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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시장에 덜 알려진 중소형주 분석

조선선재, 따분하다고 무시하기엔 너무 싸다

2015/05/08 08:59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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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선재
요약

투자의 대가 '피터린치'는 자신의 저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One up on Wallstreet)』 을 통해 "따분한 기업을 선호한다"고 밝히고 있다.

따분한 사업을 하는 기업은 투자하기에 매력적이다. 이런 기업은 기업의 내재가치가 우량함에도 고리타분한 사업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시장에서 홀대(저평가) 받는다.  따분한 사업은 남들의 주목을 받지 않기 때문에 경쟁이 없어 독점의 이점을 누린다. 주가가 상당 수준 올랐을 때 비로써 전문가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피터린치-

오늘 소개할 '조선선재'가 바로 따분한 기업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인다. 오히려 따분하기에 매력적인 종목. 오늘은 조선선재에 대해 알아보자.

 

◈ 영업이익률 22.3%, ROE 21.2%의 고수익성 확보

조선선재의 첫번째 매력은 바로 '고수익성'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영업이익률은 22.3%, ROE는 21.2%에 이른다. 최근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런 수익성을 발현하는 기업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런데 시총 1000억 짜리 회사가 이런 높은 수익성을 보유하고 있으니, 눈길이 아니 갈 수 없다.

조선선재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18.3%에서 2012년 13.9%로 하락했다가 2013년 15.5%로 반등, 지난해 20%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순 제조업체가 이런 어마어마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비결에는 '시장 독점' '원재료가 하락' 이라는 요소가 맞물려 있다.

조선선재는 금속 제품의 산업자재로 쓰이는 피복용접봉이란 제품을 주력으로 만든다. 용접으로 금속을 붙일 때 쓰이는 일종의 접착제다. 조선선재가 만드는 피복용접봉은 크게 일반봉, MC-WIRE, 스테인리스봉으로 나뉘는데, 회사는 이 중 건설, 기계, 플랜트 등에 사용되는 일반봉을 주력으로 만든다. 스테인리스봉은 화공·해양플랜트, 담수화 설비, 원자력발전소 등에 사용한다. 

제품 설명 만으로도 느껴지 듯이 조선선재는 따분한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너무 따분하다 보니 경쟁이 없다(물론 시장이 작은 영향도 있다). 국내 피복봉 전체 시장에서 조선선재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무려 70%에 이른다. 나머지 30%는 중소기업들이 나눠먹고 있으니, 사실상 조선선재가 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판단해도 큰 무리가 없다. 특히 원자력 발전소용 용접재료의 경우 조선선재가 100% 점유율로 독점하고 있다.

시장을 독점한 기업은 높은 가격 결졍력을 지닌다. 물론 조선선재의 경우 대기업들도 고객사로 두고 있기에 가격을 마음대로 조절하기 힘들지만, 적정 마진을 확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아래는 조선선재의 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 매출총이익률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잘 보면 원재료 매입 가격이 2012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하락하지만, 제품가는 원재료 가격에 비해 덜 하락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제품가 반영을 조금씩 늦추고 있는 것이다(사업보고서에 제품 평균단가가 나오지 않아 매출액을 생산실적으로 나눠 계산). 조선선재는 지난해 제품가-원재료 스프레드가 가장 많이 벌어지면서 매출총이익률은 역대 최고치인 30.4%를 기록했다.

조선선재는 각종 철강 제품을 포스코로부터 매입해 주 원재료로 쓴다. 최근 철강 제품이 과잉공급의 영향으로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지만, 조선선재는 제품가를 천천히 내려 수익성 개선을 누리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철강 경기의 반등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이므로 사실상 올 상반기까지는 원재료 가격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보유 순현금 393억원으로 시가총액의 41%, 실질 PER 4.4배 불과

두번째 매력은 낮은 밸류에이션에 있다. ROE가 20%를 넘어서는 수준이지만 지난해 순이익 기준 PER은 7.5배에 불과하다.

그런데 여기서 자산가치를 반영하면 밸류는 더욱 낮아진다. 회사의 지난해 자산을 보면 대부분 당좌자산으로 잡혀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현금성자산이 263억원, 단기금융자산만 153억원에 이른다. 총차입금이 23억원에 불과하므로 순현금만 무려 393억원(263억원+153억원-23억원)에 달한다. 시가총액의 41% 규모다.

시가총액에서 순현금을 차감한 금액(569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PER은 고작 4.4배에 불과하다. 회사를 통째로 사더라도 4.4년이면 투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원재료 가격이 반등해 제품가-원재료가 스프레드가 2011년~2012년 수준까지 좁혀진다 하더라도 영업이익률은 15%~16%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영업이익은 110억원인데 실질 시총 569억원 대비 비싸다고 하기 어렵다.

회사가 현금이 많은 이유는 추가 설비투자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설비가동률은 62.8%에 머물렀다. 만약 회사가 풍부한 현금을 기반으로 배당을 늘리거나, 신사업을 추진한다면 신규 모멘텀이 생길 수 있으니 눈여겨 봐야 한다.

지난해 이자수익만 8억원이 발생했는데, 그간 현금으로만 가지고 있다가 2013년부터 단기금융자산 비중을 빠르게 늘리기 시작했다. 현금의 활용 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 저평가 매력있으나 저성장 감안해 높은 비중 금물

다만, 매출 성장이 둔화된 점은 리스크로 판단해야 한다. 조선선재는 2012년을 기점으로 생산실적이 꾸준히 회복되면서 지난해 3만톤을 넘어섰다. 하지만 제품가가 하락하면서 매출은 조금씩 줄고 있는 상황이다. 2011년 758억원이던 매출은 매년 감소해 지난해 709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창출력 대비 극히 저평가 돼 있다 하더라도 투자 비중을 크게 가져가기 어려운 이유다. 해당 주식을 매입하더라도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면 적정 수준이라 본다.

한편, 국민연금과 신영자산운용은 조선선재 대해 반대 포지션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4월 초에 나온 공시들을 살펴보면 국민연금은 최근 보유 지분율을 6.07%에서 7.13%로 확대했지만, 신영자산운용은 지분율을 9.3%에서 7.9%로 낮췄다. 2014년부터 비중을 늘려온 신영자산운용은 차익실현에 나서는 듯하고, 국민연금은 여전히 저평가로 판단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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