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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시스템, 어닝 서프 + 지주회사 분할 = ?

2017/02/23 08:14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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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시스템
요약

지주회사 분할을 앞둔 AP시스템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4Q 매출액은 2777억원으로 364%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255억원으로 3만6886% 증가했는데요. 

시장의 예상치를 비웃기라도 하듯, 발표 실적과 컨센서스의 차이도 매우 큽니다. AP시스템의 4분기 컨센서스는 매출액이 1813억원, 영업이익이 173억원입니다. 회사가 발표한 매출액이 컨센서스를 무려 53%, 영업이익은 47% 웃돌았습니다. 

최근 2년간 AP시스템이 발표한 실적과 컨센서스를 비교해 보면 지난 4분기 실적이 특히 도드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단위: 억원 >

이 가운데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AP시스템이 지주회사 분할을 앞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AP시스템의 어닝 서프라이즈와 지주회사 전환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지주회사 분할, 대주주 경영권 강화의 히든카드

지난해 10월 AP시스템은 지주회사 분할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 거래가 정지되며, 약 40여일 후인 4월 7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져 거래가 시작됩니다. 두 회사로 분할됐다고 해서 지주회사 체제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분할 설립회사인 사업회사 지분을 20%(비상자사의 경우 40%)이상 확보해야 합니다. 때문에 지주회사는 사업회사 주주들을 대상으로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합니다.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란 지주회사 주식을 새로 발행해 줄 테니 그 대가로 돈이 아닌 사업회사 주식을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주식교환을 하는 셈입니다. 이런 프로세스를 거쳐 사업회사 지분을 20%이상 확보하고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업회사 주주들이 지주회사 주식으로 과연 바꿀까요? 지주회사는 자체적인 사업부문을 가지고 있지 않고 투자만을 담당하는 회사입니다. 따라서 영업부문은 사업회사에게 몰아주죠. 실제 돈을 버는 알짜 회사는 사업회사라는 의미입니다. 분할 후 순이익은 대부분 사업회사에서 나오는데, 분할로 자본총계와 시가총액이 가벼워지다 보니 사업회사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확 올라갑니다. 

이런 이유 탓에 분할 후 거래가 시작되면 대부분 지주회사 주가는 기준주가 대비 곤두박질치고, 사업회사 주가는 급등해 시작합니다. 
 

<분할 거래재개 당일 기준주가 대비 지주회사 시초가>

 

<분할 거래재개 당일 기준주가 대비 사업회사 시초가>

투자자들 역시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회사 주식으로 바꿀 이유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을 반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최대주주입니다. 최대주주는 지주회사 주식만 보유하면 됩니다. 사업회사는 지주회사를 통해 지배하면 되니까요. 따라서 지주회사가 사업회사 주주들을 대상으로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최대주주는 사업회사 주식 전량을 지주회사 주식으로 바꿔 버립니다. 다른 투자자가 청약하지 않은 물량까지 말이죠. 

또한 사업회사 주가가 지주회사 대비 비싸면 비쌀수록 최대주주는 지주회사 지분을 많이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 그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마법(?) 때문에 지주회사 체제는 최대주주의 지배력이 약한 기업들이 주로 실시해왔습니다. AP시스템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6월 말 기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의 보유 지분은 8.98%입니다. 회사 주인의 지분율이 9%가 채 안됩니다;; 이정도면 심각한 것입니다. 기업사냥꾼들이 맘만 먹고 덤비면 회사의 주인이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 AP시스템 대주주 지분현황 >

4Q 어닝 서프라이즈는 시작에 불과하다?

So What? 

지주회사 분할이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가 배경인데, 그래서 뭐 어쨌다고? 

생각이 들 텐데요. 앞서 대주주의 지분율을 봤듯이 AP시스템은 분할 이후 사업회사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좋습니다. 대주주가 지주회사 지분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니까요. 

따라서 호재성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도 같은 맥락입니다. AP시스템은 대표적인 장비 업체입니다. 장비 업체는 고객사의 투자 계획에 따라 실적 변동 폭이 큽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백지 공급계약(계약상대방, 계약금액 등을 밝히지 않는 공급계약)을 줄 이어 맺고 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이 실적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말입니다. 달리 말하면 AP시스템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올해 1분기 실적이 기대됩니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 거래가 시작되는 시점은 4월 7일입니다. 4월부터 5월초가 실적 시즌입니다. 사업회사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다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려 어렵지 않게 주가를 부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투자전략: 지주회사 Shot, 사업회사 Long

그렇다면 투자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AP시스템을 이미 보유한 투자자라면 분할 거래 재개 시점에 사업회사는 계속 가져가는 편이 좋아 보입니다. 실적 서프라이즈 및 주가 부양책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사업회사 주가가 고평가되어야 지분교환 시 대주주가 지주회사 지분을 확보하기 수월합니다. 

반면 지주회사는 기회를 봐서 매도하는 편이 좋아 보입니다. 지주회사는 분할 재개 당일 기준주가 대비 시초가가 급락해서 시작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런데 간혹 지주회사 주가가 견조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만약 AP시스템이 이에 해당한다면 이 기회를 틈타 정리하는 것입니다. 지주회사는 밸류에이션 상 매력적이지 않으며, 대주주의 입장에서도 하락하면 하락할수록 좋으니까요.

물론 OLED 업황이 갑자기 부진할 수도 있습니다. 장비 섹터라는 것 자체가 한치 앞을 예상하기 힘들며 고객사의 투자 계획에 따라 대박이 날수도 쪽박이 날수도 있으니까요. 업황 관련 이슈는 항상 모니터링 하고 선재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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