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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바로잡기] 제약株 ‘무증’ 러시…과연 주가 부양책일까?

2017/01/10 07:51AM

요약

최근 제약주들이 앞다퉈 무상증자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4일 유한양행을 시작으로 보령제약, JW중외제약이 잇달아 무상증자를 선포했으며, 얼마 전엔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까지 가세했습니다. 

언론사에선 최근 제약·바이오주의 무상증자를 강력한 주가 부양책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하반기 제약·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코스닥 시장이 추락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대부분 반토막 났기 때문입니다. 

☞바로가기: 한미약품 무상증자, 주주 달래기 약발 먹히나

☞바로가기: [오늘의포인트]제약사, 무상증자 '봇물'... 주가 살릴까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릅니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제약·바이오주의 최근 무상증자는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상증자 규모다

화제(?)를 불러 모았던 한미약품의 무상증자 공시 본문입니다. 

< 한미약품 무상증자 공시 >

무상증자 공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증자규모입니다. 즉 얼마나 화끈하게 무상증자를 실시하냐는 것입니다. 이는 5. 1주당 신주배정 주식수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한미약품의 경우 0.07주입니다. 100주를 가지고 있는 주주들에게 7주를 준다는 의미입니다. 화끈한가요? 화끈했다면 1월 3일 공시 당일 주가가 0.8% 상승에 그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난 10월 7일 무상증자를 실시한 유니트론텍과 비교해보겠습니다. 10월 7일 장 마감 후 유니트론텍은 무상증자를 공시했습니다. 

< 유니트론텍 무상증자 공시 >

5. 1주당 신주배정 주식수는 2주입니다. 100주를 가지고 있으면 무려 200주를 더 준다는 얘기입니다. 이 정도는 되어야 화끈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 날 유니트론텍은 상한가로 치솟았습니다. 

정리하면 무상증자가 강력한 주가 부양의 메시지로 자리하기 위해선 증자규모가 커야한다는 것입니다. 

연례행사처럼 진행돼 온 무상증자

매년 회사에서 실시되는 종무식과 시무식, 여러 분들 기대가 되시나요? 차라리 그 시간에 연인과 데이트를 하던지, 혼자 취미 생활을 즐기는 편이 더 나을 것입니다. 

그런데 갑작스레 연말 보너스 관련 시상식을 연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기분이 남다르겠죠. 기대도 되고요. 

주주환원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 않다가 갑자기 해야지 효과가 있지, 매년 연례 행사처럼 하던 것을 하면 약발이 덜합니다. 

한미약품을 비롯해 한미사이언스, 보령제약, JW중외제약은 수년째 연례 행사처럼 무상증자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매년 연말이나 연초에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기업 리스트입니다. 반도체 장비 기업 유진테크를 제외하곤 모두 제약 관련 기업입니다. 

< 매년 연례행사처럼 무증하는 기업 / 테이블 안의 수치는 1주당 배정주식 수 >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최근 제약업체의 무상증자가 주가 하락에 따른 방어책이라고 보기엔 애매하다는 점입니다. 그냥 매년 하던 행사를 했던 것이라고 보는 편이 더 맞을 듯합니다. 

만약 남다른 주가 부양 정책을 펼칠 의도였다면 1주당 배정주식수를 0.07주, 0.05주로 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적게는 0.5주에서 많게는 2주까지 파격적으로 준다고 했을 것입니다. 

양질의 증권 기사도 많지만, 간혹 팩트를 왜곡하는 기사도 있습니다. 무조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투자에 활용하지 말고 하나 하나 논리적으로 맞는 지 따져보면서 투자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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