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ot Lim
글로벌 혁신기업
원조 핀테크의 새로운 도전, PayPal
요약
- 원조 핀테크 기업인 PayPal, 이베이에서 분사되어 재상장하며 시장에 화려하게 복귀
- 첫날 거래에서 이베이, 넷플릭스, 트위터의 시가총액을 추월
- 애플페이 등과 모바일 결제 시장을 두고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일 전망
- 폭넓은 사용자 기반, 장기간에 걸쳐 검증된 안전성 등은 타사가 모방하기 힘든 경쟁력
1. PayPal, 시장의 품으로 돌아오다.
핀테크의 원조 기업이라 할 수 있는 페이팔(PayPal)이 분할 이후 재상장되어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베이에서 분사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페이팔은 거래 첫날 주가 상승에 힘입어 시가 총액에서 이베이(ebay), 넷플릭스(netflix), 트위터(twitter) 등을 앞섰다.
첫날 공모가보다 8.3% 오른 41.63달러에 거래를 시작한 페이팔은 이날 시가총액 508억 달러를 기록하며 이베이의 시가총액인 345억 달러를 추월했다. 페이팔의 현 기업가치는 2002년 이베이 인수 때 15억 달러의 33배가 넘는다. 페이팔은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의 권고에 따라 이베이가 페이팔 분사를 결정하면서 지난주 19일 독립, 나스닥에 상장했다.
페이팔은 현재 180억건 이상 거래와 1조달러 이상을 처리하고 있으며 200여개국에서 1억6천9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페이팔이 이베이에서 분리하면서 제약이 사라져 결제사업을 한 층 더 강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페이팔은 이베이와 결별 후 결제기술을 제공하는 페이디언트와 자금이체 서비스인 줌(Xoom)을 인수해 핀테크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그림 1. PayPal 서비스의 모습
2. 핀테크 목장의 결투
페이팔은 핀테크라는 말이 나오기 전부터 존재한 원조 핀테크 기업이라 할 수 있다. 미국시장에서 유선 인터넷 시대의 '결제=페이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결제 분야의 선구자이자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패러다임이 변하는 상황에서 애플, 삼성 등과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앞두고 있다.
1) 모바일 결제, 피할수 없는 승부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매년 30~40%씩 성장해 오는 2017년 7천210억원달러(약 802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거대한 기업을 놓고 글로벌 거대 IT기업들은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애플이 지난해 10월 '애플페이' 서비스를 내놓은 가운데, 구글의 '안드로이드페이',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페이팔과 대형 유통 업체들이 주도하느 커런트C' 등 모바일 결제 4파전이 예상된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상위 100곳의 소매점 중에서 애플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 이용이 가능한 곳은 4분의 1에 해당하는 25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3분의 2에 가까운 소매점은 연내 애플페이를 도입할 계획이 없었다. 내년에 애플페이 도입 계획을 밝힌 곳도 4군데에 불과했다. 이들은 애플페이 도입을 망설이는 이유로 고객들의 수요가 충분치 않고, 애플페이 거래시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지 않다는 점과 함께 애플페이 서비스를 위해 새로운 기술과 장비를 도입하는데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꼽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2015년)는 애플페이의 해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애플페이 서비스 확산은 생각보다 녹녹치 않은 상황이다.
애플의 도전에 대한 페이팔의 대답은 커런트C라는 새로운 시스템이다. 주요 소매점들 중에는 월마트, 베스트바이 등 대형 유통 업체들이 연합해 선보인 모바일 결제 서비스 '커런트 C(Current C)'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곳이 20군데 정도로 알려졌다. 커런트C에 가입할 경우 정책적으로 당분간 다른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없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 커런트C를 만든 회사 페이던트는 지난 3월 온라인 결제 부문 선두주자인 페이팔에 인수됐다. 커런트C는 페이던트가 월마트와 베스트바이, 서브웨이 등 유통업체 40곳이 설립한 컨소시엄 MCX와 공동개발한 서비스다. 무엇보다 오프라인 유통망을 장악한 대형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그림 2. 애플페이 vs 커런트 C
삼성전자는 루프페이 인수를 통해 확보한 마그네틱보안전송(MST, Magnetic Secure Transmission) 기술로 카드를 긁어서 결제하는 방식의 기존 카드 결제기에도 삼성페이 서비스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바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기존 한국과 미국의 90% 이상의 매장에서 결제단말기를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아도 바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구글은 지난달 말 개발자 회의에서 '안드로이드 페이'를 공개하고 미국 3대 통신사인 AT&T, 버라이즌, T모바일과 제휴해 이들이 판매하는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페이를 기본 탑재하기로 했다. 또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하는 파격 정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iOS 플랫폼을 바탕으로 기기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애플페이, 대형 유통망을 등에 엎은 커런트C, 범용성으로 편의를 크게 끌어올린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 승부수를 던진 안드로이드페이 등 주요 업체들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2) 모바일 플랫폼과 웨어러블에 대한 준비
동사는 인수합병(M&A)으로 모바일 온·오프라인 결제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그동안 페이팔은 온라인 결제 시장에선 선도 업체지만 모바일 오프라인 결제에선 한발 늦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댄 슐만 페이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60억 달러(약 6조7400억원)에 이르는 현금을 바탕으로 M&A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며 “두둑한 실탄은 전 세계 시장에서 페이팔에 막대한 기회를 제공하고 자금조달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이팔은 지난해 더프리서치, 스택몹, 온라인 결제 시스템 업체 브레인트리 등을 연이어 인수하며 모바일 부문을 강화했다. 올해에는 지난 3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커런트 C'를 개발한 페이던트 인수에 이어, 지난주 페이팔은 온라인 송금서비스 업체 줌(Xoom)을 8.9억만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줌 인수 이후에도 페이팔은 50억 달러가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 M&A 여력이 충분하다.
장래의 성장 인수합병과 더불어 향후 성장 방향에 대해 웨어러블과 결제 서비스의 융합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페이팔의 임원인 바룬 (Varun Krishna)은 “페이팔은 웨어러블 기기에서 연속적이며, 상황에 최적화된 결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보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왓치나 다른 기기를 통해 상점에서 결제를 하고, 소매상들의 특별한 제안을 도우며, 잔액을 Alert 기능으로 알려줄 수도 있다. 또한 적극적인 웨어러블 기기의 이용자와 앱 등이 늘어나고 있고, 웨어러블 기기의 경험이 소비자 경험과 엄청난 연관성을 만들면서 다른 여러 기능들을 통해 웨어러블 기술을 통한 지속적인 모멘텀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3) 본질적인 경쟁력은 신뢰ㆍ편의성ㆍ안전
페이팔은 자신들이 글로벌 핀테크 리더로 성장한 비결을 신뢰ㆍ편의성ㆍ안전의 3 요소로 설명한다. 페이팔 관계자는 "물품 구매자는 (핀테크 서비스의) 편의성을, 거래 상대방을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한 채 물품을 건네는 판매자는 안전을 각각 최우선 가치로 여긴다"며 "핀테크 사업자의 역할은 이 사이에서 신뢰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팔’의 특징은 서비스 면에서는 구매자와 판매자의 중간자 역할을 하는 ‘에스크로(escrow)’라는 점이고 기술 면에서는 ‘FDS(Fraud Detection System, 사기 탐지 시스템)’라는 점이다. ‘FDS’는 ‘페이팔’이 2001년 해킹을 당한 후 독자적으로 개발한 강력한 보안 시스템이다. ‘FDS’ 때문에 ‘페이팔’은 이메일과 비밀번호만으로 안전한 결제가 가능하다.
‘FDS’는 평소 사용자의 구매 패턴을 기록하고 그 내용들을 분석한다. 해당 사용자가 어떤 카테고리의 제품들을 많이 샀는지, 또 어느 금액 수준의 제품을 많이 샀는지, 또 어느 PC를 통해서, 혹은 어느 단말기를 통해서 구매를 많이 했는지, 또 어느 지역에서 구매를 많이 했는지에 대한 빅 데이터가 종합되고 분석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패턴과 완전히 동떨어진 구매행위가 일어났을 때 까다로운 2차 인증 절차로 전환된다. 이는 거래 정보의 수집과 거래 패턴에 대한 정교한 분석, 빅 데이터의 효과적인 관리, 전자 금융 거래 업무에 대한 정확한 이해 등이 바탕이 돼야 가능한 시스템이다. '페이팔'이 진정한 ‘핀테크(Fintech)’로 불리는 이유다.
3. 투자 전략 및 Valuation
1) 먹을 것인가, 먹힐 것인가
동사는 분할 재상장되며 시장의 기대감을 한몸에 모은 상황이다. 모기업인 이베이 보다 높은 시총으로 평가받는다는 사실이 그러한 점을 반증한다. 모바일 결제 시장의 승자를 놓고 벌일 한판 승부에서 동사가 어떤 결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동사의 기업가치는 결정될 전망이다.
당분간 밸류에이션은 고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신규 출시할 서비스가 주가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따라서, 애플페이와 경쟁이 예상되는 '커런트 C' 서비스와 글로벌 송금 서비스인 Xoom의 동향 등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동사의 기본적인 경쟁력은 미국 시장내에서 오랫동안 시장을 선점하면서 사용자들이 페이팔에 친숙하며 안전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점이다. 이러한 장점을 동사가 모바일 시대에 어떻게 살려나가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동사가 애플페이와의 경쟁에서 밀린다고 해도 M&A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잠재적인 인수후보자로 페이스북, 알리바바 혹은 구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안드로이드 페이가 미국 시장내 후발주자로 예상보다 시장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구글입장에서 동사는 상당히 매력적인 인수 후보가 될 것이다.
2) 목표주가 및 Valuation
월가의 분석가들이 제시하는 동사의 평균 목표가는 43~45달러 수준이다. 현재가 38달러 대비 상승여력은 20%에 다소 못미치는 수준이다. 22일 기준 시기총액이 468억 달러(50조원)이며, 12개월 Fwd. 예상 PER이 26배 수준인 점을 감안시 동사는 저평가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특성은 초기에 사용자를 모으고 의미있는 매출이 발생할때까지 계속 비용이 증가해서 수익성이 낮은 반면, 임계치를 통과한 다음부터는 변동비가 사실상 없기 때문에 수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데 있다.
월가의 투자자들은 이러한 특성을 이미 충분히 경험하고 있으며 당장의 수익보다는 모바일 결제 시대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동사의 밸류에이션을 볼 때, 표면적인 숫자보다는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 및 사용자수 증가율 같은 수익의 선행지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그림 3. 실적 컨센서스
그림 4. 주가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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