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

시장에 덜 알려진 중소형주 분석

신대양제지, 다음 기회는 절대 놓치지 말자

2015/06/03 09:0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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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양제지
요약

이익과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종목은 투자가 비교적 쉽다. 앞으로 이익이 어떻게 될지만 가늠할 수 있다면 그 방향에 맞춰 포지션을 설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골판지 원지 기업 신대양제지(016590)가 이러한 유형에 속한다.

위 차트는 신대양제지의 주가와 주당순이익(EPS)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잘 보면 주가가 EPS의 증감을 따라 함께 등락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EPS가 증가하면 주가도 오르고, EPS가 감소하면 주가도 하락한다는 것이다.

2012년 호황으로 이익이 급증했을 땐 업종 자체가 소외돼 있다가 주목 받는 과정이었으므로 주가 반영 속도가 조금 느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가 반영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

 

◈ 제품가-원재료가 스프레드가 이익 결정

그렇다면 신대양제지의 이익은 무엇에 따라 결정될까.

먼저 신대양제지가 어떤 사업을 하는지부터 잠깐 살펴보자. 신대양제지는 '골판지 원지'를 만드는 회사다. 골판지 원지는 골판지 박스를 구성하는 종이로, 우리가 흔히 보는 택배 박스의 원재료라 생각하면 된다.

골판지 원지는 골을 만들어 완충 역할을 하는 골심지와 골심지 표면에 접합하는 표면지, 골판지 안쪽 면에 들어가는 이면지로 나뉜다. 이 가운데 신대양제지는 골심지와 이면지를 주력으로 한다.

골판지 원지 중 골심지와 이면지의 주요 원재료는 고지(폐골판지)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고지는 신대양제지의 원재료 매입 비중의 100%를 차지한다. 국내산 고지가 90% 가량으로 일반 제지업체들의 원재료인 펄프와 다르게 해외 의존도가 극히 낮다.

따라서 환율 변동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골판지 원지 가격과 국내산 고지 가격 등락에 따라 회사의 수익성이 결정된다. 물론 매출도 영향을 주지만, 골판지 시장 자체가 고성장하는 국면을 지났기 때문에 이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아래 그림은 신대양제지의 제품 판매가와 원재료 매입가를 지수화(2009년 100기준)해 이후 가격 변동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원재료 매입단가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신대양제지의 영업이익률도 지속 하락했다. 하지만 2012년 원재료 매입단가가 대폭 낮아지자 영업이익률이 10%를 돌파하는 등 호황을 맞았다. 2013년엔 제품가 하락폭이 더 커 영업이익률이 낮아졌지만, 2014년엔 원재료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영업이익률이 다시 반등했다.

골판지 기업들은 최종 수요처가 가전, 음식료, 택배 등 국내 대기업들이 많아 제품 가격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다. 주요 원재료인 고지 가격이 오르면 제품가를 인상할 수 있지만, 원재료가가 내리면 제품가를 다시 인하해야 한다. 위 그래프에서 제품가와 원재료가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만 봐도 대략적인 추정이 가능하다.

 

◈ 제품가 인상 후 원재료가 하락 전환하는 시기 잘 노려야

골판지 원지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사이클을 갖는다.

여기서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빨간색 테두리로 처리한 '영업이익률 급상승' 쪽이다. 골판지 원지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급상승하는 때를 잘 살펴보면, 대체로 제품가를 인상한 상태에서 원재료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구간인 경우가 많다.

제품가는 원재료 가격이 내려간다고 해서 곧장 인하되지 않는다. 3개월 가량의 반영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즉, 원재료 가격이 빠지는 속도가 제품가 인하 속도보다 빠르다는 것이다. 골판지 원지 기업들은 이 구간에 들어서면 약 2개~3개 분기 간은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된다. 이로 인해 EPS가 급증하고, 실적 발표 후 주가도 덩달아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영업이익률이 급증했던 기간은 지난 2012년과 2014년이었고, 연간 실적이 발표되고 주가가 급등했던 시기는 2013년 초, 2015년 초였다.


 

◈ 제품가 인하로 1분기 실적 부진, 2분기엔 가격 인상 효과

신대양제지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2분기 연속으로 이익이 부진했다. 2014년 4분기 영업이익은 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고,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72% 급감했다.

2개 분기 동안 제품가 인하와 원재료 가격 반등이 이뤄진 것이다. 지난 5월 15일 발표한 분기보고서를 보면, 신대양제지의 올 1분기 제품 평균 판매단가는 톤당 35만3772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3% 하락한 것으로 나온다. 반면 원재료 평균 매입단가는 15만2106원으로 거의 같았다.

이익이 감소하니 어김없이 주가는 내렸다. 신대양제지는 지난 4월 17일 52주 신고가인 4만9,000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 전환해 최근 4만원 아래서 거래되고 있다.

그런데 얼마전 골판지 원지 기업들이 제품가 인상을 결정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골판지 원지 업계는 지난 1월부터 30% 가량의 가격 인상을 시도했으나, 골판지 포장 업계 측의 반발로 인상률을 20% 선으로 조정했다. 3월 16일부터 인상된 가격으로 출고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현 구간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 이어 제품가 인상으로 넘어간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즉,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개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제 투자자가 기다려야 할 때는 원재료 가격의 하락 전환 시기다. 원재료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한다면 다시 한 번 영업이익률 급상승이 이뤄질 수 있다.

 

◈ 주요 원재료인 고지(폐지) 가격 반등, 하락 전환 기다리는 게 좋아

그렇다면 원재료인 고지 가격은 현재 어떨까.

환경통계정보(stat.keco.or.kr)가 제공하는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기준 폐골판지 가격은 지난 5월 기준 킬로그램(kg)당 94원을 기록했다. 2013년 고지 가격이 100원 선을 넘어섰던 것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전년 동기(2014년 5월)과 비교하면 무려 25.3%나 오른 것이다. 전월에 비해서도 2% 상승했다.

판매가를 20% 올렸어도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되기 어려운 이유다. 아마 2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회복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다. 2012년과 2014년처럼 영업이익 급증을 기대하려면 원재료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yoy) 기준으로 다시 한 번 대폭 하락해야 한다.

고지 가격은 매월 발표되니, 투자자는 고지 가격이 하락하는 때를 기다렸다가 투자 시기를 가늠하는 게 좋다. 만약 원재료 가격이 하락 전환하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골판지 원지 업계는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진행할 것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제품가 상승과 원재료가 하락이 맞물리는 시기가 나오지 않아 큰 폭의 영업이익률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 골판지 원지 시장은 점진적 성장, 신대양제지 업계 1위

이런 가운데 골판지 원지 시장은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골판지 원지의 전체 생산량은 2009년 369만톤에서 2014년 403만톤으로 5년간 연평균 8.5% 씩 늘었다. 여기서 신대양제지는 점유율 14%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신대양제지는 대양제지(원지), 광신판지(원단·상자), 신대한판지(원단·상자), 대양판지(원단·상자), 대영포장(상자) 등을 자회사로 둬 골판지 원지에서 상자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신대양제지와 대양제지가 생산한 골판지 원지는 광신판지, 신대한판지, 대양판지 등에 공급돼 골판지 원단을 거쳐 상자로 만들어진다.

골판지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는 비결은 국내 택배 물량 증가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택배물동량 추이는 2009년 10억개 수준에서 2014년 16억개까지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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