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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은 왜 OCI의 태양광 발전소를 인수했을까

2017/01/24 08:2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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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요약

지난 주 신재생에너지 업계에 훈풍이 일었습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국내 최대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OCI의 태양광 발전소를 사들였다는 소식 때문인데요. 

워렌 버핏, OCI 美태양광 발전소 인수…태양광 개발업 순풍

버핏이 태양광에 러브콜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기사를 검색해 보면 2013년부터 태양광 발전소에 투자했다는 소식이 즐비합니다. 

단순히 신재생에너지가, 그 중 태양광이 미래의 주 에너지원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확신에서였을까요? 버핏이 태양광 발전소에 투자한 진짜 이유를 짚어보겠습니다. 

모든 것은 주주이익에서 시작된다. 

'나는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사업체의 적정가치를 계산한다.'

버핏이 공식적으로 이렇게 말한 적은 없습니다. 주주서한 및 주변인의 말, 수 많은 인터뷰를 통해서 알려진 조각조각들을 짜맞춰 보면

'앞으로 창출될 주주이익을 현재 가치로 할인해 모두 더하는 것'

이것이 버핏의 적정가치 계산 법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방법은 미래 창출되는 현금흐름의 현재가치 총합’이라는 존 버 월리암스(John Burr Williams)의 투자에 대한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좀 더 자세히 뜯어 보겠습니다. 버핏의 주주이익을 계산 식으로 표현하면

당기순이익 + 감가상각비 – 자본지출

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감가상각비는 유무형자산의 내용연수에 따라 가치를 임의로 상각하는 것으로 실제 비용이 나가진 않습니다. 신차를 구매하고 5년의 시간이 흐른 뒤 중고차 시장에 내다 팔았습니다. 과연 제 값을 다 받을 수 있을까요? 구매한 가격의 절반도 못 받을 겁니다. 이유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해서 신차 구매자가 어딘가에 비용을 따로 지출하진 않습니다. 실제 비용은 발생하지 않지만 유무형자산에 대해 감가상각을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본지출이란 용어는 어렵지만, 쉽게 말하면 기업이 사업을 유지하는 데 들이는 비용입니다. 커피숖에서 노후된 커피머신을 바꾼다던지, 비품을 추가 구입했다던지 하는 것이 모두 자본지출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버핏의 주주이익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기업의 순이익이 아닌, 실제 기업에서 창출되는 잉여현금흐름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꿈의 밸류에이션, DCF

적정주가 계산법을 공부하다 보면 누구나 맞딱드리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DCF(Discount Cash Flow), 현금흐름할인법입니다. DCF는 미래에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잉여현금흐름을 각각 현재가치로 할인해 모두 더하는 방식입니다. 

잉여현금흐름이란 순이익에서 감가상각비를 더한 후 투자비용, 늘어난 외상매출금 등을 차감해 구합니다. 즉 버핏이 말하는 주주이익과 매우 흡사합니다. 

DCF는 이론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밸류에이션 방법입니다. 하지만 함정이 있습니다. 잉여현금흐름을 과연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것도 영구적으로 말입니다. 아래는 상장사들의 최근 5년간 잉여현금흐름 추이와 변동성을 나타낸 표입니다. 

< 각 기업 재무제표 >

최근 5년간 잉여현금흐름의 변동성이 20%미만인 업체는 동서를 포함 6개 기업이 전부입니다. 1900여 개 상장사 중에서 말입니다. DCF가 이론적으론 완벽하지만 사실상 현실에서 적용할 수 없는 꿈의 밸류에이션이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버핏은 몽상가? 철저한 ‘현실주의자’

그렇다면 버핏이 사용하는 밸류에이션 방법은 과연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국내 시장에는 맞지 않는 방법으로 치부해버리고 덮어버려야 할까요? 

버핏이 인수한 기업들을 잘 보면 버핏이 예측 가능한 주주이익에 주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코카콜라, 크래프트하인지, 월마드 등이 대표적입니다. 해당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을 예측하기 쉽습니다. 콜라를 갑자기 먹지 않거나, 두 배 가량 먹는 상황은 잘 벌어지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앞서 국내 상장사 중에선 동서가 잉여현금흐름 변동성이 가장 낮은 업체로 손꼽혔는데요. 같은 매락입니다. 즉 버핏이 식음료처럼 주주이익을 예측하기 쉬운 기업에 주로 투자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IBM, 애플 등 버핏이 기존의 관행을 깨고 IT기업에 투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데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경향도 물론 있겠지만, 본질적인 밸류에이션 방법을 바꾼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실제 해당 IT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보면 이익이 안정적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주주이익을 예측하기 쉬운 기업이라는 얘기죠.

태양광 발전소 투자는 예측 가능한 주주이익

이제 버핏이 태양광 발전소를 왜? 인수했는지 퍼즐이 거의 다 완성돼 갑니다. 태양광 발전소에서 기대할 수 있는 잉여현금흐름의 총 합계는 얼마일까요?

태양광 패널의 수명은 15년 ~ 20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지보수를 잘하면 그 이상으로 가겠죠. 이 것이 바로 몇 년간 주주이익을 창출할 수 있느냐 하는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다음은 잉여현금흐름입니다. 태양광 발전소는 규모에 따라 창출 가능한 에너지량이 정해집니다. 즉 총 량은 고정돼 있습니다. 발전소가 갑자기 커지거나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니까요. 변수는 가격입니다. 앞으로 유가가 급등락 하지 않는다면 태양광에서 생산되는 에너지 단가도 일정할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버핏은 앞으로 유가가 현 수준에서 크게 변하진 않을 것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세 번째 변수는 할인율입니다. 매년 태양광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어느 정도 할인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버핏은 무위험수익률(장기국채금리)에 기대인플레이션율을 더해 할인율을 산정합니다. 할인율이 올라가면 미래에 발생하는 주주이익도 당연히 낮아집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버핏은 앞으로 이자율이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는 것 같습니다. 트럼프 당선,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자리자고 있지만 금리가 상승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고 보는 것 같네요. 

정리하면 버핏이 인수한 태양광 발전소는 영속 기간이 정해져 있으며, 에너지 가격이 변동하지 않는다면 창출되는 현금흐름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금리 역시 크게 변하지 않는다면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할인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버핏이 태양광 발전소에 투자하는 것은 물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확신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철저히 가치평가 논리로 접근했다는 평가입니다. 1년 전 있었던 일이 이를 뒷받침 합니다. 버핏의 로비로 테슬라 창업주인 앨런 머스크의 솔라시티가 미국 네바다주에서 신규 사업을 중단했다는 소식입니다. 

태양광 vs 태양광, 워렌 버핏에 손든 앨런 머스크

요는 이렇습니다. 솔라시티는 태양광 대여사업을 하는 업체인데 너무 싼 값에 가정에 태양광 발전시실을 공급했습니다. 이를 버핏이 막고 나선 것입니다. 발전소의 경제성이 떨어지면 버펏의 투자도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이니까요. 

실제 국내에서도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일정한 수익을 내는 사부람도 적잖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금흐름 창출 측면에선 부동산 투자보다 훨씬 낫다는 후문입니다. 

버핏처럼 자본력이 된다면 어마어마한 태양광 발전소 투자는 해볼만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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