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연

내일 1등할 종목은 어제도 1등이었다

임직원에겐 좋은 회사, 주주에겐 나쁜 회사?

2015/11/23 08:43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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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시스터즈
요약

# 들어감에 앞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이제 입사를 면전에 둔 상황이라고 가정을 해보겠다. 대한민국의 경기가 너무 좋아 대학만 나오면 회사는 아무곳이나 골라가는 그런 환경이다. 이런 환경에서 여러분은 어떤 회사를 선택할 것인가? 어느 분은 연봉이 가장 쎈 곳에 입사하길 희망할 것이고 또 어느 분은 육아가 수월한 즉, 복지가 잘돼있는 곳에 입사하길 희망할 것이고 또 어느 분은 집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있는 곳에 입사하길 희망할 것이고 등등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입사 희망 회사가 모두 다를 것이다. 물론! 연봉도 쎄고 복지도 잘돼있고 집에서도 가까우면? 당연히 땡큐일 것이다.

필자는 이 중에서도 복지에 대해 얘기를 해보겠다. 오늘 얘기해볼 회사의 복지는 "이정도면 대한민국에서 손꼽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최고의 복지를 자랑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을 해보자. 이렇게 복지가 잘돼있다는 것은 복지 명목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를 운영하는 비용이 크다면? 주주입장에서는 솔직히 탐탁진 않을 것이다. 

물론 복지로 들어가는 비용 이상으로 이익을 내준다면 당연히 좋을 것이다. 복지 비용을 늘려서 직원들의 생산력이 늘어나고 매출이 증대됐다? 그 회사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그 회사는 신문과 뉴스에 나올 만큼 사회의 귀감이 될만한 회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적어도 지금 당장은 그러기 힘들어 보인다. 바로 데브시스터즈(194480)에 대한 얘기이다. 대체 뭐가 문제인지 한번 따져보자.

* 매수/매도 의견 제시를 떠나서 이런 케이스도 있다 정도로 소개하는 글이니만큼 편하게 보시면 될 것이다.

 

 

1. 임원에 대한 복지

 

임원에게 있어 최고의 복지는 무엇일까? 필자는 임원이 아직 되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으나 결국 "일을 안하고도 회사가 잘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 이 아닐까? 임원의 역할은 각 부서, 팀을 총괄하여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나갈 수 있게 이끄는 역할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임원이 아무것도 안하면서 회사가 알아서 잘 굴러간다면? 임원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최고의 회사가 아닐까 싶다. 아래 표를 한번 보자

 

 

일단 이사의 보수이다. 작년에 이사 6명이 평균 1.2억이 조금 안되는 돈을 받아갔다.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회사의 실질적인 헤드들인 등기이사 4명이서 총 1.7억이 조금 안되는 돈을 받아갔다. 여기까지야 뭐 "그래도 이사님인데!" 할 수 있겠으나

 

 

여기서부터는 조금 갸우뚱 할 것이다. 바로 스톡옵션 문제이다. 상장주식수 1090만개 중 11%에 해당하는 물량인 116만개 정도가 향후 풀릴 수도 있고 주식으로 풀리는 것 대신 돈으로 지급하는 형태로 권리가 행사될 수도 있다. 특히 화살표로 표시한 밑줄친 네건은 오늘 당장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물론 맨 아래 김성우외 1인에 대한 스톡옵션은 지금 당장 행사할 수 있는 4개의 집단 중 행사 가격이 높아 현실적으로 실현되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3개의 집단에 대해 살펴봐야 하는데 옵션을 교부받은 날짜가 2013년이다. 즉, 상장을 위한 공모 이전에 부여받은 물량들이라 그때 당시만 해도 회사가 어떻게 될지 몰랐으니 필자는 저 초록색 밑줄친 네 부분에 대해선 딱히 반문을 제기할 생각은 없다.

문제는 빨간 부분이다. 따로 텍스트도 삽입을 했지만

 

 

이미 공모 얘기가 3월부터 나오기 시작해서 5월부터 본격적인 공모 얘기가 나왔었다. 빨간 부분을 문제라 생각한 이유는 바로 공모 직전에 옵션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뉴스가 5월부터 나오기 시작했는데 선데이토즈도 이미 전설이 된 마당에 시장 분위기도 게임주에 프리미엄을 주는 분위기였으니 대충 공모가가 어느 정도가 될 지 이사회에선 충분히 알고 있었을 터, 행사 가격이 2800원, 8900원? 11월 19일 종가 기준으로 데브시스터즈의 주가는 26550원이다. 8900원 행사가격 기준으로 아직도 3배나 높은 가격이란 뜻이다. 지금의 가격대가 잘 유지돼서 권리를 행사할 수만 있다면? 아무것도 안하고서도 1인당 2.5억 내지 3억원에 해당하는 보너스가 지급이 되는 것이다. 즉, 저 스톡옵션을 들고 있는 임직원들에게는 열심히 일할 유인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빨간색 밑줄친 부분에 대해서는 저 옵션이 과연 누구를 위한 옵션인지 이해하기가 조금 힘들다.

 +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문제 역시 당연히 존재한다.

 

 

2. 직원에 대한 복지

 

백문이 불여일견, 자료로 얘기를 해보자

 

 

기준일 9월 즉, 3분기 기준으로 명당 4000만원의 월급을 받았다. 즉, 연으로 환산하면 대략 53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상여금이 포함된 금액이라지만 요즘 상여금 지급할 능력 되는 회사가 대한민국에 얼마나 있겠는가, 그것도 벤쳐회사가! 인문계열 졸업생 기준 초봉이 2000만원 후반만 돼도 만족하면서 다닐 수 있다고 하는 마당에 1년 3개월 정도 일한 사람들이 연봉을 5000만원 가져간다? 이 회사야 말로 꿈의 직장이 아닐까?

다음은 실질적인 직원 복지에 관한 내용으로 급여보다 더 압권이다.

 

 

느낌이 오는가?

 

 

글 쓰고 있는 지금 마침 배가 굉장히 고픈 상태였는데 두려움과 공포를 뒤로 한 채 한번 클릭해봤다..

 

 

구글이 여기보다 잘나올까? 진짜 대단하단 말밖에 나오질 않는다.(이미 <MBC 다큐 스페셜>에서 밥상 관련으로 소개되기도 했음) 그래서 아예 "데브시스터즈 복리후생" 으로 검색을 해봤다.

 

출처 :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5052814260033868&outlink=1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는 것으로..

 

 

3. 회사는 진짜 잘 돌아가고 있는가?

 

서론에서도 얘기를 했다. 복지에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이상으로 회사가 이윤을 창출해준다면 그 회사는 최고의 회사지만 그렇지 않는다면? 주주의 입장에서는 썩 반갑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위의 사진과 기사를 토대로 생각해보면 공모자금 1400억이 바닥나는 것도 순식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래 코멘트를 달은 것 처럼 2015년 기준 1분기 + 2분기 + 3분기의 복리후생비가 진짜 필요한 비용인 경상연구개발비보다 무려 6배가 더 많다. 복리후생비에 급여와 퇴직급여를 제외한다고 해도 R&D 비용보다 2배가량이 더 많은 수치이다.

복지 비용이야 뭐 회사 재량이다 쳐도 전년도에 비해 월급이나 복리후생비는 두배로 늘었는데 왜 R&D 비용은 줄어들었을까?(3분기까지 총 12억 정도 R&D 비용이 들었으니 올 한해 들어갈 R&D 비용은 총 16억 정도가 될 것이다 즉, 작년 18.6억보다 작은 수치이다) 스톡옵션과 마찬가지로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4. 결론

 

 

어찌보면 이미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진짜 필요한 비용인 R&D 비용이 늘어나긴 커녕 줄어들고 있으니 원래 14년 출시 예정이었던 차기작 쿠키런2 출시일 역시 차일피일 미루어졌고 급기야 내년쯤에야 출시된다는 얘기까지 나온게 아닐까 한다.(이쯤되면 "스톡옵션때문에 진짜 일할 유인이 사라졌나?" 하는 의문까지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주주들이 이 실적을 보고 얼마나 마음 아파했을지 감히 가늠조차 안된다.

 

 

맺으며 버핏의 스톡옵션에 대한 견해를 첨부하는 바이다.

 

옵션이 경영자와 주주들을 한 배에 타게 해준다는 미사여구가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들이 타는 배는 전혀 다르다. 모든 주주는 자본비용을 고스란히 짊어지지만 고정가격 옵션 보유자들은 자본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는다.(주식은 돈주고 사야되지만 옵션은 그냥 지급되기 때문) 주주들은 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 손실위험도 떠안아야 한다. 그러나 옵션 보유자들은 손실 위험이 없다.

이렇게 결함이 있지만 옵션이 타당할 때도 있다. 나는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옵션을 비난하는 것이고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스톡옵션은 반드시 기업의 전반적인 실적과 연계돼야 하고 옵션 자체는 매우 정교하게 구성돼야 한다.

한중연  의 다른 글 보기 >>

2015/11/23 01:53 PM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릉2동
2015/11/23 02:36 PM

항상 좋은글 잘보고있습니다^^!

2015/11/23 03:21 PM

#이상민 #정릉2동
감사합니다~! :D

박재용
2015/11/23 04:44 PM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주현
2015/11/24 07:35 AM

잘보았습니다~! 스톡 옵션이 일할 의욕을 방해 한다고 하셨는데요~ 회사가 망하게 된다면 월급도 못받고 스톡옵션도 휴지조각이 되니까 망하지 않을 정도로만 일한다 (쿠키런2가 차일피일 밀리고..) 로 생각하면 되는건가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재무제표를 볼때 R&D비용을 중요하게 보는 편 인데.. 이 회사는 정말 답이 없네요..

이주현
2015/11/24 07:38 AM

제생각엔, 비유가 조금 이상하지만 모럴헤저드? 즉 복지나 월급은 받을 만큼 받으면서 일도 대충 하는.. 그런 회사 같네요. 구글이 복지가 좋다좋다 하지만 실적 압박으로 인해 일해야 하고 퇴사 압박도 많이 받는다고 하는데(칼퇴 안하면 무능력 하다고 찍힌답니다. 이점은 맘에 드네요.) 그런식으로 운영하지 않으면 수년 내에 없어질 회사 같습니다.

2015/11/24 09:36 AM

#박재용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D
#이주현
정확히 보셨습니다, 맞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정황만 갖고 추측을 하는 것이지만 추측이 사실일 경우 즉, 스톡옵션이 일할 유인을 없앤 경우 이거야 말로 심각한 모럴 해저드일 것입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도 복지가 굉장히 잘돼있는데 그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니까 그만한 복지가 용인이 되는 것이겠죠 ^^;

ㅎㅎ2
2016/12/23 06:16 PM

정말 x같은 회사가 아닐수없네요 주주들에게는...
이건 뭐 사기 공모라고 밖에는

와우
2017/01/26 12:53 AM

예전에 봤을때는 잘 몰랐는데 지금 다시보니 하나도 틀린게 없네요.
님의 안목 정말 놀랍군요.
2016년 주총때 기억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안건이 자기들 밥그릇 챙기기였는데 그 중 전직원 스톡옵션 발행이 있었습니다. 주주들이 엄청 항의했죠.
근데 주주들 반대에도 불구하고 직원들 사기 올려줘야된다면서 스톡옵션 전 직원 111명에게 1000주씩 거의 반 강행했습니다. 대표 두놈은 회사에서 주주돈으로 영웅 놀이를 하고 있더군요.마치 용돈 주듯이 펑펑 나누어줬습니다. 화가 났지만 쿠키런2 출시하면 다시 원래 주가 찾을거다라는 희망은 있었죠.
결론은 3개월 만에 완전 망했네요 ㅋㅋ 대규모 업데이트 하면 좀더 나아진다더니 하루 48위까지 가더니 다시 50위대로 밀리네요.
얼마전에 게임 몇개 더 출시 준비중이라고 기사 계속 내고 있는데 이거 역시도 2년전 쿠키런2 처럼 실체는 없고 말만 있습니다. 주총 의식한거라 사료되고 아마 주총 끝나면 실체는 다시 사라질겁니다.
모럴헤저드.. 참 데브라는 회사에 잘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 두놈도. 직원 년놈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