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 investor

이벤트 투자 / 미커버리지 스몰캡

민앤지 자사주 매각, 호재일까? 악재일까?

2017/01/05 08:50AM

| About:

민앤지
요약

민앤지가 전일이 장이 끝나고 자사주를 매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사주란, 자기 회사 주식을 말합니다. 즉 민앤지가 민앤지 주식을 판다고 하면 자사주 매각이란 말을 사용합니다. 투자자처럼 회사 역시 주식을 사고 팔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민앤지의 자사주 매각이 호재인지 악재인지 잘 분간이 가질 않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개념을 생각해봅시다. 주가가 오르기 위해선 해당 주식을 투자자가 많이 사야 합니다. 파는 사람보다 사는 사람이 많다면 주가는 오를 것입니다. 반대로 사는 사람보다 파는 사람이 많다면 해당 종목의 주가는 필연적으로 하락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자사주 매각도 썩 좋은 이슈는 아닌 듯합니다. 투자자들이 싫어하는 것 중에 ‘오버행(overhang)’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언제든지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인 매도 물량을 뜻합니다. 즉, 민앤지의 자사주 매각이 투자자들에게 오버행 이슈로 각인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몇 가지 부분에서 단순 악재로 보기 힘든 구석이 있습니다. 먼저 간단한 공시 해석입니다. 

< 민앤지 자사주 매각 공시 본문 >

1. 처분예정주식은 22만8464주입니다. 2. 처분 대상 주식가격은 주당 3만900원입니다. 민앤지는 자사주 매각 공시 전일 종가를 매각가격으로 책정했다고 밝혔습니다. 3. 처분예정금액은 70억원이 조금 넘습니다. 처분예정금액은 처분예정주식수와 처분단가를 곱해 산출한 것입니다. 어쨌거나 발행주식수의 3.8%를 매각한다고 하니 적은 물량은 아닌 셈입니다. 

외국계 펀드에게 블록딜로 넘긴다

주목할 부분은 이제부터입니다. 5. 처분목적을 봅니다. ‘외국인투자자 및 기관투자자 참여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라고 기재돼 있습니다. 해석하면 해당 자사주를 시장이 아닌 외국계 펀드나 국내 운용사 등에 매각한다는 얘기입니다. 

6. 처분방법을 보면 시간외대량매매라고 나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정규 시간 외(장 마감 후 15:10 ~ 18:00)에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장외매매, 시간외 대량매매, 블록 딜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시간외매매는 대량매수∙매도가 집중된다 해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대규모로 주식을 매입하거나 처분하는 주요주주 및 투자회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정리하면 민앤지는 자사주를 외국계 펀드나 국내 운용사 등에게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법으로 매각한다는 것입니다. 

본격적으로 세일즈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이유

재미있는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4. 처분예정기간입니다. 1월 5일부터 4월 4일까지로 나와 있습니다. 블록딜은 이미 내부적으로 팔 대상을 정해놓고 실시합니다. 따라서 블록딜 자사주 매각을 실시하는 케이스를 보면, 처분예정기간이 공시 당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민앤지는 향후 3개월 안에 매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달리 말하면 블록딜 대상을 아직 정하지 않았으며, 3개월 안에 찾아서 넘긴다는 방침입니다. 

따라서 민앤지는 IR, NDR 형태의 기업홍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70억원이 넘는 규모의 주식을 넘기기 위해서 세일즈 활동을 강화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주가 수준 역시 이 같은 근거를 뒷받침합니다. 민앤지는 2015년 상장 후 주가가 6만원 넘게 치솟았지만, 이후 꾸준히 조정을 받아 현재 3만원 선에 머물고 있습니다. 양호한 실적, 최근 세틀뱅크 인수 등 펀드먼탈은 좋아지는데 주가는 여전히 제자리에 맴돌고 있는 현실입니다. 

외국계 펀드나 국내 운용사 등 투자기관에게 넘기기 때문에 매각단가가 중요합니다. 투자기관 입장에선 좋은 주식을 싸게 사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민앤지를 좋게 보는 투자자에겐 현 주가 수준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듯 합니다. 

Spirit investor  의 다른 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