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ot Lim
글로벌 혁신기업
수퍼항생제, 수퍼버그로부터 지구를 지켜라 (1)
요약
-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다제내성균의 등장은 공중 보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음
- 신종 바이러스로 인한 인체내 감염과 염증 발생시 항생제 내성은 심각한 문제 초래
- 항생제 내성을 극복할 수퍼 항생제에 대한 의료계와 투자자의 관심이 증대하고 있음
- Cempra, 동아에스티 등 항생제 분야의 유망 투자후보에 대해 분석
들어가기에 앞서
최근 문제가 된 메르스 사태에서 알 수 있듯 병원내 감염은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 보건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병원은 감염 위협에 항시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특히, 기존 항생제로 치료가 불가능한 다제내성균의 증가는 심각한 위협이라 할 수 있다. 내성균을 영어로 'Super Bug'(수퍼버그)로 부른다. 수퍼버그의 위협으로부터 지구를 지켜줄 수퍼 항생제와 투자 기회에 대해 알아보자.
1. 수퍼버그 vs. 수퍼항생제
‘항생제’는 “미생물에 의하여 만들어진 물질로서, 다른 미생물의 성장이나 생명을 막는 물질”을 말한다. 그러나 항생제 중에는 미생물에서 유래하지 않고 합성된 것도 있으며, 처음 발견은 미생물에서 하였지만 인공적으로 합성된 약물, 또는 기존 항생제의 구조 중 일부를 변경하여 만든 반합성 약물 등이 있는데 모두가 항생제에 해당된다.
20세기 초반의 페니실린을 시작으로 항생제는 현대 의학의 혁신을 불러왔다. 난치병이었던 결핵을 비롯해 폐렴, 장티푸스 등 주요한 감염 질환에 대해 '마법의 탄환'으로 불릴 정도였다. 페니실린 이후로도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e) 계통의 항생제들이 1세대, 2세대, 3세대, 현재는 4세대까지 나왔고, 매크로라이드(Macrolide) 계열, 퀴놀론(Quinolone) 계열 항생제 등 많은 항생제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오늘날 항생제의 효과는 예전만 못하다. 인간과 가축에 대한 오남용의 결과로 다수의 다제내성균(Super Bug)이 출현한 탓이다. 세균들 또한 항생제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진화를 거듭하면서 수퍼버그로 발전(?)한 셈이다. 향후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수퍼버그가 나타나면 인류는 사소한 세균성 감염에도 생사를 오갔던 중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
그림 1. 수퍼버그의 대표주자, 황색포도상구균(MRSA)
문제가 되는 내성 획득 과정은 항생제 사용 자체가 문제가 된다. 세균은 자신을 죽이려는 항생제에 대항, 내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모순적이지만 내성균을 막기 위해서는 항생제 사용을 줄여야 하고 내성균이 서식하는 병원내 환경을 청결하게 해야 한다. 또 내성균 전파가 의심된다면 환자 격리도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최근 메르스 유행은 병원내 환경 관리와 환자 격리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항생제 내성은 이미 전 세계 보건당국이 주목하는 핵심적인 논의 대상이다. 항생제로 세균 퇴치를 할 수 없게 된다면,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영국 연구기관의 보고서에 의하면 2050년까지 연간 천만 명이 다제내성균으로 사망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암보다 내성균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올 정도다. 실제 미국에서만 매년 2만명 이상이 수퍼버그로 인해 사망한다.
한국의 경우 의료기관의 지나친 항생제 처방으로 내성율이 높아져, 항생제 치료 실패율이 64%에 달하며, 이로 인한 사망률 또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24%, 유럽 43%와 비교했을 때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메르스처럼 신종 바이러스성 질환은 감염되면 폐렴을 비롯해 다양한 염증을 유발한다. 이때 일단 항생제로 증상을 조절하게 되므로 항생제 내성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림 2. 국내 항생제 내성 실태
2. 항생제 암흑시대와 반전
수퍼버그의 출현 이후 항생제들이 무력해지는데는 제약사들의 연구개발도 한몫을 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다수의 제약사들은 수익성 저하와 매출 부진으로 인해 항생제 개발을 중단했다. 당시 대다수 세균성 감염질환은 1~2주내로 치료될 수 있었고 시장규모외 연구개발 활동 모두 감소했다. 하지만, 세균들은 항생제가 야기한 멸종의 위기(?)에서 수퍼버그로 진화하면서 당당히 살아남았다.
새롭게 개발된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보이는 세균이 곧바로 등장하면서 ‘마법의 탄환’이라고 칭송받던 항생제는 시장에서 잊혀지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 항생제를 개발 중이던 많은 제약사들은 항생제 개발을 멈추고 돈이 되는 항암제나 만성질환 치료제로 옮겼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난 2004년 이래 특허출원이 이루어진 항생제 연구사례들 가운데 새로운 계열의 항생제와 관련한 것은 전체의 5%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항생제 관련 특허출원 동향을 보면 희귀질환 치료제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그나마 지난 2009년 이래 해마다 수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위안을 줬다. 미국 정부와 백악관마저 지난 2014년 항생제 내성균 증가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고, 새로운 항생제 개발을 촉구했을 정도다.
바이오 투자자들 또한 항생제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졌으며, 한물간 분야 혹은 개발도상국에나 필요한 약물 정도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내성균의 증가로 인한 실질적 위협의 증가와 Cubist의 인수 합병은 이러한 상황에 반전을 가져왔다.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는 지난해 항생제 개발사인 Cubist를 84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항생제 분야에 대한 제약사들의 관심은 높아졌다. (Cubist는 동아에스티의 항생제 신약후보를 라이센싱 아웃하여 항생제 개발에 성공)
Cubist이후 월가 투자자들은 항생제 분야 투자 유망 기업 발굴에 관심이 높아졌고, Cempra사를 비롯한 다양한 항생제 업체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의 동아에스티와 레고켐 바이오 또한 수퍼 항생제 개발의 유력한 후보다. 이하에서는 Cempra, 동아에스티, 레고켐바이오 등 항생제 주요 기업에 대해 분석한다.
그림 3. 항생제 수요와 공급 전망
3. Cempra
1) 기업 소개
Cempra 사는 항생제 개발에 특화된 바이오제약사다. 현재 CABP(community acquired bacterial pneumonia,지역사회 획득성 폐렴)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항생제의 수익성 저하와 부작용 우려 등으로 인해 그간 투자를 기피해왔다. 하지만, 최근 동사의 파이프라인이 블록버스터 신약의 가능성이 있음을 알아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사는 4세대 매크로라이드 항생제 Solithromycin(솔리스로마이신)의 경구 복용형(알약)이 3상 임상시험에 성공했으며 올해 말에는 폐렴에 정맥 주입형(주사제)의 데이터가 나올 예정이다. 이는 특히 특허기간이 2032년까지 길다는 점에서 대형 제약사의 인수 타깃으로도 주목되고 있다.
2) Solithromycin, 새로운 '마법의 탄환'?
Azithromycin(아지트로마이신)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macrolide 계열 항생제이다. 미국내에서 연간 5,100만건 이상이 처방되며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최근 내성균 증가로 효과가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미국내 CABP감염의 증가로 보건 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사의 신약후보인 Solitrhomycin은 CABP 치료를 위해 경구 투여나 주사제 형태로 개발중이다. 임상 2상 결과는 양호했으며 환자 대부분에서 폐렴에 대해 72시간내 반응을 보였다. 비교대상 약물인 Bayer(바이엘)사의 Moxifloxacin(목시플록사신, 퀴놀론계 항생제)의 반응률이 77.9%인데 비해 동약물은 78.2%의 반응률을 보였다. 반응률에 있어 큰 차이는 없으나 부작용은 Bayer사 제품보다 훨씬 적은 편이며, 안정성 또한 매우 높았다.
세균 내성에 있어 Azithromycin에 비해 Solithromycin은 매우 우수하다. Azithromycin이 미국내에서 44%, 아시아에서 70.5%의 내성을 보인데 비해, Solithromycin의 경우는 0%의 내성을 보였다. (새롭게 개발된 항생제이므로 세균들이 내성을 키우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동사는 CABP(폐렴)외에도 임질 치료 등에서 임상을 진행중이다. 임질균 또한 100% 제거된 것으로 보고 되었고, 기존 임질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된다. 동사는 CABP와 임질 치료제로 동시에 신약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항생제는 다양한 염증과 감염성 질환에 대해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COPD(만성 폐쇄성 폐질환)나 NASH(비알콜성 지방간염)등에도 Solithromycin의 적응증 여부를 시험하고 있다. NASH 전임상 결과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고, 현재 적절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으로 적응증 추가가 기대된다.
그림 4. Cempra사의 주요 파이프라인
3) 투자전략 및 밸류에이션
바이오 개별종목에 대한 투자는 성장주 투자이며, 수익의 기대치가 높은 만큼 리스크도 큰 전형적인 고수익-고위험 투자라 할 수 있다. 다만, 동사의 경우 임상 3상을 통과한 상황으로 신약 개발 실패 리스크가 매우 낮은 편이며, 시장내 경쟁도 치열하지 않아 상품화 가능성도 높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폐렴을 시작으로 다양한 감염 질환에 대한 적응증 확대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장기투자가 가능한 바이오 종목으로 생각되며, 관심종목으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 매출은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시가총액은 15억 달러(1.6조원)수준이다. 수퍼항생제의 가치 및 Cubist사의 인수가격을 고려시 밸류에이션 고평가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반기에 예정된 임상 진행 관련 소식이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월가의 목표주가는 40~50달러 수준이며, 최근 주가는 30달러대 초반 수준이다. 폐렴 임상 결과가 발표된 이후 주가는 3개월 정도 횡보세다. 하반기 경으로 예상되는 추가 모멘텀이 발생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그간의 상승으로 인한 차익실현 욕구 때문으로 추정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저점 분할 매수를 고려해 볼 주가 수준으로 생각된다.
그림 3. 컨센서스
그림 4. 주가차트
(2부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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