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ot Lim

글로벌 혁신기업

일본, 추가 양적완화 카드를 꺼낼까

2015/08/24 10:47AM

요약

들어가기에 앞서

아베노믹스와 일본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경기 둔화로 아베노믹스의 추진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위안화 절화까지 끼어들며 셈법은 복잡해졌다. 하지만, 일본 또한 앉아서 당하고 있을거 같지는 않다. 추가 양적완화라는 카드를 뽑아들 기세다. 아베노믹스의 현재 상황과 일본의 대응책 및 일본 시장에 대해 알아보자.

1. 아베노믹스, 다시 주저앉는가

1) 역풍을 맞은 아베노믹스

2분기 일본 경제는 3분기만에 역성장하며 추락했다. 엔저로 증가세를 유지하던 수출이 처음으로 감소 전환되었으며, 소비세 인상 이후 미약한 회복세를 이어가던 가계소비 지출마저 감소했다. 아베 총리 취임 이후 일본의 분기 성장률을 보면, 아베노믹스로 일본 경제가 개선되었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

물가 수준 또한 양적완화 정책에도 불구, 일본은행 목표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도쿄지역의 7월 근원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13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전환되어 또다시 디플레이션 우려를 초래하고 있다. 최근 에너지 가격 하락과 엔/달러 환율 전년동기대비 상승세 둔화로 수입물가 하락 폭이 확대, 당분간 일본 소비자 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중국 경기 부진 및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최근 인민은행의 위안화 가치 절하가 여타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을 견인하며 안전자산인 엔화의 상대적 강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일본 경기 회복을 이끌어 온 수출과 관광산업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일본 정부는 2분기 경기 위축을 일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은행도 물가상승률에서 엔저효과는 둔화되고 있으나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다. 경기 회복을 위한 추가 경기부양책이 현 상황에서는 필요하지 않다고 표면적으로는 선을 그었다.

그림 1. 아베노믹스 현황

2) 선거를 위한 승부수 가능성

아베노믹스와 경기 회복 기대로 집권 초기 70%로 절대적 지지를 보였던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최근들어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일본 안보법안 중의원 통과 강행과 원전 재가동으로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처음으로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을 넘어선 바 있다. 그리고 급락하던 아베 지지율은 최근 아베 담화 이후 또다시 반등했다.

아베 총리가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단독 후보로 무투표 재선될 가능성이 여전히 크지만, 최근 지지율 변화를 감안할 때 이시바 시게루 장관이나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등이 총재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 뿐만 아니라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도 예정되어 있음을 감안할 때, 아베 총리는 지지율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일본 경제에 대한 신뢰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는 일본의 추가 양적 완화 카드가 나올 수 있는 배경이다.

2. 환율전쟁과 일본의 대응

지금까지는 엔화 절하로 일본이 톡톡히 재미를 봐 왔다면, 그간 대국의 체면(?)을 생각하며 참아왔던 중국이 환율 전쟁에 뛰어들며 셈법은 복잡해지고 있다. 수출 시장을 놓고 삼국의 승부는 삼국지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치열하다. 과거 동북아가 산업별 기술 격차에 따른 분업구조를 형성했다면, 현재는 그러한 분업구조가 상당히 약해지고 가격 경쟁만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1) 위안화 절화와 일본의 충격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트리고 있는 일본도 위안화 절하의 영향은 크다. 우선, 중국이 일본과 유로존의 최대 교역국인 상황에서 위안화 가치의 하락은 중국 수출업자들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본의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위안화 절하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유가 하락과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 위안화 절하가 일본의 수입 물가를 떨어트림으로써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일본은행(BOJ)이 얼마나 많은 장애물들을 견뎌낼 수 있을지 우려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도 불안하다.아소 타로 일본 재무상은 중국 인민은행이 최근 단행한 위안화 평가 절하가 최근 일본 주가 하락의 최대 요인이라고 21일 지적했다. 아소 재무상은 이날 각의 후 기자들에게 중국이 추가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할 때는 일본을 "곤란한 처지"로 내몰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림 2. 아시아 환율절하 비교

그림 3. 대미 수출증가율 추이

2) 재정정책 vs. 양적완화

아베 총리 지지율 회복을 위한 경기 부양책에 대한 일본내 기대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무엇보다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통화정책 대비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상승률이 미약하게나마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으며, 장기간 양적완화정책 시행에 따른 국채시장 유동성 부족 등에 대한 부담도 당장 통화정책 확대 보다는 재정정책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물론 양적완화정책에 대한 기대도 여전히 유효하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G20를 앞두고 8월 말 아베 총리와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회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양적완화 확대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지난해  9월에도 구로다 총재는 아베 총리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물가 목표 달성이 어려워진다면 주저없이 추가 완화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언급해 시장의 기대를 높였으며, 실제로  10월 일본은행은 양적완화정책 확대를 발표하기도 했다.

3. 일본 증시 재상승은 양적완화가 결정

1) 니케이 2만선 탈환 및 상승추세 복귀

양적완화가 이뤄질 경우 일본 증시에는 상당한 수혜가 예상된다. 양적 완화는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 회복 및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 욕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보다 비싸지 않은 물가 상황에서 추가 양적 완화는 일본의 가격 경쟁력을 다시 강화할 전망이며, 선진국을 비롯한 주요 경합시장에서 일본 기업은 가격메리트를 바탕으로 공세를 펼칠 전망이다.

단적인 예로 도요타 자동차는 이미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리고 있으며, 주가도 이에 화답하고 있는 상황이다.2015회계연도에 사상 최고치인 2조8000억엔의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일본 증시는 최근 니케이 2만선을 하회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 절하가 촉발한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와 금융시장 불안이 그리고 아베노믹스의 퇴조가 주요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양적 완화 카드가 나올 경우 금융시장 분위기는 일거에 반전되며 다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9~10월 중  상대적 저점이 일본 증시의 진입 기회로 생각된다.

2) 답답해지는 한국

반면, 일본과 중국이 공격적 환율 정책을 구사할 때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의 투자메리트는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은 중-일 대비 환율절하나 양적완화 등 통화정책에서 구사할 수 있는 카드가 부족하고, 소규모 개방경제 구조로 자율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한중일 통화 전쟁의 가운데에 끼어 탄력적 대응이 힘들어 보이며, 한국 정부는 내수와 수출, 재정 모두 확실한 카드가 없는 셈이다. 다만, 한국도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거나 원화의 약세가 심화될 경우 수출주를 중심으로 반전의 계기는 존재한다.

그림 4. 니케이 지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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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존
2015/08/29 09:29 PM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