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연
내일 1등할 종목은 어제도 1등이었다
사업보고서, 이렇게도 활용할 수 있다
요약
- 사업보고서 탐구로 좋은 기업을 발굴할 수도 있지만
- 반대로 위험한 기업 역시 발굴할 수 있다.
- 사업보고서 정독만으로도 주가 하락의 위험은 어느정도 피할 수 있다.
- 토비스와 일진디스플의 실전 사례 탐구
사례 연구 ; 토비스(051360)
저번주 금요일, 필진 박동규님께서 필진 피드에 토비스의 안좋은 점을 적어주셨다. 필자는 이번 글을 통해 언급해주신 토비스의 안좋은 점을 사업보고서 확인을 통해 직접 체크해보는 일종의 "문제 해설"을 해보도록 하겠다.
사업보고서의 사업의 내용을 살펴보면 맨 처음에 나오는 내용이다. 빨간 부분과 파란 부분 두가지 사업을 한다고 돼있는데 쉽게 말해 큰 화면(빨간 부분)과 작은 화면(파란 부분)을 만든다고 기재를 해놨다. 그럼 이 회사가 뭘 만드는지는 알았으니 다음에는 뭐가 메인 아이템인지를 알아봐야 한다.
이런.. "우리 큰 화면도 만들어요!" 라고 말하기가 참 무색할 정도로 큰 화면의 비중이 적다.. 회사가 100억을 번다면 85억은 작은 화면을 팔아서 번 돈이다. 이 글을 보시는 많은 분들이 토비스 = 카지노 관련주 라고 아셨을지도 모르겠으나 실제 사업보고서를 열어보니 이게 웬걸, 토비스 = 핸드폰 관련주 였던 것이었다. 이젠 고민할 것도 없다. 핸드폰 만드는 회사들이 이젠 핸드폰 시장은 포화시장이니 예전만큼 핸드폰을 생산하지 않거나 더 좋은 조건의 다른 업체와 계약을 맺고 토비스의 물건을 안쓰거나 하면 토비스는 끝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IR 담당자께 유선상으로 여쭤봤다.
Q : TFT-LCD 모듈과 터치패널이 전체 매출의 85% 가량을 차지하는데 주 거래처가 어디인가?
A : 주 매출처는 LG이다. LCD모듈의 경우 70%가 LG로, 터치패널의 경우 90%가 LG로 가고 있다. 나머지는 소니나 샤프 등 일본 기업에 납품한다. 업황도 업황이고 매출처도 매출처인지라 당분간은 LCD나 터치패널 사업부의 부진이 지속될 것 같다.
Q : 제품의 단가 추이는 어떤가?
A :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긴 하다.
Q : 산업용 모니터 매출은 늘어날 것인가? 캐파 증설의 계획은 갖고 있는가?
A : 하반기에 신제품을 하나 내놓긴 할 것이지만 캐파 증설 계획까지 갖고있진 않다. 카지노 스크린쪽이 좋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LCD나 터치패널 사업부의 부진을 만회하기엔 매출액 볼륨 자체부터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힘들지 않을까 싶다.
정리를 하자면 이 회사는 작은 화면으로 먹고사는 회사인데 그 작은 화면의 대.부.분을 LG에 납품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LG가 잘나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제품의 단가 역시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며 그렇다고 큰 화면으로 만회할수 있는가 그것도 아니다. 상당히 암울한 상황이다.
이제 PBR을 분석해보자. 첫번째 표를 보면 큰 화면은 동관공장에서, 작은 화면은 대련공장에서 만들어진다고 돼있다. 각각의 설비를 살펴보니 상각을 감안한 기말장부가액을 보면 동관공장의 경우 17.1억, 대련공장의 경우 205.6억이라고 돼있다. 즉, 큰 화면을 만들어내는 설비는 17.1억의 가치가 있는 것이고 작은 화면을 만들어내는 설비는 205.6억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어라? 첫번째 표를 다시 보니 토비스홍콩이란 회사에서도 대련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저 부분만큼을 빼줘야 할 것 같다.
종합해보면 대련공장의 205.6억짜리 설비에서 총 94,560,000대의 물건을 생산하는데 이중 편광판 30,000,000대를 빼야 한다. 이 수치는 얼추 대련공장의 1/3에 해당하는 부분이니 205.6억 * 2/3을 해보면 약 137억이라는 수치가 나온다. 즉, 작은 화면을 만드는 기계의 가치는 137억원의 가치에 해당한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자, 이제 고민을 해보자. 앞으로의 핸드폰 업황이 너무너무 나빠져서, 극단적으로 핸드폰 회사들이 모두 문을 닫고 더이상 아무도 핸드폰을 만들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첫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건 토비스 매출의 85%가 날아갈 것이다 겠고 그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이 137억원에 해당하는 설비일 것이다. 이 137억원의 설비가 그때 가서 제값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까?
예컨대 중연이가 정말 맛있게 치킨을 튀겨주는 기계를 갖고 다른 나라에서 치킨집을 새로 열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나라에서 닭을 먹는 행위는 교리에 어긋나는 행위이므로 닭을 먹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중연이가 갖고 있는 정말 맛있게 치킨을 튀겨주는 기계는 가치가 있을까? 닭 튀기는 기계를 돼지 튀기는 기계로 개조하는게 아닌 이상 이 나라에서 닭 튀기는 기계는 아무 가치가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이다. 아무도 터치패널을 쓰지 않는데 터치패널을 만드는 기계가 가치가 있을까? 더이상 필요 없는 물건을 만드는 설비인데 그 기계에 제값을 매긴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즉, 현재 PBR이 낮은게 낮은게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PBR이 낮은 것은 두가지 케이스인데 자산에 비해 주가가 낮거나 주가에 비해 자산을 어마어마하게 갖고 있거나이다. 토비스의 경우 전자이다. 하지만 주가가 낮은데는 이유가 있었다. 본 사업의 업황이 엉망인데 어떻게 주가가 좋을 수가 있겠는가, 당연히 주가는 낮아지고 그에 따라 PBR이 낮아진 것인데 이것을 보고 "저평가야!"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해 PBR이 낮다고 꼭 낮다고 능사는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주가/주당순자산 이렇게 뭉뚱그려서 평가할 수 있을까? 자산은 자산 다워야 자산인 것이다. 갖고 있는 설비로 더이상 매출을 튀길 수 없는데 그걸 어떻게 자산이라고 평가할 수 있단 말인가?
유사 사례 연구 ; 일진디스플(020760)
역시 마찬가지이다.
터치스크린과 사파이어 뭐시기를 만든다고 한다. 메인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토비스랑 똑같다. 일진디스플 역시 핸드폰에 들어가는 터치패널을 만든다. 매출 비중이 거의 90%에 육박하는 수치이다.
일진디스플의 경우 친절하게도 제품의 단가까지 기재해줬다. 물론 상황은 토비스랑 똑같다. 터치패널의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특히 2014년에는 2013년에 비해 반토막 좀 안되는 가격까지 떨어졌다. 단가가 이렇게 떨어진다?
당연히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수익성이 좋아진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일진디스플 역시 IR 담당자께 유선상으로 여쭤봤다.
Q : 터치패널사업부가 전체 매출의 87.5% 가량을 차지하는데 주 거래처가 어디인가?
A : 사실상 삼성전자 100%라 보시면 된다.
토비스와 상황이 똑같다.
각 회사별 신제품 판매량 쳐보니 연관검색어에 판매량 부진까지 뜨는 상황이다. 출고가를 내리겠다는 기사까지 나왔고 페이지만 넘겨보면 판매량 부진 기사만 주르륵 걸려있다. 갤럭시는 그래도 양반이다. G4 판매량 22만대? 이정도면 솔직히 망했다고 봐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정리
- 사업보고서를 확인해본 결과 토비스는 사실 작은 화면이 메인 아이템이었다.
- 그 작은 화면의 대부분을 LG전자에 납품한다.
- LG전자의 핸드폰 사업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 당연히 단가 역시 낮아지고 있다.
- 이 상황에서 마냥 PBR이 낮다고 좋아할 수 있을까? NO, 왜냐하면 현재 자산을 구성하는 항목들로 매출을 튀겨내는게 힘들기 때문이다.
- 유사 사례로 일진디스플의 케이스가 존재한다.
+ 모든 IT 제품들은 기술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지만 그중에서도 디스플레이 사업부는 기술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하다. 즉,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면 끊임없는 연구개발비를 투입해야 하지만 이럴 경우 영업익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즉, 딜레마인 것이다. 돈써서 영업익은 낮아지지만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기 vs 돈 안쓰고 매출액 최대한 보존하지만 시장에서 뒤쳐지기 참 어려운 문제이다. 그런데 토비스나 일진디스플이나 연구개발비 추이를 보면(사업보고서의 사업의 내용 맨 아래에 위치) 늘어나고 있지 않다..
가수 조성모의 <아시나요> 노랫말이 떠오른다.
왜 그런 종목 사랬냐고 물으신다면~ 가슴이 아파 아무 대답도 못하잖아요~
만약 누군가 필자에게 토비스와 같은 기업을 매수하겠다고 하신다면
" 열번만 더 생각해보시는게 어떨까요..? "
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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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글 잘 읽었습니다. 써놓은 글 읽으며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이렇게 일일이 자료 캡쳐까지 떠서 올려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글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D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고맙습니다
잘 봤읍니다~
감사합니다 좋은정보 자료까지 눈에 쏙 들어오네요
소중한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사업 보고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글입니다.
정리 잘 해 주셨습니다~~!!
수고하셨네요~~^^
넘 설명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관심이 생겨 검색을 통해서 읽게 되었는데 이해하기 쉽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