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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맥] 가려서 오르는 반도체 장비주의 속내

2015/05/10 10:00AM

요약

※ 산업의 맥은 그때그때 부각되는 업종을 잡아, 그 산업의 현 주소를 알아보고 부각되는 종목의 이유와 매력도를 알아봅니다.

5월 7일 장은 마치 룰러코스트 같았습니다. 점심시간 한 때 코스닥 지수가 1.5% 넘게 하락했다가, 막판에 +1.0% 상승 반전한 것입니다. 특히 이날 반도체 장비업체의 주가 상승세가 돋보인 하루였습니다.

삼성전자가 평택에 국내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 착공식을 연 것이 주가 상승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 라인 증설에 2017년까지 무려 15.6조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부지 사이즈는 축구장 400개 크기로, 기존 기흥, 화성 공장을 합한 면적과 맞먹습니다.  

그런데, 모든 반도체 장비업체가 웃은 것은 아닙니다. 주가 상승률을 비교해 보면, 일부 종목에만 매수세가 극도로 몰렸습니다. 10%넘게 상승한 종목은 제우스, 유니셈, 테스, 원익IPS, 피에스케이 정도입니다. 해당 업체의 공통분모는 모두 반도체 전공정과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래 표는 해당 종목의 주력 비지니스 설명입니다.

15.6조, 그 많은 돈을 어디에 투입될까

이유를 알기 위해선, 반도체 라인 투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반도체 라인을 깔기 위해선 수 조원 단위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투자금액의 대부분은 반도체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투입됩니다. 반도체 라인의 생산능력이 바로 1) 얼마나 좋은 장비를, 2) 많이 보유했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반도체 장비 1대 가격은 보통 10억원이 훌쩍 넘습니다.

실제 언론의 보도자료를 보면, 15.6조 중 5.6조는 인프라 및 공장 건설에, 10조는 반도체 설비를 구입하는 데 사용합니다. 반도체 장비 투자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겠는데, 그럼 왜 일부 장비만 주목을 받았을까요. 이유는 반도체 기술 진보에 따라 특정 장비가 점점 더 많이 투입되기 때문입니다.

미세화란 무엇인가 – 와플로 알아보는 미세화 공정

반도체 기술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미세화’입니다. 미세화란 반도체 회로를 더 미세하게 설계해 상대적으로 1개의 웨이퍼에서 많은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기술입니다.

미세화 공정의 이해를 돕기 위해 와플을 등장시켜보겠습니다.

그림에 3종류의 와플이 있습니다. 세 와플의 크기는 똑같다고 가정합니다. 동그란 와플 안에 네모난 무늬가 새겨져 있습니다. (A) 와플은 적게, (B) 와플은 좀 많이, (C) 와플은 무수히 많은 네모가 있습니다. 네모 무늬가 반도체 칩에 해당합니다. 무늬를 미세하게 찍으면, 같은 크기의 와플에서도 상대적으로 많은 무늬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사실,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웨이퍼의 실제 모양은 와플과 거의 똑같습니다.

다만 실제 웨이퍼 제조에서는 네모 무늬를 한 번에 찍지 않고, 여러 번에 걸쳐서 제작합니다. 박막을 입히고 → 회로를 새기기 위해 감광액을 뿌리고 → 노광장비로 회로를 그린 다음 → 회로가 새겨지지 않은 부분은 현상액으로 제거하고 → 필요 없는 막을 식각 공정으로 깎고 → 스트립 공정으로 회로 위의 감광액을 제거합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수십 번 반복해야 반도체 칩이 탄생합니다.

반도체 칩을 미세하게 만들면 만들수록 위와 같은 과정이 더 많아 집니다. 같은 장비로는 생산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미세화 공정이 진보될수록 해당 장비가 더 많이 필요한 것입니다. 물론 성능도 업그레이드되어야 합니다.

한편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더 큰 웨이퍼를 사용하던지, 아니면 현재 웨이퍼 사이즈에서 최대한 회로를 미세하게 설계해 반도체 칩을 많이 뽑아내는 것입니다. 현재로썬, 웨이퍼를 키우는 것보다 미세화 공정에 집중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모든 전공정 업체가 부각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테스와 원익IPS처럼 증착장비를 만드는 유진테크, 주성엔지니어링의 주가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미비했습니다. 원익IPS와 테스는 미세화 공정에 특화된 플라즈마 방식의 증착장비(PE CVD)가 주력인 반면에 유진테크는 저압 방식의 증착장비(LP CVD)가 주력이기 때문입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삼성전자보단 SK하이닉스와 거래합니다. 때문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와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한편 증착 장비 업체들은 최근 원자층증착장비(ALD)를 반도체 제조업체에 본격적으로 납품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ALD는 기존 증착장비보다 미세화 공정에 최적화된 장비입니다. 특히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유진테크, 주성엔지니어링은 ALD 납품으로 반전의 기회를 노릴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전공정 장비 올해 실적 - 유진테크, 주성엔지니어링 '어닝 서프'

마지막으로 전공정 장비 업체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입니다.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원익IPS, 테스는 꾸준한 실적 증가세를 연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적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업체는 유진테크, 주성엔지니어링입니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둔 까닭에 기저효과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피에스케이 역시 양호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증권가의 컨센서스를 무조건적으로 맹신하는 것은 비추입니다. 특히 장비업체의 경우 실적 등락 폭이 커, 예측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주요 업체들 대부분은 공시를 통해 수주현황을 밝히고 있습니다. 전자공시를 통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가 실제 전공정 장비업체들의 수주로 이어지는 살펴봐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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