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ot Lim
글로벌 혁신기업
원자재 하락 시대의 투자 기회
2015/07/23 09:59AM
요약
- 원자재 시장, 최근 금과 원유, 천연 가스등이 가격 하락을 주도
- 원자재 가격 급락은 단기적 조정이 아닌 구조적인 시장 변화 가능성
- 수요를 주도했던 이머징 마켓의 성장 둔화되는 반면, 상품 공급은 지속적 증가세
- 금 및 원유 가격 하락에 투자하는 인버스 ETF가 매력적
들어가기에 앞서
금 시세와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다. 달러 강세, 중국의 수요 둔화, 공급량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하락 추세는 쉽게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원자재 수퍼 사이클'이라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상품(Commodity)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다. 원자재 시장의 최근 동향 및 전망에 대해 살펴보자.
1. 상품시장에 몰아닥친 '퍼펙트 스톰'
금값이 5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것을 포함해 상품시장이 곡소리를 내고 있다. 국제 유가를 포함한 주요 원자재 가격 전망은 비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때 원자재 가격 약세는 심화되는 경향을 보여 부진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하는 상품 인덱스는 이날 장중 1.2% 하락하며 96.37까지 밀렸다. 상품 지수는 5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장기 하락에 해당한다. 금과 원유, 천연가스 등이 상품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1) 추락하고 있는 황금
20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금 선물 가격은 2% 이상 하락하며 온스당 1,106.8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5년래 최저치다. 장중 한 때 금값은 온스당 1,080달러까지 밀리며, 8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상하이에서는 33톤 이상의 금이 단 2분 만에 거래됐다. 값으로 따지면 13억달러(약 1조5000억원) 규모다.
금 가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하락 압박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상품펀드 관련 매니저는 “달러가 랠리를 재개하면서 금속 상품 가격을 누르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의 하향 조정 역시 상품 가격에 악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투자자 사이에 하락 베팅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금 선물 상승에 대한 투기적 포지션이 2013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에 달러화가 오르는 데다 주가 역시 상승 흐름을 지속하자 금의 투자 매력이 크게 꺾였다는 진단이다.
2) 국제유가, 공급과잉 시대
원유 역시 힘을 못쓰고 있다.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유가 상승 포지션 청산이 활발하다. 이란 핵 협상 타결로 원유 공급 과잉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CFTC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한 주 사이 원유 상승 포지션이 7.9% 감소했고, 하락 베팅은 4.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에너지 시장을 분석하는 미국내 애널리스트는 “사우디 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이 늘어나고 있고, 이란 핵 협상 타결로 공급 과잉 문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전문가는 유가가 2020년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유가는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 6월 이후 폭락한 만큼 강한 V자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그림 1. 국제유가 및 금 시세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원자재 가격 급락이 단기적 조정이 아닌 구조적인 시장 변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FT는 “지난 10년 이상 계속 된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종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즈는 “거시경제와 공급 측면에서 위협 요인들이 많아 전망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상승은 달러화와 자금 조달 비용을 끌어올리며 이는 원자재 시장에 강한 악재”라며 “상품 관련 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활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 하락의 근본 배경
원유와 금을 비롯한 상품 가격의 급락세는 단기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그동안 상품 가격을 지탱해왔던 펀더멘털 요인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에 대한 수요는 둔화 내지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공급은 늘어나는 추세이다. 게다가, 원자재의 표시통화인 달러화의 강세는 구조적일 전망이다.
1) 황금, 더이상 빛나지 않는다
황금 시장은 남아공 등에서 금광이 개발되며 공급이 증가했지만, 각국 중앙은행은 보유한 금을 처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이 금 보유량을 축소하고 있다. 인민은행의 금보유량에 대한 시장의 예상은 3,000톤이었지만 최근 발표한 수치는 1,658톤이었다. 인도는 금 수입을 규제하고 있다. 최대 수요국인 인도·중국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금 가격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약 4년 전 워런 버핏은 금값이 향후 800달러 정도까지 떨어진다고 예상했다.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은 역사적으로 유가와 금 가격을 비교해보면 대략 원유 16배럴당 금 1온스 수준으로 평가한다. 지난 30년 동안 그러한 비율이 유지되어 왔으며, 배럴당 50달러라고 가정하면 금 가격이 온스당 800달러가 적정하다는 것이다. 분석가들은 현재 금 가격의 적정선을 950달러 수준으로 평가한다.
그림 2. 금 가격의 장기 추이
2) 원유, 중국 수요감소와 셰일 오일
중국은 지난 십 년간 전세계 원유 수요 증가의 구심점이 돼 왔다. 중국의 원유 수요는 미국을 넘어섰고 글로벌 최대 원유 및 정제품 수입국으로 위상을 굳혔다. 따라서 중국 경제가 흔들릴 때 원유시장의 반응은 빠르다. 중국 인민은행이 수차례 기준금리와 지준율을 인하한 것은 많은 원유 트레이더들에게 중국 경제 둔화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중국 증시의 높은 변동성 역시 트레이더들이 일단 뒷짐을 지게 만드는 요인이다.
율리우스 베어의 카스텐 먼커(Carsten Menke)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최근 약화되고 있는 중국 원유 수입 지표들이 초과 공급 우려를 더한다"며 "금속 가격 하락과 함께 원자재 시장 전체가 중국 수요 둔화를 걱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증시 폭락은 여기에 연쇄반응을 일으킬 뇌관이 되고 있다.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러시아와 남미경제의 부진, 중국에 상품을 수출해 온 제조업 국가들의 타격 등이 예상되고, 미국발 금리인상까지 겹칠 경우 외국인 이탈로 신흥국 통화와 채권가치가 급락할 가능성까지 있다는 것이다.
그림 3. 중국 증시 폭락의 연쇄효과
공급측면에서는 셰일오일 생산이 회복되면서 OPEC과의 원유 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서 현재 50달러까지 절반 가까이 하락하는 동안 주요 셰일업체들의 성장은 멈췄지만 생산량이 줄지도 않았다. 오히려 미국 원유 시추공 수는 지난주, 29주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 셰일업체들이 마침내 비용 절감에 성공해 손익 분기점을 낮추고 생산성 개선을 이뤄냈음을 말해준다. 현재 미국의 원유 재고는 4.6억 배럴로 사상 최대다.
3) 달러강세는 구조적 현상
선진국 간 통화정책 차별화와 경기회복 속도의 차이로 인해 달러강세는 구조적 현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미국 경제는 민간 내수 주도로 3% 수준의 완연한 경기확장 기조가 유지되며,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Fed는 오는 9월에 첫 금리인상을 시작한 이후,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반면, 유로존과 일본 경제는 약 1.0~1.5% 내외의 저성장 국면이 이어지며, 2016년까지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할 전망이다.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는 최근의 빠른 절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난 2002년의 고점에 비해 약 17%(4월 기준) 낮은 수준이다.
그림 4. 달러 실질인덱스 추이
3. 상품가격 하락에 투자하는 ETF
국내를 비롯해 미국시장에는 상품관련 다양한 인버스 ETF가 상장되어 있다. 인버스 상품은 기본적으로 하락분만큼 이익을 얻는 구조인데, 레버리지를 활용할 경우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물론, 레버리지 사용에 따른 위험성이 크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을 소개한다.
1) DGLD
금관련 인버스 ETF중에서 대표적인 ETF로 VelocityShares 3x Inverse Gold(DGLD)가 있다. DGLD는 S&P GSCI® Gold Index Excess Return지수를 세배로 역추종한다. 자산규모는 1,900만 달러(210억원) 규모로 작은 편이다. 연간 운용보수는 1.35%이다.
2) DWTI
원유관련 인버스 ETF 중 대표적인 것은 VelocityShares 3x Inverse Crude Oil(DWTI)이다. DWTI는 S&P GSCI® Crude Oil 지수를 세배로 역추종한다. 현재 자산규모는 1.9억 달러(2,100억원) 규모로 비교적 소규모에 속한다. 연간 운용보수는 1.35%이다.
그림 5. DGLD 및 DWTI의 NAV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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