 매수) >

파락색 음영 부분이 나노의 내부자가 팔았던 시점, 빨간 음영 부문이 나노의 내부자가 매수한 시점입니다. 나노의 내부자는 주가가 낮은 상황에서 매입한 후 오르면 파는 전략을 반복했습니다. 

아마도 이번에 최대주주 변경 계약을 체결한다는 것도 내부자들은 미리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매각단가도 경영권프리미엄을 반영해 시가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책정할 것이라는 것도 말이죠. 

별 것 아닌 지분매매 공시이지만, 경우에 따라선 금 쪽 같은 투자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내부자의 매매동향을 잘 주시하시기 바랍니다.

한편 나노의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경영 양수도 내역에서 향후 잘 살펴봐야하는 부분이 실제 대금이 납입되는 지 이부분입니다. 예정된 스케쥴 대로 잘 납입이 돼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좋습니다. 그러나 대금 납입이 지연되거나 급기야 납입이 되지 않아 계약이 무산될 경우 기업가치에 부정적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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