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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엠더블유, “재활 훈련은 끝났다”

2017/03/28 07:5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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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엠더블유
요약

다소 어수선한 시장이었음에도 늘상 급등주는 있기 마련입니다. 통신장비 업체 케이엠더블유가 그 주인공인데요. 27일 케이엠더블유는 장 초반부터 상승 폭을 확대하더니 결국 8.1% 상승 마감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주목되는 공시가 나왔습니다. 바로 교환사채 취득 공시입니다.  

< 케이엠더블유 만기 전 사채 취득 공시 본문 >

 

만기 전 사채 취득이 무엇?

해당 공시가 좀 낯선 투자자도 있을 것입니다. ‘교환사채(해외교환사채 포함) 발행후 만기전 사채 취득’이란 교환사채를 발행했는데 만기가 끝나기 전에 사채가 상환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교환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기업은 케이엠더블유입니다. 따라서 케이엠더블유 입장에선 사채를 취득한다는 표현을 쓰는 것입니다. 

원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 특수사채를 발행할 때 콜 옵션이나 풋 옵션을 답니다. 콜 옵션은 특수사채 투자자에게 주어지는 옵션으로 사채 만기 전에 발행회사에게 사채를 상환하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반대로 풋 옵션은 발행회사가 쓸 수 있는 옵션인데요. 투자자에게 빚진 돈을 갚을 테니 이제 그만 상환해~ 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행사하는 주체만 다르지 사채를 상환한다는 것은 동일합니다.

그러면 누가 사채를 상환하라고 요청한 것일까요? 4. 만기전 취득사유 및 향후 처리방법 > 취득사유를 보면 ‘사채권자의 조기상환 청구권 행사’라고 쓰여 있습니다. 즉 투자자가 콜 옵션을 행사한 것입니다. 

2. 사채 취득금액은 247억원이며 3.취득 후 사채의 권면잔액은 없습니다. 즉 일부분이 아니라 사채 전액을 상환하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7. 기타 투자판단에 참고할 사항에 보면 ‘한국예탁결제원에 신탁중인 본 교환사채의 교환대상 자기주식 1,300,000주는 당사로 환입되었습니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케이엠더블유가 자사주를 대상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사주를 대상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하면 예탁결제원에 자기주식을 맡겨야 합니다. 

 

투자자가 콜 옵션을 행사한 이유

그런데 투자자는 왜? 콜 옵션을 행사한 것일까요. 원래 특수사채에 투자하는 메자닌 투자자는 향후 투자기업의 주가가 올라 주식으로 전환한 후 시장에 내다 팔아 시세 차익을 거두는 것이 베스트입니다. 만약 투자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만기까지 사채를 보유해 원금과 이자를 돌려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당연히 전자를 선호하겠죠?

그런데, 아무리 봐도 주가가 교환가액 위로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채를 만기까지 보유하자니 이자가 너무 약합니다. 기회비용 차원에서 해당 기업 교환사채를 계속 들고 있는 것은 손해라고 판단됩니다. 바로 이럴 때 투자자는 콜 옵션을 행사합니다. 빨리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은 다음에 다른 투자처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나으니까요. 

케이엠더블유의 교환사채는 2015년 3월에 발행된 것입니다. 그리고 교환가액은 1만8500원입니다. 최근 케이엠더블유의 주가가 올랐다고 하지만 아직 1만원대 초반입니다. 1만8500원까지의 고지가 멀게만 느껴지는 주가입니다. 게다가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1.5% 밖에 주지 않습니다. 투자자가 왜 콜 옵션을 행사했는 지 이해가 되는 상황입니다. 

 

주가가 긍정적으로 반응한 이유, 오버행보단 재무구조 개선

통상 특수사채 상환이 일어나면 오버행 이슈가 사라지는 측면에서 긍정적입니다. 오버행이란 잠재적으로 시장에 나올 물량이란 뜻인데, 특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언젠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됩니다. 따라서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오버행 이슈가 부각되는 것은 특수사채의 교환가액(전환가액, 행사가액)보다 현재 주가가 훨씬 높은 상황에서입니다. 그래야 주식으로 전환될 테니까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케이엠더블유의 오버행 리스크가 부각되기 위해선 지금 주가의 2배는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시장이 주식으로 전환되는 것을 우려했을 것이며 금일 만기 전 사채 취득 공시가 나왔을 때 해당 리스크 해소로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을 것입니다. 

사실, 필자가 정작 중요하게 보는 공시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지난 주 24일 장 마감 후 나왔던 ‘단기차입금증가’ 공시입니다. 

아니, 차입금이 늘어나 재무구조가 악화됐는데, 이게 긍정적이라고요?!

단편적으로만 보면 말이 안됩니다. 차입금이 늘어난 것이 호재라니요. 하지만 해당 공시에 기재된 차입금 수치를 보면 과거와 비교해 놀랍게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케이엠더블유 단기차입금 증가 공시 본문 >

2. 단기차입금총액 변경내역을 보면 단기차입금 합계가 차입 전 361억원입니다. 7. 기타 투자판단에 참고할 사항에 연결 재무제표 기준이란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수치는 연결 기준입니다. 지난 22일 제출된 연결 감사보고서를 열어봅시다. 

2016년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611억원입니다. 즉 2016년 말보다 현재 차입금이 250억원이나 줄어든 것입니다. 물론 이번에 180억원을 추가 차입했기 때문에 다시 500억원 대로 늘어나긴 합니다. 하지만 해당 차입금으로 교환사채를 상환하기 때문에 총 단기차입금은 줄어듭니다. 정리하면 2015년 1100억원이 넘었던 단기차입금이 현재 500억원 대로 줄어든 것입니다.  

< 케이엠더블유 감사보고서 재무상태표 >

케이엠더블유에게 재무구조 개선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재무구조로만 보면 케이엠더블유는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환자였기 떄문입니다. 2015년 케이엠더블유는 대규모 적자를 냅니다. 이에 따라 자본을 크게 까먹고, 유동성도 악화됐습니다. 차입금은 급증해 자칫 회사가 무너질 수 있는 위기에 봉착합니다.

케이엠더블유는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유형자산 매각, 자회사 텔콘의 지분 매각 등을 실시합니다. 이 같은 노력은 현금흐름표에 고스란히 나와 있습니다. 지난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 폭이 급격하게 확대됐으며, 재무활동현금흐름은 (-) 폭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유형자산, 자회사 지분을 팔아 800여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했기 때문입니다. 

< 케이엠더블유 실적과 현금흐름표 >

현재 통신주의 흐름이 좋습니다. IoT에 5G 기대감이 맞물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논리로 통신장비 업종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케이엠더블유는 미국 스프린트 사와 연일 지속되는 공급계약으로 최근 주가 회복세가 가파릅니다. 케이엠더블유의 공급계약 내역을 분기별로 합산해 보면 지난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주가가 회복되기 앞서 내부자는 회사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 모았습니다. 케이엠더블유 최대주주 김덕용 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자사 주식 18만주를 장내매수했습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5억원이 조금 넘는 규모이며 평균 취득가는 8200원 수준입니다. 정확히 바닥에서 지속적으로 매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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