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학(증플캠퍼스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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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트론, 주가가 올라야만 하는 이유
요약
- 고행상도 디스플레이 투자 확대 수혜
- 인라인 타입 열처리 장비 글로벌 독점기업
- 2017년까지 이어지는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체 투자 싸이클
- 주가가 올라야만 하는 이유 - 워런트 행사로 오너일가 지분 확보
- 주가 상승을 위해선 시장의 신뢰 회복이 필요할 듯
얼마 전 수원 산업단지에 위치한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비아트론(141000)을 방문했습니다. 2013년에 새로 지은 건물이라 깔끔하더군요.
비아트론은 상장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기업입니다. 2012년, AMOLED(아몰레드)를 시작으로 꿈의 디스플레이라 불리는 '휘는(Flexible)' 디스플레이 기대감이 일 때 코스닥 시장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당시 공모가는 1만5900원, 상장 첫날 시초가는 2만5500원에 형성됐습니다. 다만 이후 주가는 줄곧 내리막 길을 걸어 현재 공모가를 하회하는 수준입니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수혜
비아트론의 주력 제품은 열처리 장비입니다. 디스플레이 결정화 공정에 사용됩니다. 결정화 공정이란 유리기판에 TFT(박막트랜지스터)를 구현하는 작업입니다. TFT는 디스플레이 각 화소를 구동하는 반도체입니다. TV나 스마트폰의 화면을 돋보기로 확대해 보면 수 많은 점 들이 찍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데, 이것이 화소이며 각각의 화소엔 TFT가 설치돼 있습니다.
TFT는 반도체의 일종이기 때문에 소재로 실리콘(모래)을 사용합니다. 과거에는 a-Si(비정질실리콘)을 사용해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색재현성, 화질 등이 그리 중요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레티나 디스플레이, OLED 등 고화소 디스플레이가 등장하면서 더 이상 a-Si를 TFT 소재로 사용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LTPs(저온폴리실리콘), Oxide(산화물)입니다. LTPs는기존 a-Si를 레이저로 변환해 성능을 높인 소재입니다. a-Si보다 모든 면에서 성능이 우수합니다. 다만 비용이 많이 들고 대면적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데 적합하지 않습니다. LTPs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기술이 Oxide입니다. Oxide는 실리콘 대신 다른 소재를 사용하며, 성능은 LTPs보단 약간 떨어지지만, a-Si보다 우수하며 대형 디스플레이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마트기기 등 중소형 디스플레이 TFT 공정엔 LTPs가, 대형 TV용 디스플레이 TFT론 Oxide가 쓰이고 있습니다.
비아트론의 열처리 장비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수요 증가로 LTPs와 Oxide가 TFT 소재로 쓰였기 때문입니다. LTPs와 Oxide는 a-Si 공정에 열처리 공정이 추가됩니다.
인라인 장비 시장 글로벌 독점 기업
열처리 장비는 크게 배치식과 인라인식으로 나뉩니다. 배치식은 여러 장의 유리기판을 저온, 저속으로 처리하며, 인라인식은 낱장의 원판 글래스를 고온, 고속으로 처리합니다.
LTPs의 열처리 세부 공정을 보면 '활성화', '선수축', '탈수소화'로 진행됩니다. 활성화 공정에선 인라인 방식이 사용되며, 탈수소화 공정은 배치식 장비가 쓰입니다. 선수축은 디스플레이 업체에 따라 인라인 방식을 쓰거나, 배치식 타입 장비를 사용합니다.
Oxide는 IGZO(산화물 TFT의 소재) 열처리 공정 하나만 존재합니다. 여기엔 통상 저온 방식인 배치식만 쓰입니다. 정리하면, 인라인식보단 배치식 장비가 사용 범위가 넓습니다. 비아트론이 인라인 열처리 장비에서 글로벌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경쟁사 테라세미콘에 비해 매출액 싸이즈가 작은 이유입니다. 다만 마진은 인라인 장비가 높습니다. 상대적으로 많은 챔버가 들어가고 고온으로 처리해주는 인라인 장비는 대당 마진이 20%가 넘습니다. 배치식 장비는 10%를 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테라세미콘(123100)은 배치식이 주력이며, 비아트론은 인라인식이 주력입니다. 국내에선 테라세미콘은 삼성디스플레이, 비아트론은 LG디스플레이와 주로 거래합니다. 하지만 비아트론은 인라인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과도 거래하고 있습니다. 삼성도 LTPs 활성화 공정 진행을 위해선 인라인 장비를 사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한편 비아트론은 인라인 시장 규모 핸디캡을 벗고자 배치식 장비도 생산해 납품하고 있습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중소형 패널 투자가 밀려온다
비아트론은 2012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후 줄곧 내리막 길을 걸었습니다. 국내 고객사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투자가 일단락되면서 과거만큼의 발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글로벌 디스플레이 투자의 중심은 중국입니다. 중국은 올해까지 자국 패널의 자급률을 80%까지 끌어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판매량 호조로 고해상도 중소형 디스플레이 투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는 LTPs TFT 구축으로 이어지고 인라인 열처리 장비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비아트론의 수혜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실제 비아트론은 올해 총 8건의 수주 공시를 냈는데, 이중 6건이 중화권 업체와 맺은 계약입니다. 공시한 계약 규모 합계만 44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의 134%입니다.
올해 수주 건이 매출액으로 집중 반영된 시기가 2분기입니다. 2분기 매출액은 189억원으로 QoQ(전 분기 대비) 1427%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53억원으로 흑자전환했습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61%, 영업이익은 137% 각각 늘었습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중소형 디스플레이 패널 LTPs 생산능력 증가분은 월 5만2000장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에 따라 올해 실적은 지난 2012년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에 근접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6년과 2017년에도 중화권 업체들의 투자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긍정적인 영업환경이 형성된 가운데 비아트론의 실적 성장도 향후 2년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주가가 올라야만 하는 이유
실적이 좋아진다면, 주가는 이를 반영할 것입니다. 사실 비아트론은 주가가 올라야만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비아트론은 지난 2013년 7월 200억원 규모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합니다. 다소 의아한 점은 발행 배경입니다.
일반적으로 사채를 발행하는 기업은 자금 조달이 시급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비아트론은 당시 넉넉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고 차입금도 없었습니다. 비아트론의 창업주 김형준 사장의 보수적인 경영 방침 탓에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임에도 재무제표가 상당히 깔끔했습니다. 한 마디로 자금 조달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신사업에 진출하거나 타 법인을 인수하는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당시엔 상장사들의 BW 발행이 빗발쳤습니다. 2013년 9월부터 분리형 BW 발행이 금지되기 때문에 그전에 수요가 몰린 것입니다. 분리형 BW는 W(워런트) 즉 신주인수권을 따로 분리해 제 3자에게 매각할 수 있습니다.
분리형 BW 발행은 오너 일가의 지분 확보로 많이 활용되는 방식입니다. 투자회사를 대상으로 분리형 BW를 발행한 후 나중에 W만 떼어 내 오너일가가 사들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주가가 행사가액보다 높아지면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저렴한 값에 지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실제 비아트론의 BW 발행 공시를 보면, 신주인수권의 55%(권면총액 기준 110억/200억)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에게 주당 497원에 매각한다는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오너일가는 66만4289주의 신주인수권을 확보했습니다. 이후 실적 감소로 비아트론의 주가는 하락했고 리픽싱(주가가 하락하면 신주인수권의 행사가액도 낮아지는 것. 행사가액이 낮아지면서 신주인수권은 오히려 늘어나 신주인수권 보유자에게 더 좋음. 통상 리픽싱은 최초 행사가액의 70%까지 가능)으로 행사가액은 한계치인 1만1592원까지 낮아졌고 신주인수권 물량은 늘었습니다. 현재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신주인수권 물량은 94만8926주입니다.
신주인수권의 행사기간은 2017년 12월 4일까지입니다. 최대주주 측의 바람대로라면 그전에 주가가 많이 올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바이트론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행사가액이 1만1592원이고, 주당 497원에 매입했으니 적어도 주가가 1만2089원 위에 있어야 행사할 것입니다. 주가가 높으면 높을수록 행사할 맛이 나겠죠.
앞서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투자가 2017년까지 이어진다고 했습니다. 얼추 신주인수권 행사기간과 맞아떨어집니다. 최대주주 입장에선 ‘중화권 업체들의 투자 확대 > 비아트론의 실적 성장 > 주가 상승 > 신주인수권행사로 지분 확보’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최적일 것입니다.
다만 주가 상승을 위해선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현재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마치 양치기 소년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과거 휘는 디스플레이, AMOLED 등으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는 시장을 뜨겁게 달군 테마주였지만, 고객사들의 발주 지연 및 취소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줬습니다.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신뢰 회복인 것 같습니다. 신주인수권 행사만기까지 약 2년이 남은 상황에서 비아트론이 신뢰 회복을 위해 보여 줄 카드가 무엇인지 지켜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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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 관점에서 좋아서 한 4월즈음부터 갖고 있었던 기업이네요. 좋은 분석 감사드립니다.
신주발행에 대한 명확한 설명 감사합니다^^
두 필진분 글도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래학 강사님의 글은 언제나 엣지있습니다..^^ 일반 투자자의 경우 해당 회사의 BW가 있다면 주가 희석요인이 있기에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요..희석되는 주식을 감안할 경우 해당 회사의 주가가 메리트가 있는것인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