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 investor

이벤트 투자 / 미커버리지 스몰캡

로체시스템즈, 기다렸던 OLED 수주 봇물 터지나

2017/01/12 08:32AM

| About:

로체시스템즈
요약

10일 장 마감 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끄는 공시가 있었습니다. 바로 디스플레이 이송장비를 만드는 로체시스템즈의 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 공시입니다. 

사실 유상증자는 주주들에게 그다지 달가운 이벤트는 아닙니다. 돈이 없는 자식이 은행에서 빌리기 뭐하니 부모님께 손을 벌리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엔 100% 호재도, 100% 악재도 없습니다. 유상증자 공시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판단하기 위해선 증자의 대상,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합니다. 로체시스템즈의 유상증자 역시 겉으로 보기엔 악재처럼 보여도 알고 보면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증자공시의 필수 3요소 - 증자의 대상, 발행규모, 할인율

< 로체시스템즈 유상증자 본문 >

유증 공시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은 5. 증자방식입니다. 기존 주주대상의 유상증자인지, 불특정다수인 일반공모인지, 제3자인지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집니다. 특히 제3자배정의 경우, M&A 또는 전략적 지분투자 등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로체시스템즈의 경우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입니다.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받은 후 남는 물량이 있으면,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에게 기회를 준다는 것입니다. 이 것만 봐선 호재랑은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대박 재료는 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서 나오기 때문이죠. 

다음으론 증자 규모를 파악합니다. 3. 증자전 발행주식수가 822만4402주입니다. 그런데 1. 신주의 종류와 수는 200만주입니다. 즉 발행주식수의 24.3%의 해당되는 주식이 새로 발행되는 것입니다. 결코 적은 물량은 아닌 셈입니다. 

발행가액은 9410원입니다. 공시 표 하단에 발행가액을 어떻게 책정했는 지 나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는 최근 주가에다가 할인율을 적용해 산출합니다. 기업이 주주나 투자자에게 손을 벌리는 것이니 주식의 가격을 깎아주는 것이죠. 특히 주주배정 증자의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는 것이기 때문에 할인율 제한이 없습니다.

로체시스템즈는 기준주가에다가 25%의 할인율을 적용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깎아준 편이 아닙니다. 달리 말하면 그만큼 무언가 자신만만한 구석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로체시스템즈 대규모 베팅의 배경

그런데 증자공시가 나오고 나서 곧바로 단기차입금 증가 결정 공시가 따라 나옵니다. 금융기관 외 주체로부터 102억원을 차입한다는 내용입니다. 유상증자 188억원에 차입금 102억원까지 거의 300억원에 가까운 돈을 한 번에 마련하는 셈입니다. 대규모 급전이 필요한 배경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 로체시스템즈 단기차입금증가 공시 >

단서는 유상증자 공시 4. 자금조달의 목적에 있습니다. 보통 재무구조나 운전자본이 없는 기업이 유상증자를 하면 자금조달 목적에 운영자금 조달이라고 기재합니다. 그런데 로체시스템즈의 경우 시설자금이 90억원으로 가장 많이 책정돼 있습니다. 

로체시스템즈은 재무구조도 우량한 편입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동비율은 187%, 부채비율은 47%입니다. 정리하면 로체시스템즈는 단순히 경영환경이 어려워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이 아니라, 먼가 대규모 베팅을 위해 대대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섰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현재 IT 분야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는 OLED입니다. 애플이 차기 모바일기기에 OLED 패널을 채택한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더욱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이면서 OLED 시장이 올해 200%가량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2017 전망-디스플레이] OLED 디스플레이 시장 호황

한·중·일, OLED 설비에 35조 베팅…디스플레이 패널 '쩐의 전쟁' 시작됐다

< 출처: 셔터스톡 >

따라서 디스플레이 패널업체들은 생산량을 대폭 늘려야 하는 상황이고, 이를 위해서 OLED 관련 장비를 만드는 기업에게 대규모 발주를 넣어야 합니다. 장비 기업 역시 대규모 주문을 감당할 만한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겠죠. 때문에 어마어마한 자금을 들여 대규모 증설을 진행해야 합니다. 

로체시스템즈에 앞서 OLED 장비 대장주 AP시스템이 선례를 보여줬습니다. 제3자배정 상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대규모 시설자금을 조달했습니다. 밀려 들어오는 주문량을 감당하기 위해 선재적 투자에 나선 것입니다. 로체시스템즈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최근 쏟아져 나오는 OLED 관련 기사가 이를 뒷받침 합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발주처도 없는데 CAPA만 무작정 늘리진 않을 것입니다. 아직 공급계약 공시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에 준하는 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로체시스템즈의 유상증자로 최근 주춤한 OLED 관련주에 다시 훈풍이 불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Spirit investor  의 다른 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