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ot Lim
글로벌 혁신기업
스트리밍 전쟁의 승자를 찾아라 (1)
요약
- 스트리밍 시장, 애플, 아마존, 알리바바 등이 가세하며 춘추전국 시대
- 글로벌 컨텐츠 산업의 거대한 변화 가능성을 감지한 IT 강자들이 속속 합류
- 미국내 방송 사업자와 케이블 사업자는 몰락하는 반면, 스트리밍 업체는 승승장구
- 인터넷과 빅데이터의 결합을 통한 미디어 산업의 혁신에 주목할 필요
들어가기에 앞서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거대한 지각변동이 시작되고 있다. 세계 최대 컨텐츠 시장인 미국에서 넷플릭스는 방송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으며, 애플,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IT 최고 기업들이 가세하며 이러한 흐름은 가속화될 조짐이다. 스트리밍이 가져오는 컨텐츠 산업의 변화와 투자 기회에 대해 알아보자.
1. 스트리밍, 왕좌의 게임이 시작되다.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을 놓고 세계 최고 IT 기업들 간의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기존의 강자인 넷플릭스에 맞서 애플,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IT강자들이 왕좌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는 스트리밍 시장의 가능성이 그만큼 거대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1) 애플, 자체 컨텐츠 스트리밍
조만간 아이폰 신작과 함께 ‘애플 TV’ 새 모델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은 최근 영화 및 TV 시리즈 제작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의 영화연예전문지인 버라이어티는 단독 보도를 통해 애플이 오리지널 프로그램 제작 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몇 주간 할리우드 인사들과 접촉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과 관련한 논의를 해왔다.
애플과 접촉한 할리우드의 한 영화 제작사 고위 임원에 따르면 애플은 세계 최대 유료 방송 서비스사인 넷플릭스와의 경쟁을 위해 장기적인 독점 방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TV시리즈나 영화 등 콘텐츠의 개발과 제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애플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까지 제작 담당 조직과 역량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수개월 내에 헤드헌팅 회사들에 구인을 의뢰할 것 예정이다.
애플은 아이튠스와 애플 뮤직, 애플 TV 등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유통에 진출한 상태다. 애플같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조사가 자기 제작 콘텐츠까지 확보한다면 가입자를 더 많이 유치하고 플랫폼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 애플은 애플 TV 뿐 아니라 스트리밍 TV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가세
아마존(Amazon) 또한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은 유료 회원인 프라임 회원을 대상으로 2011년부터 미국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넷플릭스가 동영상 스트리밍에 대해서만 월정액을 받는 형태라면 아마존은 인터넷 쇼핑몰 이용시 무료 배송 혜택도 누리면서 각종 동영상도 즐기는 등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자사의 플랫폼을 확장해 소비자가 원스톱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누리게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마존 인스턴트 비디오’를 통해 프라임 회원이 아니더라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최근 아마존은 아마존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인 ‘프라임 비디오’에 내려받기(download) 기능을 추가했다.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넷플릭스가 콘텐츠 내려받기를 금지하고 온라인 상에서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대조되는 정책을 도입한 셈이다.
앞으로 미국,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의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은 영화나 TV 드라마를 내려받은 뒤 원할 때마다 꺼내 볼 수 있다.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는 연회비로 운영된다. 미국 99달러(약 11만7000원), 영국 79파운드(약 14만2000원), 독일과 오스트리아 49유로(약 6만5000원)를 각각 내면 추가요금 없이 동영상 콘텐츠를 마음껏 내려받을 수 있다.
그림 1.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
알리바바는 최근 중국 스마트TV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무제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티몰 박스오피스(TBO)'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TBO의 이용금액은 월 39위안(7200원)이다. 1년 이용료는 365위안(6만7500원)이다. 알리바바 TBO에는 중국 영화와 드라마, 할리우드 영화, 미국 TV 시리즈 등이 포함돼 있다.
중국 1,500개 영화관을 보유한 광동 유큐도 인수한 알리바바는 중국 본토와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콘텐츠 제작에도 공을 들이기 위해 알리바바픽쳐스도 설립했다. 알리바바픽쳐스는 최근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5' 제작에도 참여했다.
알리바바는 콘텐츠 확보에도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TBO에 자사콘텐츠와 인기 외국 서비스를 모두 선보이기 위해서다. 지난해 알리바바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 요쿠투도우 지분 16.5%를 인수했다.
패트릭 리우 알리바바 그룹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사업부장은 지난 6월 “알리바바의 목표는 미국 넷플릭스 같은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홈엔터테인먼트를 재규정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3) 넷플릭스, 자체 컨텐츠와 해외 확장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컨텐츠 확보와 해외 확장을 통해 공세를 방어할 모양새다. 넷플릭스는 2012년부터 자체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정치 드라마인 ‘하우스 오브 카드’가 방영되는 동안 가입자가 300만명 증가하는 등 대성공을 거뒀다. 넷플릭스는 영화도 제작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내년에 개봉되는 ‘와호장룡2’도 넷플릭스의 작품이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말 파라마운트와 MGM, 라이언스게이트엔터테인먼트 등 할리우드 유명 영화사가 합작한 영상 콘텐츠 배급회사 에픽스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그만큼 자체 제작 콘텐츠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넷플릭스는 또, 미국의 성공을 발판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 들어 주가가 무려 120% 가까이 폭등하는 등 인기가 폭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넷플릭스는 지난 2분기 전체 사용자가 6,500만명을 돌파했으며 그 가운데 해외 사용자가 2,330만명으로 전 분기 대비 237만명 증가했다. 해외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2010년으로 5년 동안 비약적인 성장을 나타낸 것이다.
처음 진출한 캐나다에서 현재 영어 사용 인구의 약 29%인 580만명이 넷플릭스를 이용하고 있다. 2011년에는 영어는 물론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중남미에 진출했다. 2012년은 영국과 아일랜드,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등 유럽으로 확장했다. 넷플릭스는 오는 2016년 말까지 아시아와 동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 150여개국으로 진출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갖고 있다.
그림 2. 넷플릭스 가입자 추이
2. 컨텐츠 시장의 지각변동
포털의 등장이 광고 시장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면, 스트리밍 시대의 본격화는 방송 및 컨텐츠의 지형을 영구히 변화시킬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TV시청은 본방 사수가 아니라 다시보기 위주로 변하고 있고, 최근 신서유기 등 TV채널을 이용하지 않는 컨텐츠 유통이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변화에 비하면 찻잔속의 태풍이라는 느낌이다. 글로벌 최대 미디어 시장인 미국은 스트리밍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 강자인 케이블 사업자와 지상파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고, 신규 강자들 사이의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 스트리밍과 미디어 업계 판도 변화
요즘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은 ‘미국인의 TV 시청 습관을 바꿔놓았다’고 할 만큼 기존 방송업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이 분야를 주도하는 업체는 선두주자 넷플릭스에 이어 훌루(Hulu)와 아마존닷컴 등이다.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전체 텔레비전 시청 가구 가운데 36%가 넷플릭스에 가입했고, 아마존닷컴이 13%, 훌루가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시청 가구의 절반 이상이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글로벌 인터넷 동영상 시청자 수는 오는 2017년에 2012년의 2배에 달하는 7.3억 명에 이를 전망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의 보급으로 TV를 대신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다양한 루트가 생긴 덕분이다.
기존 방송 산업과 케이블 업체들은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 최대 종합연예 및 미디어 그룹인 월트디즈니 사가 소유한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그동안 불황을 모르는 ‘황금 방송’으로 통했다. 디즈니 사의 주가가 최근 ESPN 때문에 폭락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위성 TV 종합연예 채널 ‘21세기 폭스’의 주가는 7%, 대형 케이블 TV ‘비아콤’의 주가는 14% 가까이 폭락했다. 주가가 떨어진 이유는 명료하다. 미국인들이 기존 케이블 TV나 위성 TV 가입을 해지하고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로 급속히 갈아타는 코드커팅(cord-cutting) 현상이 거듭 확인되면서 기존 방송 투자자들이 충격을 받고 있다.
방송 환경이 바뀌면서 케이블 TV, 위성 TV는 생존 차원의 위기감이 팽배하다. 케이블 TV 시청자 수는 2011년부터 1% 감소세가 시작된 뒤 해마다 증가하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9%까지 줄었다.
미디어 전문 조사기관 SNL 케이건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케이블 TV 가입을 해지한 고객은 62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6만6000명보다 많았다. 위성 TV의 대표 주자 디렉트TV의 경우, 올 2분기 해지 건수가 13만3000건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 많았고, 경쟁 업체인 디시 네트워크도 18만7000명이 가입을 해지했다.
이러한 소비자의 이탈에는 이유가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케이블 TV와 위성 TV가 넘볼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넷플릭스를 예로 들면, 가입하는 첫 달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가입자는 기본형(7.99달러), 표준형(8.99달러), 프리미엄(11.99달러)의 세 가지 가격 옵션을 선택한다.
이에 비해 미국내 케이블 TV 혹은 위성 TV의 월 시청료는 80~100달러 선이다. 10분의 1 가격에 각종 드라마와 영화를 접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30대 이하 청년층은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통해 원하는 콘텐츠를 저렴한 가격으로 접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에 몰린다.
2) 빅데이터가 가져온 혁신
이러한 넷플릭스의 컨텐츠 성공 비결에는 빅데이터가 있었다. 자사 시청자에 대한 인구통계학적 자료 및 시청 습관을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컨텐츠를 제작한 것이 히트의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아날로그 방식의 플랫폼에서는 불가능했던 컨텐츠 제작과 유통, 소비를 가능케 한 혁신이야말로 넷플릭스의 진짜 성공 비결이라는 시각도 있을 정도다.
콘텐츠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 분석 데이터에는 2,500만명 이용자들의 일시 정지, 되감기 등의 이용 행태를 포함해 하루 평균 3,000만건의 동영상 재생 기록, 최근 3개월의 기간에 해당하는 20억 시간 이상의 동영상 시청 시간 기록이 있다고 한다. 또, 하루 평균 400만건의 이용자 평가와 300만건의 검색 정보, 위치 정보, 단말 정보, 주중, 주말 시청 행태 등 데이터를 비롯해 SNS 서비스인 페이스북과 트위터로부터 수집한 소셜 데이터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빅데이터를 넷플릭스는 두가지 방식으로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성에 기초한 협업적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인 ‘시네매치 알고리즘’과 특정 상품을 중심으로 관계를 재구성한 내용기반 필터링(content based filtering)인 ‘넷플릭스 양자이론’이 있다.
넷플릭스 양자이론은 추천기능을 강화하고 가입자들의 영상소비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한 기법이다.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영화 장르를 아주 세분화해 무려 76,897개로 분류해 놓았다고 한다. 넷플릭스는 메타데이터를 작성하기 위해 무려 36페이지짜리 문서에 꼼꼼하게 각 콘텐츠의 정보를 채워넣는다고 한다.
최근 넷플릭스는 추천 시스템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해 딥 러닝(Deep Learning) 방식을 고안하고 있다고 한다. 인공신경망을 활용해 사용자의 선호도나 영화 감상에 숨어있는 지표들을 학습시켜 인공지능이 추천 알고리즘을 만들어내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넷플릭스는 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넷플릭스는 과거 대략 10만여 편의 DVD를 보유하고 있던데 반해 스트리밍 서비스의 인벤토리에는 고작 3만여 편만 있다. 이 숫자는 아마존 인스턴트 프라임, 부두(Vudu), 훌루(Hulu), 아이튠즈(iTunes) 등 경쟁자들에 비해 적은 숫자다.
넷플릭스의 주력 서비스는 월정액 무제한 서비스로 보유 목록을 무한정 늘린다고해서 매출도 비례에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넷플릭스는 빅데이터를 통해 회원들이 대략 월 평균 3편의 영화와 6편의 TV 프로그램을 시청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3만여 편 정도로 이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아울러 컨텐츠 제작 업체와의 협상력도 높였다. 넷플릭스는 VOD 사업자와 재계약을 앞두고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지표를 개발했다. 총 시청 횟수, 소비자의 피드백, 해당 상품과 유사한 장르가 있는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를 한다. 만약 해당 VOD 사업자가 콘텐츠 제공 비용을 높이려 하는데 타 사업자로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서면 기존 사업자와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
그런 식으로 플랫폼의 입지를 강화하고 VOD 사업자와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넷플릭스의 효율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그들은 축적해온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콘텐츠를 구입하는 것보다 직접 제작하는 것이 비용 대비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되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기도 한다.
넷플릭스는 2013년 2월 1일과 2014년 2월 14일 각각 하우스 오브 카드의 시즌1과 시즌2의 에피소드 13편씩을 동시에 공개했고 이는 컨텐츠 업계에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림 3. 하우스 오브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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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비전 투자 매니아입니다 속칭 케이블이긴하나 티빙이라는 브랜드도 가지고 있는데요ᆢ 국내에서의 혁신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네요 씨앤앰과 티브로드는 단순 케이블이고 스트리밍 브랜드가 거의 없다고 보면될 수준이라ᆢ상대적 경쟁력이 있는 편인데요ᆢ 우리나라는 케이블과 IPTV사업자가 스트리밍도 하고 있기도합니다 국내 스트리밍 사업전망이 궁금합니다 씨제이헬로는 외국인지분율이 사상최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배당을 노릴 수있다고 보는 장기투자자의 저가매수인건지 스트리밍의 국내 승자가 될거라고 보는건지 아리송하네요
CJ헬로비전은 제가 미쳐 분석해보지 못했네요. 우선, 기회가 되면 다뤄보고 싶습니다..
좋은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