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연

내일 1등할 종목은 어제도 1등이었다

[기업 탐구] 로엔 1부(1/2) ; 사업보고서 탐구

2015/11/24 08:41AM

| About:

로엔
요약
출처 : 증권플러스

 

1. 사업의 내용 ; 뭐하는 회사니?

 

   1) 음악산업 시장 개황


음악산업은 음반, 공연, 작곡, 출판, 저작권, 소속사, 컨텐츠의 BGM 등 아티스트와 음원을 활용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모든 산업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음반이 음악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였지만 최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음원 단위의 유통이 활발해 지면서 점차 음반중심에서 음원중심의 음악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음악상품의 경우 기획과 초기의 제작 및 마케팅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이 크지만 복제 비용은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대량 소비가 될 경우 수익률이 매우 높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소속 가수 및 음반, 음악의 인기도에 따라 이익률이 큰 폭으로 좌우되는 기획사나 제작사에 비해 음반 및 음원 유통사의 이익률은 다소 고른 편이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2000년 이후 음반산업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나 음원산업의 규모는 2004년 음반산업의 규모를 추월한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저작권 보호를 위한 환경도 조성되고 있어 음원산업은 전체 음악 산업의 중심으로서 음악산업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음악산업의 발달은 기존 음반 및 음원 유통 체계에 많은 변화를 유발하고 있는데 디지털 음원의 유통 채널은 유통 단계가 단순하고 재고 및 물류비용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제작사들이 선소하는 채널로 제작사들의 이런 높은 선호도를 바탕으로 유통 채널로서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음악산업은 트렌드에 민감한 업종이라 상품의 주기가 매우 짧아 일반적으로 대중가요의 경우 음반 발매 후 3~4개월 동안 대량의 구매수요가 발생한 후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차별화된 기획력 등으로 흥행에 성공해서 구매수요가 유지될 경우 복제비용(생산비용이라고 봐도 무방)이 상당히 저렴하여 수익 창출효과는 타산업보다 월등하다. 음반 제조의 경우 원자재는 대부분을 국산 재료를 쓰고 있으며 그마저도 음반 가격에서 원재료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여 원재료값 때문에 이익에 발목이 잡히거나 그런 상황은 발생하기 힘들 뿐더러 전술한 내용이지만 이미 음악산업에서 음반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는 음원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기 때문에 음반쪽으로는(특히 음반의 원재료)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오히려 인적 자원(가수, 작사, 작곡가, 프로듀서, 엔지니어)이 음악산업에서의 중요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2) 로엔의 매출 현황

 

 

1) 에서도 언급을 한 부분이지만 이미 2004년에 음원의 매출액이 음반의 매출액을 추월했다. 로엔의 경우 음원에서 창출되는 매출이 음반에서 창출되는 매출의 약 15배에 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로엔 = 음원 다운로드 + 스트리밍으로 먹고 사는 회사라 볼 수 있다. 로엔 하면 떠오르는 가수가 있을 것이다. 바로 국민 여동생 아이유이다. 로엔의 사업보고서를 열어보기 전까지 필자는(아마 로엔에 대해 처음 접해본 투자자들은 다 이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한다) 아이유가 로엔을 먹여 살린다고 생각했었지만 주요 제품 현황을 보니 실제로는 2014년 기준 멜론 + 음반이 전체 매출의 97%를 차지하고 있었고 실제 아이유 등 아티스트들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저 3.71%밖에 안되는 기타매출에 속하기 때문이다. 

ps) 그러니 최근 아이유 이슈때문에 주가가 빠졌다는 얘기는 비약이 조금 심한 감이 없지않아 있다. 14년 기준 전체 매출의 3.71%가 아티스트들 + 기타 등등의 요소들이 창출하는 매출인데 그 중에서 아이유가 절반정도를 기여한다 가정해도 전체 매출의 2%도 안되는 수치이다, 이 2%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회사의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거나 그랬을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위 표는 현재 로엔이 판매중인 상품을 정리한 표이다. 타 회사에 비해 많은 종류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그래도 가장 큰 매출이 발생하는 상품은 무제한 스트리밍(2부 참조)이다. 무제한 스트리밍 상품의 가격은 09년부터 12년까지 3,000원을 유지하다 2013년부터 6,000원으로 가격이 두배 인상됐는데 이에 따라

 

   

13년도의 전체 컨텐츠 매출이 작년에 비해 44%나 증가했다. 그렇다고 서비스의 가격이 오르지 않은 14년에는 성장이 정체됐느냐, 그것도 아니다. 실제 14년도의 전체 컨텐츠 매출은 작년에 비해 27%나 성장했는데 본격적으로 가격 인상이 이루어진 13년도와 스마트폰 및 스트리밍 시장이 개화하기 시작한 10년도의 컨텐츠 매출액 증가분 다음으로 큰 매출액 증가분을 보였기 때문이다.

ps 1) 하지만 컨텐츠 매출의 증가가 전적으로 무제한스트리밍 가격의 추이에 연동됐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전술한 내용이지만 무제한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가장 큰 매출이 발생하는 것일 뿐 그렇다고 다른 서비스에서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거나 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오해가 없길 바라며 13년도의 가격 인상에 대한 혜택을 14년도에도 그대로 받았다는 점을 봐주면 될 것이다.

ps 2) 15년 실적은 내년 가봐야 알겠지만 3분기 실적을 토대로 계산해보면 15년도의 국내 컨텐츠 매출 실적은 14년과 비슷한 수준 내지 소폭 증가할 것으로밖에 기대가 안된다. 하지만 괄목할 만한 부분이 있으니 바로 해외에서 잡힌 컨텐츠 매출과 매니지먼트의 매출이다. 즉, 탄탄한 음원사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역에서 활로를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해주고 싶다.

 

   3) 로엔의 경쟁력

 

 

우리나라의 음원 서비스 회사에서 가장 많은 매출이 발생하는 서비스인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위에 기재된 5개 회사의 서비스 가격이 6000원(지니의 경우 5900원이긴 하지만)으로 모두 동일(다른 서비스의 가격들도 모두 다를 바 없다고 보면 된다)하다. 즉, 제품이 갖는 경쟁력에 가격적인 측면은 제외된다는 뜻이다. 바꿔말하면 순전히 제품 및 서비스의 퀄리티에 의해 매출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음질(제품의 퀄리티)이 조금 안좋더라도, 원하는 음원이 존재하지 않거나 UI가 마음에 안들더라도(서비스의 퀄리티) 가격이 저렴해서 이 부분을 감안하고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점유율 1등이 시사하는 바는 클 것이다. 로엔은 어제도 1등이었고 오늘도 1등이다. 제품 및 서비스의 퀄리티에서 이미 타사가 넘보지 못할 해자를 구축했다고 생각해도 될 것이다.

 

 

업계 1등이니 당연히 수익률 지표 역시 훌륭하다. 벅스가 멜론과 지표면에서는 비슷할지 몰라도 멜론의 사업 규모가 벅스의 약 6배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멜론의 실적은 압도적이라고밖에 표현이 안될 것이다. 지니의 경우 KT뮤직이 올레 뮤직과 함께 운영하는 플랫폼인데 담당자와 통화를 해보니 둘의 실적을 나눠서 집계하고 있지는 않다고 하지만 지니의 실적이 멜론만하지는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다. 소리바다는 적자 기업이니 굳이 언급을 하진 않겠다.

 

   4) 최근의 로엔

 

필자가 쓴 모든 글들을 보면 알겠지만 필자는 1. 사업의 내용 목차에서 3) 회사의 경쟁력으로 목차 1. 을 끝냈었다. 하지만 로엔의 경우 현재 본업에 대해 점검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을 했기에 소주제 4)를 새로 달았다. 최근 공시한 로엔의 분기보고서를 사업보고서와 비교해서 살표보도록 하자.

 

 

이건 2014년 사업보고서 내용이고

 

 

이건 2015년 3분기 분기보고서 내용이다. 우리가 봐야 할 부분은 초록색 부분빨간색 부분이다. 초록색 부분을 보면 음원 수익이 3분기동안 총 2268억원이 난 것인데 3개 분기로 나눠보면 분기당 대략 760억원이 조금 안되는 매출을 올린 것이다. 이 추세가 4분기에도 지속될거라 가정해보면 2015년의 음원 매출은 약 3000억원 정도의 규모가 되지 않을까 한다. 이 얘기는 2014년에 비해 2015년의 주 수입원인 음원 매출의 성장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굉장히 심각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로엔같은 성장주의 경우 성장을 담보로 지금의 주가가 용인되기 때문이다. 11월 20일 종가 기준으로 로엔의 PER은 약 40배, PBR은 약 9배이다. 즉, 22.5%정도의 ROE를 유지해줘야(PBR ÷ PER = ROE) 지금의 가격이 용인된다는 얘기인데 이미 본업에서의 성장은 정체돼서 22.5%의 ROE를 유지할 수가 없게 됐다. 이 말은 곧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현재의 주가가 용인될 수 없는 수준임을 의미한다.

하지만 필자를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으니 바로 저 빨간색 부분인 기타매출이다. 바로 아티스트들과 기타 플랫폼에서 발생한 매출인데 거의 아티스트들에게서 발생한 매출들이다. 이 매출이 3분기 기준으로 이미 작년보다 50% 이상 성장했고 최근에 있었던 Melon Music Awards와 4분기에 있을 연말 콘서트 등을 매출로 인식하게 된다면 2015년에 기타매출에 잡히는 금액은 최소 작년 대비 2배는 늘어날 것이다. 여기에 한가지 더 있다.

 

 

음원에서 잡히는 해외 매출이다. K-POP 열풍이 대단한 것은 누구나 아는 내용이지만 이 내용이 예전에는 풍문만 무성했다면 이제는 조금씩 숫자로 드러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해외 매출 역시 4분기의 매출액까지 다 집계를 해보면 역시 작년 대비 최소 2배는 늘어날 것이다.

이 부분이 바로 고민이다. 본업에서는 이미 성장이 정체됐다는 것을 수치로 확인했지만 별로 비중이 크지 않았던 부업들의 상승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기 때문이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고 있는 현금과 확대중인 지분투자 및 엔터 사업부 양성을 모두 고려해보면 이는 마치 로엔이 "음원쪽 성장은 이쯤하면 됐으니 이젠 음원사업을 통해 키운 체력으로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 라고 자기 어필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필자는 최근 로엔을 보면 이 회사를 예전처럼 단순히 음원 업계의 1인자라고 봐야 할지 아니면 엔터 업계의 신흥 강호라고 봐야 할지, 만약 후자라고 본다면 더 이상의 본업 성장은 없을테니 회사의 가치를 할인해야 할지 아니면 부동의 1위가 본격적으로 새로운 사업(엔터 사업)에 뛰어든 것에 대해 회사의 가치에 프리미엄을 부여할지에 대해 정말 고민이 많다.

ps) 분기보고서의 사업의 내용 중 영업개황에 보면 엔터 사업에 대해 정~말 장황하게 설명이 돼있다. 돈 안되거나 큰 기대가 없는 사업부라면 "굳이 이렇게까지 공시를 해야 할까?" 할 정도로 자세하게 설명이 돼있는데 엔터 사업부에 대한 대외적인 어필을 하려고 그러는 것이 아닐까?

 

 

2. 재무에 관한 사항 ; 어제는 어땠고 내일은 어떨까?

 

   1) 재무제표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사실상 현금)을 합치면 전체 유동자산의 67%정도이다. 대부분의 매출이 음원에서 나오는 만큼 현금도 엄청 잘 돌아서(외상으로 결제를 하진 않으니까 말이다) 매출채권의 비중이 그렇게 크지도 않다. 재고는 거의 없는 수준이라 따로 기재를 하지 않았다. 당연히 서비스 장사이므로 무형자산이 클 수밖에 없고 부채의 경우 차입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2) 손익계산서

 

 

훌륭하다. OPM 18.09%에 NPM 14.16%이다. 로엔 정도의 대규모 회사가 이정도의 이익률을 꾸준히 보여주는건 어려운 일이다.

 

   3) 해석

 

 

딱히 흠잡을 곳이 없다. 부채도 이자발생 부채가 아니며 현금도 굉장히 많고 무엇보다도 온라인 서비스이니 만큼 재고가 없다.(굳이 따지자면 "음반" 이라는 재고는 존재하긴 하지만 비중이 정말 작다) 첨언을 하자면 이전까지 필자는 유형자산비율과 유형자산대비매출이라는 지표를 사용했는데 로엔의 경우 무형자산이 주요 매출원이기 때문에 이 두 항목은 따로 수정을 했다.

 

 

3. 정리

 

 - 음악 산업 자체가 대규모 장치 설비 없이도 매출이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는 구조의 산업이다.

 - 경쟁업체들간의 서비스 가격은 모두 동일(정부가 통제)하다. 즉, 제공되는 서비스 만으로 승부가 나는 업계이다. 이런 업계 상황 속에서 로엔의 점유율 및 사업의 규모, 수익성 등 모든 면에서 독보적인 1위이다.

 - 하지만 최근 이익의 성장이 정체됐으며 그에 따라 본업의 가치로만 로엔을 평가한다면 로엔은 현재 고평가 구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은 로엔은 최근 스타쉽엔터, FNC엔터 등 엔터 회사들에 대한 지분을 확대하고 있으며 로엔 내부의 엔터 사업부의 양성에도 힘을 쓰고 있고 실제 이 부분에 대한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즉, 탄탄한 캐시카우를 바탕으로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고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은 것이라고 해석해 프리미엄을 부여할지, 아니면 본업의 성장이 둔화됐으니 할인을 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투자자의 판단에 달렸다.(필자 역시 고민중)

 - 해외 플랫폼에서 발생한 매출도 엔터 사업부에서 발생한 매출 만큼 인상적이다. 중국 및 동남아 등에서 K-POP에 거의 종교 수준으로 열광하고 있어(EXO 단독콘서트 1초만에 매진, 예매 서버 폭발 등 여러 사례 존재) 음원에서 수출로 잡히는 부분이 지금보다 늘어나면 늘어났지 적어도 줄어들진 않을 것이다.

 - 영업 외 손익은 일회성 손익으로 보는 것이 맞지만 로엔의 경우 수년째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어서 손익계산서 상으로는 늘 금융수익 > 금융비용이었다. 로엔의 경우 이 부분을 일회성이라고 보는 대신 향후에도 유지가 될 수 모멘텀이라고 보는 것이 조금 더 타당할 것이다. 로엔의 부채 대부분은 매입채무로 구성돼있다.

 - 본업과 관련된 재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악성 재고로 골머리를 앓을 필요가 없다.

 - 서비스를 판매하는 회사이니 만큼 무형자산의 비중이 높다. 대규모 장치를 통해 매출을 창출하는 회사와 로엔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로엔은 특별히 자산 유지보수 비용(자본적 지출, capex ; capital expenditure 라고도 한다, 나중에 다뤄볼 기회가 있으면 다뤄보겠다)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음원은 대형 설비에서 생산되는 것이 아니고 운반하려면 대형 화물차가 필요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자산 유지보수 비용 즉, 자본적 지출이 적은 회사는 버핏이 가장 선호했던 종류의 회사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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