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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디앤디, 주가를 부양해야 하는 이유

2017/03/27 08:12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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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디앤디
요약

24일 장 마감 후 SK디앤디가 깜짝 무상증자를 실시했습니다. 증자규모도 1주당 0.5주입니다. SK디앤디 주식 100주를 가지고 있으면 50주를 더 주는 증자입니다. 

무상증자는 대표적인 주가 부양 정책으로 사용됩니다. 공짜로 주식을 주니 당연히 시장이 환호하겠죠? 

 

SK디앤디는 왜? 무증을 해야 했을까

그런데 왜 SK디앤디는 주가 부양의 카드를 꺼내 든 것일까요? 단순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상장 후 주가가 너무 많이 빠져서?

모든 기업의 이벤트는 대주주 관점에서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 기업이 과연 주가를 올려야 하는 이유 말입니다.  

SK디앤디와 관련해 관심을 끄는 것은 최창원 부회장의 계열분리 이슈입니다. 

☞ 바로가기: 홀로서기 박차 가하는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계열분리 가속화 되나

 

기사의 요점은 최창원 부회장이 SK케미칼을 필두로 SK그룹에서 떨어져 나가기 위해 SK케미칼 지분을 늘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SK케미칼은 SK가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SK디앤디는 다시 SK가스의 자회사입니다. 주목되는 것은 최창원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SK디앤디 주식을 담보로 SK케미칼 지분을 늘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SK케미칼 지배구조

이번 지분 추가매입의 재원은 자회사인 SK D&D 주식 160만주를 담보로 500억원을 금융권에서 차입 조달했다. 지난해 6월 SK케미칼이 SK가스를 통해 지분을 보유한 SK D&D는 공모주 청약에 4조4096억원이 몰려 경쟁률 574.68대 1을 기록하며 유가증권에 입성했다. 시장에서는 SK D&D의 보호예수가 풀리는 6개월 뒤부터 최 부회장이 SK D&D 상장 이후 지분을 활용해 SK케미칼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 기사 본문 中 - 

실제 지난해 SK케미칼의 주식등의대량보유상항보고서를 보면 최 부회장 일가는 SK디앤디 주식을 담보로 한국투자증권에서 500억원을 빌렸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최 부회장의 주식담보대출 현황

 

까딱하면 반대매매..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아라

눈치가 빠르신 분이라면 대략 감을 잡았을 것입니다. 현재 SK디앤디 주가는 3만9000원으로 상장 후 최고가 대비 반토막 이상 난 상황입니다. 그리고 최 부회장이 SK디앤디 주식을 담보로 500억원을 빌렸을 때 SK디앤디 주가는 6만3600원(계약체결 당일인 2월 29일 종가)입니다. 

주식담보대출은 담보가액의 통상 50~70%를 빌릴 수 있습니다. 최 부회장이 당시 담보로 제공한 SK디앤디 주식은 160만주, 가격은 6만3600원입니다. 담보의 가치는 1017억원으로 계산됩니다. 즉 1017억원의 50%에 해당하는 500억원을 빌린 것입니다. 

문제는 담보 가치가 일정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금융회사는 강제로 담보로 제공된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 수 있습니다. 한도는 통상 담보 가치의 55% 수준입니다. 6만3600원의 55%에 해당하는 가격은 3만5000원 정도입니다. 24일 SK디앤디의 종가 3만9000원과 불과 10% 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SK디앤디가 필수적으로 주가를 부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만약 3만5000원을 하회한다면 정말이지 반대매매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이번 무상증자로 끝 모르고 하락했던 SK디앤디의 주가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그렇지 않는다면 최 부회장의 지분이 날아가는 상황이 발생하니 절대 그렇게 내버려두진 않을 것입니다.

 

SK디앤디, 최 부회장의 비장의 카드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최 부회장 입장에선 SK디앤디가 계열분리를 위한 소중한 카드입니다. 현재 최 부회장의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SK케미칼 지분은 20%내외입니다. 업계에선 안정적인 계열분리를 위해 필요한 최 부회장의 적정 지분을 30%로 보고 있습니다. 아직 10%P나 취득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SK케미칼 시가총액이 약 1.5조원이니 1500억원 정도의 재원이 필요합니다. 

최 회장이 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SK디앤디 지분뿐입니다. 최 회장인 SK디앤디 지분을 무려 24%나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 부회장 입장에선 SK디앤디 지분은 필요 없습니다. SK케미칼만 지배하면 SK가스를 통해 SK디앤디까지 지배할 수 있으니까요. 굳이 SK케미칼 지분과 SK디앤디 지분을 둘 다 보유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언젠가 교통정리가 필요합니다. 

그럼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요?

최 부회장이 보유한 SK디앤디 지분을 SK가스에 넘기면 말끔히 해결됩니다. 최 부회장 입장에선 불필요한 SK디앤디 지분을 팔아 SK케미칼 지분 취득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SK가스는 현재 30%보유한 SK디앤디 지분을 54%까지 확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SK가스는 SK디앤디로부터 더 많은 지배지분 순이익을 인식하게 됩니다.

< 향후 최 부회장의 계열 분리 시나리오 및 지배구조 >

 

최 부회장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위와 같은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당장은 아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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