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ot Lim
글로벌 혁신기업
면세점, 피할 수 없는 승부와 투자기회(2)
요약
- 호텔신라, 전통의 강자로서 현대산업과 컨소시엄, 낙찰 가능성 크나 상승 여력 낮은편
- 신세계, 유통그룹의 부활을 꿈꾸다. 명동이라는 입지와 낮은 밸류에이션이 장점
- 하나투어, 중소면세점 시장의 숨은 진주
- 서부T&D, 호텔신라 입찰 성공시 어부지리 효과 기대
2) 호텔신라: 현대산업과의 컨소시엄을 통한 입지 확보
호텔신라는 롯데면세점과 더불어 국내 면세점 업계를 양분하는 2대 강자라 할 수 있다. 현재 장충동 신라면세점, 인천공항 및 창이공항 등 7개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업계내에서 경영능력 및 경쟁력은 수위를 다투는 상황으로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다만, 신규면세점 허가시 기존 강자라는 이미지가 꼭 도움이 되는 것만은 아니여서 수혜 여부는 가늠하기 어렵다.
실제 관세청의 심사 평가표를 보면, 경영능력과 관리역량이 전체 1000점 가운데 550점을 차지한다. 경쟁기업들도 대기업인 만큼 변별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50점씩 배점된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공헌도’와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정도’ 또한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큰 차이가 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결국 관건은 150점이 배정된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가 될 전망이다. 각 기업의 면세점 후보지가 관광 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겠다는 것이다. 각 기업들은 면세점 입지가 승패를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신라가 던진 승부수는 현대산업개발과의 합작법인이다.
동사는 용산아이파크몰에 현대산업개발과 5:5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하고 입찰 경쟁에 참여하기로 했다. 용산구 아이파크몰 4개층을 면세점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이파크몰은 호남선 KTX등이 있는 기차역과 지하철이 집합되어 있으며 강북과 강남을 연결하는 교통여건이 최대의 장점이다. 호텔신라의 오랜 면세점 운영 노하우와 아이파크몰의 입지적인 강점이 결합되면서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기존 동사 시내면세점 매출액/면적을 감안할 때(장충동 신라면세점 2,000평에 1조원 매출) 4,000여평 면적에 연간 매출액은 보수적으로도 5천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며, 영업 시작해 3년내에 1조원 매출을 예상해도 무리는 없을 전망이다. 기업가치 측면에서 1조원이 Add-up 될 수 있으나 지분율 감안시 5천억원 수준의 기업가치 상승 효과가 예상된다.
문제는 동사의 시가총액이 4.5조원이며, 컨센서스 기준 15년 예상 PER이 30배, 16년 기준으로도 20배 수준이라는데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PER은 동사의 성장성을 이미 반영하고 있으며, 추가 확장 효과 또한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의 시장 상황을 고려시 입찰 성공시 현주가 대비 20% 정도 상승(주당 14~15만원)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림 1. HDC신라면세점이 입점할 아이파크몰
그림 2. 호텔신라 주가추이
3) 신세계: 입찰 성공시 기업가치의 획기적 변화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조선호텔은 2012년 파라다이스 면세점 사업부를 인수하여 운영 중이다. 또, 김해공항 면세점 운영 사업권 진출에 이어 최근에는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사업권을 획득하면서 면세점에 진출했다. 최근, 성영목 신세계조선호텔 대표를 신세계디에프 대표로 내정한 상황이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가 100% 출자해서 세운 법인 신세계디에프를 통해서 면세점 사업을 영위할 예정이다.
명동에 있는 신세계 본점 명품관을 통째로 면세점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신세계 본점은 한국에서 제일 오래된 백화점으로 신세계그룹에 상징적 의미가 담겨있어 경영진의 면세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판단된다. 명품관 건물 연면적은 5,000평이며 영업면적은 3,000평 정도로 파악되며 명동이 중국인 관광의 핵심상권임을 감안하면 입지적 강점은 최고로 평가된다.
동사의 본업 가치는 2조원 수준이다. 2015년 컨센서스 순이익 1,685억원에 PER 12배 적용시 2조원으로 산정가능하다. 소비경기가 돌아섰다고 보긴 어려우나 지난해 세월호 사건으로 2분기 백화점 기존점 성장률이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기저효과에 따라 올해 2분기 완만한 턴어라운드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시내면세점 가치는 1.3조원으로 평가된다. 본점 명품관 연면적은 5,500평이며 영업면적은 약 3,000평 수준이다. 장충동 신라면세점이 2,000평 면적에 매출 9천억원 수준으로 명동에서 5-6천억원의 매출은 쉽게 가능하다는 판단. 600억원대 영업이익에 대략적으로 450억원의 순이익이 가능할 전망이다. 호텔신라의 PER 30배를 동사에 적용하면 면세점은 최대 1.3조원의 가치가 기대된다. (450억원 x 30배)
입찰에 성공할 경우 시가총액은 3조원대 중반(주당 37만원)으로 상승할 수 있어 현주가대비 40~50% 상승 포텐셜이 존재한다. 실패한다 해도 현재 밸류에이션이 높지 않은 편이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그림 3. 신세계 본관
그림 4. 신세계 주가추이
4) 하나투어: 중소 면세점의 2강 경쟁
대기업 대상 면세점이 유통 대기업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면, 중소기업 면세점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해 이번 입찰의 숨은 진주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유진기업, 하나투어, 하이브랜드 등이 신청한 상황이다. 유진기업은 MBC와 손잡고 여의도 MBC 사옥을 후보지로 선정했다. 하나투어는 올해 초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해 운영권을 따낸데 이어, 시내면세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 양재동에서 복합쇼핑몰을 운영하는 하이브랜드도 일찌감치 도전 의사를 밝혔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업체 중에선 유진기업과 하나투어가 2강으로 분류된다. 유진기업은 다른 중소·중견기업에 비해 양호한 재무안전성과 여의도라는 입지가 강점이다. 하나투어도 최근 면세 사업 법인인 '에스엠이즈 듀티프리' 명칭을 '에스엠(SM) 면세점'으로 변경하고 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76%까지 끌어올렸다.
하나투어의 경우 국내 여행업계의 최강자이자 본업이 면세점과 연관성이 큰 여행업이라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아울러, 호텔과 공항면세점을 이미 운영해본 경험이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하나투어는 현재 국내에 2개, 일본에 1개의 호텔을 영업중이고 서울에 추가로 3호 호텔을 준비하고 있는데 위치는 서울 시내 주요 관광지 부근이며, 가격도 특급 호텔이 아닌 비즈니스 호텔 수준이어서 매력도가 높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들과는 달리 경영능력과 관리역량이 중요할 전망인데, 면세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거나 관련 업종에 있다는 점이 고려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기존에 비관련 중소기업들이 운영난으로 면세점 영업권을 반납한 사례가 많았다는 점도 고려요인이다.
최근 하나투어에 국내증권사의 목표주가는 16~17만원선에서 제시되고 있다. PER 40배 수준인데, 입찰성공시 단기적인 오버슈팅도 가능할 전망이다. 현주가 대비 20~30% 단기 상승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림 5. 하나투어 주가추이
5) 서부 T&D
동사는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구 용산관광터미널 부지에 초대형 호텔을 건축중인 부동산 개발업체이다. HDC신라면세점 입찰이 성공할 경우 동사는 어부지리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17년으로 예상되는 호텔 완공 후 영업가치(예상 순이익 500억원)의 선반영 또한 기대된다.
동사의 용산 호텔은 완공시 1조원에 달하는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만약 근처에 시내면세점이 들어선다면 용산 호텔 가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면세점이 들어설 경우의 실질적인 수혜업체인 셈이다. 다만, 현재 동사는 자산가치만 존재할 뿐 수익가치는 낮은편이고, 중소형주 디스카운트를 적용받고 있어 주의가 필요해보인다.
그림 6. 서부 T&D 주가추이
그림 7. 서울시내 주요 면세점 및 신규 후보
앞서 설명한 기업들 외에도, 유진기업과 한화갤러리아의 경우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크지 않다. 따라서, 면세점 입찰 성공시 기업가치 대비 상승 포텐셜이 상당히 클 전망이다. 다만, 여의도라는 입지의 특성상 한국관광의 랜드마크인 명동이나 교통여건이 탁월한 용산에 비해 차별성을 가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입찰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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