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연
내일 1등할 종목은 어제도 1등이었다
원인모를 급락 속에서 기회를 엿보다
요약
- 이유없는 급락은 기업의 시장가치를 훼손시킬 순 있어도 본래가치까지 훼손시킬 순 없다
- 수익성에 큰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면 회사가 갖고 있는 자산을 보자
- 어쩌면 좋은 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다
들어가기 전에 질문을 하나 드려보겠습니다.
1. 1억원짜리 회사가 5000만원 됐습니다.
2. 10억원짜리 회사가 9억원이 됐습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시는 선생님께서는 둘 중 한 회사를 인수를 하셔야 합니다. 어떤 회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정답은 물론 없겠습니다만 만약 제가 저 질문을 받았다면 일단은 "글쎄요" 라고 대답을 하고 선택을 보류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질문에서는 저 둘의 본래 가치를 제가 제시하지 않았고 저 둘의 본래 가치를 아직 모르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1. 의 경우 본래가치는 1000만원짜리 회사일 수도 있고 2. 의 경우 본래가치는 20억원짜리 회사일 수도 있습니다.
일전에도 말씀을 드렸습니다,
올리브X이라는 상점에서 립밤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 립밤은 5000원이라고 정확히 희망소비자가격이 명시돼있습니다. 그런데 이 립밤을 50% 세일을 한답니다. 통상적인 소비자라면 당연히 이 립밤을 살 것입니다. 꼭 50% 할인이 아니더라도, 저같이 립밤을 많이 쓰는 소비자라면 단 10%만 세일을 한다고 해도 살 용의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애석하게도 주식시장에는 일반 시장에 존재하는 희망소비자가격이 명시돼있지 않습니다. 명시돼있다면 주식으로 돈을 잃는 분들은 지금보다 엄청나게 적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특정 회사, 특정 주식에 대해 각자만의 희망소비자가격을 책정합니다. 이 과정을 흔히들 "밸류에이션을 계산한다" 라고 합니다. 예컨대 <증권플러스> 라는 회사에 대해 철수는 100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면 영희는 1000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개똥이는 50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중연이는 금액을 산정할 수 없을 정도로 무궁무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사진만 봐도 대충은 어떤 상황인지 감이 오실겁니다. 주식농부 박영옥씨와 관련된 종목들을 20일(목요일) 종가(루머가 최초로 터진 시점)에 캡쳐를 한 사진인데요, 대부분 종목들의 가격이 상....당히 많이 내려서 대부분이 연초의 가격대로 재진입했습니다.
해당 종목들에 대해 평소 관심이 없으신 분이더라도 저정도의 급격한 주가 추이를 보인다면 이런 생각은 다들 한번쯤은 해보실겁니다. "이정도면 충분히 싼 것 아닌가?"
현재 가격이 싼지 아닌지 여부를 가늠하게 해주는 기업가치는 어떻게 산출이 될까요? 기업가치는 수익가치(너 돈 많이 버니?)와 자산가치(너 돈 많이 있니?) 두가지로 산출이 됩니다.
그 기업이 돈을 많이 벌고 있었는지, 그 추이는 어떻게 되는지는 과거 재무제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만 문제는 내일은 얼마나 벌지입니다. 이익을 추정하려면 그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지부터 원재료값은 어떻게 될지, 단가는 어떻게 될지, 새로운 대체상품이 나왔는지 등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고려할 것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필자는 아직까지 미래의 이익이 어떻게 될지를 가늠할 수 있는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기업이 돈(자산)은 많은지 여부는 비교적 쉽게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는 자산가치, 그것도 가장 단순하면서도 원초적인 자산인 현금자산으로 기업의 가치를 가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산가치를 따지는 것이므로 시장가치보다 자산가치가 낮은 즉, PBR이 1 이하인 종목 중에서 동일산업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현재 시가총액(하한가를 간 20일날과 금요일 종가인 21일날의 가격차이가 100원밖에 안나므로 편의상 현재 시가총액 ≒ 하한가 당일날 시가총액 으로 이해를 하겠습니다.)은 대략 1170억원입니다. 즉, 동일산업이란 회사를 현재 시장에 내다 팔면 1170억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원래는 1670억원짜리 회사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1170억원으로 시장가치가 하락했습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루머로 인한 까닭없는 급락입니다. 그렇다고 회사의 본래 가치에는 훼손이 됐을까요? 일단은 루머 때문에 하락한 것이니 수익성에 문제가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공장이 낙뢰에 맞아 공장 부지가 땅으로 꺼지고 시설들은 다 불타 없어지고 그 안에 현금들도 모두 불타 없어지는 등의 자산가치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정황들로 볼 때 단 하루만에 기업의 본래가치가 훼손되기란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동일산업의 본래가치에 대해서만 알아보면 됩니다. 위에서 미리 자산가치에 대해 알아본다고 밝혔으니 장부(재무제표)를 한번 열어보겠습니다.
많이 생각 안하겠습니다, 딱 저 초록색 네모 박스만 보겠습니다. 유동자산이 뭔가요? 그렇죠, 1년 내에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합니다. 만약 이 개념이 어려우시다면 이 글을 보고 계시는 지금 당장은 유동자산을 단순히 현금으로만 이해를 하시고 나중에 내공을 쌓으셔서 유동자산들의 세부 항목들을 모두를 구분하시면 됩니다. 유동자산(현금)의 총액을 보면 대략 2366억원이라고 돼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1년 안에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이 있다면 반대로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빚 역시 있을 것입니다. 바로 유동부채인데요, 빚은 내돈이 아닌 남의 돈이므로 유동자산 전체에서 빼주겠습니다. 유동자산 2366억원에서 388억원 정도를 빼면 1978억원정도가 나옵니다. 여기에 하나 더, 저기 유동자산 안에 있는 빨간색 가로선 보이시나요? 재고자산 항목에 빨간색 가로선을 표시해놨습니다. 재고자산은 없는 셈 친 것인데요, 그 이유는 주가도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하한가까지 떨어지는 마당에 내일 당장 영문도 모른 채 시장에서 더이상 동일산업의 제품(재고)를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물론 그럴 일은 하늘에서 별 따는 것 보다 더 비현실적이지만요) 시장에서 더이상 동일산업의 제품을 쓰지 않는다면 저 재고들은 그 순간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저것의 가치 역시 빼주겠습니다. 1978억(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 뺀 금액)에서 재고자산 711억 정도를 빼면 총 1267억원이라는 수치가 나옵니다.
* 물론 "외상 준 것들 못받으면 어떡해! 매출채권이 회수 안되면 어떡해!" 라고 반문을 하실수도 있지만 회사간의 거래 자체가 신뢰에 기반한 거래이기 때문에.. 돈을 100% 떼이는 상황 자체는 가정에 넣진 않았습니다만 넣어도 상관없습니다. 매출채권에서 매입채무만큼 빼준 액수 만큼 못받는다고 가정하고 그 액수만큼을 1267억원에서 더 빼주면 좀 더 보수적인 수치가 나올 것 입니다.
어쨌든 계산기는 이제 다 두들겼고 이제 고민을 해봅시다. 현재 동일산업을 시장에 내다 팔면 1170억원을 받을 수 있는데 동일산업이 갖고 있는 순수현금만 1267억원입니다. 부동산가치가 어떻고 기계가 얼마짜리고 재고 땡처리 하면 최소 얼마는 받을 수 있고 이런거 다 무시한 순수현금가치만 해도 이 기업의 시장가치보다 큽니다.
즉, 현재 상황은 기업의 본래가치 > 기업의 시장가치 이 상황인데 원래는 시장가치 > 본래가치 가 정상 아닌가요? 주식은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이니까요, 하다 못해 시장가치 ≒ 본래가치 정도는 되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지금은 반대입니다. 그렇다면 둘 중 하나의 상황이 벌어지겠죠, 본래가치가 시장가치만큼 떨어지거나 시장가치가 본래가치만큼 올라오거나.
대한민국은 디플레이션의 우려가 있다고는 하지만 순수현금가치가 하룻밤 사이에 당장 10%씩 떨어지고(1267억과 1170억은 대충 10% 차이) 하는 일은 최소 우리 생애에선 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장차 본래가치가 현재의 시장가치 정도로 떨어지기도 힘들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 1267억이란 수치는 이익은 조금도 계산하지 않은 채 현금만 생각한 수치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후자의 상황인 시장가치가 본래가치만큼 올라오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물론 일전에 저PBR을 맹신하지 말라는 얘기를 했었지만 그건 "하락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니 맹목적인 저PBR, 저PER 추종은 위험할 수 있다" 의 의미에서 얘기를 한 것입니다. 하지만 동일산업의 경우는 하락의 이유가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단순 루머 때문에 즉, 딱히 하락할 이유가 없었는데 하락한 것입니다. 이런 경우엔 한번 위의 방법대로 간단하게 자산가치를 따져봐서 매수 의사를 결정하는 것도 필자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가치에 비해 시장가치가 낮게 책정된 회사들은 비록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기다리기만 하면 언젠간 시장이 알아서 시장가치 재조정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이렇게 직관적이고 단순한 방법으로도 충분히 기회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ps 1) 전의 글과 같은 맥락입니다. 이것만으로 "저평가야!" 하시면 당.연.히. 곤란합니다.. 동일산업의 예시에는 이유없는 급락(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으로 인해 시장가치는 훼손됐지만 기업의 본래가치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전제가 깔려있습니다. 주가는 결국 실적입니다. 급락의 이유가 따로 존재한다면 당연히 수익성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ps 2) 자산가치를 따지는데는 위에서 살펴본 현금가치를 살펴볼 수도 있고 이밖에 땅가치, 건물가치, 설비가치 등 여러가지로 따질 수 있습니다. 현금가치로 예를 든 이유는 가장 쉽게 예를 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ps 3) 혹시 위의 캡쳐본에 나와있는 종목 중 하나라도 들고 계겨서 글을 보시는 내내 불편한 마음이 드셨다면 이렇게 추신으로나마 양해의 말씀을 구하는 바입니다, 나쁜 의도로 쓴 글은 아니니 너그러이 봐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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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면서도 명쾌한 투자 아이디어 제시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항상많이배웁니다ㅎㅎ
#dws #창원댁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D
감사합니다 소중히 잘 기억해두겠습니다
좋은글잘봤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