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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 돌파한 코스피, 얼마까지 갈까?

2017/03/02 08:00AM

요약

주요 국가 중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 보도 자료가 나왔습니다. PER(주가수익비율)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 증시는 9.6배로 비교 국가 중 가장 낮다는 것입니다. 코스피가 2100선 고지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앞으로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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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자료에 사용된 PER은 12개월 선행 순이익을 기준으로 산정한 값입니다. ‘12개월 선행’이란 용어는 현재를 기점으로 1년 후를 의미합니다. 즉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년 후 예상되는 순이익 기준으로 우리나라 시장이 매력적이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1년 후 예상 순이익입니다. 해당 값은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 통해 산출된 값입니다. 과연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간단히 점검해 봅시다. 최근 10년간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코스피의 연간 순이익과 실제 발표치를 비교해 봤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는 당해년도 첫 거래일 값을 사용했습니다. 2015년이라고 하면 2015년 1월 2일에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값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그래프를 보면 예상 순이익과 실제 발표치가 유사했던 시기는 2007년과 2009년, 2010년 정도입니다. 나머지 7개년도는 괴리가 큽니다.  2006년 ~ 2015년까지 예상 순이익과 실제 발표치의 괴리율을 평균해 보면 -21%입니다. 실제 순이익이 예상치보다 평균적으로 21% 밑돌았다는 것입니다. 

< 코스피 예상 순이익과 실제 발표치 / 출처: WiseFn / 단위: 억원>

또한 실제 발표치가 예상치를 웃돈 시기는 2010년 딱 한 번뿐입니다. 정리하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는 실제 발표치와는 괴리가 크고, 과대 평가된 경향이 강합니다. 

ROE와 PBR의 관계 

그렇다면 시장을 밸류에이션 하는 좀더 합리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필자는 ROE(자기자본이익률)PBR(주가순자산비율)을 주로 사용합니다. 

ROE는 Return On Equity로 자본 대비 수익입니다. 투자수익률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주식에1000만원을 투자해 1년 만에 200만원을 벌었다면, 주식 투자에 대한 ROE는 20%인 것입니다. 반면 저금리 시대이기 때문에 예금에 ROE는 2%미만이 되겠지요. 

PBR은 장부상 가치를 얼마나 인정해주느냐 입니다. PBR이 1배라고 하면 장부상 가치와 시장에서 책정하는 가격이 동일하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PBR이 2배라고 하면 재산의 장부상 가치보다 실제 가격이 2배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PBR이 2배나 되는 기업이 나타날까요? 
 
해답은 ROE에 있습니다. 매년 자본 대비 수익을 20%씩(ROE가 20%) 내는 기업은 당연히 시장에서 높게 평가될 것입니다. 따라서 그 기업의 장부상 가치보다 높게 평가될 것입니다. 정리하면 ROE가 높으면 PBR도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ROE와 PBR은 동행한다는 의미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밸류에이션 개념입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아래 그래프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코스피 시장의 ROE와 PBR을 나타낸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ROE와 PBR이 동행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07년 대세 상승기엔 PBR이 무려 1.9배까지 치솟았습니다. 당시 ROE를 보면 12%내외를 기록했습니다. (ROE 12%에 PBR 1.9배가 절대적인 수준이라고 볼 순 없습니다. 당시 글로벌 경기가 과열됐었고 국내 시장 역시 ROE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에 PBR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러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대폭 줄면서 ROE 역시 4%대로 곤두박질 칩니다. 2010년 위기를 극복하며 다시 ROE가 두 자릿수를 회복했지만, 2014년까지 꾸준히 하락합니다. 2014년 한때 코스피의 ROE는 6%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즈음이면 감을 잡으셨을 것입니다. 코스피가 왜 7~8년간 박스권에 갇혀 있는지 말입니다. 상장사들이 재산을 불리는 속도가 줄어들면서 ROE도 차츰차츰 하락한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PBR 역시 상승할 기미를 안보였던 것이죠. 

ROE가 반등하고 있다…코스피 얼마까지 갈까?

하지만 2015년부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코스피의 ROE가 반등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추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2016년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됐습니다. 이에 따라 코스피 기업들의 순이익은 사상 최초로 100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한 2016년 코스피 기업들의 순이익 합계는 103.5조원입니다. 주요 기업들의 발표 실적을 반영해 추정한 값이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입니다. 

이를 반영하면 코스피의 ROE는 8%대로 올라섭니다. 코스피의 ROE가 8%대를 기록한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입니다. 코스피가 전고점을 돌파하며 2100선 고지에 안착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코스피는 과연 얼마까지 갈 수 있을까요? 2012년 코스피의 ROE가 8%였던 시절 PBR은 1.1배 ~ 1.2배를 오갔습니다. 마찬가지로 현재 코스피의 장부가치에 PBR 1.1~ 1.2배를 적용해 지수로 환산하면 2222 ~ 2424입니다. 과거 시장에서 줬던 PBR을 지금도 적용한다면 보수적으로 봐도 2200은 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애널리스트가 추정한 2017년 코스피의 순이익은 125조원입니다. 앞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보다 실제 발표치가 평균적으로 21% 낮게 나온다고 확인했습니다. 이를 적용해 합리적인 예상치를 산출하면 2017년 코스피의 예상 순이익은 98.7조원입니다. 2017년 예상 ROE 역시 8%에 근접합니다. 

물론 단순 ROE, PBR의 관계로 가정한 것이라 한계가 있습니다. 트럼프 리스크를 비롯해 예상치 못한 글로벌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항상 염두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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