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연
내일 1등할 종목은 어제도 1등이었다
차트를 아십니까? 2부(2/2)
2015/06/22 08:32AM
요약
- 사례 분석을 통해 알게 된 것?
- 기업분석 없이 차트를 보는 것은 홀짝과 다를 바 없다
- 결국 사업보고서 분석이다
사례 분석 ; 남일 같지 않으십니까?
1부에서 사례(http://insight.stockplus.com/articles/445)를 살펴보았지만 결코 남일 같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왜 저런 일이 벌어졌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여러가지 있을 수 있겠지만 크게 보면 두가지 오류가 존재한다.
오류 1. 차트의 의미?
전제조건 : 차트에 대한 얘기이므로 기업의 실적은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하겠다. 최근 화장품, 제약, 바이오의 급등을 실적이라고 보기엔 필자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1부에서 얘기를 했지만 차트는 어떤 주식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떤 가격에 얼마나 거래가 됐는가를 흰 화면에 쭉 보여주는 것이 바로 차트이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굉장히 거창해 보일 것 같아 이번엔 개미로 예를 들어보겠다. 개미떼로 예를 들자면 오늘은 개미 몇마리가 어디에 있었는지, 어제는 개미 몇마리가 어디에 있었는지, 그제는 개미 몇마리가 어디에 있었는지, ... 이걸 모두 조사하여 선으로 쭉 이은 것이 차트이다. 여기서 문제를 하나 내보겠다. 4지선다이고 쉬운 문제이다.
* 문제 : 그제는 개미 1마리가 A 지역에, 어제는 개미 2마리가 B 지역에, 오늘은 개미 3마리가 C 지역에서 발견됐다. 그렇다면 내일은 개미 몇마리가 D 지역에서 발견될까?
1. 1마리가 D지역
2. 2마리가 D지역
3. 3마리가 D지역
4. 4마리가 D지역
혹시 보기중에서 정답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시면 절대 안된다. 당연히 보기 중에는 정답이 없다. 모른다가 정답이기 때문이다. 그제, 어제, 오늘 개미 몇마리가 어디있는 것이 내일 개미 몇마리가 어디에 있는 것과 대체 어떤 인과관계를 갖는다는 말인가? 막말로 내일 개미 100마리가 Z 지역에서 발견이 된다면? 그건 개미들만 알 뿐이지 아무도 모르는 내용이다. 차트도 결국 마찬가지이다. 그제 어떤 가격에 거래량이 얼마나 있었는가, 어제 어떤 가격에 거래량이 얼마나 있었는가, 오늘 어떤 가격에 거래량이 얼마나 있었는가 셋의 인과관계는 앞서 언급한 전제조건 및 확률에 의해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볼 수 있으므로 따라서 그제, 어제, 오늘의 추이를 통해 내일의 주가를 예측한다는 것 역시 그 타당성이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래 이미지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주가의 모멘텀에는 항상 주인이 있기 마련인데(세력의 개념이 아니다) 그 모멘텀의 주인은 개인투자자가 한날 한시에 손에 손잡고 동시에 매수버튼 매도버튼을 누르는 것이 아닌 이상 개인투자자가 되긴 상.당.히. 힘들 것이고 고로 대개 기관이나 외국인이 모멘텀의 주인이라고 봐야 타당할 것이다. 위의 삼성전자 예시처럼 적어도 14년 여름부터 삼성전자의 주가를 주도한 것은 기관이라고 어림짐작을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어림짐작이란 말그대로 어림짐작일 뿐, 기관이 팔아서 주가가 떨어지고 기관이 사서 주가가 올랐는지를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절대로 입증할 길이 없으며 만약 백번 양보해서 기관이 팔아서 주가가 떨어진 것이고 기관이 사서 주가가 올라갔다는 것이 입증이 돼도 기관이 왜 팔았고 왜 샀는지 기관이 삼성전자를 매매할 때 어떤 로직에 의해 삼성전자를 매매했는지 역시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절대로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말인 즉슨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실적을 제외하고 차트만 봤을 땐 오르는 이유, 떨어지는 이유가 블라인드된 상태라는 뜻인데 이러한 상승, 하락의 이유를 모르는 상태라면 어제의 상승 하락과 오늘의 상승 하락, 내일의 상승 하락을 서로 연결지으려는 것 자체가 크나큰 오류가 아닐까? "차트상으로 내일 상승하는 자리입니다, 얼른 사세요." 이런 말에 현혹되지 말자. 설령 누군가 이렇게 얘기를 한다면 "그렇다면 당신이 집팔아서 몰빵해봐, 그럼 따라 살게."라고 해두자. 내일이든 모레든 언제든지 100%의 확률로 상승하게 된다면 가격변동이 단 1%만 있어도 갖고 있는 자산 다 처분하고 그 주식을 사야 하는게 맞는 것 아닌가? 1억이라면 1%라도 100만원인데 무위험으로 100만원을 버는 것이니 말이다.
결론 : 내가 모멘텀의 주인(특정 매수 주체; 기관 혹은 외국인)이 아닌 이상 어제의 가격과 오늘의 가격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정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다. 내일 당장 위로 튈지 아래로 튈지 알 수만 있다면 누구나 워렌버핏 부럽지 않는 수익률을 자랑할 수 있다.
오류 2. 박스권이 뭐길래?
사례를 다시 한번 살펴보자
오류 1의 결론에서 말했지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위로 튈지 아래로 튈지 절대 알 수 없다. 즉, 아무리 박스권이라고 해도, 아무리 특정 가격대에서 반등이 나왔고 특정 가격대에서 기세가 꺾였다고 해서 그 움직임이 다음에도 반복될거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확률을 다시 공부하셔야 한다. 단순히 우연에 불과하는 현상이며 만약 규칙성을 갖고 반복될거라고 생각을 하고 계시다면 주사위를 던질 때 첫번째 주사위가 1이 나왓고 두번째 주사위가 2, 세번째 주사위가 3, 네번째 주사위가 4, 다섯번째 주사위가 5가 나왔을 때 여섯번째 주사위가 6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똑같기 때문이다. "그게 무슨소리야! 난 이렇게 박스권 매매로 돈을 땄는데!" 라는 반박에 필자가 할 수 있는 답변은 "네, 그건 100% 우연에 불과합니다." 밖에 없다. 한두번이야 확률 상 운 좋게 맞을 수는 있어도 시행 횟수가 100번 1000번 등 빈번해지면 결코 장담할 수 없는 매매법이다.
박스권 매매를 하면 주가가 저항보다 올라가도 문제, 지지보다 내려가도 문제이다. 올라가면 왜 문제가 되는가? 예컨대 이전까지는 만원에서 저항을 받았다면 바닥을 친다음에 또 만원이 됐을때 박스권 매매자는 팔 것이다. 하지만 그 때 팔고 그 주식이 이만원, 삼만원, 오만원을 간다면? 그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저항선 뚫고 올라가는 주식을 사자니 이게 지금 오버슈팅인지 아니면 진짜 모멘텀이 형성된건지 역시 개인투자자는 알 길이 없다. 그래서 망설이다가 결국 주가는 십만원을 상회하게 된다. 많이들 겪어보셨을 법한 흔하디 흔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내려가도 문제가 된다. 예컨대 이전까지는 반대로 만원에서 지지를 받았는데 이번에 그 만원이라는 지지선을 깨고 아래로 내려간다면? 언더 슈팅에 의한 단기 반등을 예상해서 손절하지 말지, 아니면 주가 하락이라는 새로운 모멘텀이 형성된건지 역시 개인투자자는 알 길이 없으므로 어떻게 대응을 할 수가 없다. 이러는 동안 주가는 하락을 거듭하여 새로운 가격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한다면? 위의 이미지가 바로 내려가도 문제가 되는 그 예시인데 기존의 빨간색 박스의 가격대는 예전까진 강력한 지지선이었다면 이제는 강력한 저항선으로 돌변한 상황이고 위 이미지의 빨간 글씨 처럼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가격이 돼버린 것이다.
결론 : 당장 주가가 위로 튈지 아래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박스가 위로든 아래로든 깨질 때 역시 대응이 불가능하다. 지금이 오버슈팅인지 언더슈팅인지 아니면 새로운 모멘텀의 형성인지 알 수 있다? 위에서 얘기한 것 처럼 집 팔아서 몰빵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또다른 사례 ; 그렇다면 이건?
다른 사례 역시 준비를 했다. 방금 전까지의 사례는 일정 가격 안에서 움직이는 사례였다면 이번에는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례이다. 먼저 상방으로만 움직이는 종목이다. 역시 종목명 및 날짜는 지웠다. (근데 워낙 유명한 종목이라 알만하신 분들은 다 아실듯..)
들어가보고 싶은가, 딱히 잘 모르겠는가? 모르겠으면 다음 이미지를 보자.
우와, 70% 가까운 수익률을 달성했다. 들어가보고 싶은가 아직은 좀 두려운가? 두렵다면 다음 이미지를 보자.
음봉 찾기가 어렵다. 이쯤되면 안들어가면 바보일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모르겠으면 다음 이미지를 보자.
아직도 느낌 안오나? 처음 살까 말까 고민했을 때보다 2.5배가 올랐다. 지금쯤이면 사도 될법 하지 않나?
그래서 사면 이렇게 된다.
이걸 본 독자 중 혹자는 "아니 그럼 저런거 안하면 되는거 아니냐" 라고 반박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각 섹터별 대표적인 가치주라고 볼 수 있는 종목들이다. 하이록코리아만 월봉으로 놓은 것이고 나머지 세개는 주봉으로 놓은 것이다. 이제 냉철하게 생각해보자. 기업의 분석 없이, 그 기업의 가치에 대한 고민 없이 차트로만 매매한다면 위의 네개 종목들에 들어가서 온전한, 스스로가 만족할만한 수익을 낼 수 있었을까? 낸다 하더라도 남들 두배, 세배 수익 올릴때 나는 고작 5%, 10%에 만족하지 않았을까? 만약 기업의 분석 없이 처음에서 종목명을 가린 사례 종목(무한 양봉 종목)에 들어갔다면 저 하한가 랠리 전에 과연 탈출할 수 있었을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이번엔 하방으로만 움직이는 종목이다.
sk이노베이션의 과거 차트이다. 바닥인 줄 알았더니 지하 벙커까지 있었던 종목이다. 긴 말 필요 없다. 딱 한가지만 묻겠다. 저 초록색 반등 포인트가 여러개 있었는데(화면상으로 보이는 것만 6개) 차트로 매매하시는 분들은 아마 저 포인트에 진입을 하시겠지, 하지만 저 포인트에 들어가서 단 한번도 안물릴 자신이 있는가?
결론
지금까지 살펴본 바를 정리하면 총 두가지 사례(모멘텀 없이 박스에 갇힌 종목, 모멘텀이 존재하는 종목)를 살펴봤는데 위 사례들을 통해 결국 기업을 알아야 투자가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첫번째, 모멘텀 없이 박스에 갇힌 종목에 대해서는 그 기업이 현재 어떤 상황에 직면하고 있어서 주가가 방향을 잃고 교착상태에 빠졌는지, 그 교착상태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선(주가가 박스권을 뚫고 상방으로 가기 위해선) 회사가 현재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하고 교착상태보다 더 나빠지는 경우(주가가 박스권을 뚫고 하방으로 내려가는 상황)는 어떤 경우의 수가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두번째, 모멘텀이 존재하는 종목에 대해서는 상방의 모멘텀일 경우 그 기업의 현재 어떤 이슈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지, 그 이슈가 영속적일 수 있는지, 회사가 장사는 잘하고 있는지 등등 여러가지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사업보고서 분석을 통해(http://insight.stockplus.com/articles/304) 검토를 해봐야 할 것이고 하방의 모멘텀일 경우 우선적으로는 회사에 문제가 없는지부터 산업 자체가 사양산업은 아닌지, 주가가 빠지는 이유가 비단 회사 내부의 사정만은 아닐수도 있는지 등등을 고려해봐야 한다.
즉, 사업보고서를 읽어야만이 제대로 된 투자가 가능한 것이지 차트만으로는 절대 절대 절대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 없다. 차트만으로 투자하는 것은 홀짝 맞추기에 불과하며 그러려면 차라리 고스톱을 치는게 훨씬 더 나을 것이다. 고스톱은 재미라도 있으니까 말이다.
이 글을 보시는 독자분들께서 혹시 영화 <관상>을 보신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다. 필자도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 중 하나인데 생각해보면 차트도 이 관상의 내용과 비슷한 면이 굉장히 많다. 기업을 사람 전체에 비유를 하자면 차트는 그 기업의 관상(얼굴)인 것이다. 이말인 즉슨, 관상만 보고서는 "아, 이사람이 어떻게 살아왔구나" 정도만 어림짐작 할 수 있을 뿐, 마찬가지로 차트만 보고서는 "아, 이 기업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떤 일이 있었겠구나, 정배열 차트이네? 호시절을 만나 사업이 성장했나? 역배열이네? 산업의 매력이나 기업의 매력이 떨어지나? 횡보하고 있는 박스권이네? 뭔가 지속력을 이어갈 폭발력이 부족한가?" 정도만 어림짐작할 수 있을뿐이다. 그 회사가 왜 이런 행보를 거쳐왔는지는 결국 사업보고서, 그 사람의 내면을 봐야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업보고서, 재무제표, 기타 공시들을 차근차근 보고 그 회사를 판단하는게 맞는 것일 것이고 그 다음에 부수적으로 보는 것이 관상이어야 할 것이다. 어느 회사에서도 사람의 관상만으로 인재를 채용하는 곳은 없기 때문이다. 물론 내면은 정말 훌륭한데(기업가치는 환상적인데) 관상이 안좋으면(지하 벙커를 향해 돌진하고 있으면) 내가 모르는 악재가 있지 않을까 선뜻 매수버튼에 손이 안가는건 사실이지만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너무 관상만 보고 매매를 하는 것은 최대한 지양해야 하지 않겠나이다.
다시 한번 묻겠다. 차트만으로 향후 5년이고 10년이고 지속적으로 돈을 벌어서
그 수익금이 가치투자자의 수익금을 초과할 수 있겠는가?
" 주가는 강아지이고 실적은 주인이다.
강아지는 가끔 주인을 앞지르기도, 주인보다 뒤쳐지기도 하지만
언젠간 주인 옆으로 온다. "
- 앙드레 코스톨라니 -
" 난 사람의 얼굴을 봤을 뿐, 시대의 얼굴을 보지 못했어.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본 격이지, 바람을 보아야 하는데..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인데 말이오.. "
- 영화 <관상> 中 김내경(송강호)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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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글 감사합니다
차트를 일반적인 방법으로 해석하는사람들에게 경종을울리는글이네요
다만 상당히 머리써서 이용하는사람도잇더라구요 ㅎㅎ
글쓴이 말대로라면 기업분석을 아주아주 잘하는 애널리스트 회계사 및 금융전문가와 경제학자들은 모두 주식투자에서 성공했어야 하며 차트만으로 투자하는 투자자는 모두 망했어야 합니다. 개인투자자가 기업을 제대로 분석하고 투자한다는 것은 "주식투자자"로서 기업분석에 기반한 투자를 해보지 않은 사람이나 할수 있는 소리에 불과합니다. 설령 특정기업에 대해 제대로된 가치분석을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역시.. 이미 기관이나 외국인이 이미 선점해서 주가는 한참 오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주식은 심리싸움입니다. 그 심리는 대부분 차트에 나와 있습니다. 기본적 분석이 아무리 충실하게 잘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돌발적 악재에 직면할 수 있는 것처럼 기술적 분석(차트분석)을 아무리 잘해도 역시 위에 나온 점하한가의 경우를 맞게 될수 있습니다. 그러나 차트를 잘 보는 사람은 위의 점하한가 차트에서 이미 하락초기에 조짐을 알아채고 탈출하는데 성공했을 겁니다. 내츄럴 엔도텍인가요? 아마도 차트분석에 능통한 사람치고 저기서 탈출 못했을 사람이 얼마나 되었을까요?
글쓴이가 카카오에 글을 연재한다고 아무런 비판없이 실정에 맞지 않는 무리한 글을쓰는 듯 합니다. 저 위의 내츄럴엔도텍의 차트에서...차트 분석에 아주 능한 사람과 차트분석은 그저 그렇지만 기업분석에 아주 능한 사람이 있다고 쳤을때 수직하락하기 전 빠져나올수 있는 사람은 차트분석에 능한 사람이라고 단연 말할 수 있습니다. 기업분석에 능한 사람은 점하한가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도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믿음으로 계속 주식을 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죠.. 글쓴이가 범하고 있는 전제의 오류는... 기업가치와 주가는 비례한다...는 가정에서 비롯되는 듯 합니다. 아쉽게도.. 기업가치와 주가는 비례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