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ot Lim

글로벌 혁신기업

베트남 투자, 어떻게 봐야할까

2015/07/20 09:01AM

요약

들어가기에 앞서

'꺼진불도 다시보자'는 증시 격언처럼 베트남 펀드의 수익률이 회복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사실상 잊혀진 상품이었던 베트남 펀드는 올 상반기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베트남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틈새 시장이 되고 있는 것일까. 베트남 증시의 전망과 투자 기회에 대해 알아보자.

 

1. 베트남 최근 동향

1) 꺾이지 않는 경제 성장

세계 경기가 둔화하고 있음에도 베트남의 경제 성장은 계속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에 따르면 베트남의 올해 상반기 GDP성장률은 6.2%로 지난 7년 이래 가장 높다. 베트남 경제는 올 1분기 6.0%로 성장해 1분기 기준으로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베트남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는 6.2%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15년 베트남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5.8%에서 최근 6.1%로 상향조정했다.

경제 성장의 기반은 베트남이 보유한 양질의 우수한 노동력이다. 트린 뉴엔 HSBC 이코노미스트는 "베트남의 인구 구성은 인건비 경쟁력과 내수에 도움이 돼 왔다"며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세는 제조 허브로서의 베트남의 매력도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인구의 60% 이상은 주 노동연령인 15~54세에 몰려 있고 65세 이상 인구는 6%에 불과하다. 중위연령(median age, 평균연령)은 29세다. 이는 일본의 평균연령이 46세, 중국이 37세인 것과 비교할 때 훨씬 낮은 수준이다.

그림 1. 베트남 GDP 추이

2) 한국 3대 수출국이자 최대 FDI 국가로 부상

베트남은 어느새 한국 경제의 주요한 동반자가 되고 있다. 올해들어 일본을 제치고 중국, 미국에 이어 한국의 3대 수출대상국으로 부상했다.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도 對베트남 수출은 지난 5월까지 전년비 24%가 증가한 112억 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일본에 대한 수출은 18.5%나 줄어 111억 달러에 그쳤다. 지난 10년간(2005~14년) 한국의 베트남 수출은 연간 34억 달러에서 224억 달러로 6.5배나 증가했다.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투자에 힘입어 세계적 스마트폰 생산기지로 성장했다.지난해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의 매출은 266억 달러로 베트남 전체 GDP의 14%에 달했다. 휴대전화 수출액은 베트남 수출 총액의 16%인 236억 달러로 최대 수출품목이 됐다. 베트남에 대한 FDI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최근 3년 연속 큰폭으로 증가하면서 지난해 다시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3월까지의 누적기준 금액만도 192억 달러다.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FDI 국가가 됐으며, 베트남은 한국의 3대 투자대상국 반열에 올랐다.

다만, 해외 기업들에게는 긍정적인 베트남 경제가 국내 기업들에겐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엔 이코노미스트는 "자국 기업들은 베트남의 값싼 고용시장에서 기회를 잡는데 성공적이지 못했다"며 "지난 4분기와 지난해 전체, 올해 1분기 수출은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림 2. 삼성전자의 베트남 생산라인

3) 베트남 펀드의 부활

중국과 그리스발 악재로 글로벌 증시가 크게 출렁인 가운데 베트남 펀드는 꾸준한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외국인 투자 한도가 대폭 완화되는 등 증시 활성화 기대가 미리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주식형 펀드 가운데 ‘미래에셋베트남펀드(종류A)’가 3개월 수익률 10.81%의 성과를 냈다. ‘한국투자 베트남적립식1(주식혼합)’(9.15%) ‘한국월드와이드 베트남 혼합’(10.32%) ‘동양 베트남 민영화 혼합1’(8.45%) 등 3개월 수익률 상위 5위를 모두 베트남펀드가 차지했다. 이들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5~7%로 인도펀드와 함께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한국투자 베트남적립식 펀드를 운용하는 조성만 한국투자신탁운용 팀장은 “베트남 주식은 상대적으로 다른 아시아 국가 증시에 비해 싸기 때문에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국내총생산(GDP) 기준 연 6%대 성장률을 보여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림 3. 베트남 펀드 수익률

 

2. 지속적인 개방 확대로 성장 가속화

1) 자본시장 개방과 외국인 한도 철폐

베트남은 오는 9월부터 대다수 업종에 대한 외국인 지분 보유 한도를 현행 49%에서 100%로 늘린다. 외국인 투자 한도를 사실상 철폐하고 자본시장을 전면 개방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로 봤을때 이번 조치는 베트남 증시를 끌어올릴 호재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05년 베트남은 외국인 지분 보유한도를 기존의 30%에서 49%로 완화했다. 이후 3개월은 증시 상승폭이 미미했지만 6개월만에 주가는 93.7% 뛰었다. 외국인 누적 순매수 규모는 2005년 10월~12월까지는 8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2006년 1월~3월까지는 약 6,000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이소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규제완화 이후 2006년에는 상장기업 수가 증가했고 제2의 중국펀드로 베트남 펀드가 주목받으며 VN지수는 2007년 10월 역사적 최고점인 1170선까지 올라섰다"며 "이번 규제완화도 2005년 사례와 같이 단기적으로 지수 상승의 호재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지분 규제 뿐만 아니라 이달초부터 외국인 부동산 소유 규제도 완화돼 부동산 관련기업의 실적개선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연말까지 인수합병을 통한 금융권 구조조정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증시의 강세가 연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무역적자 지속, 그렉시트 우려 등으로 환율 상승압력이 가중되고 있고 주가의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면서 증시 상승폭은 둔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 지속적 시장 개방을 통한 성장 모색

아세안 국가들 가운데 투자 및 서비스 분야 개방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베트남이다. 특히, 금년 중으로 예상되는 TPP 체결은 베트남의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도약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TPP에 참여하는 12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총 26조6000만달러로, 전 세계 GDP의 38%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이다.

베트남은 무역 협상에 가장 적극적인 동시에 투자 및 서비스 분야 개방에서도 과감하다. 베트남은 7월 1일부터 외국기업, 투자펀드, 비자를 가진 외국인 등이 베트남에서 토지와 건물을 50년간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TPP는 중국 주도의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대항하는 성격을 띄고 있어 미국으로서는 동남아 주요 신흥시장중 하나인 베트남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베트남 역시 미국 시장에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직후 베트남의 TPP 참여와 관련해 “앞으로 양국 성장의 엄청난 잠재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트남은 TPP 참여를 통해 대미 수출이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베트남 섬유 및 의류 수출의 60%는 미국을 비롯한 TPP 참가하는 국가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 수출하는 섬유 제품 관세율은 18%를 적용 받고 있지만, 협정이 체결시 관세율은 0%가 될 전망이다. 베트남 대미 의류 수출은 13년 86억달러에 달했지만, 2020년에는 그 수출액이 200억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힌국과는 이미 FTA를 체결했으며, EU등과도 FTA를 추진중에 있다. TPP와 FTA를 통해 지속적인 시장 개방이 이루어지고,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제도 정비와 FDI의 확대가 지속되고 있어 베트남의 향후 성장 전망을 밝게 했주고 있다.

그림 4. 미-베트남 정상 회담

 

3. 리스크 요인 - 중국 의존도와 자본시장의 미성숙

베트남 경제는 여타 국가와 차별되는 성장을 보이는 가운데, 경제 및 자본 시장 개방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베트남 경제에도 리스크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1) 높은 중국 의존도

베트남 경제 또한 여타 아세안 국가와 마찬가지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베트남은 전체 대외 교역의 20% 가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베트남은 수출의 10%, 수입의 28%을 중국을 통해 하고 있고 전체 전력소요량의 5%가량을 중국을 통해 도입하며 경제적인 연관성을 키워왔다.  과거 중월전쟁과 최근 국경분쟁에 따른 중국과의 대립으로 관계가 점차 소원해지고 있다. 실제로 남중국해 분쟁으로 인해 중국 IT제조업체인 폭스콘은 베트남 투자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베트남 정부 또한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한국을 발판으로 미국과 EU 등과 경제 협력을 통해 대외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베트남 FTA 타결로 경제적 연관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은 베트남 수출의 5%, 수입의 16%를 차지하고 있으며 FDI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40%까지 확대됐다.

중장기적으로 중국 의존도는 낮아질 전망이나,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하강 국면에 접어들거나 남중국해의 지정학적 분쟁이 격화될 경우 베트남 경제의 단기적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베트남의 임금 경쟁력이 지속될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나 현재로서는 장기적인 과제로 생각된다. 영국 외무행정부에 따르면 20년 내로 베트남의 65세 이상 인구는 두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낮은 임금으로 갖던 경쟁력도 잦은 노동쟁의로 위협받고 있으며 기업들이 원하는 숙련노동자 공급 부족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2) 자본시장의 미성숙

베트남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500억 달러(55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베트남 시장의 시가총액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1/4 수준이며, 코스피에 상장된 대기업 한두곳의 시가총액에 불과한 셈이다. 시장 규모가 작다는 것은 그만큼 변동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거래 비중의 90% 가량을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하고 있어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해 줄 기관투자자자 부재하다는 점도 약점이다.

4. ETF로 베트남 투자하기

국내에는 이미 많은 베트남 관련 펀드가 거래되고 있으며, 증권사를 통해 베트남 직접 투자도 가능한 상황이다. 직접투자를 하기에는 다소 애매하고 펀드보다는 자유로운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 베트남 투자 ETF로 생각된다. 베트남의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환율과 높은 변동성 리스크를 대처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ETF는 Market Vectors Vietnam ETF(VNM)이다. 베트남 증시 상장 혹은 매출의  절반 이상이 베트남에 발생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펀드규모는 5억 달러이다. 달러표시 ETF의 장점은 향후 예상되는 달러 강세와 베트남 지수 상승의 효과를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림 5. Market Vectors Vietnam의 NAV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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