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학(증플캠퍼스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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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방 트리오, '함께 날다'…경영권 안정화 기대감?

2015/12/13 08:3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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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방, 쿠첸, 부산방직
요약

 

최근 증시는 정말이지 '노잼'의 연속입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대주주 과세 이슈 등으로 증시가 짓눌리고 있는데요.

때문에 조금이라도 '빨간 불'이 들어오는 종목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11일 유난히 주목되는 종목이 있습니다. 

그것도 그룹 계열사 3곳이 연달아 ‘불기둥’이 치솟은!!

바로 '부방(014470)-쿠첸(225650)-부산방직(025270)' 입니다. 

 

 

주가 급등의 단초는 전일 나온 공시로 보입니다. 

전일 부방은 '유상증자 또는 주식관련사채 등의 청약결과(자율공시)'를 공시했습니다. 

부방이 쿠첸 주주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 결과를 밝히는 공시입니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는 자금이 부족해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는 것으로 인식돼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주가에 부정적이죠. 

 

그런데, 부방의 유상증자는 좀 특이(?)합니다.

쿠첸의 주주들을 대상으로 부방 주식을 발행해주고, 현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쿠첸 주식을 받습니다. 공시에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라고 기재된 이유입니다.

※ 현물출자 유상증자: 신주의 발행대가로 현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현물(주식)을 받는 것

 

 

쉽게 말하면, 부방이 쿠첸 주주들에게 부방 신주를 발행해주고, 

그 대가로 쿠첸 주식을 받는 거래입니다. 한 마디로 주식을 교환하는 것이죠.

왜 이 짓을 하냐고요?  바로 지주회사 요건 충족 때문입니다. 

 

부방과 쿠첸은 원래 한 회사였습니다. 

예전의 리홈쿠첸이 부방과 쿠첸의 모태입니다. 

그런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 8월 1일을 기점으로 부방과 쿠첸으로 분할합니다. 

 

 

부방은 안양 이마트를 운영하면서 그룹의 투자사업을 담당하는 지주회사,

쿠첸은 기존의 압력밥솥 사업을 하는 사업회사로 각각 분할됐습니다. 

 

현행 법규에 따르면 부방이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사업회사 즉, 쿠첸의 지분을 20%이상 보유해야 합니다. 

그런데 분할 후 부방의 쿠첸 보유 지분은 5.71%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꼭 쿠첸의 지분을 늘릴 필요성이 있는 것이죠.

 

부방이 쿠첸 주주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 배경엔 이런 스토리가 있습니다. 

무튼 유상증자 청약 결과에 따라 부방은 쿠첸을 자회사로 편입시켰습니다. 

지주회사 분할의 과정은 아래 표를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그렇다면, 쿠첸이 부방의 자회사로 편입됐기 때문에 주가가 급등한 것일까요?

그런 논리라면, 그간 지주회사 분할을 한 회사들 역시

유증청약결과완료 공시 시점에 주가가 급등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청약결과가 말해주는 경영권 분리

 

부방은 단순히 지주회사 체제로 변모하는 것 외 경영권 분리 이슈가 있습니다. 

현재 부방 그룹은 2세 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부방의 주주 구성을 보면, 창업주의 장남인 이대희 부방 대표가 지분 18.32%, 

차남인 이중희 씨가 12.69%, 계열사 부산방직이 17.72%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장남인 이대희 대표가 '부방'을, 

차남인 이중희 씨가 '쿠첸'을 맡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그리고 계열 분리의 시작이 바로 지주회사 분할입니다. 

 

부방이 쿠첸 주주들과 주식을 교환할 때,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도 참여 대상입니다. 

부방이 쿠첸 주주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최대주주 입장에선 부방에게 쿠첸 주식을 주고, 

부방 주식을 받아 지주회사 지분을 늘릴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장남인 이대희 대표만 주식 교환에 응하고

차남인 이중희 씨는 응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경우 이대희 대표의 쿠첸 지분은 사라지고, 부방 지분은 증가합니다.

자연스레 이중희 씨가 형의 그늘을 벗어나 

쿠첸의 핵심 세력으로 올라 설 수 있는 셈입니다. 

 

전일 ‘유상증자 또는 주식관련사채 등의 청약결과(자율공시)’ 공시의 청약 결과를 보면

이대희 대표만 주식교환에 응했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부방 주식 총 1565만주 배정에 쿠첸 주식 모집 수량은 300만주입니다.

즉 부방 주식 1565만주를 주고 쿠첸 주식 300만주를 받는 거래입니다. 

(교환 기준가가 부방 5231원, 쿠첸 2만7300원이기 때문에 교환비율이 5.22대 1이 됩니다.)

그런데, 청약에 응한 쿠첸 주주들의 주식 수가 227만주입니다. 

교환비율에 따라 부방 주식의 청약 수량은 1187만주입니다. 

 

 

주식교환 전 이대희 대표의 쿠첸 보유 주식은 195만주, 

이중희 씨는 135만주, 부산방직은 189만주입니다. 

셋 중 이대희 대표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2명 이상주식교환에 응했다면, 

모집수량 300만주를 초과합니다.  

 

즉, 이대희 대표 외 나머지 특수관계인은 주식교환에 응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낼 수 있습니다. 

이 대표가 100% 주식교환에 응했다면, 나머지 수량은 32만주입니다. 

부산방직이 일부 참여하거나, 최대주주 외 주주가 참여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조만간 누가 참여했는 지에 대한 결과가 나옵니다. 

'공개매수 청약 결과' 및 '지분공시'로 말이죠. 

필자는 이 대표만 주식교환에 응해 계열 분리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간 2세 체제를 두고 경영권 분리 리스크가 해소된 셈이죠.

 

진짜 수혜자는 주식교환에 응한 '쿠첸 주주들'

 

표면적으론 부방 그룹의 경영권 이슈가 해결된 점이 긍정적입니다. 

그런데, 실제 이 과정에서 웃고 있는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쿠첸 주식을 들고 있다가 부방 주식으로 교환한 일반주주(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외)들 입니다. 

앞서 부방과 쿠첸의 교환가액이 각각 5231원과 2만7300원이라 했습니다.

즉, 쿠첸 주주 입장에선 쿠첸 1주를

부방 5.22주(2만7300원/5231원)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교환가액이 확정된 후 부방 주가가 급등, 쿠첸 주가가 급락해도

이미 정해진 교환비율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 교환가액보다 쿠첸 주식을 싸게 매입하고

부방 주식으로 바꾼 투자자에게 차익거래 기회가 발생합니다. 

 

가령 쿠첸 주식이 계속 하락하는 것을 틈타 

12월 4일에 쿠첸 주식 100주를 산 투자자가 있습니다.

4일 종가 기준 쿠첸은 1만9800원, 부방은 4680원입니다. 

교환비율에 따라 투자자는 쿠첸 주식 100주를 부방 주식 522주로 바꿀 수 있습니다. 

 

향후 신주 상장 시점까지 부방 주가가 변하지 않는다면, 

투자자는 부방 주식 522주를 4680원에 매도할 수 있습니다. 

그럼 수익률을 계산해보겠습니다. 

 

쿠첸 주식 100주를 1만9800원에 매입했고, *투자원금 198만원(1만9800원 x 100주)

부방 주식 522주를 4680원에 매각했습니다. *매각총액 244만원(4680원 x 522주)

투자수익률은 23%(244/198-1)로 계산됩니다. 

 

부방 주가 4680원 기준, 23%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부방은 11일 17.1%나 급등해 513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향후 주가가 견조하게 유지된다면,

투자자는 불과 며칠 안에 상당한 수익을 챙길 수 있습니다. 

 

정확히 신주의상장예정일인 23일이 되겠네요. 

23일에 부방 신주가 입고가 되니, 그때까지 부방 주가가 견조하면 됩니다. 

물론, 그간 부방 주가가 급락한다면(정확히 3793원 이하) 손실을 볼 위험도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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